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3-21(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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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철의 Crisis M] 미·중 패권경쟁 속에서 필요한 지혜는 '모호한 전략'
    ▲ 지난 10일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이 주최한 열린 제5차 KIMA FORUM에서 우정엽 세종연 미주센터장이 주제 발표하는 모습 [사진=김희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 심층 분석하여 우리 대응 전략을 발표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보의 ‘린치핀(Linchpin, 핵심축)’ 미중간 딜레마로 한국은 연루(Entrapment)와 방기(Abandonment)의 위험에 노출돼 외교 노력으로 미국과의 인식차이 좁히고, 우리 입장을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컬럼니스트] 지난 10일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주최로 ‘미·중 패권경쟁과 한국 안보 구축방향’ 에 대해 이상의(전 합참의장), 선영제(전 전쟁기념사업회장), 박정이, 이홍기(전 군사령관), 정연봉(전 육군참모차장), 김춘수 장군들과 교수, 안보전문가, 국회보좌관, 국방부, 각군본부 실무자 등 60여명이 참석하여 ‘제5차 한국군사문제연구원 포럼(KIMA FORUM)’이 개최됐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원장 오창환(예비역 공군중장)의 환영사로 시작하여 이윤규(기획홍보실장) 박사의 사회로 진행된 포럼은 우정엽 박사(세종연 미주센터장)가 주제발표를 하고 김열수(안보전략실장), 홍규덕(전 국방개혁 실장), 손한별(국방대교수), 황재호(외국어대 교수) 박사들이 토론을 하였다. 우정엽 박사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안보’란 주제로 지난 6월 1일 발간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IPSR)’를 심층 분석하여 30분간 발표하였다. 오바마 1기 때만 하더라도 미국은 ‘판다 안아주기(Panda hugger)’로 표현되는 중국에 대한 유화적 접근이 지배적이었다. 오바마 2기에는 중국의 계속되는 불투명함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어 이른바 ‘용의 목베기(Dragon slayer)’라고 하는 대중 강경책이 공감대를 얻기 시작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역조가 미국 쇄락의 원인이라고 보았고 대중 강경책이 기어가는 과정을 마감하고 걸어가기 위해 일어서기 시작했다. 해리스 주한 미대사의 최근 언급대로 인도· 태평양 전략 및 반(反) 화웨이 전선 동참 요구 등이 그 과정의 결과물로 이해된다. 우리 정부는 2017년 11월 한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편입할 필요 없다는 거부의사를 밝힌데 이어 5G 통신은 안보와 무관하다며 미국이 추구하는 목표에 거부하는 입장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지난 6월30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 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간 조화로운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 국무부 역시 트럼프 대통령 방한 설명 자료를 배포하며 “한미 정상은 강력한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보의 ‘린치핀(Linchpin, 핵심축)’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미국이 한미동맹을 인도· 태평양전략의 린치핀으로 공개적으로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우정엽 박사는 70쪽 분량의 인도· 태평양전략보고서가 용두사미식이라며 인도양의 내용이 부족하고 안보 보다는 무역에 중점을 두고 있고 동맹의 역할, 즉 추구하는 목표지점이 불확실하며 모호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인도· 태평양 지역의 현재 및 미래의 안보태세를 살펴보면 현재 인도· 태평양전략사령부는 2000대의 항공기와 200대의 군함 및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고 37만명 이상의 전투병, 수병, 해병, 항공대원, 행정인력, 계약인력 등을 가지고 있다. 물론 미군이 가장 많이 집중되어 파견된 곳은 일본과 한국이다. 반면에 중국은 1993년 '국가안전법'을 필두로 '사이버보안법' 및 '해외 NGO법안' 등을 제정하였다. 이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낳게 하였고 이러한 우려가 미국 전략 중심에 있게 만들었다. 이런 부정적 인식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중국을 경쟁상대(Competition)로 보다는 대결상대(Confrontation)로 보는 경향이 강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상황은 결국 동맹국간에 발생하는 딜레마로 연루(Entrapment)와 방기 (Abandonment)로의 위험을 제시하였다. 그 예로 북한의 미사일발사, 미 사드배치 등은 한국이 결국 인도· 태평양전략에 연루(Entrapment)되게 만들어 중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미국은 ‘인도· 태평양전략’에서 한국을 북한 관련 한가지로 국한해 배제하면서도 ‘신남방정책’으로 한정시켜 일본, 호주, 인도 등과 비교되게 만들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긴밀한 외교관계 유지이다. 섣부른 판단으로 ‘비참여 혹은 거부’ 의사를 밝히는 것보다 부단한 외교 노력으로 미국과의 인식 차이를 좁히고 우리의 이익을 해치지 않도록 우리 입장을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한미동맹을 축으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 태평양전략(FOIP)'추진해야 ‘투키티데스 함정’ 에서 벗어나 중국의 장기전에 대해 ‘모호한 전략’ 유지해야 이어 패널로 참가한 김열수(육사33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미국은 전방위적 차원에서 중국을 압박하고 중국은 4차 산업혁명인 5G통신을 선도하면서 장기· 지구전 구사로 장차 패권국가가 될 것을 확신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투키티데스의 함정(1등이 2등을 좌초시키는 경우)’을 극복하고 ‘모호한 전략’보다는 한미동맹을 축으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 태평양전략(FOIP)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번째로 홍규덕(전 국방개혁 실장)교수는 주제발표자의 의견과는 달리 ‘인도· 태평양전략 보고서’에 동맹의 역할이 제시되어 있으며 일본이 제일의 파트너이고 뒤이어 문재인 정부의 참여 의지 표명에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만 두가지 문제가 있는데 첫째는 북한 문제의 시급한 해결이 물론 중요하지만 북한 이후에 대한 로드맵을 구성하는 장기전략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둘째로 정부가 북한의 동시적 단계적 비핵화 과정을 수용하고 접근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안전과 핵 억제에 대한 전략을 어떻게 유지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 즉 '한반도를 넘어 지역과 세계를 무대'로 동맹을 활용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상상력을 동원하고 기본의 관행에서 탈피하는 지혜와 결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 전문가인 황재호(외국어대 교수) 박사는 우리가 80년대 말부터 아시아태평양시대에 살았지만 이제는 인도태평양(인태)시대에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인태는 중국 국력이 아태를 넘어섰음을 상징하며 미국이 아태로는 중국 견제가 역부족임을 자인한 것이다. 중국은 2010년 경제규모에서 일본을 제치고 2013년 일대일로와 AIB를 통해 신경제질서, CICA에서 아시아안보는 아시아인이 결정해야 한다는 신안전관을 주창하며 ‘신안보질서’ 수립의지를 보였다. 그리고 2049년 ‘중국몽’을 실현해 세계 초강대국 달성 목표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First America)와 맞서는 기존 질서 혼란 상황이 된 것이다. 중국은 중국몽 실현을 위해 지구전 및 장기전으로 버티면 승산이 있다고 확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는 생존을 위해 어느 편에도 쏠리지 않는 ‘모호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패널들의 한국의 안보 구축 방향에 대한 의견은 한미동맹을 강조한 미국의 ‘인도· 태평양전략’에 적극 참여와 미국도 중국도 아닌 ‘모호한 전략’으로 양분되었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새로운 위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사진제공=연합뉴스]ⓒ그래픽=뉴스투데이 원로선배의 ‘천하수안 망전필위(天下雖安 忘戰必危)’는 노마지지(老馬之智)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화해무드는 조성되는 듯 했지만 북한 비핵화는 좀더 멀어진 양상이 되어 북의 비대칭 위협은 가중되고 있다. 중국은 미·중패권 경쟁하에서 일대일로 전략 구현을 위해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국내적으로는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떨어져 G20중에서도 바닥을 치고 있다. 어쩌면 국내외적으로 심각한 위기로 한걸음 다가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통령훈령인 ‘국가위기관리 기본 지침’에 위기관리단계는 예방-대비-대응-복구의 4단계로 명시되어 있다. 국회의원을 지냈던 어느 예비역 장성은 국가위기관리 양태를 3가지로 분류하여 현상황을 매우 걱정하였다. 첫째가 ‘국가위기관리 기본 지침’에 위기관리단계대로 징후목록을 분석하여 위기를 식별하고 철저한 예방 및 대비를 통해 위기의 피해를 최소화 시키는 것이다. 둘째는 징후분석을 잘못하여 위기를 인식 못하고 예방과 대비를 못하는 것이며, 셋째는 징후분석을 통해 위기를 식별했으나 타목적을 위해 위기가 아니라고 부정하며 예방 및 대비를 하지않는 양태라고 말했다. 제 2차 세계대전이후 약 150개국이 독립을 하였다. 그중 대한민국은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독립한 국가중 G20에 가입한 유일한 국가이며 어느 순간 세계 10대 경제대국안에도 포함되었고 K-POP은 세계를 제패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역사상 가장 문명이 뛰어나 '삼국지연의', '수호전' 등의 명작들과 포청천의 신화들을 기록한 송나라는 자신들보다 몇배 이상 가난하고 약한 나라들에게 시달리다가 결국 패망했다.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의 병법가 ‘사마양저’가 저작한 병법 ‘사마법’에 나오는 명언 ‘천하수안 망전필위(天下雖安 忘戰必危:천하가 평안하더라도 전쟁을 잊으면 위태롭다)’가 새삼 가슴을 후벼 파고 들어온다.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현재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교수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알에이치코리아, 2016)
    • 외교안보정책
    2019-07-12
  • [유니콘 보안] (1) 엠엘소프트의 Tgate SDP, 디지털 노마드 시대의 보안 해결사
    ▲ 엠엘소프트 이무성(오른쪽 위쪽) 대표. [자료제공=엠엘소프트 / 그래픽=뉴스투데이] '유니콘(Unicon)'은 신화 속에서 등장하는 ‘이마에 뿔이 하나 달린 말’을 뜻하는데, 최근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 되며 큰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뉴스투데이는 사이버보안 분야에서도 이와 같은 유망 기업이 나오길 바라면서 훌륭한 기술력을 가진 중견·중소기업의 신제품을 소개하는 ‘유니콘 보안’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외부에서 내부망과 안전한 연결 어려워...VPN 사용하나 취약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현대인은 언제 어디서나 노트북, 스마트폰 등 휴대용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업무를 수행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 내부 업무망에 접속하려면 인터넷을 이용한 연결이 필요하다. 이 경우 해킹을 막을 수 있는 각별한 보안이 요구되는데, 그러한 고민을 일거에 해결한 제품이 엠엘소프트의 ‘Tgate SDP’이다. 지금까지 정부기관과 주요 기업들은 해외나 외부에서 내부망에 접속할 때 인터넷 상에 가상사설망(VPN, Virtual Private Network)을 만들어 사용했다. 그러나 VPN은 인터넷에 먼저 연결된 후 인증을 받는 ‘선 접속 후 인증’ 방식이어서, 인터넷 연결 과정에 해커가 침투하면 서버가 노출되어 보안 취약성이 존재했다. Tgate SDP, ‘선 인증 후 접속’ 방식으로 해킹 원천적으로 차단 'Tgate SDP'는 VPN의 보안 취약성을 해결하기 위해 ‘선 인증 후 접속’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단말기가 인증을 받기 위해 인터넷에 연결될 때 해커가 침투해도 서버는 물론 인증용 컴퓨터조차 볼 수 없다. 서버는 인증이 완료되고 단말기 접속이 허용된 이후에야 볼 수 있다. 따라서 해킹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외부에서 안전하게 내부망을 사용할 수 있다. 이무성 엠엘소프트 대표는 뉴스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올해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석하기 위해 스페인으로 가는 루프트한자 여객기 안에서 WiFi망 이용료를 지불하고, 스마트폰에 깔린 ‘Tgate SDP’ 앱을 통해 회사 내부망과 연결해 업무를 했다”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이무성 대표, 스페인 가는 비행기에서 회사 내부망과 연결해 업무 그는 “사용법이 쉽고 합리적인 가격의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엠엘소프트의 목표”라며 “향후 모바일, 사물인터넷(IoT), 드론, 자율자동차에 이르는 다양한 기기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통제할 수 있는 보안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해외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Tgate SDP'를 만든 엠엘소프트는 1995년 설립 이래 컴퓨터 시스템의 총비용을 의미하는 TCO(Total Cost of Ownership) 개념을 한국에 소개하고 ‘데스크탑 통합관리 솔루션’ 시장을 이끌어 왔으며, 2006년부터는 줄곧 네트워크 접근제어(NAC, Network Access Control) 시스템을 개발해온 회사이다. NAC는 네트워크에 접속하려는 단말기들을 보안 정책에 따라 허용하거나 차단하는 시스템으로서, 조직의 내부망을 보호하는데 꼭 필요한 보안 장비다. 엠엘소프트의 NAC 제품은 전국적으로 네트워크 규모가 크고 단말기 수요가 많은 정부기관, 금융권, 군, 대기업, 병원 및 학교 등에 판매되어 인기리에 사용 중이다. 미 국방부가 사용한 방식인 SDP에 NAC를 세계 최초로 결합 SDP(Software Defined Perimeter)는 ‘소프트웨어로 정의된 경계’란 의미로 인터넷 등 외부 망에서 내부망을 접속할 때 인증 과정에서 해커가 서버를 볼 수 없게 만드는 보안 솔루션이다. 미 국방부가 전 세계에 파견된 미군을 대상으로 인터넷 기반의 안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사용했던 방식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해낸 기술이다. 엠엘소프트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SDP 기술을 이전 받은 후 자사의 차세대 NAC 제품인 ‘Tgate’와 통합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SDP와 NAC를 결합한 ‘Tgate SDP’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사용자 ID를 중심으로 설계된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으로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9’에서 첫 선을 보였다.
    • 사이버보안
    2019-07-12
  • [김희철의 전쟁이야기](5) 국군 17연대, '화령장 전투' 승리로 낙동강 방어선 구축
    ▲ 상주시 상현리에 위치한 ‘화령장지구전적비’와 이 전투에서 대승을 거뒀던 국군17연대 부대기 [사진 =동영상 캡쳐]북한군 15사단, 7월 10일 음성을 점령 후 계속 남진 국군 17연대, 상주 화령장에서 북한군 2개연대 괴멸시켜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컬럼 니스트] 김일성의 인민군은 1950년 6월 25일 불법남침을 시작했다. 9월 인천상륙작전까지 7~8월 무더위 속에 남한 전역은 피바다가 되었다. 한편, 북한군이 6월 28일 서울마저 점령하자 미국은 일본에 주둔하던 미 제8군에 소속된 제24보병사단을 우선 한국으로 파병했다. 한국군과 미군은 ‘평택-충주-울진’을 잇는 방어선에서 북한군의 진격을 막으려 했는데, ‘안성-평택’ 방어선이 무너지면서 미군은 금강 남쪽 지역으로 후퇴했다. 국군도 소백산맥의 ‘이화령-조령-죽령’ 지역으로 물러났다. 그러자 육군본부는 ‘문경-함창-상주’로 이어지는 지역에 방어선을 구축하기 위해 7월 12일 함창에서 제6사단과 제8사단 병력을 중심으로 제2군단을 창설했다. 제1군단에 소속되어 청주에서 북한군과 싸우고 있던 국군 제17연대(인천상륙작전 참가)도 제2군단으로 소속이 바뀌었으며, 제6사단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기 위해 함창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교통의 중심지인 화령장에서 유엔군 방어의 성패를 결정하는 기습결전 시도 후송된 백인엽 대령을 대신해 김희준 중령이 지휘 맡아 '대승' 거둬 부지휘관의 중요성 재인식 계기 돼 화령장은 경상북도 상주 북부인 화서면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보은과 괴산에서 상주로 연결되는 교통의 중심지이다. 임진왜란시에는 정기룡 장군이 의병을 조직하여 용화동 전투에서 승리하고 상주성도 탈환했던 국난극복의 현장이자 충절의 고향이기도 하다. 북한군 제2군단은 음성∼괴산 방면으로 남하한 제15사단을 상주 점령 목표로 화령장에 투입하였다. 북한군 제15사단은 동락리 전투에서 국군 6사단의 기습으로 괴멸된 예하 48연대를 재편성하여 7월 10일 음성을 점령한 후 보은 및 괴산∼상주 방면으로 계속 남하하였다. 부상을 당해 후송된 백인엽 대령 대신 부대를 지휘하여 함창으로 향하던 국군 제17연대의 부연대장 김희준 중령은 7월 17일 북한군이 괴산에서 상주로 향하는 도로를 따라 갈령을 넘어 화령장 방면으로 진격해오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는 곧 선두로 화령장 지역에 도착해 있던 1개 대대 병력으로 공격을 준비했다. 그리고 그날 밤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갈령 아래 하송리와 상곡리 일대에 주둔지를 편성하고 있던 북한군 제15사단 제48연대 병력을 기습공격하여 250여 명을 사살하고 30여 명을 생포하는 큰 전과를 거두었다. ▲ ‘화령장지구전투 상황도’와 17연대가 북한군 포로를 심문하는 모습 [사진 =동영상 캡쳐] 다음날인 7월 19일 제17연대장 김희준 중령은 북한군 제45연대가 후속하여 화령장으로 접근하는 것을 포로의 노획문서를 통해 알았다. 이에 제17연대장은 화령초등학교에 대기 중이던 제2대대를 봉황산으로 진출시켜 봉황산(741m) 너머 상주시 화남면 동관리의 갈령과 장자동 일대에 진지를 구축하고 매복시켰다. 예비인 제3대대는 제2대대 좌측인 장자동으로 이동하였다. 7월 20일 갈령을 넘어오는 북한군 제45연대 병력에게 오전부터 시작된 공격은 오후 2시까지 치열하게 전개되어 제2대대는 북한군 350여 명을 사살하고 26명을 생포하는 전과를 올렸다. 북한군 제15사단은 예하인 제45연대가 동관리의 갈령 일대에서 기습을 받고 큰 타격을 입자, 동관리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하였다. 이에 따라 국군 제17연대장은 북한군이 전면공세를 취할 경우 이를 막아내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군단사령부에 지원을 요청하였다. 북한군 전면공세를 17연대가 긴급 투입된 1사단과 함께 격퇴 군단에서는 제1사단을 화령장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7월 22일 오전 화령장으로 이동한 제1사단은 예하 11, 12, 13연대 3개 연대를 화령장 부근에 전개한 후 갈령 고개 북방으로 북한군을 격퇴하기로 하였다. 7월 23일과 24일 제11연대는 갈령 부근에서 북한군을 공격했고, 23∼25일 제12연대는 장자동 부근에서 북한군과 격전을 치뤄 결국 북한군을 격퇴하였다. 국군 제1사단과 제17연대가 화령장 부근에서 북한군 제15사단과 일주일 넘도록 교전을 벌이고 있던 7월 24일, 작전지역을 미군에 인계하고 안동으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받음으로써 화령장 전투는 끝났다. 북한군 전선사령부의 '대구 조기진출 계획' 좌절시키고 인천상륙작전 참가 북한군은 상주 화령장 전투에서 예하 제15사단의 2개 연대가 괴멸되는 참패를 당했고, 병력과 장비의 대부분을 상실하였으며 북한군의 진격이 1주일 이상 지연되었다. 이 패전으로 북한군 15사단은 해체됐고 사단장 박성철은 인책, 해임당했다고 한다. 이 전투는 소백산맥의 험준한 지형을 뚫고 상주를 점령한 후 일거에 대구로 진출하려는 북한군 전선사령부의 계획을 좌절 시켰을 뿐만 아니라 국군과 유엔군이 방어 체계를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 의미 있는 전투이다. 특히 국군 제17연대(김희준 중령)는 이 전투에서 600여명 이상의 북한군을 사살하고 1천여 점의 북한군 병기를 노획하는 큰 전과를 올렸다. 이러한 공으로 연대 장병 모두가 1계급 특진의 포상을 받았다. 또한 국군17연대(수도사단장을 하던 백인엽 대령이 연대장으로 재임명 됨)는 2개월 뒤인 9월,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하여 서울 수복에 혁혁한 공을 세운다.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현재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교수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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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7-12
  • 행안부, 사이버공격 자동 학습하는 ‘지능형 보안시스템’ 내년까지 구축
    ▲ 지난 10일 개최된 ‘국제 정보보호 컨퍼런스’에서 행안부 과장이 ‘행정 분야 정보보호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한경 기자 정보보호 컨퍼런스 '정책' 트랙, 5개 정부부처 세부 정책 방향 발표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 10일 ‘2019 정보보호의 날’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개최된 ‘국제 정보보호 컨퍼런스’에서 정부부처의 정보보호 정책 방향이 자세히 발표됐다. 특히 행안부가 ‘차세대 지능형 보안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혀 획기적 변화가 예상된다.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진로상담회, 연구개발 성과물 및 제품 전시회, 블록체인 콘퍼런스, 개인정보보호 교육 등 다채로운 행사들과 함께 열린 정보보호 컨퍼런스는 총 3개 트랙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5G 시대의 융합보안 기술’을 주제로 미국·일본·에스토니아 기관에서 발표하는 글로벌 트랙과 ‘5G 시대의 정보보호 정책 방향’을 주제로 과기정통부·행안부·방송통신위·국정원·산업부 등에서 발표하는 정책 트랙 그리고 산·학·연이 발표하는 개인정보보호 트랙 등이다. 이 가운데 특히 정책 트랙에서 행안부·과기정통부·국정원·산자부·방통위 등 정부부처 과장급들이 정보보호 정책 방향을 자세하게 발표하고 질문도 받아 주목을 끌었다. 행정안전부는 발표에서 “사이버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부처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과 광주센터가, 지자체는 한국지역정보개발원과 17개 시·도 보안관제센터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향후 2021년까지 신·변종 공격을 자동 학습해 스스로 탐지·차단하는 차세대 지능형 보안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정보보호 정책 방향과 관련, “전자정부 서비스 개발보안을 확대하고, 차별화된 보안관리를 위해 정보시스템 등급제를 추진하며, 행안부가 관리하는 102개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의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자정부 서비스의 인증절차를 편리하게 개선하고, 정보보호 조직 보강과 인력의 전문성을 제고하는 조치들도 시행된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안전하고 경쟁력 있는 5G 융합 서비스 환경 조성을 위한 ‘융합보안 강화 방안’에 대해 발표하면서 스마트공장,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디지털 헬스케어, 실감콘텐츠 등 5대 핵심서비스를 대상으로 3가지 전략과 세부 과제 위주로 설명했다. 먼저 ‘융합서비스 보안 강화 기반 조성’을 위해 보안모델을 개발하고, 참여형 시험공간인 리빙랩을 구축하며, 선도기술 개발과 핵심인력을 양성한다. ‘융합보안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기술·제품 개발과 시장진출을 지원하며, 시큐리티 허브도 조성한다. 또 ‘융합보안 제도 정비’를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제도 개선도 이뤄진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은 발표를 통해 “국가 정보통신망의 보안수준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 정보보안 기본지침’과 관련 분야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지자체 전산망 보안을 강화하며, 정보시스템 관리체계 등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주요 정보통신기반시설의 보안 환경을 개선하고 사이버공격 대응 역량도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산하기관의 정보통신기반시설을 사이버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사이버안전센터’의 활동과 주요 성과를 소개했다. 특히 취약점 모의해킹, 해킹메일 대응 훈련, 기반시설 취약점 분석·평가, 취약기관 컨설팅 등 사이버공격 예방 활동과 함께 정보보안 최고관리자과정 및 전문 교육과정 운영, 사이버공격 대응 훈련 등 교육·훈련 활동을 설명했다. 또한 중장기 발전전략 및 신재생 에너지 보안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보안관제 프로세스를 고도화했으며 공공기관 대상 사이버보안 경진대회도 개최하는 등 지난해 사이버위기 대응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한 성과도 발표했다. 이외에도 방송통신위원회가 ‘온라인 개인정보보호 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했고, 우정사업본부만 유일하게 ‘개방형 OS를 활용한 클라우드 기반 인터넷 망분리 구축 사례’란 주제로 정책이 아닌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정책 트랙 참석자 대부분은 “한 자리에서 정부부처별 정보보호 정책방향을 모두 들을 수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자리였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가끔 마련되면 좋겠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 사이버보안
    2019-07-11
  • 문 대통령, "2022년까지 정보보호 예산 8485억 원 투입하고 1만개 일자리 창출"
    ▲ 우리나라 정보보호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정보보호 유공자들이 훈장 및 표창을 받은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한경 기자]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나라 넘어 가장 안전하게 다루는 나라 돼야" "세계 최고의 사이버 안보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게 힘 모아 달라"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부터 2022년까지 정보보호 관련 예산 8485억 원을 투입할 것과 정보보호 시장을 14조 원 규모로 확대하고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2019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에서 서면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정보보호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땀이 결실을 맺도록 언제나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이제 데이터를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를 넘어 데이터를 가장 안전하게 다루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면서 "정보보호는 4차 산업혁명의 성공과 데이터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버팀목"이라고 말했다. 또 "역대 정부 최초로 ‘국가사이버안보전략’을 발간한 이유도 정보보호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사이버 보안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해 사이버 위협을 사전에 탐지하고 대응하는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생활과 밀접한 사물인터넷 기기의 상시적인 안전점검체계를 구축하고, 현재 7곳인 지역정보보호지원센터를 내년까지 10개소로 확대해 사이버 안전 수준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보보호 산업 육성을 강조하면서 "정보보호 인증제품을 공공구매 수의계약 대상에 포함하고, 보안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신제품 개발과 상용화, 해외 진출까지 원스톱 지원을 확대·강화할 것"이라며 "각 분야별 필요한 보안 모델을 개발, 보급하고 정부의 8대 혁신성장 선도사업의 설계부터 실행에 이르기까지 보안을 필수화하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인프라를 보호하기 위해 "올해부터 2022년까지 정보보호 관련 예산 8485억 원을 투입할 것"이라며 "정보보호 시장을 14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국민 모두가 4차 산업혁명의 성과를 골고루 누리며,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의 사이버 안보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정보보호에 힘써온 산·학·연 전문가와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행사는 '5G 초연결시대 정보보호'라는 주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행정안전부·국가정보원·방송통신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주관했다. 박춘식 아주대 교수가 녹조근정훈장을, 조영철 파이오링크 대표와 이성권 수산아이앤티 대표가 산업포장을 받는 등 우리나라 정보보호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정보보호 유공자 13명에 대한 정부 훈·포상도 수여됐다. 기념식 이후 오후부터 국제 정보보호 컨퍼런스, 진로상담회, 연구개발 성과물 및 제품 전시회, 블록체인 콘퍼런스, 개인정보보호 교육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함께 열려 성황을 이뤘다. 국제 정보보호 컨퍼런스는 '5G 시대의 융합보안 기술'을 주제로 미국·일본·에스토니아 기관에서 발표하는 글로벌 트랙과 '5G 시대의 정보보호 정책 방향'을 주제로 과기정통부·행안부·방송통신위·국정원·산업부 등에서 발표하는 정책 트랙 그리고 산·학·연이 발표하는 개인정보보호 트랙으로 나눠 심도 깊게 진행됐다.
    • 사이버보안
    2019-07-11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39) GOP후방매복조에게 포박당한 '소대장'
    ▲ GOP매복작전 투입전에 즉각조치 야간사격 훈련중인 국군장병 모습 [사진출처=국방부] GOP 지역에서는 음주 불허, 소대원들과의 약속 때문에 딜레마에 빠져 규정을 어긴 대가로 수색대대 매복조에게 포박당하는 수모 겪어 포박과 맞바꾼 소대원과의 술자리는 잊을 수 없는 기쁨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칼럼니스트] GOP 소대장으로 근무할 때 일이다. GP경계근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비무장지역(DMZ) 수색 매복 작전소대로 임무를 교대했지만 소대원들은 필자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소대는 비록 GP에서 철수했으나 DMZ수색과 매복작전을 담당하는 부대이고, 소대 주둔지는 GOP지역이라서 사실 그 곳에서도 음주는 허용되지 않았다. 그래도 GP에서의 완벽한 임무 수행을 위해 소대원들에게 금주를 지시했었다. GP철수 후 음주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GP철수 다음날은 작업이 없어서 약속대로 저녁 회식을 허락했다. 취사병은 신이 나서 저녁과 함께 회식준비를 하고 소대원들도 그동안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들떠 있었다. 헌데 술이 문제였다. 마침 부대에서 약 1시간 떨어진 민통선 안에 ‘민촌’과 ‘재건촌’이라 불리는 민간인들이 거주하는 마을이 있는데 그 곳에서는 직접 담근 밀주를 팔고 있었다. 그 날 오후 똑똑한 선임병 등 2명에게 돈을 주고 술을 사오라고 심부름을 보냈다. 돌아올 시간이 지나면서 서산에 해가 기울고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본부에 알아보니 심부름 나간 이동로 상에서 수색대대의 GOP후방 매복이 계획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점점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혹시 심부름 갔던 병사들이 매복조에 걸려 붙잡힌 것은 아닌가..? 무슨 사고가 생긴 것은 아닌가? 온갖 생각에 방에만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결국 마을에서 소대로 들어오는 이동로 방향으로 마중을 나갔다. 약 20분 정도 내려왔는데 매복조를 만났다. 갑자기 능선 위에서 “손들어..!”하는 것이었다. 예상했던 대로였다. 필자는 “수고한다. 요 바로 위에 있는 작전 소대장인데 심부름 나간 병사들 찾으러 나왔다”하고 이야기 했지만 막무가내였다. 소총을 장전하는 ‘철컥’소리도 들렸다. “엎드려.. 움직이면 쏜다”라고 매복조는 은밀하게 외치며 미동도 안했다. 반복되는 압박에 결국 필자는 엎드렸다. 매복조 일부가 능성에서 내려와 엎드린 필자를 포박했다. 폭박된 추레닝 복장의 필자를 매복 조장인 선임하사가 다가와 확인했다. “죄송합니다. 매복 중이라 확인 전까지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라며 양해를 구했다. 마침 그날 매복조 소대는 수색대대에 근무하는 육사동기의 소대원들이었다. 창피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원래 일몰 후에 GOP지역에서는 이동이 금지되어 있었다. 규정을 어긴 것은 필자였기 때문이었다. 그들에게 “근무 잘하고 있다”라는 칭찬과 격려만 하면서 “복귀 후 육사 동기인 소대장에게 안부 전해달라”는 말과 함께 “혹시 심부름 나간 병사들을 발견하면 안전하게 통과시켜 달라”는 부탁을 하고 그대로 복귀할 수밖에 없었다. 부대 막사로 돌아오는 길에 심부름 나간 병사들이 나처럼 또 포박당하는 수모를 겪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소대막사에 도착하자 오히려 소대원들이 나를 걱정하고 있었고 심부름 갔던 병사들은 이미 복귀하여 회식 준비에 웃음 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들은 이미 매복지점을 인식하고 우회하여 돌아와 있었다. 필자는 폭박 당한 수모에 대해 일체 입을 닫고 씁쓸한 미소를 띄며 소대원들의 기분을 맞춰주었다. GP에서 소대원들과 약속을 할 때에도 원래의 규정을 준수하도록 했어야 했을 것 같다는 후회도 물밀 듯 밀려왔다. 계속되는 휴식과 무료함은 또다른 스트레스와 더 안일한 휴식을 요구하게 된다. 그러나 힘들고 어렵게 수준 높은 임무를 수행했을 때의 성취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희열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그 임무완수 후 갖는 휴식은 일상의 휴식보다 더 큰 안식을 가져온다. 당시 어렵게 마련한 소대원들과의 술자리는 필자의 군생활 중 가장 즐거운 회식이었다. 다음날 수색대대 매복조 소대장인 동기에게서 전화가 왔다. “야, 너 포박 당했다며…?” 하고는 너털 웃음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들려왔다. 필자는 전화한 동기의 소대원들이 근무를 철저하게 잘했다는 칭찬 밖에 할 수 없었고 같이 한바탕 크게 웃었다. 그 웃음소리에 포박의 수치도 모두 묻히며. 하나로 똘똘 뭉친 우리 소대원들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현재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교수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알에이치코리아, 2016)
    • 소통시대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
    2019-07-11
  • 북한 소형목선 사건 군 관련자 문책 두고 ‘타당성’ 논란
    ▲ 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과 박한기 합참의장이 지난 3일 오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제8군단장 보직해임 등 조치 해상·해안 경계작전 실정 무시 지적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국방부가 지난 3일 북한 소형목선 삼척항 입항 사건과 관련해 제8군단장 보직해임 등의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한국군의 해상·해안 경계작전 실정을 무시한 조치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축소·은폐 의혹은 없다고 결론짓는 반면 해상·해안 경계태세 문제에 따른 문책 조치를 발표했다. 최병환 국무1차장은 “평시 해안경계태세 유지의 과실이 식별된 제8군단장을 보직 해임하고 통합방위태세 유지에 과오가 식별된 제23사단장과 제1함대사령관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한다”고 밝혔다. 동해 NLL 200마일 넘어 울릉도 동북방 돌아오면 발견 못해 이와 관련, 해군작전사령관을 역임한 한 예비역 해군제독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동해 북방한계선(NLL)은 200마일이 넘는데, 해군은 연안으로부터 50∼70마일을 겨우 2∼3척의 함정으로 커버한다”면서 “이번처럼 울릉도 동북방으로 돌아오면 해군 함정이 발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군의 담당구역 안으로 들어와도 NLL을 넘는 순간에 우리 함정이나 해상초계기가 포착하지 못하면, 우리 어선과 중국 어선(수십∼수백 척)들에 뒤섞여 레이더로는 분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즉 해상 경계작전은 정규전에 대비해 적의 함정이나 잠수함에 대응하도록 맞춰진 것이지 소형 목선까지 찾아내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육군 해안감시레이더, 북한 목선과 우리 어선 구별 불가능 육군의 해안 경계작전도 핵심 장비는 해안감시레이더인데, 이것 또한 함정 레이더와 같이 북한 목선과 우리 어선을 구별할 수 없다고 한다. 지능형 영상감시시스템(IVS)은 구별이 가능하나 운용요원이 경험이 없으면 이번처럼 목선이 삼척항으로 진입하는 장면을 보고 낚시배로 판단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서 해경과 제23사단 간에 일부 협조가 미흡한 부분과 군부대 내부에서 보고가 제 때 이루어지지 않은 등 사소한 문제들은 있었지만 경계근무자들이 태만했거나 제 역할을 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 것은 거의 없어 보인다. 지난달 17일 최초 브리핑 시 국방부가 “조사 결과, 해상·해안 경계작전에 문제가 없었다”고 발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군이 정치·사회적 비판 대상으로 전락하며 희생양 만들어져 그럼에도 군사 문제가 정치 문제로 비화되면서 사실은 사라지고 군이 정치·사회적 비판의 대상으로 전락해 희생양이 만들어진다. 다수의 예비역 장성 및 장교들은 “NLL 전체를 지킬 수 있는 해상 전력이 없고 해안 경계작전도 한계가 많은데, 무조건 현장 지휘관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축소·은폐 의혹은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면서 자기만 살기 위해 현장 지휘관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류제승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예비역 육군 중장)은 “본래 군사 활동에는 무수한 마찰요인이 내재돼 ‘무결점’ 달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사회의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
    • 현역군인
    2019-07-05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38) 트럼프와 김정은도 못들어간 DMZ천연폭포 속 '일탈의 추억'
    ▲ 군견을 앞세워 DMZ 지뢰밭을 수색하는 모습 [사진출처=국방부] 트럼프와 김정은도 구경 못한 진짜 DMZ의 이야기는 아직도 귓가에 6·25남침전쟁 이후 인적 끊긴 DMZ지역, 격전의 잔해인 철모, 실탄 등이 즐비 DMZ의 천연 계곡물에 몰래 몸을 담그기, 그 '시원했던' 일탈의 추억 화공작전으로 녹은 지뢰 밟은 사고 발생, 인명 피해 없었지만 아찔했던 순간 DMZ소대장은 어떤 상황하에서도 '임무 완수'가 중요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칼럼니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달 30일 역사적인 DMZ(비무장지대)회동을 단행했다. 역사는 이처럼 의표를 찌르는 돌발행동을 통해 이뤄진다고 한다. 그러나 말이 DMZ이지, 북미정상이 실제로 50여분 동안 회담을 가진 곳은 판문점 남측 지역인 '자유의 집'이다. DMZ깊숙한 곳의 비경은 구경조차 못했다. 트럼프와 김정은도 구경못한 DMZ 이야기가 아직도 귓가에 소근거리는 듯 하다. 필자는 GP경계근무를 마치고 DMZ 수색 매복 작전소대로 임무를 교대했다. DMZ 작전이 있는 날에는 점심을 일찍 먹고 소대 막사에서 1차 군장검사와 즉각조치 사격을 한 뒤 GOP통문으로 이동한다. 통문 앞에서 2차 군장검사를 하며 소총에 실탄을 장전할 때 ‘철컥’거리는 소리는 유난히도 크게 들리며 다시 한번 더 긴장하게 만든다. GOP통문 소대장이 투입인원을 확인한 뒤 통문이 ‘끼익’하고 열리면 선두 경계조는 먼저 투입해 통로를 정찰한다. 경계조의 수화 신호가 오면 본대와 후미경계조는 통로로 들어선다. 지뢰밭 DMZ안으로 수색조가 모두 들어오면 GOP통문이 닫히는 또 한번의 ‘철컥’소리는 온 몸에 소름을 돋게 만들며 망망대해 안개바다에 표류하는 조난배가 된 기분이다. 그때부터는 모든 작전이 소대장 책임으로 이루어 진다. 태양열이 작열하는 폭염에 두꺼운 방탄복은 온몸에서 땀을 쏟아내게 하지만 지열이 더 뜨거워 온몸이 터질 지경이다. 게다가 비탈길 경사를 오를 때에는 탈진 일보직전이다. 그래도 “간첩잡아 영웅되자”라는 구호를 외치고 투입되어서 인지 모두들 바짝 긴장하며 혹시 침투하여 은거하며 기습 사격을 해올 수 있다는 가능성에 눈빛은 빛났다. 사실 2년 전에도 소대 작전 구역인 442고지에서 적과 조우하여 1명을 사살한 경우도 있었기에 더욱 주변을 살폈다. 소대의 책임지역은 우리 소대만이 담당한다. 아무도 그 지역을 들어올 수 없다. 그래서 통로에 실장애물을 설치했다. 매번 수색시마다 선두는 실장애물이 끊어졌나 확인하며 통과를 했고 이상시에는 수화신호를 보내 각별히 주변을 살폈다. 동물이 지나가다 끊어질 수도 있고 진짜 공비가 침투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소대 작전 책임지역내의 남대천은 DMZ군사분계선을 따라 북에서 내려온다. 남대천은 6·25남침전쟁 이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곳곳이 지뢰밭이다. 함부로 들어가면 잠자던 지뢰가 숨을 쉬며 언제든지 폭발하여 인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 수색작전을 하며 DMZ를 돌아보면 6·25남침전쟁의 잔해들이 널려있다. 총알이 관통해버린 녹쓴 철모, 쏘다 남은 M1소총탄들과 탄띠, 수류탄, 그리고 철조망…. 치열했던 격전의 순간들이 그려진다. 반면 민가였던 곳에서는 평화롭게 살았던 집터와 맷돌 조각들이 “민족상잔의 비극이 되풀이 되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 작전소대장으로 DMZ 지뢰밭을 누비던 시절 수색조와 자연수에 목욕 후 기념 촬영모습 [사진=김희철] 능선을 넘어 계곡으로 들어서자 DMZ 계곡 물소리가 폭염에 지친 몸을 달래준다. 나무 그늘을 통과할 때의 시원한 바람은 마치 에덴동산에 온 기분이었다. 그때 후미 경계를 책임지며 따라오던 분대장이 건의를 했다. “소대장님, 잠깐 휴식하시죠? 소대원들이 더위에 지쳐있습니다.” 필자도 더위를 먹어 답답했는데 분대장의 건의를 허락하고 계곡 시냇물가에 앉았다. 바로 앞에는 작은 천연폭포가 있었고 바로 밑에는 작은 호수같은 물덩이가 있었다. 기왕에 휴식을 할 바에는 화끈하게 쉬게 해줄 생각으로 경계병을 배치하고 소대원들에게 시원한 자연수에서 목욕까지 허용했다. 군화를 벗고 아무도 찾지 않았던 DMZ자연수에 발을 담그자 오히려 발이 얼 것 같이 시원했다. 경계병도 교대시켜 전원이 목욕을 한 후 다시 수색작전에 임했다. 통문 방향으로 복귀하기 위해 시냇물을 건너는 중 이었다. 맨 후미에서 실장애물을 재설치하며 따라오던 분대장이 급하게 보고했다. 얕은 시내를 통과할 때는 주로 돌만 밟고 지나간다. 헌데 전 소대원이 밟고 지나간 조그마한 돌이 바로 폭풍지뢰였다. 봄이 되면 울창한 숲 때문에 시야가 가려지기 때문에 북한 민경초소에서는 북풍이 불어올 때 화공작전을 한다. DMZ에 불을 질러 숲을 태워 시야를 확보하려는 목적이었다. 우리 쪽은 남쪽 군사시설이 피해 입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맞불도 놓는다. 덕분에 산양 등 천연기념물들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어 안타깝기도 하다. 그 화공작전으로 플라스틱 지뢰가 열기에 녹아 뇌관부근이 딱딱하게 굳어져 마치 돌처럼 보였던 것이었다.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뇌관이 녹은 지뢰는 폭발하지 않는다. 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수색작전을 계속 했다. 혹시 침투하여 은거하며 기습 사격을 해올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적을 찾기 위해…… 이 길은 내가 가야하는 길. 나에게 실패나 성공은 중요하지 않다. 필자를 믿고 따르는 소대원들의 두 눈은 나를 보고있고, 필자는 그들의 생명을 책임지는 소대장이라는 것이 더 중요했다. 그리고 나에게는 오직 나의 임무를 완수하는 것만이 남아 있었다.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현재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교수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알에이치코리아,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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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7-05
  • [김희철의 전쟁이야기](4) '조종사의 날'을 만든 한국판 가미가제, 고(故) 이근석 장군
    ▲ 공군 11전투비행단소속으로 6·25 전쟁당시 장렬히 산화한 고(故) 이근석 장군 동상에 헌화한 뒤 거수경례를 하는 前 공군군수사령관 윤우(공사28기) 장군 모습 [사진 제공=공군군수사령부] 추모해야 할 전쟁 영웅인 '한국판 가미가제' 고(故) 이근석 장군 1950년 7월 3일 F-51 무스탕 전투기 첫 출격에서 산화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컬럼 니스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판문점 회동이 트럼프 대통령의 제의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1953년 정전협정 이후 66년 만에 조·미 두 나라 최고 수뇌분들께서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에서 서로 손을 마주 잡고 역사적인 악수를 하는 놀라운 현실이 펼쳐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앞으로도 긴밀히 연계해나가며 조선반도 비핵화와 조미관계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나가기 위한 생산적인 대화들을 재개하고 적극 추진해나가기로 합의하셨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북미 정상회담으로 인한 긍정적인 남북 대화와 화해 협력도 좋지만 69년 전 동족상잔의 비극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7월이 되면 꼭 기억하고 추모해야 할 전쟁 영웅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6·25 남침 전쟁 중이던 1950년 7월 3일 경기도 수원부근 상공, 왼쪽 날개에 불이 붙은 대한민국 공군 전투기 F-51 무스탕 한 대가 연기를 내뿜으며 북한군 탱크 20여대가 있는 무리로 돌진하는 한국판 가미가제가 있었다. “3번기 도로 좌방 탄약차량 공격, 건투를 빈다! ...” 대공포 맞자 북한 전차 부대 한 복판으로 뛰어들어 공군은 11년 전 7월 3일을 '조종사의 날'로 정해 고(故) 이근석 장군(공군준장 1917. 1.17 ~ 1950. 7.3)은 평양보고를 졸업하고 17세에 일본 구마가아 비행학교에서 조종술을 배웠다. 담당 교관이 ‘비행술의 천재’라고 할 만큼 재능이 뛰어났다. 광복 후에는 한국 공군 창설에 힘을 쏟았다. 1948년 조선경비 사관학교 1기 간부후보생으로 졸업한 뒤 육군소위로 임관했다. 육군 항공기지 사령부에서 비행단장으로 근무한 뒤 육군대령으로 진급했다. 당시 한국군에는 연락기와 정찰기 30여 대만 보유하고 전투기는 없었다. 군 당국은 이 항공기로는 남하하는 북한군의 T-34 전차를 막을 수 없다 판단하고 6월 26일 이근석 대령을 포함한 10여 명의 조종사를 일본 이다쓰케 기지에 급파해 미공군으로부터 F-51 무스탕 전투기를 인수받게 했다. 체계적인 교육 훈련도 받지 못한 10여 명의 조종사들은 10대의 F-51 무스탕 전투기를 직접 조종해 현해탄을 건너오게 됐으며, 이것이 우리나라 첫 공군 전투기 조종의 시작이었다. 남침해 온 북한군에 맞서 싸울 전투기가 없는 상황에서도 우리 조종사들은 경비행기 22대를 총동원해 초저고도로 비행하며 포탄을 손으로 투하해 전투를 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북한군의 서울진입을 24시간 동안이나 지연시키는 성과도 거뒀다. 급박한 전쟁 상황 때문에 이근석대령을 포함한 이들은 도착 다음 날인 7월 3일 북한의 남침을 막기 위해 도입한 F-51 무스탕 전투기의 첫 출격을 감행했다. 하지만 이 첫 비행에서 이근석 대령은 안타깝게도 적의 대공포를 맞았다. 순간적인 대공포에 엔진이 명중되자 탈출하기는커녕 적군 전차부대 한 복판으로 돌진해서 비행기와 함께 산화했다. 이근석은 “3번기 왼쪽 탄약차량 공격, 건투를 빈다”는 마지막 명령을 내린 뒤 이같은 희생적 공격을 함으로써 첫 전투기 조종사 전사자로 기록되게 됐다. 이 대령에겐 후에 최고의 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이 내려지게 됐으며 공군은 2008년 7월 3일 전투기 첫 출격을 기념해 이날을 ‘조종사의 날’로 선포했다. 지금도 고 이근석 준장의 고귀한 희생정신과 용기를 기리기 위해 정기적으로 대구에 있는 이장군 동상에서 7월 기일을 전후해 추모식을 열고 있다. 공군의장대원 군악대 50여명이 군악을 울리고 한국항공 소년단 30여명도 동상 앞에서 경례를 한다. 공군군수사령관 등 현역 공군장군들도 매년 참가한다. 대구 비행장은 이장군이 생전 마지막으로 출격한 곳이기도 하다. 우리 군의 후배와 일부 국민들은 고 이근식 준장을 추모하는 행사를 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 부패 척결의 마지막 표적으로 군이 활용되고, 과거 군사정권에 대한 좋지 않은 경험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군의 소중함을 잊고 지내고 있다. 미국 시민들이 군을 아끼는 마음에 비하면 고 이근석 장군에 대한 추모행사는 아무것도 아니다. 음지에서 묵묵히 충성하는 많은 군인들에게 배려와 격려 필요 그래서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숨겨져 있는 전쟁 영웅들을 찾아 추모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참군인으로 존경 받던 고 한신·채명신장군, 월남전의 영웅 고 강재구·이인호 소령, DMZ에서 솔선수범하다 순직한 고 강병식 대령, 연평해전의 고 윤영하 소령을 포함한 6용사 등 숨겨져 있는 많은 영웅들을 찾아내고 추모해야 한다. 또한 현재 복무하는 군인들과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그 뜻을 이어 받도록 행사를 확대하고 고위급 정치인부터 솔선해야 한다. 둘째, 현역들 중 무기체계사업 등 많은 예산을 다루는 자들은 소탐대실(小貪大失) 명언을 명심해 정직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과거 린다김 사건으로 이미 망쳐놓은 백두금강 사업을 당시 현역 중령(現예비역 준장 서용석)이 도맡아 미 록키드사와 긴밀히 협조해가장 저렴한 예산으로 현재에 정보획득 시스템으로 발전시킨 좋은 사례도 있다. 아무튼 중용(中庸)에 있는 ‘계신호기소불도(戒愼乎其所不睹), 공구호기소불문(恐懼乎其所不聞)’라는 말처럼 보이지 않는 바에 경계하고 삼가며, 들리지 않는 바에 조심하고 두려워하는 자세로 모든 사업에 임해야 한다. 셋째, 우리 국민들은 일부 그릇된 정치군인들이 전부가 아님을 분명히 알고, 음지에서 묵묵히 충성하는 많은 군인들에게 배려와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필자가 2011년 육본정책실장 근무 시 업무차 미국에 갔다가 일반 식당을 들렸는데 그곳에 있던 시민들이 군복을 입은 군인들을 보고 모두 일어서서 격려의 박수를 치는 모습을 목격하고 큰 감동을 받았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정치권에서 적폐 척결의 표적으로 군이 매도되고, 과거 군사정권에 대한 좋지 않은 경험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군의 소중함을 잊고 지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많은 국민들이 이국 만리 생활여건이 안좋은 곳에서 해외파병부대로, 전후방 각지 격오지에서 책무를 다하는 우리 아들과 딸들에게 격려와 배려를 보내고 있다. 군인들도 마찬가지이지만 현재 이처럼 침묵하고 있는 많은 현명한 시민들도 있다는 것에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에 희망을 걸어 본다.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현재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교수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
    • 소통시대
    • 군대를 말한다
    2019-07-05
  • 육군, ‘전술적 운용’ 등 교리 정립 없이 ‘드론전사’ 양성에만 치중
    ▲ 지난 1일 경기도 광주시 육군특수전학교 드론교육센터 교육장에서 드론교관 임영민(왼쪽) 중사가 드론 운용을 위한 기초 비행 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방일보] 2020년부터 18개 드론교육센터에서 ‘드론전사’ 연간 1천여 명 배출 교리 정립돼야 필요기능 갖춘 ‘드론 획득’과 적합한 ‘부대 편성’ 가능 군사 전문가, “부대 편성 완료되는 시점 고려해 임무에 맞게 양성돼야”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육군이 연간 1천명의 ‘드론전사’ 양성을 목표로 지역 드론교육센터를 조성한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드론을 전장에서 어떻게 사용할지 명확히 정립되지 않아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육군은 지난 1일 “2017년 정보학교, 2018년 계룡대에 이어 올해 전반기 7개 지역 드론교육센터를 새롭게 조성하고 오늘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며 “내년에도 9개 센터를 추가 개소해 총 18개 드론교육센터에서 ‘드론전사’ 양성에 박차를 가한다”고 밝혔다. 올해 신축되는 지역 드론교육센터는 수도방위사령부, 특수전사령부, 2·5군단, 31·36사단 등이고, 내년에는 수도·1·3군단, 32·35·37·39·50·53사단 등에 조성된다. 육군은 2020년까지 드론교육센터 구축이 완료되면 연간 1000여 명의 ‘드론전사’를 배출할 계획이다. 육군은 정보학교 드론교육센터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면서 드론 교육 교관을 양성하고 야전에서 적용 가능한 전투수행 기능별 드론 고등기술을 개발하면, 시뮬레이터 등 각종 훈련 장비·시설을 갖춘 지역 센터에서 부대 임무에 특화된 맞춤형 교육으로 드론전사를 양성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분야에 정통한 업계 소식통은 아직까지 드론의 ‘전술적 운용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한다. 그는 “육군교육사령부가 주도하는 교리 분야의 발전이 지지부진한 상황이어서 운용개념도 없이 드론 교육이 진행되고 드론전사가 양성되는 모양새”라며 순서가 뒤바뀐 현실을 설명했다. 한 군사 전문가는 “교리가 정립돼야 교리에 입각해 필요한 기능을 갖춘 군사용 드론이 획득되고 기존의 부대 편성도 이에 맞게 보완되며 정비 시스템까지 갖춰진다”면서 “드론전사 양성은 군사용 드론이 확보되고 부대 편성이 완료되는 시점을 고려하여 임무에 맞게 양성되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사회에 상용 드론을 운용해본 경험과 자격증까지 딴 인원이 많은데다, 드론 운용병을 따로 선발하고 있어 군에서 필요한 운용능력을 구비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면서 “인력 양성에 치중하기보다 교리 정립이 최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드론 전문가는 “군의 장비 획득은 절차를 거쳐야 함으로 시간이 걸린다”면서 “현재 군이 교육용으로 사용하는 드론은 3∼4년 전 기술로 만들어진 장비여서 최근 상용 제품보다 기능도 떨어지는데다, 무조건 비화(秘話) 통신을 요구해 발목이 잡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의 경우 분대나 소대급에서 사용하는 소형 드론은 영상 데이터를 전송한 후 로그 기록이 남지 않게 만들어 굳이 비화 통신을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이런 부분도 드론을 전장에서 어떻게 사용할지 정해져야 검토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육군의 드론봇 전투체계 추진과정을 살펴본 한 전문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언급하며 전장에서 필요하다고 육군참모총장부터 얘기하니까 서둘러 제품을 획득해서 한 번 사용해보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드론을 전장에서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 군 스스로 고민해 답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육군이 기어가지도 못하면서 뛰어가는 것을 홍보하려는 자세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자신들이 답을 찾아야할 일은 제대로 하지 않고, 군사작전을 모르는 외부 전문가들에게 의존하려는 모습만 보여 안타깝다”는 반응도 제기됐다.
    • 현역군인
    20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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