전체기사보기
-
-
[뉴투분석] 레이더 물증 놔두고 한국 군사기밀 공개하라는 ‘미친’ 일본
- ▲ 일본의 집요한 레이더 갈등 조장에…軍 반박 동영상 제작 [일러스트 제공=연합뉴스] 이기식 전 해작사령관, 군사기밀인 상대국 전체 주파수 요구는 국제적으로 금기사항 군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 “한국 해군에게 알몸으로 무릎 꿇으라는 격”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달 20일 발생한 한·일 레이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양측 대표들이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협의를 가졌지만 일본의 무리한 요구로 결렬됐다. 이날 한·일 장성급 협의에서 일본은 초계기가 수집한 주파수 정보를 공개할 테니 한국 군함의 레이더 정보 전체를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고, 우리 군은 ‘무례한 요구’라며 거절했다. 일본은 그동안 초계기가 수집한 레이더 주파수 정보가 군사기밀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군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한국 해군의 주파수 정보가 정말 맞는다면 한국의 군사기밀이지 일본의 군사기밀은 아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의 석상에서는 진짜 군사기밀인 한국 해군의 레이더 정보 전체를 요구하는 매우 비상식적인 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 같은 일본의 태도는 외교적 결례를 뛰어넘어 미친 행위란 비판을 받아도 지나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한국 해군에게 알몸으로 무릎 꿇으라는 격”이라면서 “그런 식이면 일본이 그동안 입수한 모든 레이더 주파수를 먼저 공개하면 그 중에 한국 것이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역제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기식 전 해군작전사령관도 “해상작전을 잘 아는 해군이라면 절대 상대국에 꺼내서는 안 될 요구였다”고 말했다. 그는 “레이더가 전자파 공격을 당하면 주파수를 바꿔 대응하는데 전체 주파수가 알려지면 이 공격에 레이더 사용이 불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일본 수집 정보와 비슷한 주파수만 공개해도 확인 가능...경보음 공개 도움 안 돼 이와 관련, 한국 합참의장 격인 일본 통합막료장은 오히려 한국의 무례란 표현이 매우 부적절하다면서 “(한국 정보와) 대조하지 않으면 객관적 평가를 할 수 없어 우리(일본)가 일방적으로 내놓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될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즉 한국이 레이더 주파수 정보 전체를 내놓고 일본이 수집한 주파수 정보를 대조해 봐야 사실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일본 측이 먼저 정보를 내놓았다가 한국이 아니라고 하면 그동안 거짓말한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의 입장을 십분 이해하더라도 “사실 규명을 위해 레이더 주파수 정보 전체를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일본이 수집한 정보와 비슷한 인접 주파수만 공개해도 확인이 가능해 일본이 진정성을 갖고 협의에 임하면 해결될 수 있다고 한다. 이 와중에 지난 19일 일본정부는 초계기가 사격통제 레이더를 탐지했을 때 내는 경보음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언론을 통해 발표했다. 확실한 물증인 레이더 주파수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대신 새로운 증거로 경보음을 내놓겠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경보음만으로는 한국 해군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준했다는 사실을 밝힐 수 없다”고 말한다. 지난 11일 본보가 단독 보도했듯이 인근에 있던 해경 삼봉호의 켈빈 레이더를 해군 광개토대왕함으로 착각해 경보음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본은 마치 새로운 정보인양 의미를 부여해 보도하면서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정당함을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국방부는 지난 19일 경보음이 광개토대왕함 것인지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고 위협비행을 한 이유도 밝히라고 요구했다. 레이더 조준 당했다는 일본 초계기가 무작정 한국 함정에 접근한 이유 주목해야 한편, 일본은 미국에게 도와달라는 요청도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한·일 레이더 갈등에 대해 어떤 관여도 하지 않던 차에, 지난 18일 존 리처드슨 미국 해군참모총장이 일본을 방문했다. 그는 기자들 질문에 “상호 신뢰하는 분위기 속에서 장기적 이익을 끌어낼 수 있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원칙적인 주문을 했다. 향후 일본이 어떤 태도로 나올지 알 수 없으나, 레이더 갈등은 이미 군사적 사안을 넘어 정치적 사안이 됐다. 아베 총리는 지난 1일 한국 해군의 레이더 조준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위험한 행위로 재발 방지책을 내놓으라고 언급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레이더 갈등의 팩트는 조난당한 북한 선박을 구조하는 한국 함정에 일본 초계기가 근접해 도와줄 것 없냐고 묻기보다는 위협적인 저공비행을 하다가 한국 함정이 레이더를 조준했다고 몰아붙인 것이다. 당시 레이더 조준을 당했다는 일본 초계기는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한국 함정에 접근해 그 이유도 주목된다. 이와 같은 ‘적반하장(賊反荷杖)’(잘못한 사람이 잘못 없는 사람을 나무람)은 한·일 관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으며, 자민당 정권이 숙원인 평화헌법 개정을 통해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를 실현하는데 레이더 갈등을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 외교안보정책
-
[뉴투분석] 레이더 물증 놔두고 한국 군사기밀 공개하라는 ‘미친’ 일본
-
-
[김한경 칼럼] 트럼프와 김정은만 안전한 세상 막고 국민 지키는 방법
- ▲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미·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한국의 대북정책에 편승한 북한, 미·북 담판 통해 핵보유국 지위 굳힐 가능성 커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와 한국국가전략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국제 컨퍼런스가 지난 16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렸다. 참석한 한·미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남북관계 개선을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편승한 북한이 미·북 담판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굳힐 가능성이 크다”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그들은 2차 미·북 정상회담조차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핵동결 내지 핵군축 합의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최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미 협상에 대해 “궁극적으로 미국 국민의 안전이 목표”라고 말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란 목표에 변화는 없다고 단서를 달았지만 미국의 안전을 우선하는 선에서 타협을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속내의 일단이 작년 말 주일미군사령부가 자체 제작한 동영상에서 나타났다. 이 동영상은 북한을 중국, 러시아와 함께 ‘핵 보유 선언국’으로 표현한데다 러시아 4000개, 중국 200개, 북한 15개 등 핵무기 보유 수량까지 표시했다. 미국 정부나 미군이 공식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 수량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달라진 태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작용한다. 그는 동맹의 가치보다 경제성을 앞세운다. 이미 “주둔비용을 합리적으로 보상 받지 못하면 동맹국들은 스스로 지키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국에게도 “북한과 맞선 상황에서 미국을 제대로 존중하지 않으면 스스로 방어해야 한다”고 말해왔고, 존중 여부는 방위비분담금 액수로 나타난다. 이와 같은 미묘한 상황 변화가 김정은 위원장에게 영향을 미쳐 경제발전과 핵보유가 모두 가능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문 대통령이 확고히 믿고 있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진정성’도 변하기 마련이다. 결국 한국은 핵을 보유한 북한과 함께 살아야 할 운명을 맞게 되고 이에 대한 대비가 현실적으로 필요하다. 분담금 협상 타결되지 못하면 한·미 동맹 신뢰 깨져 주한미군 감축 현실화 돼 작년 말 한·미 간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결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보다 2배로 올릴 것을 요구했고, 미 정부는 1.5배를 요구하다가 1.3배까지 양보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다가 갑자기 5년 단위로 하던 협상을 1년마다 하자고 제안해 협상은 원점으로 돌아갔고, 다음 협상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헤어진 상태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원만하게 빨리 해결해야 한다”면서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주한미군 장래와 조금이라도 연계된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공로명 전 외교부 장관은 “방위비분담금은 한·미 동맹의 윤활유”라면서 “주한미군이 있어야 핵우산이 제공돼 북한은 물론 중국까지 견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과거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담당했던 송승종 대전대 교수는 “1년 주기로 협상하자는 제안은 미국이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라면서 “미국이 요구하는 것을 맞춰주고 다른 것을 얻으면 되는데, 외교부가 달라진 미국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과거 방식으로 협상에 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신원식 전 합참 작전본부장은 “트럼프의 미국을 우선하는 상업주의와 문 대통령의 동맹 간 신뢰를 허무는 행동이 겹치면 올해 7월 교대가 예정된 기갑여단의 후속부대가 오지 않을 수 있다”면서 “올 여름부터 주한미군 철수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4천5백여 명의 기갑여단은 2만8천여 명의 주한미군 중 유일한 전투부대이다. 국방 및 외교 전문가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미국이 원하는 방향대로 원만히 타결되지 못할 경우 한·미 동맹의 신뢰가 깨져 결국 주한미군 감축 내지 철수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대선후보 시절과 지난해 6·12 북·미 정상회담 직후에도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유사시 국민 안전 지키고 진정한 평화 얻으려면 美 전략자산 전개 비용 부담해야 친한파로 알려진 버웰 벨 한·미연합사령관(2006-2008)은 재임 당시 “한국이 공평하게 적절한 방위비 분담을 할 용의가 있느냐가 미군의 한국 주둔을 원하고 존중하느냐에 대한 확고한 징표”라고 말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미 동맹국이 미국을 얼마나 존중하는지 주둔비용 부담을 통해 보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한국에게는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대라는 명확한 요구도 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또한 16일 한 언론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한·미 동맹은 양국이 가진 능력과 재원에 걸맞게 기여할 때 변화하는 안보환경에 대처 가능하며, 한국은 동등한 파트너로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훨씬 더 큰 분담을 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군의 한국 주둔비용이 증가하는데다 한국의 경제력도 커졌으니 적절한 분담을 하라는 요구다. 이에 대해 일부 안보 전문가들은 “미 전략자산은 북 핵 대응을 위해 한반도에 전개하는 것이므로 한국이 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주둔비용만 분담하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해서라도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한국이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필요할 때 와달라고 요구할 명분도 생긴다는 것이다. 한국은 1945년 핵시대가 열린 이후 군사적으로 대치한 양국 간에 한 쪽의 핵보유를 일방적으로 허용한 유일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북한 비핵화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은 북한과 ‘핵 균형’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핵을 개발해 보유하거나 동맹국인 미국의 핵우산을 확실히 제공받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안보를 걱정하며 IMF 당시 '금모으기 운동' 처럼 국민 모금을 해서라도 지원하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핵을 보유한 북한에게 평화를 읍소하기보다 오랜 동맹국으로 상호 신뢰가 돈독한 미국이 원하는 것을 흔쾌히 들어주고 ‘핵 균형’을 유지하는 것만이 한국이 유사시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평화를 얻는 첩경이란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큐리티팩트 에디터 광운대 방위사업학과 외래교수(공학박사)광운대 방위사업연구소 초빙연구위원한국안보협업연구소 사이버안보센터장한국방위산업학회/사이버군협회 이사前 美 조지타운대 비즈니스스쿨 객원연구원
-
- 외교안보정책
-
[김한경 칼럼] 트럼프와 김정은만 안전한 세상 막고 국민 지키는 방법
-
-
[단독] 일본 자위대, 사격통제 레이더 오판 ‘은폐 의혹’ 대두
- ▲ 조난 선박 구조작전 중인 광개토대왕함 상공에 저고도로 진입한 일본 초계기 모습(노란 원)으로 해경 촬영 영상이다. 좌측이 해경 삼봉함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군 전문가, "일본 측, 광개토대왕함 ‘사격통제 레이더’와 해경 삼봉호 ‘켈빈 레이더’ 착각한 듯" 이기식 전 해작사령관, "삼봉함은 켈빈 레이더를 탐색 및 사격통제용으로 병용해 착각 가능"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해군 광개토대왕함의 ‘사격통제 레이더’가 일본 해상자위대의 초계기를 조준했다는 일본 해상 자위대의 주장과 관련해 구조 작전에 참여한 해경 삼봉호의 ‘켈빈 레이더’를 착각한 것이란 복수의 주장이 11일 새로이 제기돼 주목된다. 일본 해상자위대 측은 한국의 주파수 공개 요구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된 사격통제 레이더 주파수가 초계기의 감시능력을 알 수 있는 기밀이라서 공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개하지 못하는 실제 이유는 자신들이 오판한 사실을 은폐하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일본이 해경의 켈빈 레이더를 해군 광개토대왕함의 사격통제 레이더로 착각해 이와 같은 한·일간 논란이 벌어졌을 경우 일본 측의 허위사실 주장에서 비롯된 외교적 결례라는 새로운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은 “지난해 12월20일 한국 해군의 광개토대왕함이 동해에서 조난된 북한 선박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접근한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준하는 위협적 행동을 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동영상을 공개했다. 반면 우리 해군은 그런 행위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일본의 P-1 해상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 500m 거리까지 접근해 150m 상공에서 위협 비행을 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국방부는 일본의 주장과 동영상 공개에 맞서 반박 동영상을 8개 언어로 만들어 유튜브에 게시했다. 일본이 공개한 동영상을 정밀 분석한 한 전문가는 “해상자위대 인원들의 대화내용과 조치를 볼 때 일본이 의도적으로 연출한 상황 같지는 않다”면서 “광개토대왕함의 사격통제 레이더와 삼봉함의 켈빈 레이더를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해상초계기 조종사 출신인 심재옥 세한대 교수(전 해군6항공전단장)는 “삼봉호의 켈빈 레이더는 광개토대왕함의 사격통제 레이더와 같은 ‘I밴드’를 쓰기 때문에 오인할 가능성도 있다”며 “(동영상에서) 일본 초계기가 사격통제 레이더에 접촉했다고 말하는 순간 광개토대왕함과 삼봉호가 유사한 선상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기식 전 해작사령관(예비역 해군중장)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해군이 광학카메라를 작동하면서 실수로 사격통제 레이더를 움직일 가능성은 없는지 묻자 “만일 그런 일이 발생했다면 함장은 물론 작전담당 인원들이 모두 알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광개토대왕함 함장도 그런 일은 결단코 없었다고 전했다. 이 전 사령관 또한 “해경 삼봉함은 켈빈 레이더를 탐색 및 사격통제용으로 함께 사용하고 있어 광개토대왕함의 사격통제 레이더로 착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 경우 주파수 대역이 서로 달라 P-1 초계기가 입수한 주파수만 일본이 밝히면 곧바로 사실을 알 수 있어 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본은 주파수 데이터 공개로 전자전 탐지능력이 드러난다며 꺼리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서도 이 전 사령관은 “일본이 주파수를 공개하면 한국 해군장비의 허점이 드러나 한국이 불리해지지 일본에게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일본 자위대, 해군 구축함과 해경 함정 레이더 식별 능력 충분...은폐 의혹 이와 관련, 심재옥 교수는 “통상 해상초계기 조종사가 다른 나라 군함의 인도주의적 구조 현장에 도착하면 ‘교신 설정’ 후 ‘도와줄 게 없냐’고 물어보는 것이 국제적 관례”라고 말했다. 그런데 “구조작전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타국 구축함 상공으로 근접 비행하면서 항공촬영을 하는 등 구조작전을 방해하는 행위는 특정한 의도가 있다고 의심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상초계기는 함정의 사격통제 레이더가 작동되면 전자파 탐지기로 전자파 방위(각도)와 레이더 종류를 정확히 식별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측이 해군 광개토대왕함과 해경 삼봉호의 레이더를 구별할 기술적 능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광개토대왕함의 레이더가 작동했다는 일본 주장이 사실이라면 ‘가까이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신호에도 불구하고 P-1 조종사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며 접근해 분쟁의 소지를 만들려고 했다는 것을 스스로 실토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측 곤혹스런 입장 추정, 군사갈등 조장 내지 정치적 의도란 해석도 결국 다른 이유 때문에 일본이 주파수를 밝히지 못한다는 얘기가 된다. 일각에서는 “이미 국제사회에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초계기를 향해 레이더를 조준했다고 알렸는데 이제 와서 다른 함정이라고 번복하거나 착각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안호 예비역 해군소장은 “일본은 중기방위력정비계획에서 이즈모급 항모와 F-35B 18대 도입 등을 위해 약 274조2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라며 “예산확보 과정에 평화헌법 개정과 군비증강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군사적 갈등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선 일본이 이번 ‘레이더 갈등’을 부각시켜 전쟁 가능한 국가로 개헌을 추진하려는 목적이 숨어있다고 비판하는 여론도 있다. 또 최근 급락하는 아베 내각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관측도 대두된다.
-
- 외교안보정책
-
[단독] 일본 자위대, 사격통제 레이더 오판 ‘은폐 의혹’ 대두
-
-
[김한경 칼럼] 군을 위해 김용우 총장이 밝혀야 할 3가지 진실
- ▲ 9일 경기도 용인시 지상작전사령부 대강당에서 열린 지작사 창설식에서 김운용 지상작전사령관(왼쪽부터), 박한기 합참의장,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등과 함께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이 경례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육군참모총장의 이상한 처신으로 군의 자존심 땅에 떨어져 바른 인사 위해 결기 있는 주장하던 남재준 전 총장처럼 육군 전통 지켜야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2017년 9월 청와대 별정직 5급인 정모 행정관이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을 만나자고 불러내 카페에서 만난 사실이 지난 6일 뒤늦게 밝혀져 온 나라가 시끄럽다. 육군은 5급 행정관이 육군총장을 불러낸 사실이 문제로 부각되자, 9일 “청와대 장군인사 담당이 실무적 어려움 때문에 조언을 요청해 총장이 불러 만났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누가 불러 만났느냐에 초점이 맞춰진 대응처럼 보인다. 청와대의 위세가 대단하던 정권 초기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장관급인 육군참모총장이 5급 행정관을 외부에서 만난 전례가 없다. 육군은 처신 논란이 불거진후 청와대의 실무적 어려움 호소에 총장이 직접 만나자고 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육군의 새로운 입장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번 논란에서 여전히 풀리지 않는 3가지 이유가 있다. 더구나 이 자리를 주선한 청와대 국가안보실 심모 대령은 정모 행정관이 육군참모총장을 만나는 자리에 동석한 후 그해 장군으로 진급됐다. 5급 행정관과의 만남이 성사된 진짜 이유는 뭘까 첫째, 만남이 성사된 진짜 이유다. 의전과장을 지낸 한 예비역 장교는 “외부인이 육군참모총장을 만나려면 총장 비서실 의전과장 또는 비서실장과 접촉해야 한다. 인사 분야 사안이면 인사참모부장과도 얘기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청와대 관계자가 육군참모총장을 인사 문제와 관련해 만날 경우 적어도 비서실장과 인사참모부장은 만나는 진짜 이유를 알 수 밖에 없다. 그래야 총장이 직접 만날지, 만난다면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등을 판단해 총장에게 건의한다. 이것이 육군참모총장 의전의 기본이다. 그런데 이번 경우에는 이런 과정이 완전히 무시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행정관이든 인사수석이든 똑같이 대통령의 지침을 받아 수행하는 비서”라며 “총장을 못 만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이런 인식이 총장을 움직여 만남이 성사된 것인지 아니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사실이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만남 때문에 직접적인 이익을 본 사람은 현재로선 장군으로 진급한 심모 대령이다. 일각에서는 “총장이 당시 절박한 상황이었던 육군을 지키기 위해 굴욕을 감수하고 만나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청와대 행정관을 총장이 만난다고 육군이 지켜지겠느냐”며 “군의 명예와 위계질서가 한순간에 무너졌다”고 성토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행정관은 왜 '단독'으로 육군참모총장을 만났나 둘째, 만남을 요청한 이유이다. 김 대변인은 “육군 인사 선발 절차에 관해 설명을 듣고자 했다”면서 “장성 진급 기수를 어디까지 올릴지나 육사 편중 현상을 어떻게 개선할지 등 인사의 큰 방향에 대해서도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육군이 새로이 밝힌 사실은 청와대 장군인사 담당자의 실무적 어려움이다. 육군 인사 선발 절차에 관한 설명이나 실무적 어려움을 해결하려면 국방부나 육군의 실무담당 과장을 청와대로 불러 보고받으면 된다. 그들이 인사에 정통한 전문가들이고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내용을 잘 알고 있다.굳이 외부에서 만날 이유가 없다. 또 육사 편중 현상 등 인사정책을 논의하고 싶으면 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최상위 직책인 국방부 인사복지실장이나 육군 인사참모부장 등을 만나야 더 정확하다. 총장은 인사 전문가가 아니다. 게다가 김 대변인은 ‘행정관이 육군참모총장을 만나는데 상관 지시가 있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없었다”고 답했다. 즉 새내기 행정관이 군 인사에 관한 궁금한 점과 실무적 어려움 해소를 위해 총장을 만나겠다고 생각해 요청한 모양새다. 총장 사무실 놔두고 사람 붐비는 카페를 선택한 이유는 셋째, 카페에서 만남이 이루어진 이유이다. 김 대변인은 “꼭 격식을 갖춰 사무실을 방문하는 방식으로 만남이 이뤄져야 하느냐”고 반문한 후 “국방부에 절차를 밟아서 들어가기 복잡했을 수도 있다”면서 카페에서 만나도 문제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 육군의 입장은 총장이 불러서 카페에서 만났다는 것이다. 총장이 업무 수행을 위해 사람을 만나면 경호 병력도 뒤따라 주목을 받기 쉽다. 게다가 군 인사에 관한 논의가 비밀은 아니더라도 우연히 누군가 듣게 되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군내에서도 최소한의 관계자만 별도 장소에서 논의한다. 누구나 오갈 수 있는 카페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더구나 접견시설이 잘 구비된 육군총장 서울사무소가 카페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총장이 불렀다면 당연히 그 시설을 이용했어야 했다. 국방부 영내 한적한 장소에 있어서 동석한 심모 대령이 안내하면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고 불편함도 없다. 단지 영문 출입을 해야 하니 기록은 남는다. 기록이 남으면 문제가 될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이 시설을 마다하고 남의 눈치를 봐야 하는 비좁은 카페에서 만날 이유가 있었을까? 영내에서 만났더라면 자료 분실 같은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김용우 총장의 이상한 처신과 육군의 마지못한 입장 발표를 보면서 떠오르는 인물이 노무현 정부 시절 남재준 전 총장이다. 당시 군에서 올린 장군 진급자 명단을 바꾸려는 청와대의 의도가 있었다. 이에 남 전 총장은 “진급명단을 바꾸려면 나부터 바꾸라”며 강력히 대응했다. 결국 노 대통령은 육군에서 추천한 장군 진급자 명단을 그대로 결재했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도 대통령이 진급시키라고 말한 대상자가 심사과정에서 결격 사유가 발견돼 떨어진 사례가 있었다. 당시 장군심사위원장을 맡았던 민모 예비역 장군은 “총장이 대통령 보고 과정에서 탈락 사유를 설명하자 대통령께서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와 같이 바른 인사를 위해 결기 있는 주장을 하던 것이 육군의 전통이었다. 김용우 총장은 요즘 뉴스 보기가 싫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말보다는 자신의 이상한 처신으로 인해 장군 계급은 물론 육군참모총장 직위까지 우스워지는 세상을 만든 것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되는 것은 아닐까? 안보 전문가들은 “육군참모총장은 안보를 책임진 막중한 자리여서 처신은 무거워야 한다”고 말한다. 김용우 총장은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군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려면 진실을 밝혀야 한다. 육군참모총장은 국가가 위태로울 때 국민이 믿고 의지할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시큐리티팩트 에디터 (공학박사)광운대 방위사업연구소 초빙연구위원한국안보협업연구소 사이버안보센터장한국방위산업학회/사이버군협회 이사前 美 조지타운대 비즈니스스쿨 객원연구원
-
- 현역군인
-
[김한경 칼럼] 군을 위해 김용우 총장이 밝혀야 할 3가지 진실
-
-
[단독] 화웨이 5G 장비 ‘백도어’ 의혹, 국제CC인증으로 검증 못해
- ▲ 지난 3일 중국 화웨이의 5G 이동통신 기술에 대해 국가안보 우려를 제기하는 영국 해외정보국(MI6)의 ‘알렉스 영거’ 국장. [사진제공=연합뉴스] 보안 전문가, “CC인증 받는 것과 백도어 의혹에 대비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 네트워크 전문가, “개발자 외에 누구도 백도어 발견 못해...장비 국산화가 최선”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화웨이 5G 장비의 ‘백도어’ 의혹이 국제CC인증 방식으로 해소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국제CC인증을 통해 화웨이 보안 논란을 해소한다는 LG유플러스 등의 입장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 1세대 화이트해커였던 한 보안업체 대표는 26일 기자와 만나 “CC인증이란 장비별로 보안기능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정해진 기준에 따라 확인해 보는 것”이라며 “CC인증을 받는 것과 백도어 의혹에 대비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백도어에 대비한다는 것은 결국 해커의 공격을 탐지하거나 차단할 수단을 갖는 것과 같은 의미”라면서 “최신 보안기술을 적용해 보안 관제를 철저히 하는 등 부단히 해킹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형 라우터를 개발한 국내 최고의 네트워크 전문가도 “백도어는 장비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기 위해 개발자가 만든 별도의 통로로서 개발자 외에는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면서 “사이버안보를 지키려면 네트워크 장비부터 국산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네트워크 장비를 국산화할 능력이 없으면 최소한 우방국 장비라도 써야 하며, 적대국의 장비를 쓴다는 것은 모든 데이터를 적에게 넘겨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 국가안보국(NSA) 직원이었던 ‘스노든’의 폭로로 미국을 거쳐 가는 데이터들이 도청된 사실도 밝혀졌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화웨이가 국제CC인증기관에 보안인증 신청” 강조 그럼에도,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19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화웨이가 스페인의 국제CC인증기관에 보안인증을 신청했다”며 “장비에 대한 보안검사가 본격 진행 중인데 내년 만료되는 시점에 국내 전문가들이 해외에 가서 보안문제 검증이 완벽히 이뤄지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보안 및 네트워크 분야 전문가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화웨이가 국제CC인증을 받더라도 백도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그대로 남는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하 부회장은 마치 백도어가 국제CC인증으로 해결되는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는 얘기를 기자들에게 전했다. 하 부회장이 언급한 CC(Common Criteria)란 ‘공통평가기준’의 약어로 컴퓨터 보안을 위한 국제표준을 말한다. 세계 각 국의 정부나 공공기관에 정보보호 제품을 납품하려면 기본적으로 이 기준에 의한 보안인증을 받아야 가능하다. 그런데 국제CC인증을 받으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우리나라는 국제CC에 준하는 국내CC를 별도로 만들어 적용한다. 우리 정부나 공공기관에 정보보호 제품을 납품하려면 국내CC인증을 받아야 입찰에 응할 수 있다고 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 “백도어 검토보다 기본적인 보안 고려사항 점검” 한편, 과기정통부는 지난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5G 장비 보안검증은 장비를 도입하는 이동통신사가 직접 수행하며 정부는 5G보안기술자문협의회를 구성해 이동통신사가 철저한 보안검증을 수행하도록 기술자문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당시 기자와 통화에서 “백도어 문제를 딱 집어서 검토한다기보다 백도어나 악성 코드 등 여러 행위들을 방지할 수 있는 기본적인 보안상의 고려사항들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말은 백도어 의혹을 해결하기 어려우니 보안 문제 위주로 관심 갖겠다는 소리처럼 들린다. 따라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제품에 대해 백도어를 문제 삼아 도입을 불허했고, 캐나다·호주·영국 등 동맹국들 또한 동일한 이유로 화웨이 장비의 도입을 금지하고 있다.
-
- 사이버보안
-
[단독] 화웨이 5G 장비 ‘백도어’ 의혹, 국제CC인증으로 검증 못해
-
-
[방산비리 프레임 진단] ⑦ 결론 : 비리 프레임 깨고 방위산업 혁신 위한 3대 과제
- ▲ 지난 20일 개최된 ‘2018 방산정책 심포지엄’에서 방위산업의 투명성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디브리핑 제도’ 등 다양한 정책 방안들이 논의됐다. 최평규(가운데 오른쪽부터) 한국방위산업진흥회장, 안규백 국방위원장, 왕정홍 방위사업청장.[사진제공=한국방위산업진흥회] 프레임은 심리학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을 의미한다. ‘프레임’의 저자인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어떤 프레임이 활성화되면 그 프레임은 특정한 방향으로 세상을 보도록 우리의 마음을 준비시킨다”고 말한다. 따라서 세상을 어떤 프레임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얻어내는 결과물은 결정적으로 달라진다. 이제 방위산업도 비리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야 할 때가 도래했다. 이에 ‘방산비리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보는 기획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한민족의 공격적 유전자가 단기간 내 신흥 방산강국 이뤄내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최근 저서 ‘김석동의 한민족 DNA를 찾아서’에서 “경제적 기적을 이룬 한민족의 원동력은 해외시장에서 수출로 승부를 걸었던 한국 고유의 개방전략과 한민족의 독특한 기질이 담긴 유전자(DNA)에 있다”면서 “끈질긴 생존본능, 승부사 기질, 강한 집단의지, 개척자 근성 등 네 가지”를 들었다. 한국이 40여년 만에 전차, 장갑차, 자주포, 미사일은 물론 함정, 잠수함, 고등훈련기까지 거의 모든 무기체계를 생산하는 신흥 방산강국이 된 것은 선진국 사례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방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실을 대단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 이면에는 한민족의 DNA가 작용했음을 김석동 위원장의 주장을 통해 알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방위산업은 비리 프레임에 갇혀 있는데다 내수도 포화상태여서 고사 위기에 놓여 있다. 방위산업진흥회가 지난 14일 발표한 ‘2017년 방산업체 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93개 업체의 매출액은 12조7천6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9% 감소했다. 회원사의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3년 이후 전체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영업이익률 또한 0.5%로 제조업 평균인 7.6%에 크게 미달했고,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방산비리 프레임 깨기의 출발은 ‘디브리핑 제도’ 조기 도입 이를 극복하고 방위산업이 미래의 성장 동력이 되려면 먼저 방산 종사자들부터 비리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업체 임직원들은 개발과정의 결함을 비리로 인식하는 잘못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더 당당해지고 필요시 언론 대응도 해야 한다. 방위사업청과도 잘 소통하여 개발 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방위사업청 또한 방위산업 육성이란 본연의 소임을 자각하고 업체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비리와 관련해서는 실무자선에서 주로 문제가 발생함으로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제도적 보완책이 강구돼야 한다. 방산개혁 자문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정부와 업체 간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비리 행위로 얻는 이익보다 손해가 크게 만들며, 업무 효율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와 관련, 임치규 연세대 항공전략연구원 박사는 “정부와 업체 간 원활한 의사소통 및 정보교환을 가능하게 하는 ‘debriefing(정보 청취) 제도’가 조기에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원가검증, 업체선정, 시험평가, 감사결과 등의 정보가 공개되면 정보의 불균형이 해소되고 사업의 투명성이 강화되어 비리 발생 소지가 근원적으로 사라진다”고 그는 말한다. 일각에서는 “비리근절 대책은 지금처럼 해당분야 직무수행자 전체가 영향 받는 취업제한 기간 확대 같은 방안보다 비리를 저지른 당사자가 직접 피해를 당하는 조치가 더 효과적이다”고 말한다. 즉 비리를 저지르면 퇴직 후에도 모든 기회를 박탈당하고 비리가 없으면 미래를 보장 받는 제도가 마련돼야 비리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수출형 방산 패러다임 전환 위해 ‘진화적 무기개발’ 정착 필요 방위산업이 비리 프레임에서 벗어나 도약하려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국방 수요 위주로 성장해 왔지만 이제 내수가 거의 충족된 상태이므로 수출로 활로를 찾지 않으면 방위산업을 유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수출에 역효과를 초래하는 과도한 규제와 간섭은 과감히 개선하고 정부가 앞장서 지원하는 수출형 방산 패러다임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방산 수출은 무기체계의 가격 대비 성능, 즉 ‘가성비’가 좋아야 활성화된다. 그런데 우리 제품은 성능은 우수한 편이나 가격이 비싸다. 전문가들은 “군이 높은 성능의 무기체계를 요구해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고 결국 수출 경쟁력도 떨어진다”고 말한다. 따라서 단계적으로 성능을 향상시키는 ‘진화적 무기개발’이 정착돼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제기된다. 그런데 이를 위해 먼저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우리는 짧은 시간에 필요한 무기체계를 대부분 자체 개발하다보니 주로 외국의 핵심기술과 부품을 가져다 체계 조립하는 수준에 만족해 왔다. 그 과정에 국내기술도 상당한 발전은 있었지만, 정작 우리가 어떤 분야의 기술들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기술 수준에 대한 전문적 조사를 거쳐 우리의 강·약점을 제대로 파악한 후, 강한 분야는 연구개발을 통해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약한 분야는 해외 도입으로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 특히 강점을 가진 완제품은 최초 개발부터 해외수출까지 고려해 추진하고, 부품 또한 글로벌 방산기업의 공급망에 포함되도록 다각도로 지원해야 한다. 경쟁력 키우려면 ‘기술조직’ 운영하고 ‘신속시범구매제도’ 도입해야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 ‘방산비리 척결’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방위산업 육성’을 국정과제로 선정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과학기술의 진화 속도가 매우 빠르고 다양한 ICT 기술이 무기체계에 접목된다. 또한 무기체계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극도로 높아져 심지어 생산원가의 80∼90%를 차지한다는 연구결과까지 있다. 따라서 무기체계 연구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기존의 획득방식은 개발에 성공해도 기술이 진부해져 의미가 없다. “기간을 줄이지 못하는 이유는 군이 과도한 성능을 요구하는 측면도 있지만 필요한 무기체계가 어떤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즉 “기술을 모르는 비전문가들이 제한된 정보에 의존해 무기체계 소요를 결정하는 현 구조가 사업관리에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고 그들은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기술에 정통한 민간전문가들이 대폭 참여하는 별도 조직을 운영해 WBS(작업분할구조)에 근거한 기술 식별로 소요와 작전요구성능이 결정돼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에 따라 국산화할 것인지 해외에서 기술을 도입할 것인지 등을 판단하고, 그 내용이 담긴 제안요청서(RFP)가 만들어져야 사업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같은 맥락에서 “발전 속도가 빠른 상용 ICT 기술을 국방에 신속히 적용할 수 있는 ‘신속시범구매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대두된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소요 결정 이전에 시범 운용을 통해 성능을 검증하고 신속한 예산 반영도 가능해진다고 한다. 현재 사이버 및 정보통신 분야 사업들이 제도적 미비로 가장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외에도 잦은 보직교체로 인한 비전문성, 비리 프레임 여파로 생긴 무책임성, 의사결정 지원체계 미비 등도 적절한 해결방안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책의 커다란 물줄기를 바꾸는 노력이 선행된다면 나머지 문제들은 하나씩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제시된 과제들이 현 정부 하에서 제대로 구현되길 기대하며 [방산비리 프레임 진단] 기획 시리즈의 대단원을 마무리한다.
-
- 방위산업
-
[방산비리 프레임 진단] ⑦ 결론 : 비리 프레임 깨고 방위산업 혁신 위한 3대 과제
-
-
[김희철의 Crisis. M]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자결의 3가지 이유
- [시큐리티팩트 = 김희철 안보전문기자] 세월호 유가족 사찰 혐의를 받던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자신의 구속영장이 기각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7일 투신자살을 선택했다. 영장이 기각된 후에 극단적인 길을 간 사례는 매우 드물다. 그는 왜 그 길을 가야만 했나?
-
- 소통시대
- CRISIS M
-
[김희철의 Crisis. M]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자결의 3가지 이유
-
-
[방산비리 프레임 진단] ⑥ 언론 홍보 부재와 방위사업청 순환 보직이 화근 키워
- ▲ 김학용 국방위원장이 지난 3월 19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제1차 민·관 상생협력 간담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프레임은 심리학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을 의미한다. ‘프레임’의 저자인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어떤 프레임이 활성화되면 그 프레임은 특정한 방향으로 세상을 보도록 우리의 마음을 준비시킨다”고 말한다. 따라서 세상을 어떤 프레임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얻어내는 결과물은 결정적으로 달라진다. 이제 방위산업도 비리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야 할 때가 도래했다. 이에 ‘방산비리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보는 기획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방사청 개청 이후 권력형 비리 한 건도 없어...대부분 실무자급 생계형 비리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2003년 2월 참여정부가 들어섰고, 그 해 12월부터 전직 국방부장관 및 국군품질관리소장 등이 군납비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사태가 일어났다. 노무현 대통령은 범정부 차원에서 국방획득제도 개선을 지시했고, 그 결과 탄생한 조직이 2006년 1월 1일 국방부의 ‘외청’ 조직으로 신설된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이다. 신설 조직을 국방부 내부 조직이 아닌 ‘외청’으로 선택한 이유는 사업관리의 자율성 확보로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서였다. 자율성 확보란 장관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독립성을 유지해 비리를 차단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다. 왜냐하면 방사청 개청 이전에는 국방부장관 등 고위직이 관련된 권력형 비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사청 개청 이후 권력형 비리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실무자들이 퇴직 후 취업이나 생계 수단으로 저지른 소소한 비리가 주를 이뤘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방사청 직원 및 퇴직자의 비리 사건 중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26건)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비리는 사업 및 계약 부서에서 발생했고 모두 남성으로서 현역 군인은 영관급(특히 중령급), 일반직은 사무관급이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 한국투명성기구는 2015년 방사청 직원을 대상으로 청렴도 저해요인에 대한 인식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현역 군인의 경우 인사권이 소속 군에 있어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기 어렵고, 기수 문화와 군 상호간 배타적인 관행 타파가 필요하며, 공무원보다 빠른 퇴직 구조가 방산비리 원인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실제 방산비리 재판과정에서도 실형을 받은 피의자들은 대부분 전역을 앞둔 중령과 사무관들이었다. 다수의 군 고위직 인사들도 구속 기소됐지만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아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했음이 밝혀졌다. 이와 관련,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대다수 방산비리는 생계형 비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정치권과 언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언론의 무분별한 왜곡·과장 보도 한몫...방산업체의 언론 홍보기능 강화돼야 방산비리 프레임이 형성되는 과정에는 언론의 무분별한 왜곡·과장 보도도 한몫을 단단히 했다. 당시 방사청이 잘못된 보도가 나와도 해명하거나 입장자료조차 내지 않은 것 또한 문제였다. 이로 인해 국제투명성기구가 2016년 국가별 청렴도 순위를 발표했는데, 총 176개국 중 한국은 52위로 전년(2015년 37위)에 비해 15단계나 하락했다. 전 세계에서 자국 방위산업에 관해 한국처럼 비리를 부풀려 언론이 보도하는 나라는 없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KAI 부사장과 LIG넥스원 연구원이 자살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그들의 혐의는 후에 모두 무죄로 밝혀졌지만 당시 방산업체의 적극적인 언론 대응은 없었다. 국방부와 방사청 등 ‘갑’의 심기를 건드리면 더 큰 후폭풍이 몰아칠 것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이슈가 발생하면 ‘갑’의 눈치를 살피면서 입장을 호소하고 적절한 보상이나 조치를 기대한다. 그러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대안으로 선택하는 것이 법적 소송이다. 언론을 통해 이슈를 풀어볼 수도 있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니 업체들은 자제하면서 대부분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 이면에는 정부가 고객이어서 국민을 상대로 홍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도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비리 프레임을 바꾸려면 이제라도 방산업계가 이미지 홍보에 신경 써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방산업계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자신을 변론하지 않으면 누구도 그 일을 대신해주지 않는다.한 언론계 인사는 “업체들이 언론 홍보기능에 관심 갖지 않으면 잘못된 비리 프레임의 피해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와 관련, 국방대 최기일 교수는 “방산업체 홍보 예산의 일정 부분을 원가에 반영시켜주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사청 근무자, 전문성과 책임성에 심각한 문제 있으나 별다른 대책 없어 방사청에 근무하는 공무원과 군인들의 전문성 부족도 비리 프레임 형성에 일조해 왔다. 이들은 투명성 등의 이유로 한 자리에 2∼3년 근무하고 타 직위로 순환 보직된다. 따라서 최소 5년에서 10년 이상 진행되는 방위사업을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제대로 경험하기 힘들다. 게다가 개청 당시보다 사업수가 2배나 증가했음에도 인원은 오히려 줄었다. 실무자가 담당하는 사업이 많으니 사업관리가 부실해질 수밖에 없고 비리로 오해 받는 상황도 만들어진다. 더욱이 청장과 차장이 대부분 낙하산으로 임명되고, 본부장·국장·부장 등도 사업관리를 실무자부터 경험한 사람이 드물어 팀장과 담당 실무자가 처한 입장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런 상황에 방산 분야를 잘 모르는 감시·감독 인원만 대폭 늘어나 수시로 담당자를 불러 문제를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는 분위기다. 또한 사업 진행 간 단계마다 정책적 판단이 필요함에도 고위직 공무원들은 관련 부서와 협조해 해결하기보다는 책임을 피하면서 사업을 지연시키고 있다. 정책적 판단조차 방산비리 수사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부서의 실무자가 감사나 수사를 받아도 도움은커녕 방관하는 자세를 취한다고 한다. 결국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책임성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대책은 별무한 상황이다. 오랫동안 방산 분야를 연구해온 한 전문가는 “현행 방위사업법은 공무원이 사업을 관리하면 비리로 오해 받는 구조를 피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면서 “융통성이 필요한 사업관리는 전문조직에서 따로 하고, 공무원은 예산 배정과 계약 체결 등 명확한 업무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미국처럼 전문교육을 통해 소양을 갖추고 관련 업무를 계속했어야 사업관리가 가능한데 우리는 그런 체계가 구비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방산업체 임원으로 근무하는 군 출신 전문가는 “방사청의 정책기능은 모두 국방부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국방부가 획득정책의 대표로 한 목소리를 내고 이슈가 발생하면 앞장서 해결하면서 책임지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는 대표도 없고 서로 미루다가 이견이 발생하면 소송으로 해결한다는 것이다. 서로의 문제와 부족함 솔직히 털어놓고 필요한 것 협력해야 회생할 수 있어 현 정부에서 임명된 전재국 전 방사청장은 금년 1월 방위산업학회가 주최한 조찬강연에서 “방위사업의 미래를 위해 이제는 투명성을 넘어 효율성과 전문성을 지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지난 8월 정부가 왕정홍 전 감사원 사무총장을 후임 방사청장에 임명하면서 또 다시 투명성이 제일 먼저 강조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심상렬 광운대 방위사업연구소장은 “투명성은 효율성과 상충되기 때문에 지나치게 강조하면 효율성이 저해됨으로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노무현 정부에서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역임했던 김태유 서울대 교수는 “규제를 담당하는 공무원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전문가로 바꿔야 한다”면서 “부처가 아닌 직무에 소속시켜 어느 자리에 가도 자기 전문 분야를 담당하게 해야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방산비리 수사의 여파로 잘못 형성된 방위사업 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국내 방위산업은 현재의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 많다. 이미 방위산업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방위산업진흥회의 2017년 방산업체 경영분석 자료에 의하면, 통계를 작성한 1983년 이래 처음으로 전체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감소했고 2002년부터 시작된 흑자구조도 2017년 적자로 전환됐다. 국가안보를 위해 정부가 돈을 들여서라도 육성해야 하는 것이 방위산업이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국방부와 방사청, 연구소, 업체들이 서로의 문제와 부족함을 솔직히 털어놓고 정말 필요한 것에 협력하며 다가가야 회생할 수 있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올해 3월부터 국회 국방위원장이 주관해온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민·관 상생협력 간담회’가 새삼 돋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
- 방위산업
-
[방산비리 프레임 진단] ⑥ 언론 홍보 부재와 방위사업청 순환 보직이 화근 키워
-
-
KT 화재 군 후속 대책으로 ‘트로포스캐터’ 무선 기술 부상
- ▲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 화재현장을 방문해 황창규 KT 회장 등 사측 관계자들과 통신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마이크로웨이브나 위성 통신 보다 우수...통신 대책 강구하는 군 고위관계자 호평 (주)빅텍, 미국 방산업체 Raytheon과 협력해 ‘트로포스캐터’ 제품 국내 홍보 맡아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달 24일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의 영향으로 한 때 군의 C4I 체계인 합동지휘통제체제(KJCCS),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MIMS) 등과 국방망 등 수십 개의 군 통신망이 불통됐다가 43시간 만에 복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전시 지휘소인 남태령 벙커와 연합사 간의 KJCCS 회선이 불통된 것을 비롯 MIMS와 국방망, 화상회의망 등에서 총 42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군은 전방지역은 자체적으로 통신망을 구축해서 사용하지만, 그 외 대부분 지역은 KT의 유선망을 임차해서 사용한다. 이 유선망을 통해 전시에 한국군 합참과 연합사가 각종 전장 정보를 주고받고 예하부대를 지휘 통제하는 지휘통제·통신(C4I) 체계가 가동된다. 따라서 이번과 같은 안전사고를 대비함은 물론 유사시 예기치 못한 상황을 고려해서라도 평소 별도의 예비 통신망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 국방부는 “무선과 위성 등 다른 통신망을 구축해 놓아 작전대비태세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무선과 위성 통신은 광케이블 기반의 유선망보다 데이터 전송속도나 용량이 매우 제한된다. 따라서 유선망처럼 실시간으로 다양한 전장 정보를 주고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군의 대표적 무선망인 마이크로웨이브망은 평시 사용률이 3% 미만에 불과하고, 위성 또한 미국처럼 별도의 군사위성을 갖고 있지 않아 위성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해군 등에서 우선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마이크로웨이브(MW) 통신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무선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MW는 가시선(Line of Sight)이 확보된 상태에서 최대 50km 정도 통신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은 산악지형이 많아 가시선 확보가 어렵고, 이로 인해 중계소를 많이 운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대안으로 등장한 기술이 ‘트로포스캐터(Troposcatter)’이다. 이 통신방식은 가시선 확보와 관련이 없어 산악지형도 장애가 되지 않으며, 중계소 없이 250km까지 통신할 수 있다. 또 MW와 위성 통신이 취약한 전파방해(jamming)에도 강점을 갖고 있다. 특히 송수신간 발생하는 지연시간이 거의 없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궤적을 잡아내고 대응하는데 대단히 유용하다. 게다가 위성 통신에 비해 운영 비용이 저렴한데다, 이동하여 손쉽게 설치할 수 있어 자연 재난으로 기존 인프라가 손상된 경우 특히 유용하다. 지난해 4월 최낙중 국군지휘통신사령관(육군 준장)은 한 언론매체와 인터뷰에서 “군의 작전지역이 국내를 넘어 해외파병부대까지 확대됐기 때문에 중계 없이 장거리를 바로 연결할 수 있는 트로포스캐터(Troposcatter) 통신 방식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로포스캐터가 위성 통신방식 보다 지연시간이 적어 신속히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으며, MW 통신방식과 비교해도 설치방법, 기동성, 통신 품질 등에서 매우 우수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 방산업체인 ‘Raytheon’이 다양한 트로포스캐터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모듈식 개방형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사용자 요구에 맞춤형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의 중견 방산기업 (주)빅텍은 Raytheon과 협력해 제품을 국내 홍보 중이며, 기술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
- 사이버보안
-
KT 화재 군 후속 대책으로 ‘트로포스캐터’ 무선 기술 부상
-
-
[방산비리 프레임 진단] ⑤ ‘최저가 낙찰제’에 멍든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함정 건조
- ▲ 한국 해군의 주력 구축함인 4천톤급 헬기 탑재 구축함이 기동하는 모습.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프레임은 심리학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을 의미한다. ‘프레임’의 저자인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어떤 프레임이 활성화되면 그 프레임은 특정한 방향으로 세상을 보도록 우리의 마음을 준비시킨다”고 말한다. 따라서 세상을 어떤 프레임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얻어내는 결과물은 결정적으로 달라진다. 이제 방위산업도 비리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야 할 때가 도래했다. 이에 ‘방산비리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보는 기획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검찰, 사업 절차나 규정 간과한 채 과거 발생한 결함에 초점 맞춰 억지 수사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달 29일 방산비리 혐의로 기소됐던 전 방사청 잠수함사업팀장(해군 예비역 대령) 이모씨에 대한 검찰의 상고가 대법원에서 기각돼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이 확정됐다. 검찰은 2차례나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모두 법원에서 기각됐고, 이씨는 1심부터 대법원까지 일관되게 무죄 판결을 받아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한 사실이 입증됐다. 대법원은 “피고인 이씨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어 무죄를 선고한 제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상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이씨는 2007∼2008년 해군이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인도받기로 한 214급 잠수함의 위성통신 안테나 등에 심각한 결함이 발견됐음에도 눈감아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해군 사업에 정통한 한 방산 전문가는 이 사건과 관련해 “잠수함 사업의 결함 내용들은 이미 하자보증 수리 기간 내에 모두 보완되어 운용에 전혀 문제가 없었음에도 검찰은 사업 절차나 규정을 간과한 채 과거 발생한 결함에 초점을 맞춘 억지 수사를 했다”고 말했다. 전문성 부족해 결함이나 시험평가 방식 변경 등을 비리로 몰아가는 경향 농후 그는 최윤희 합참의장이 연루돼 대표적 방산 비리로 알려진 해상작전헬기 ‘와일드 캣’의 시험평가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의 문제를 제기했다. ‘와일드 캣’은 개발 중인 헬기여서 실물 장비(디핑 소나)가 없어 육군 헬기에 비슷한 중량의 모래주머니를 사용해 테스트한 것이 비리로 둔갑됐다. 소송이 진행되는 와중에 이 헬기는 해군에 도입됐고, 이상 없이 운용 중이다. 이와 관련된 피의자는 작년 10월에 예비역 장군 등 4명이, 금년 2월에 현역 장교 2명이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고, 금년 10월 최윤희 전 합참의장도 무죄가 확정됐다. 그는 “절차상 문제로 볼 수는 있어도 비리는 아니었고, 헬기 개발이 완료된 후 실제 시험평가에서도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부분의 검찰 수사가 사업 절차나 규정은 무시한 채 국가계약법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면서, “검찰이 전문성이 부족한 사업관리 분야 서류는 제대로 보지 않고 계약관련 서류 위주로 접근해 사업을 이해하면 문제가 되지 않을 단순 결함이나 시험평가 방식 변경 등이 문제로 불거지고 그것을 비리로 몰아가는 경향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최저가 낙찰제’가 무기체계 결함 조장하고 업체 수익성도 침해 방산비리 수사가 이런 식임에도 무기체계의 결함 발생을 조장하고 시험평가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을 만드는 제도가 존재한다. 바로 ‘최저가 낙찰제’인데, 이 제도는 대량 생산이 가능한 민간 분야의 대형 입찰에는 적합할 수 있으나, 첨단제품을 소량 생산하는 방산 분야에선 부실한 제품을 양산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특히 건조 물량이 적은 해군 함정이 문제 발생 소지가 많다. 실례로 독도함은 단 한 척을 만들기 위해 천문학적 연구비용이 투입되었음에도 최저가 낙찰제로 건조 업체를 선정했다. 수주한 업체는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비용을 줄이는 다양한 방안을 짜내게 된다. 결국 협력업체에 비용을 전가함으로써 일부 부품 및 기능이 누락 또는 저하되며 시험평가 과정도 축소되어 결함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통상 해군은 신형 함정의 경우 3척을 건조하는데, 최저가 낙찰제로 인해 1번 함정은 A 조선소, 2번 함정은 B 조선소가 번갈아 건조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함정 전문가들은 “최소한 한 조선소에서 3척은 만들어야 기술력이 축적될 수 있다”고 하는데, 현실은 업체가 충분한 기술력을 쌓기 어렵고 이익도 별로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생산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다. 설계업체와 제작업체가 달라져 품질에 문제 생길 경우 책임 소재 불분명 무기체계 개발한 업체가 수리나 성능 개량을 맡지 못하는 경우까지 발생 잠수함은 그나마 209급 9척, 214급 9척, 3천톤급 6척 등 물량이 상당해서 사정이 나은 편이다. 하지만 이지스함은 3척만 건조해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출혈을 감수해도 한 업체는 1척, 다른 업체는 2척만 수주하게 된다. 게다가 개발에 참여한 설계업체와 제작업체가 다르기 때문에 품질에 문제가 생길 경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진다. 최저가 낙찰제로 인해 벌어지는 또 다른 문제는 무기체계를 개발한 업체가 수리나 성능 개량을 맡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 또한 최저가 낙찰제로 업체를 선정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술력도 없는 엉뚱한 업체가 수주하고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중도 포기하는 상황까지 발생한다. 채우석 한국방위산업학회장은 “최저가 낙찰제는 방위산업을 육성하는 근본 취지에 어긋나 국가안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면서 제도의 폐지를 주장한다. 하지만 계약 전문가들은 “진짜 문제는 최저가 낙찰제가 아니라 방사청과 방산업체 간 합리적인 원가를 제대로 산정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방사청과 업체 간 합리적 원가 산정 못하는 것...방사청 노력 선행돼야 개발이 성공하면 양산은 개발업체와 ‘수의계약’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돼 그들은 “업체가 실제보다 원가를 부풀려서 방사청에 제출하고, 방사청은 업체가 제출한 원가자료를 분석해 일부분은 인정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면서, “업체의 개발과정과 업무환경을 살펴서 업체의 주장이 타당하면 원가에 반영해주는 방사청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합리적인 원가가 산정되면 거기에 적정 이윤을 보장한 사업 예정가가 산출되고 그것을 기준으로 제한된 범위의 최저가 낙찰제를 적용하면 된다”고 말한다. 다른 전문가들은 “무기체계 개발업체를 선정할 때 이미 경쟁이 이루어지니 개발에 성공하면 양산은 개발업체와 ‘수의계약’을 해야 한다“는 보다 획기적인 의견도 제기한다. 지금은 개발업체 및 양산업체를 선정할 때 모두 경쟁시켜 최저가 낙찰제를 적용하게 되니 많은 문제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편, 방산비리 수사와 관련해 2016년 서울지검 산하에 방위사업수사부가 상설조직으로 만들어졌다. 특수부 출신의 베테랑 검사들로 꾸려져 시간이 지나면 전문적인 수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기일 국방대 교수는 “현재 방위사업 관련 소송 중인 사건만 150여 건이 넘는다”면서 “검찰에 전문 수사조직이 생겼으니 종교 전담 재판부처럼 방위사업 전담 재판부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전문가 의견들이 제대로 수렴돼 정책에 반영된다면 방산업체가 정당한 이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또한 방산비리로 오해 받을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도 대부분 해소할 수 있어 억울하게 법정에 서는 사람들도 줄어들게 되며, 나아가 잘못 형성된 비리 프레임에서 벗어나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되살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
- 방위산업
-
[방산비리 프레임 진단] ⑤ ‘최저가 낙찰제’에 멍든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함정 건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