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2-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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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11 복합형 소총 사업, 감사원 감사 계기로 사업 정상화시켜야
    ▲ 5.56mm 소총탄과 20mm 공중폭발탄을 병행 사격할 수 있게 개발된 K-11 복합형 소총. [사진제공=국방과학연구소] 2013년 914정 육군부대 배치 후 결함 발생해 추가 양산 중단된 상태 제기된 결함 대부분 개선...문제점 확인보다 해결책 완전성 감사해야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K-11 복합형 소총 사업이 지난 3월 국회 국방위원회의 요구로 조만간 사업의 전 과정에 대해 감사원의 감사를 받을 예정이고, 그 결과에 따라 사업이 중단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시큐리티팩트가 복수의 전문가들을 취재한 바에 따르면 국방위의 ‘감사요구안’에서 지적한 당초의 결함들은 대부분 보완돼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지난 8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감사원의 감사는 K-11 복합형 소총 사업의 문제점을 확인하기보다 해결책이 완전한지 검토하는데 주력함으로써 명품무기가 될 수 있는 사업을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K-11은 5.56mm 소총탄과 20mm 공중폭발탄을 병행 사격할 수 있는 복합형 소총으로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해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 엄폐물 뒤에 숨어있는 적을 공격할 수 있는 K201유탄발사기(K2 소총에 장착)가 단발 사격이고 무게가 무거워 이를 대체할 용도로 관심을 끌었고, 10여 개국에서 관심을 보인 무기이기도 하다. K-11은 185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돼 2008년 개발이 완료됐고, 2010년 5월부터 1차 양산에 들어가 2013년 12월까지 914정이 육군 부대에 배치됐다. 그러나 총기폭발사고와 몇몇 결함들이 발생해 현재 사용하지 않고 창고에 보관 중이며, 결함을 개선하는 과정에 이런 저런 잡음이 발생해 추가 양산이 중단된 상태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사업 자체를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개발을 담당한 업체들은 결함이 대부분 개선돼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정확한 사실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대두됐다. 지난해 국정감사, 총기 기능상 문제 제기와 운용개념 달성 어렵다는 지적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K-11 복합형 소총에 대한 이슈가 여러 가지 제기됐고, 금년 3월 국회 국방위원회는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이슈들과 관련해 감사원에 K-11 복합형 소총 사업의 전력화 전 과정(소요제기∼양산단계)에 대한 감사를 요구하게 됐다. 국회 국방위원회의 ‘감사요구안’에 의하면, K-11은 총기폭발사고와 사격통제장치의 균열, 비정상 격발(악작용) 등이 발생해 이에 대한 개선안 마련과 기술 변경이 반복됐다. 이외에 중량 과다, 내충격성 미흡, 배터리 사용시간 제한, 엄폐 및 차폐된 적 제압 여부 등 소총 기능상 여러 문제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게다가 핵심 운용개념이 요구 성능과 시험평가 항목 및 기준에 반영되지 않아 양산돼도 운용개념을 달성할 수 없어 사업 중단이 타당하다는 문제까지 언급됐다. 이에 대해, 관련 업체들은 총기폭발사고와 사격통제장치 균열, 비정상 격발(악작용) 등의 결함사항은 2018년까지 모두 개선됐다고 주장한다. 총기폭발사고는 원인이 규명돼 완전히 보완됐고, 사격통제장치 균열도 관련기관의 설계 변경과 업체의 노력으로 소재의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이 완료됐다고 한다. 20mm 공중폭발탄의 악작용 또한 지금까지 4만여 발 사격시험 중 2018년에 단 2발이 발생해 일반 소총의 5.56mm 소총탄이 매년 6건 정도 발생하는 것과 비교하더라도 상당히 안정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사격통제장치 미세 균열은 피크 소재 한계 인정하고 해결책 찾아야 사격통제장치의 균열은 2014년 처음 발견돼 충격 영향을 최소화하는 공정 개선과 설계 변경 등의 조치가 이뤄졌고, 2016년 내구도 시험에서 30년간 사용량인 6,000발(20mm 750발 포함)을 사격 후 검사한 결과 미세균열이 발생했다. 이 상태에서 향후 20년 사용할 양인 4,000발(20mm 450발 포함)을 추가로 사격했음에도 안전성 문제는 없었다고 시험평가에 정통한 소식통은 전했다. 정횽용 전 국방과학연구소장은 지난해 12월 발간한 저서 ‘우리의 국방,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에서 “K-11의 사격통제장치 균열은 몸통을 만든 피크 소재(고기능성 플라스틱)가 원인”이라면서 “제작과정에서 공정 개선을 통해 미세균열을 줄일 수는 있으나 100% 없앨 수 없는 기술적 한계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격통제장치가 미세균열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라면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 등 다른 소재로 바꿔야 한다”면서 “이 경우 가성비가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피크 소재를 사용하려면 내구도 기준을 정하고 시험평가를 통해 검증한 후 전력화하면 된다”며 “피크 소재의 기술적 한계를 애써 외면하고 문제를 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터리 사용시간 제한, 내충격성 미흡, 국방규격 미반영 등 이슈 해법 찾아 한편, 중량 과다 주장에 대해 한 소총 전문가는 “군에서 K2 소총에 장착해 사용하는 K201 유탄발사기의 경우 약 5kg이나 열영상조준경이 장착되면 6kg인 K-11보다 오히려 더 무거워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내충격성 미흡에 관해서도 “중량을 줄이기 위해 굴곡부위를 적게 설계해서 발생한 문제로 2018년 설계를 보완해 개선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열상조준경의 배터리 사용시간 제한 주장은 배터리 수명이 8시간으로 선진국의 유사 장비와 비교할 때 대동소이하며, 개인휴대량(11개)이 소진되면 탄약처럼 후속 군수지원으로 해결할 사항이다. 엄폐 및 차폐된 적 제압 여부는 이미 20mm 공중폭발탄의 사거리 정확도 시험에서 그 기능이 충분히 확인된 상태라고 전해진다. 소총 기능상 문제 외에도 핵심 운용개념이 요구 성능과 시험평가 항목 및 기준에 반영되지 않아 양산되더라도 운용개념을 달성할 수 없다는 문제 제기와 관련, 업체 관계자들은 “운용개념 달성을 위한 국방규격은 모두 반영돼 있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보인다. 정부 및 업체 관계자에 의하면 “사격통제장치를 K-11 소총에 부착한 후 내구도 시험을 통해 충격에 견디는 능력인 내충격성을 확인하는 국방규격이 이미 정해져 있고, 엄폐 및 차폐된 적 제압을 위한 공중폭발탄의 사거리 정확도 시험도 국방규격에 반영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50여개 기업 참여해 장기간 추진한 사업...정부의 따뜻한 시선과 지원 필요 K-11 복합형 소총 사업은 체계 업체인 ‘S&T 모티브’ 외에도 50여개의 방산 중소기업이 참여해 장기간 추진해온 사업이다. 만일 이 사업이 현 상태에서 중단되면 수많은 업체들의 도산 및 경영 악화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들은 정부만 믿고 사업 정상화를 위해 많은 비용과 노력을 투입해 왔으며, 추가 양산을 위한 원자재 비축과 시설 투자도 이미 이뤄진 상태다. 따라서 관련업체들은 이번 감사원 감사가 그동안 자신들이 K-11을 개발하고 결함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노력한 결과를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인정받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K-11은 국제 전시회에서 10여 개국의 수입 의사도 타진하는 등 수출 가능성도 상당해 정부가 밀어주면 국산 명품무기로 발돋움할 수 있는 무기체계이기도 하다. 방산 전문가들은 “K-11 복합형 소총의 미래 가능성을 보고 정부가 해당 사업을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지원할 요소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감사원 감사가 문제를 지적하는데 주력하기보다 국익을 위해 사업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찾는 수단으로 작동돼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 방위산업
    2019-04-09
  • 서욱 신임 육군참모총장, 문재인 정부 군 인사 변화의 신호탄?
    ▲ 서욱 신임 육군참모총장(왼쪽)과 원인철 신임 공군참모총장. [사진제공=연합뉴스] 비육사 출신 중용했던 정부, 이번 대장급 인사에 군 내부 여론 반영한 듯 신임 해병대사령관에 연평도 포격 당시 대응사격 지시한 연평부대장 인선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8일 신임 육군참모총장에 육사 41기인 서욱 합참 작전본부장이, 신임 해병대사령관에 연평도 포격 당시 즉각 대응사격을 지시한 연평부대장 출신의 이승도 합참 전비태세검열단장이 각각 내정됐다. 이 같은 군 수뇌부 인선은 비육사 출신, 비주류 등을 기용하던 문재인 정부의 군 인사정책에 상당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초 육군총장으로 비육사 출신이 내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뒤집어졌을 뿐만 아니라, 기수 안배보다 능력 중심으로 해병대사령관 인선이 이루어진 것도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됐다. 국방부는 또 신임 공군참모총장에 공사 32기인 원인철 합참차장, 연합사 부사령관에 최병혁 육군 참모차장, 지상작전사령관에 남영신 군사안보지원사령관이 각각 내정돼 9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임명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육사 41기인 서욱 육군참모총장 내정자는 합참과 한미연합사령부에서 작전 분야 요직을 두루 거친 대표적 작전통이다. 전방부대 사단장과 군단장을 거쳤고, 한미연합사 작전처장 및 기획참모차장과 합참 작전부장 및 작전본부장을 역임했다. 당초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육사 39)의 후임으로 비육사 출신이 내정될 것이란 관측이 비중 있게 제기됐으나, 도약적 변혁을 추구하는 육군의 미래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하려면 연합 및 합동작전 능력을 구비한 정책통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공사 32기인 원인철 공군참모총장 내정자도 공군작전사령부와 합참의 작전부서를 두루 거친 공군 내 대표적 작전통이다. 제19전투비행단장을 거쳐 합참 연습훈련부장, 공군 참모차장, 공군 작전사령관, 합참 군사지원본부장, 합참차장 등을 역임했다. 연합사 부사령관에는 신임 육군총장의 동기인 최병혁 육군 참모차장이, 지상작전사령관에는 학군 23기인 남영신 군사안보지원사령관이 각각 대장 진급과 동시 보직된다. 이로 인해 5명의 육군 대장 직위는 합참의장을 배출한 학군 2명, 육사 2명, 3사 1명(제2작전사령관)이 포진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해병대사령관은 한 때 일각에서 차기 해군총장의 기수를 고려해 호남 출신인 조강래 1사단장을 유력하게 검토한다는 얘기도 있었으나, 한미연합사 연습처장과 합참 전비태세검열단장을 역임한 이승도 소장의 역량이 남다른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장급 인사와 관련, 군 안팎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실시한 장군 인사 가운데 가장 합리적인 판단으로 적임자를 선발했다는 여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동안 육사출신은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인사에서 배제돼 왔고, 이번 육군참모총장 인사에도 동일 원칙이 적용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정부가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서욱 신임 육군참모총장은 육사출신 배려라는 정부의 필요성뿐만 아니라 군내의 확고한 지지를 기반으로 육군 개혁 작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현역군인
    2019-04-08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27) '열혈사제'가 불러온 추억, 달콤한 불의와
    ▲ 각종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가운데 정의를 구현하는 드라마 ‘해치’와 ‘열혈사제” [동영상 캡처] 급속행군으로 지친 소대간 사격 측정, 부정한 초과탄 사용으로 '성적 조작' 유혹 동기 소대장은 초과탄 불허하는 '정의' 선택해 꼴찌 우리 소대는 '선택권'을 선임하사에게 일임, 아직도 스멀대는 부끄러움 달콤한 불의와 험난한 정의 사이의 고민은 현재진행형.....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칼럼니스트] 기업이나 부대에서 성과를 고양시키기 위해 CEO(최고경영자)나 지휘관들은 직원이나 부하들에게 선의의 경쟁을 유도한다. 하지만 최근 인기 드라마 ‘해치’, ‘닥터 프리즈너’나 ‘열혈사제’에서 보면 출세와 이익을 위해 권모술수와 불법을 서슴지 않고 행하는 모습도 적지않은 분노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택한다”라는 사관생도신조를 밤낮 외쳐되면서 갖 임관했던 야전 소대장에게도 실리와 명예의 갈림길에서 고민했던 추억이 있다. 나름대로 소대장으로 자리를 굳혀가던 시절, 상급부대에서 사단별로 1개 소대씩 지정하여 격동후 사격 측정한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대대장은 나를 호출하여 사단에서 우리 소대를 지정하였으니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남은 시간은 1주일밖에 없었다. 선임하사와 상의한 후 매일 10키로씩 뛰고 사격장에서 사격을 했다. 사격성적도 중요하지만 1시간 안에 전소대원이 낙오자 없이 들어와야 감점을 막을 수 있었기에 체력보강과 건강관리에 신경을 집중했다. 결국 잘 못 뛰는 일부병사들이 낙오할 것 같으면 건강한 병사들과 소대장, 선임하사가 각자 낙오할 병사들의 군장을 나누어 지고 같이 뛰기로 작전도 세웠다. 사격은 평소에 연습했기 때문에 10키로 완전군장 뜀걸음 후 호흡 조절에만 신경을 썼다. ▲ 야전군인들은 완전군장으로 10키로 뜀걸음후 격동후 사격측정을 한다. [사진제공=김희철] 측정 당일 각 사단 대표로 차출된 경쟁자중에 예비사단 소대장은 사관학교 동기였다. 오랜만에 만난 해후도 풀기 전에 통제관은 군장해체를 지시했고 내용물을 일일이 확인한 후, 출발장소에 집합시켜 정정당당한 평가와 수검자세를 강조 했다. 반가운 만남의 즐거움도 잠시,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예상대로 10키로 구보에서 낙오자가 발생하자, 나는 낙오병사의 군장까지 추가로 둘러메고 뛰었다. 내가 군장을 추가로 들어주자 비실대는 다른 소대원들에게도 선임하사와 분대장이 가세하였다. 빈 몸으로 뛰는 낙오자를 끌고 뛰는 것은 숨이 턱까지 차오르게 만들었지만 동기생과의 경쟁이라는 생각에 오기가 생겼다. 간신히 목적지에 최종 낙오자 없이 도착하자 난 기진맥진으로 퍼져버렸다. 군장을 벗고 잠시 숨고르기를 할 때 선임하사가 다가왔다. 마침 타 사단 측정 소대 선임하사들도 잘 아는 사이라 정보가 있다고 했다. GOP사단과 예비교육사단과의 경쟁이라 당연히 GOP사단 소대는 연습량이 부족했다. 그래서 인접 사단의 소대는 각개병사에게 초과탄을 몰래 분배하여 성적을 올리려고 하니 이대로 했다가는 우리 소대가 꼴찌할 수도 있다며 우리도 나누어 주자고 건의했다. 용납이 안되는 건의였다.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택한다” 라는 사관생도신조가 뇌리를 스쳐갔다. 나도 속물이 되어가는 단계로 접어든 것인가? 몰래 초과탄을 사용해 소속된 부대의 명예를 올릴 것인가? 아니면 나 개인의 정의로운 명분을 세우는 길을 갈 것인가?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통제관은 마이크로 휴식 끝 통보를 했고 소대원들은 모두 사선에 올라갔다. 잠시 망설이고 있는 사이에 사격 측정이 시작되었다. 약간의 휴식은 가졌지만 10키로 뛰고 온 상태이라 소대장이 직접 사격을 해봐도 표적에 명중률은 당연히 떨어졌다. 사격측정이 끝나고 성적을 발표했다. 다행히도 꼴찌는 면했다. 헌데 훈련을 많이 한 예비사단 소대가 GOP사단보다도 성적이 더 안 좋았다. 우승한 소대는 사기 왕성하게 군가를 부르며 승리의 쾌재를 불렀다. 우린 지친 몸으로 박수만 쳤다. 대대장도 아무 사고 없이 기본만 해준 우리 소대에게 “수고했다”고 격려 후 안전하게 복귀하라고 당부를 하였다. 우승을 못해서인지 돌아갈 때는 차를 지원해주지 않아 행군으로 부대에 복귀했다. 역시 부대 주둔지가 편했다. 복귀해서 군장을 원위치 시키고 총기 손질 후에 다시 정상 일과로 전환했다. 측정 후 며칠이 지났을 때 선임하사와 나는 측정간 노고를 위로하고자 저녁을 같이 했다. 그때 선임하사는 후일담을 이야기해 주었다. 인접 사단 소대는 초과탄을 많이 쏘아 일등을 했고, 정직하게 측정에 임한 예비 사단 소대장은 상급자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고 머리를 박박으로 밀고 반성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그는 자신은 정직하게 규정대로 했는데 질책한 상급자와 부정을 행한 타 사단이 문제가 있다고 항변도 했다고 한다. 혹시나 해서 “우리 소대도 초과탄으로 부정을 한 것이 아닌가?”라고 물었을 때, 선임하사는 미소만 지으며 “모른 척 하십시오”하고 대답을 회피했다. 필자는 그때 창피함과 고마움이 밀려왔다. 꼴찌한 동기소대장은 안일한 길보다 과감히 험난한 길을 선택했는데, 필자는 좀더 단호하게 못하게 말렸어야 하는데 나의 묵인하에 우리 소대도 부정을 행한 것이다. 반면에 나의 명분은 상실했지만 부대의 창피함은 피할 수 있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다. 드라마 ‘열혈신부’에서 부장검사, 구청장, 경찰서장, 국회의원이 한 통속이 되어 이익 창출을 위해 온갖 만행을 저지르고 이것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열혈신부의 모습을 보면서 부정으로 출세하는 속물들과 필자가 동일시 되는 자괴감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명예를 지킨 동기생에게 존경심도 떠올랐다. 당시 소대원들을 모아 놓고 구차한 변명을 했다. "우리 소대는 사단을 대표했기 때문에 초과탄을 쏘는 부정을 했지만 우리 소대자체 평가시에는 절대 부정은 안된다. 이번 측정을 거울삼아 좀 더 교육훈련에 매진하자"고 다짐을 했다. 끝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현재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교수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알에이치코리아, 2016)
    • 소통시대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
    2019-04-05
  • 문재인정부의 '국가사이버안보전략' 충전소 없는 수소차 전략과 유사
    ▲ 지난 3일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발간한 '국가사이버안보전략' 표지 일부. [사진제공=청와대] 국가 차원의 전략문서 발간 자체는 고무적 작업으로 평가돼 국정원 둘러싼 여·야간 대립으로 관련법 제정 국회에서 낮잠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증가하는 사이버안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이 분야의 정책 방향을 담은 '국가사이버안보전략'을 지난 3일 발간했다. 이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이 모두 채택하고 있는 국가 차원의 전략문서란 점에서 높게 평가되지만, 이를 작동시키는 관련법이 매번 야당의 반대로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마치 미래차 시장 경쟁이 가열되는 와중에 현대 자동차가 수소차 중점 육성을 선택했으나 정부 지원이 절실한 수소차 충전소가 거의 없어 우려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국가사이버안보전략'은 사이버안보 정책의 최상위 지침서로서 발간 즉시 일반에 공개됐다. 이 책자는 국·영문 통합본으로 제작돼 국내 주요 기관과 외국 정부 등에 배포되며, ITU 등 국제기구와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전문기관 홈페이지에 게시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국가안보실은 이 지침서가 "사이버위협 대응역량 강화, 정보보호 산업육성, 사이버안보 국제협력 강화 등에 대한 국가차원의 기본 방향을 제공하고 사이버안보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장기적 관점의 비전과 목표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보실은 "사이버안보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국민 우려를 해소하고 신뢰 기반의 사이버 안보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 국민 기본권과 사이버안보의 조화 ▲ 법치주의 기반 안보 활동 전개 ▲ 참여와 협력 수행체계 구축 등 3대 기본원칙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이버안보 강화를 위해 추진할 6대 전략과제로 ▲ 국가 핵심 인프라 안전성 제고 ▲ 사이버공격 대응 역량 고도화 ▲ 신뢰와 협력 기반 거버넌스 정립 ▲ 사이버보안 산업 성장기반 구축 ▲ 사이버보안 문화 정착 ▲ 사이버안보 국제협력 선도 등을 제시했다. '국가사이버안보전략'은 사이버안보에 관해 정부가 처음으로 내놓은 전략문서이다. 선진국들에 비해 너무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이런 문서가 발간된 것이 다행스럽다. 미국은 10년 전에 사이버안보 분야 전략문서를 발간했고, 일본도 5년 전에 나왔다. 사이버안보 전문가들은 "사이버안보를 위해 다뤄야할 모든 내용들이 총망라된 지침서로 제대로 시행되기를 바란다"면서 "사이버안보 환경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이 '수립 배경' 부분에 잘 정리된 듯하다"고 말했다. 국가안보실은 지침서의 '수립 배경'에서 "사이버공간의 취약성이 증대되고, 사이버위협이 심각하며, 국가 간 사이버안보 역량 경쟁이 심화되는데다, 사이버범죄로 인한 국민 피해가 일상화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시한 6대 전략과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2013년 7월에 나온 '국가사이버안보 종합대책'과 2015년 4월 '국가사이버안보 태세강화 종합대책'그리고 2019년 1월에 나온 민간부문 정부대책들을 총망라해 정리한 것이라고 말한다. 손영동 한양대 교수는 "국가가 어떤 시각으로 사이버안보를 바라보는지가 제일 중요하다"면서 "정부가 현상을 제대로 진단했고 전략목표와 과제도 좋으나 이를 시행하려면 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훈령인 '사이버안전관리규정'만으로는 한계가 많아 기본법 역할을 할 '사이버안보법(가칭)'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여·야 합의가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사이버안보법(가칭) 제정과 함께 통신기밀보호법 등 관련 법규를 개정하는 작업이 마땅히 뒤따라야 한다"면서 "국방부의 경우 '통합방위법'에 사이버공간과 사이버공격의 개념을 정의하고, 육·해·공으로 되어 있는 통합방위작전 관할구역에 사이버공간을 포함시켜 사이버작전의 근거도 확보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국가안보실의 컨트롤타워 역할도 대단히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기존 사이버안보비서관 직제를 폐지하고 타 직제와 통합해 사이버정보비서관으로 변경했다. 안보보다는 정보를 중시하겠다는 것처럼 읽혀져 당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는데, 이번에 지침서 발간으로 우려는 다소 줄어들었다. 하지만 법 제정이 관건이다. 정부는 '국가사이버안보전략'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6대 전략과제별로 범부처 차원의 국가 사이버안보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할 예정이다. 이 과제들은 실제로 각 부처가 이행하게 되는데, 관련법 제정이 되지 않으면 전략문서의 성공적 이행은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 사이버보안
    2019-04-04
  • 새 해병대사령관 인선 앞두고 조강래, 이승도 양파전 양상
    ▲ 전진구 해병대 사령관이 지난해 9월 29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68주년 서울수복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유력 후보군은 이승도 전비태세검열실장, 조강래 1사단장, 서헌원 2사단장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오는 12일 2년 임기를 끝으로 전역하는 전진구 해병대사령관(중장·해사 39기)의 후임으로 3명의 해병 소장이 거론되는 가운데, 차기 해병대사령관 인선 방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력 후보군은 해사 40기인 이승도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전 국방부 전비태세검열단장)과 해사 41기인 조강래 1사단장 및 서헌원 2사단장 등 3명이다. 일각에서는 차기 해군참모총장 인사를 고려해 좀 더 후배 기수를 기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번 해병대사령관은 임기를 마친 뒤 대장 진급의 가능성도 열려 있어 기수나 서열보다는 철저한 능력 본위 인사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 군 안팎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에서는 조강래 1사단장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분위기이나, 군 내부에서는 이승도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이 더 적임자란 시각도 만만치 않다. 기수 안배론은 현 전진구 사령관과 연결돼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이전인 2017년 4월 임명됐다. 그런데 2018년 7월 현 정부가 3개 기수를 건너뛰어 심승섭 해군참모총장(해사 39기)을 임명하면서 해군총장과 해병대사령관이 동기가 됐다. 동기가 상하 관계가 되어 8개월을 애매한 상태로 지냈고, 이런 경우가 향후 생기지 않으려면 40기보다 41기가 사령관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해병대 사령관을 결정하는 중요 이유가 자질과 능력보다는 기수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군은 기수보다 계급이 우선하는 계급사회이고, 군 장교들은 그런 생활에 익숙하여 동기든 후배든 계급이 높으면 복종하게 되어 있다. ‘기수 안배’ 보다 ‘능력 중심’ 인선돼야...사령관 마치고 대장 진급 길 열려 그런데 차기 해군총장이 어떻게 임명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해병대사령관 후보를 기수 기준으로 검토해 40기는 배제할 것 같은 얘기가 나온다. 이에 대해 3명뿐인 대상자 중에서 기수를 이유 삼아 경쟁력 있는 후보를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병대 사령관을 발탁하는 진정한 기준은 "미래를 내다보며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해병대를 만들 역량을 갖고 있느냐"이다. 그렇다면 대상자의 군 경력과 세평을 우선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또한 이번에 사령관으로 기용되는 인물은 대장으로 진급할 가능성도 있어 사령관 보직 종료 후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지난해 9월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2년 임기 후 전역하는 해병대사령관이 임기를 마친 뒤 전직이나 진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군 인사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연합·합동작전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해병대사령관을 다른 중장급 보직으로 임명하거나 대장급 직위로 진급시켜 군사력 증진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이 개정안이 지난달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의결됐다. 해병대사령관이 대장으로 진급할 길이 드디어 열린 것이다. 향후 해병대사령관은 합참의장 및 차장, 연합사부사령관 등에 발탁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관점에서 대상자들의 경력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강래, 합리적 의사결정과 강한 추진력 vs. 이승도, 육·해·공군 살펴본 넓은 안목 전남 곡성 출신의 조강래(해사 41기) 1사단장은 대통령실 안보정책담당관, 해병대사령부 전력기획처장, 6여단장(백령도), 합동참모본부 비서실장 등을 거쳤고, 충북 음성 출신의 서헌원 2사단장(해사 41기)은 해병대사령부 화력처장, 해병대 교육훈련단장, 해병대 부사령관 등을 지냈다. 강원 홍천 출신의 이승도(해사 40기) 전비태세검열실장은 해병대 연평부대장, 해병대 교육훈련단장, 연합사 연습처장, 해병대 부사령관 및 참모장 등을 역임했다. 대령이던 2010년 11월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당시 연평부대장으로서 13분 만에 K-9 자주포로 대응 사격을 지시하는 등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아낸 일화는 유명하다. 세 명의 경력만으로 비교할 때, 직접 전투를 지휘하여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행동으로 보여주고, 연합사 연습처장과 전비태세검열실장을 역임해 연합 및 합동작전에 전문성을 보유한 이승도 소장이 다소 앞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군 인사에 정통한 소식통은 “전비태세검열실장에 해병대 소장을 보직하는 이유는 타 군에 비해 경력이 미흡한 해병대 장군이 육·해·공군을 두루 살펴보고 안목을 넓힌 후 해병대사령관 직을 수행하라는 의미”라면서 “이 직책을 경험한 사람이 사령관을 해야 해병대가 유사시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의 세평을 들어보면, 조 소장은 합리적인 의사 결정과 강력한 업무 추진력이 장점이라고 한다. 서 소장도 업무에 치밀하고 전문성이 있으나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일 간부들과 등산 후 전방지역에서 낮술을 한 사실이 밝혀져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 이 소장은 자기 절제력이 뛰어나고, 부하들과 소통을 잘하는 외유내강형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평이다. 해병대 예비역들 “사령관 한 사람만 잘하면 된다”며 ‘청렴결백’ 등 주장 해병대 출신 예비역들은 “해병대는 사령관 한 사람만 잘하면 된다”는 조소 섞인 말을 한다. 그만큼 역대 사령관들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들은 사령관의 조건으로 ‘청렴결백’과 ‘통합의 리더십’을 제일 먼저 언급하면서 “해병대와 부하를 위해 자신을 던질 각오가 된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군 일각에서는 "해병대 대장 출신인 매티스 전 미 국방장관이나 로버트 넬러 현 미 해병대사령관처럼 자신의 영달보다 군의 미래와 나라의 안위를 위해 확고한 소신을 가진 진짜 군인이 해병대사령관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5일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평화를 만들어 가려면 더 강한 국방력이 필요하다”면서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군대가 되어야 하다”고 강조했다. 그 의미대로 이번 해병대사령관 인사 결과가 나타날지 지켜볼 일이다.
    • 현역군인
    2019-04-03
  • [뉴투 분석] ‘육사’ 저물고 ‘학군’시대, 합참의장 이어 육군참모총장도?
    ▲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된 과학기술포럼에서 ‘도약적 변혁을 위한 육군의 도전’을 주제로 강연하는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사진제공=육군] 정말로 50년 만에 비(非)육사 출신 육군참모총장이 나올까?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청와대가 오는 4월 단행되는 군 수뇌부 인사에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육사 39기) 후임에 비(非)육사 출신을 기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5일 문화일보는 군 인사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국방개혁 2.0의 핵심인 육군 개혁을 위해 비육사 출신 참모총장 기용 방침을 정하고 대상자를 물색해왔다”면서 “현재로선 김성진 국방대 총장(학군 22기)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성진 총장이 실제로 육군참모총장에 기용될 경우, 1969년 육사 1기인 서종철 제19대 참모총장 이후 50년 만에 ‘육사 출신 대물림 총장’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된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8월 첫 군 수뇌부 인사에서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을 국방장관에,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을 합참의장에 기용하면서 ‘육군 배제’ 원칙을 실행했다. 또 2018년 9월 인사에서도 정경두 합참의장을 국방장관에, 비육사 출신인 박한기 제2작전사령관(학군 21기)을 합참의장에 발탁해 육사 출신을 배제했다. 그런데 이번에 육군참모총장까지 비육사 출신을 발탁하겠다는 것으로 보여 진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이미 육사 41기에 해당하는 심승섭 중장(해사 39기)을 대장으로 진급시켜 해군참모총장에 임명했다. 따라서 후임 육군참모총장은 육사 41기급인 학군 22기 및 23기, 3사 20기 등이 대상자로 김성진 국방대 총장, 황인권 제2작전사령관(3사 20기·대장), 남영신 군사안보지원사령관(학군 23기) 등이 있다. 김 총장과 황 사령관은 임관년도로는 육사 40기급이지만 진급은 육사 출신보다 1년 늦게 관리됐기 때문에 41기급으로 본다. 그런데 이미 김 총장이 유력하다고 알려짐에 따라 비육사 출신 대상자 중 유일한 대장인 황 사령관은 참모총장 후보에서 배제되는 분위기다. 학군 출신 ‘박한기’ 이어 김성진(22기), 남영신(23기)도 대장 진급 가능성 만일 김 총장이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될 경우, 창군 이래 최초로 합참의장과 육군참모총장이 학군 출신으로 임명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게다가 남영신 군사안보지원사령관까지 대장 진급을 하면, 육군의 대장 보직 5개 중 3개를 학군 출신이 차지하게 된다. 반면 육사 출신의 경우, 육사 40기인 김운용 지상작전사령관과 김병주 연합사 부사령관(이상 대장)이 전역하게 되고, 합참작전본부장·육군참모차장·육군교육사령관 등 3성 장군의 주요 보직을 수행하고 있는 육사 41기 중장들(7명)은 단 1명만 대장 진급의 기회를 갖게 된다. 즉 대장 인사가 장군의 다수를 점유한 육사 출신은 소외되고, 소수인 학군 출신에게 과도히 편중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통상 대장 인사는 군의 최고 계급이어서 능력도 검증하지만 출신을 적절히 안배했고 지역도 고려하는 것이 그동안 관례였다. 또한 3성 장군에서 육군참모총장으로 직행할 경우 황인권 제2작전사령관(대장)보다 하급자가 갑자기 상급자가 되는 위계질서상의 혼란과 함께 경험 직위의 전문성 부족 등으로 인해 총장의 ‘영(令)’이 제대로 서지 않을 가능성도 대두된다. 대장 직위인 군사령관을 거치지 않고 참모총장으로 직행한 사례는 네 번 있었다. 첫 번째는 노무현 정부 말에 임명된 박흥렬 육군참모차장(육사 28기)이고, 두 번째는 이명박 정부 첫 총장인 임충빈 육군사관학교장(육사 29기)이었다. 세 번째는 한민구 육군참모차장(육사 31기)이며, 네 번째는 현 김용우 총장(육사 39기)이 합참전략기획본부장에서 임명됐다. 박 총장은 육군본부 인사 분야에서 다년간 근무한 인사 전문가로 참모차장을 하다가 총장에 임명돼 업무에 해박했다. 임 총장은 국방부 등 정책부서에 실무자로 근무한 경험이 많았고 청와대 국방비서관까지 역임했으며, 한 총장도 정책부서에서 많이 근무한데다 참모차장까지 했다. 김 총장 역시 합참의 요직에 근무하는 등 모두 정책통이었다. 비육사 출신 정책부서 경험 부족...‘육사 배제’ 보다 ‘강군’ 위한 적임자 택해야 즉 3성 장군에서 곧바로 육군참모총장이 되려면 국방부, 합참, 육군본부 등 정책 부서 근무경험이 상당히 있고 업무능력도 검증되어야 한다. 아무리 육사 출신이라도 정책부서 경험이 미미해 직무 수행에 어려움이 있으면 리더십에 영향을 받게 돼 임명이 어렵다. 그런데 비육사 출신은 상대적으로 정책부서 경험이 부족한 상태이다. 따라서 총장에 임명되더라도 상당기간 업무를 파악해야 하고 소신껏 업무를 추진하기 어렵다. 현재 육군은 김용우 참모총장이 미래를 내다보면서 과거 어떤 총장도 하지 못했던 ‘도약적 변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 일을 이어받아 계속 발전시키려면 후임 참모총장의 뛰어난 업무역량과 확고한 소신이 절실히 필요하다. 결국 후임 육군참모총장이 누구인가에 따라 미래 육군의 향배가 결정될 상황이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정치적 기준으로 부적합한 인물을 기용해 육군을 퇴보시킬지, 역량 있는 인물을 제대로 발탁해 육군이 ‘강군’으로 변모할지는 이번 대장 인사에 달려 있다. 안보 전문가들은 “정부가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북한의 비핵화를 강력한 힘으로 뒷받침할 정예화된 군대가 필요하다”면서 “육군을 싸울 수 있는 강한 군대로 만들 사람인지 아닌지가 육군참모총장 발탁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 현역군인
    2019-03-29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 (26) 상급자는 우리의 또다른 적인가..?
    ▲엄동설한의 추위와 졸림과 싸우며 GOP경계근무중인 초병. [사진제공=국방부] 청송감호소 이송 앞둔 연대장 교육은 그들의 '반항'으로 난장판 돼 흉악범죄자들이 떠나간 침상에서 발견된 소녀 기도상과 기도 문구, 깊은 슬픔 느껴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칼럼니스트] 손자병법 10.지형편의 ‘視卒如愛子故 可與之俱死(시졸여애자고 가여지구사)는 부하를 사랑하기를 자식과 같이함으로써 생사를 함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마전 2작전사령관을 지냈던 이철휘 대장(학군13기)은 ‘4방향 리더십’을 강조 했었다. 아래는 부하, 좌우 옆으로는 동료, 위로는 상관까지도 관리하는 리더십이다. 직업군인 뿐만 아니라 조직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부하에 대한 視卒如愛子(시졸여애자)도 중요하지만 상급자에 대한 진정한 충성심과 관리도 반드시 필요하다. 군생활시 GOP근무 경험했던 남자들은 회식자리에서 과거 경계근무 중 졸린 눈을 부릅뜨고 적 방향 감시보다는 후방으로부터 불시에 다가오는 순찰간부에 더 관심을 갖고 보초근무를 했다는 등 당시 상관의 흉을 안주삼아 소주 한잔 들이키는 경우를 종종 접한다. 하지만 “상급자는 우리의 잘못을 지적하고 혼내 주기만 하는 또다른 적이다?”라는 인식으로 초급장교시절을 시작했을 때, 선배의 따끔한 충고로 근무자세를 바꾸었고 그 덕에 오늘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부대는 야간에 그 날의 당직사관을 남겨두곤 다른 간부들은 퇴근한다. 당시에는 주번근무제로 월화수목요일 당직을 하면 금토일요일은 다른 간부가 담당을 했었다. 마침 대대장 이취임식 전날 필자가 당직근무로 야간 점호를 취하던 중이었다. 소대별로 각개 병사 건강상태와 취침 준비를 점검하던 중 중대행정병이 내게 다가와 대대장님이 중대 막사에 오셨다는 전달을 해주어 잠시 점호를 중단하고 행정반으로 갔다. 대대장은 이임식 전날이라 각중대를 사모님과 함께 돌아보고 계셨다. 난 지금 점호 중이라고 보고 드리고 다시 돌아가 점호를 계속 취했다. 생도시절 점호는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는 신성한 행사라고 귀따갑게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사실은 점호를 철저히 제대로 못한다는 지적을 받을까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점호를 마치고 중대 행정반에 돌아오니 대대장님은 복귀하셨고 인접부대의 사관학교 선배인 김형배대위(육사34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선배는 행정반의 병사들에게 잠깐 나가 있으라고 지시하시고는 나와 마주 앉았다. “김소위, 방금 대대장님은 이임 전날 그동안 지휘했던 부대에 애착이 있어 돌아보시는 것인데 자네는 상급자의 의도를 모르고 계속 점호를 하면 어떻게 하나?”하면서 “상급자는 무섭고 두려운 존재만은 아니다. 오히려 삼촌이나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상급자를 모셔야 한다네..”하고 충고를 해주었다. 돌이켜 보면 40년 가까운 군생활을 통해 모시던 상급자들의 조언과 도움이 없었으면 업무를 잘한다는 인정을 받거나 진급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부여된 임무가 어렵고 까다로워도 과거 모시던 상급자에게 조언과 협조를 부탁하고 추진하면 완벽히 추진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은 소대장 근무시절 인접부대 선배의 따끔한 충고 덕택에 근무자세가 바뀌며 가능했던 일이다. 비록 지금은 자주 뵙지 못하지만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점호 당일에 필자가 오히려 지적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대대장님을 모시고 함께 점호를 취하며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하는 식의 행사가 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후회 막급이다. 역시 상급자는 하급자를 지적을 통해 혼을 내며 가르치지만 하급자는 그 지적을 오히려 감사하며 한 발 더 앞으로 다가설 때 상하가 일치되며 上下同欲者勝(상하동욕자승)의 길에 이르는 첩경이 될 것이다. 끝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현재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교수
    • 소통시대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
    2019-03-29
  • [전역군인 인생 2막] (1) 강웅식 한국이집트발전협회(KEDA) 회장(하) 이집트와 소통하며 ‘사업 분야’ 다각화
    ▲ 지난해 11월 강웅식 회장(왼쪽 두 번째)이 학술 교류가 활발히 진행 중인 BUC 대학을 방문해 엘 칼라 BUC 총장(왼쪽 네 번째) 및 총리 출신의 아브라함 마흐렙 이집트 KEDA 명예회장(오른쪽 세 번째)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KEDA] 뉴스투데이는 군에서 장기간 복무 후 전역한 직업 군인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인생 2막’을 새롭게 펼쳐나가는 성공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전역 예정 장병들의 미래 설계는 물론 다른 직종에서 퇴직한 분들의 인생 후반부 준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역군인 인생 2막’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언청이 환자 수술, 인천대-BUC 간 학생 교환 등 다양한 자선봉사와 학술 교류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한국이집트발전협회(KEDA)는 2018년 11월 가난한 이집트 장애인 환자들을 위한 진료소 설립에 현지 콥트교 교황을 통해 2만 달러를 기부했다. 또 빈곤한 농가들이 재정적 자립을 할 수 있게 친환경 양계장 2개소를 설립하는 시범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이어 한국 최고의 언청이 수술 전문의인 정필훈 전 서울대 치과대학원장이 자신을 후원하는 단체의 예산으로 언청이 환자 21명을 무료 수술하는 행사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자선봉사 활동을 추진하였다. KEDA는 또한 학술문화 교류 활동으로 2018년 12월 인천대와 카이로 바드르(BUC) 대학 간 2 2 학생교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인천대와 BUC 대학에서 각각 2년씩 교육받으면 졸업 시 양 대학으로부터 복수학위를 받는 프로그램이다. 또 인천대 의과대학 일부를 BUC 대학에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또 BUC 대학 석좌교수로 위촉된 강 회장은 대학 내에 한국어과와 한국문화연구센터를 개설하기 위해 안철주 KEDA 수석부회장을 2018년 7월부터 BUC 장학생으로 아랍어과에서 수업 받게 하는 등 관련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 지난해 11월 정필훈 전 서울대 치과대학원장이 이집트 아인 샴스 치과대학에서 언청이 수술을 집도하고 환자의 상태를 살펴본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KEDA] 한국기업 선호도 높고 정부 분위기도 가장 우호적...비즈니스 성과 나오는 중 강 회장은 "이집트 정부는 산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외국 기업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반기고 있다"면서 "그중에서도 한국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무척 높아 엘시시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분위기가 역대 가장 우호적이다"고 말했다. 양국 산업 발전을 위해 KEDA가 지금까지 추진한 비즈니스도 서서히 성과가 나오고 있다. 2018년 11월 아랍산업화기구인 AOI(Arab Organization for industrialization)와 KEDA는 "상호 합작사업 시 각각을 창구로 한다"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AOI는 국방 및 민수물자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관장하는 기관으로 평시 이사회를 통해 중요 의사결정을 하는데, 이사회 회장은 이집트 대통령이며 국무총리, 국방장관, 외교부장관, 산자부장관, 투자부장관, 방산물자부(MOMP) 장관이 상임이사다. 이집트 방산협회(AOI)와 KEDA 간 MOU 체결..."상호 합작사업 창구로" "프로젝트 제안은 AOI에서, 기술은 한국에서, 자금은 아랍국가에서 제공한다"는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AOI와 KEDA의 MOU 체결식에 사우디 알나임 그룹의 회장과 AOI에 1조 달러를 투자한 바레인의 Albaraka Banking Group 대표도 참석했다. AOI를 통해 공급 시 관세 30%가 면제된다. 따라서 이집트는 물론 중동·아프리카에 수요가 많은 제품을 AOI를 통해 무관세로 공급한 후 수출하면 중국제품과도 가격 경쟁력이 있게 된다. ▲ 지난해 11월 AOI와 KEDA 간 MOU 체결식에서 강웅식 회장(오른쪽)이 서명하고 있다. [사진제공=KEDA] MOU 체결식에 참여한 6개 한국기업은 모두 AOI의 CEO와 각 기업별로 MOU를 체결했고, 이에 상응하는 후속조치를 진행 중이다. AOI와 MOU 체결로 KEDA의 모든 회원사는 향후 이집트는 물론 중동·아프리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독점적 권한을 갖게 됐다. 이집트, MENA 전초기지이자 유럽 허브로 16억 명 시장 진출할 교두보 MENA(아프리카·중동)의 전초기지이자 유럽의 허브인 이집트 정부가 투자 문호를 개방한 지금이 진출 적기라고 강조한 강 회장은 "이집트는 범아랍무역자유지대(GAFTA) 17개 회원국, 동남아프리카공동시장(COMESA) 19개 회원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있어 이 나라에 기반을 둔다는 것은 3개 대륙 16억 명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6월 엘시시 대통령은 탁월한 리더십으로 국민의 성원과 추앙을 받아 연임이 결정됐고, 현재 이집트가 IMF체제 하에 있지만 120억 달러의 IMF 자금을 4회에 걸쳐 벌써 절반이나 갚았다"고 소개하면서 "2017년에 세계 최대의 매장량을 가진 천연가스가 이집트 연안에서 발견되는 등 정부가 국민에게 제시한 비전이 마무리되는 2030년에는 세계 7대 강대국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강 회장, 한 달에 절반 이상 이집트 체류..."이집트인과 가족처럼 관계 맺어야" 강 회장의 향후 행보가 어디까지 어떻게 미칠지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다. 최근 강 회장은 한 달에 절반 이상을 이집트에 체류하며 회원(사)들과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현지 활동 사항을 공유하고 있다. 그는 평소 한국이집트발전협회의 정례 연찬회 등을 통해 250여 명의 정회원과 50여개 회원사 대표들에게 "이집트와 경제 교류에 앞서 이집트인들과 가족처럼 관계를 맺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지난해 11월 BUC 대학을 방문한 이희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자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한국경제 발전에 대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EDA] 자신보다 나라의 안위를 먼저 걱정하고 돈보다는 사람을 우선 생각하는 강 회장은 한번 맺은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겼고 그런 인생관이 점차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다. 과거 북한과 매우 친밀했던 이집트가 엘시시 대통령 취임 이후 2회에 걸친 한국 방문과 정상회담 등으로 친한(親韓) 국가로 변하고 있으니 말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역임한 이희범 KEDA 명예회장은 "강 회장은 진짜 애국자다. 강 회장의 활동을 보면서 한 나라를 상대로 꾸준히 사랑한다는 것이 진짜 중요한 일임을 실감하며, 돈보다 인간을 사랑하는 강 회장을 존경하게 된다"면서 "이집트가 한 때 세계 최대강국이었고, 6.25 참전국이란 사실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 전역군인
    2019-03-28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 (25) 연대전술훈련 평가서 '쉽게' 달성된 '남북통일'
    ▲ 연대전투단 훈련(RCT)평가시 산악침투하는 소대원들 [국방부 자료사진]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벗이 있어 먼 곳으로부터 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하냐)” 훈련중에 만난 옛 친구와의 해후, 적군 역할 맡은 소대장이지만 오랫만에 회포 풀어 훈련통제관, 규정위반이지만 "남북통일 됐다"면서 눈감아 줘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칼럼니스트] 논어(論語) 맨 첫장 학이(學而)편에 나오는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는 “벗이 있어 먼 곳으로부터 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하냐”라는 뜻이다. 일주일간의 RCT 중 화악산 방향으로 공격을 마치고 방어 국면으로 전환 되었을 때 우리 소대는 강원도 사창리에 있는 두류산 정상에서 급편방어를 하고 있었다. 화악산까지 공격했을 때 사모님들이 주둔지에 오셔서 전 대대원들에게 저녁을 제공해주었던 따뜻한 고마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부대는 철수 명령을 받고 가을비 내리는 야음을 이용하여 급하게 두류산으로 이동했다. 우의는 걸쳤지만 장거리 이동으로 옷은 모두 젖었고 늦가을 추위는 마치 엄동설한 처럼 피부를 파고 들었다. 뜬 눈으로 덜덜 떨면서 밤을 지새워 방어진지를 구축했다. 날이 밝자 동녁으로 떠오른 태양이 젖은 옷과 마음을 말리고 있는데 두류산 서쪽 하단부에 배치된 3소대장 박정수소위의 전화가 왔다. “김소위 방어진지 편성 완료됐냐? 그러면 3소대 진지쪽으로 순찰 와봐라…”하고 대답도 듣기 전에 전화를 끊어버렸다. 난 무슨 중대한 정보를 교환할 것이 있나해서 통신병과 함께 인접 3소대 협조점으로 내려갔다. 박소위는 나의 손을 잡으며 밤새 고생했는데 진전 정찰을 나가자고 제의했다. 쌍방훈련이기 때문에 상대인 11사단에서 정찰나온 팀을 체포했나? 하는 의구심은 있었지만 방어진지를 넘어 상대연대가 진출해왔을 수도 있는 능선까지 갔다. 마침 그곳은 양지녁에 무덤이 있어 햇볕이 따사하게 내리쬐는 곳이었다. 아니나 다를 까…무덤에 도착하자 숲속에서 11사단 정찰조가 튀어 나왔다. 상황이 묘해지려는 순간 “어..? 용호야..!”하고 반가운 나머지 훈련 평가중이라는 것을 까맣게 잊고 서로 포옹을 했다. 잠시후 무덤 주변으로 각 소대장의 통신병들로 사주경계를 시키고 적군 소대장과 잔디에 털썩 주저앉아 회포를 풀었다. 상대 연대에서 정찰나온 소대장은 마침 육사 동기생이었고 3소대장과는 대구 대륜고교 동창생이라 서로가 잘아는 친구들이었다. 우리 셋은 둘러앉아 건빵을 안주삼아 수통에 담겨있던 소주를 나누어 먹으며 그동안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해후의 기쁨도 잠깐 때마침 지나가던 훈련통제관에게 들키고 말았다. 통제관 완장을 찬 고참 소령이 피아가 다정하게 담소하는 희안한 광경을 목격하고 “귀관들 지금 뭐하고 있나?”하며 다가왔다. 당황한 우리는 “죄송합니다. 마침 정찰나온 적 소대장과 서로 잘아는 사이고 오랬만에 만나다 보니, 잠시 인사를 나누는 중이고 곧 제위치로 돌아가겠습니다.”하고 복장을 챙겨 일어섰다. 통제관은 살짝 웃으며 “못본 걸로 할 테니 빨리 정위치해서 훈련평가에 임하게..” 하고 돌아서면서 한마디를 남겼다. “적과 아군이 반갑게 만나는 모습을 보니 여기는 남북통일 되었구만 .. ㅎㅎ” 같은 한민족인 남북간 통일도 이처럼 쉽게 풀리길 기대해본다. 끝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현재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교수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알에이치코리아,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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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3-27
  • [최기일 칼럼]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방산원가의 불편한 진실
    ▲ 방산원가 산정 구성도. [자료제공=최기일 국방대 교수] 독·과점적 공급자인 방산업체, 독점적 수요자인 정부 주문으로 제품 생산 [시큐리티팩트=최기일 국방대 교수] 올해 국방예산 47조 원 가운데 무기체계를 구입하거나 개발하는 예산인 방위력개선비는 15조원으로서 이를 통해 대한민국 방위산업 시장의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또한, 국내 방위산업 수출 규모는 31억불로 세계 15위권이며, 기술 수준은 세계 9위권에 이르러 우수한 기술력을 토대로 방산업체들은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국가 방위산업을 이해하는데 민간의 시장논리를 단순 적용하여 접근하기는 무리가 있다. 방위산업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특수한 분야로서 독점(獨占)적 수요자인 정부와 소수의 과점(寡占) 형태 또는 독점적 공급자인 방산업체로 구성되며, 일반시장에서 유통되지 않는 특수한 사양의 제품을 정부의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공급한다. 방산비리 진단 시 방산원가의 특성과 본질에 대한 진지한 접근 했을지 의문 이로 인해 방산물자 계약은 대부분 경쟁보다 수의계약 및 개산계약 위주로 이루어져 실제 발생하는 원가자료를 근거로 협상에 의해 계약금액을 결정한다. 따라서 정교한 원가계산이 매우 중요하며, 방산원가는 군이 수요자인 각종 무기체계의 구매가격을 결정해주는 역할과 기능을 수행한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에 급파된 구조함인 통영함의 수중음파탐지기(SONA) 납품 비리를 발단으로 이른바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위산업 비리)’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이후 주요 무기체계 획득사업에서 각종 비리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정부 합동수사단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방산비리 수사와 감사가 진행됐다. 필자는 이를 대한민국 방위산업 45년의 역사 속에 기록될 ‘방위산업 암흑기’이자 ‘방위산업 흑역사’라고도 표현한다. 이러한 방산비리의 주요 원인과 유형 중 반복 지적되고 있는 방산원가 부정과 관련해 문제점을 제대로 진단 및 분석한 경우가 얼마나 될까? 방위산업의 특수성과 방위사업 업무추진 절차 및 과정을 이해하고, 방산원가의 특성과 본질에 대한 진지한 접근, 심도 있는 고민이 과연 있었을지 의문이 든다. 방위산업은 민간 영역과 달라 원가가 절감되면 업체의 매출과 이윤 감소돼 먼저, 방산원가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과 방향에 대해 짚고 싶다. 방산원가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방위사업 특성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면서 접근하지 않으면 원가 자체에 매몰되어 왜곡된 판단을 하게 된다. 즉 방위산업의 특수성을 제대로 알고 다가가야 비로소 방산원가의 문제와 원인을 올바로 파악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민간영역에서 원가는 절감 대상으로 인식된다. 원가 절감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달성하고 이윤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산영역에서는 원가가 절감되면 업체의 매출과 이윤이 감소하는 일종의 ‘역진성’이 발생한다. 따라서 방산업체는 원가 절감에 대한 하등의 동기 유인이 없는 상태에서 원가를 절감해야 하는 모순된 상황에 직면한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는 기업의 이윤 창출을 보장하지만, 방위산업의 현실은 기업의 이윤 추구를 비리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윤 창출을 통해 영속성을 추구하는 것이 기업의 속성이므로 이윤이 없으면 기업은 유지될 수 없다. 방위산업도 마찬가지인데, 정부는 유독 방산업체에게만 가혹하리만큼 과도한 규제와 애국심을 요구하는 것 같다. 방산업체, 정부 요구로 만든 제품의 원가조차 온전히 보전 받지 못하는 현실 방산업체가 이윤 창출은 고사하고 정부의 주문으로 생산한 제품의 원가조차 온전히 보전 받지 못하는 현실은 아무도 말 못하는 방산업계의 속사정이다. 방산원가 산정의 첫 단계이자 중요한 과정이 바로 ‘시부인 과정’을 거쳐 원가성과 비원가성 항목으로 원가를 구분하는 절차다. 제품 생산과정에 소요된 비용 중 직접적 인과관계와 기여도 등을 다각적으로 평가해 제조원가를 산정한다. 이 과정에서 방산업체가 비원가성 항목에 대한 비용을 원가로 인정받지 못하면 결국 ‘매몰비용(Sunk Cost)’으로 처리하게 된다. 정부로부터 원가성 항목으로 인정받은 금액도 예정가격 산정절차로서 예가율을 적용해 통상 -3% 이내에서 임의 조정된다. 즉, 정부가 실제 발생비용을 보상한다는 대전제와 현실은 상당한 괴리가 존재한다. 더욱이 예가율이 적용된 예정가격은 계약 및 협상단계에서 계약 사정율을 적용하여 계약담당공무원의 직권으로 -1% 이내에서 강제 삭감돼 계약금액으로 결정된다. 그러면, 실제 발생비용을 원가로 보상 받지 못한 방산업체가 진정 애국심만으로 기업의 주머니에서 제조비용을 일방적으로 모두 부담할까? 당연히 의구심이 들며, 이 부분에서 일종의 ‘풍선효과(Balloon Effect)’ 또는 방산원가 ‘ABC’ 같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다는 미심쩍은 생각도 든다. 방산원가와 관련해 정부와 방산업계 간 법적 쟁점이 됐던 이슈 많아 그동안 방산원가와 관련해 정부와 방산업계 간에 법적 쟁점이 됐던 이슈는 많았다. 앞서 방산원가 ‘ABC’처럼 A급, B급, C급 원가자료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법리적으로는 원가를 영업비밀로서 ‘사외비(Confidential)’로 간주해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했다. 방산원가 풍선효과 같은 과도한 이윤 추구에 대해서도 ‘위험 감수(Risk Taking)’ 대가라는 측면에서 법원이 인정한 판례가 있었다. 최근에는 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사례들이 늘어나 방산원가에 대한 여러 가지 법 해석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체계업체와 협력업체 간 발생하는 협력업체 원가검증과 관련해 민법 제391조에 따른 ‘이행보조자’ 책임 쟁점이 최대 화두다. 또 방산수출 증대에 따라 국내 납품가와 해외 수출가 괴리에 대한 인식 차이, 방산업체 회계 처리기준 적용 문제, 행정상 처분성 유효 여부, 방산업체 인증 관련 소급 및 제재조항 일사부재리 견해 충돌 등 수많은 방산원가 관련 송무 및 송사 문제가 산적해있다. 경쟁적 대화에 의한 계약 새롭게 시행...상생과 협업 위한 BATNA 필요 이와 같이 방산원가에 지나치게 의존해 구매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에서 탈피할 수 있는 효과적인 계약 형태가 신설돼 주목된다. 작년 12월 4일,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3조의 3항에 근거하여 기획재정부 「계약예규」 제417호에서 ‘경쟁적 대화에 의한 계약체결 기준’이 마련됐다. 기존 ‘협상에 의한 계약’의 진보된 형태로서 ‘경쟁적 대화에 의한 계약’ 제도가 새롭게 시행된 것이다. 동 제도는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 혁신적인 제품의 개발과 구매를 위해 최적의 제안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방식으로 입찰가격보다 제안기술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첨단 무기체계 소요 관련 방위사업 분야에 최적화된 계약방법으로 보여 진다. 방위사업청 원가회계검증단의 목표는 ‘정확한 원가 산정’이 아닌 ‘적정한 원가 산정’이다. 적정가격의 사전적 정의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합치점이다. 협상 전문용어인 ‘배트나(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는 가장 좋은 조건의 협상이 결렬되었을 때 자신이 가진 최선의 대안이자 최후의 마지노선을 뜻하는데, 궁극적으로 상호 Win-Win을 도모한다. 바로 지금이 정부와 방산업계 간 상생과 협업을 위한 BATNA가 필요한 시점이다.
    • 방위산업
    201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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