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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33)] 잊혀져가는 추억의 진해 ‘94-1기 고급과정(대대장반)’교육⑦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거창 대대장인 김종업(육사36기) 선배는 사관생도 시절부터 탁월한 리더십으로 선후배간에 사랑과 존경을 듬뿍 받으며 동기회장 등 요직에서 왕성하게 활동했었고, 필자와는 육사에서 같은 생활관의 선배로서 지도를 받았고 현재까지도 각별하게 지내고 있다. 대대장 근무 2년차에 접어든 김 선배는 당시의 사조직 관련 소동과 총기오발 사건 등으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었다. 마침 정수완과 김종완 동기가 함께 동행하여 위로도 해드리고 회포도 풀겸 거창골짜기를 찾았는데 우리는 그의 의연한 모습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성공적인 대대장을 어떻게 해야되냐?는 우리들의 질문에 그는 “지휘는 기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인품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욕심부리지 말고, 더 잘보일려고도 말고, 건강하게 즐기면서 자기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해라”라며 찾아간 우리들의 뒤통수를 때리는 조언을 해주었다. 게다가 “사향은 아무리 보자기로 싸도 냄새가 나며, 송곳은 호주머니 속에 넣어도 튀어나오는 법(囊中之錐)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신은 선택한 자에게 시련을 주신다고 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 위기가 호기라는 생각을 가지고 정면돌파했던 김영삼 대통령의 추진력을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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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32)] 잊혀져가는 추억의 진해 ‘94-1기 고급과정(대대장반)’교육⑥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짧은 3개월의 ‘94-1기 고급과정(대대장반)’이지만 룸메이트인 정수완 동기와 각별하게 친해지는 12주간의 시간이었다. 정 동기가 대대장반 교육 수료후 부임할 남해대대 방문은 적지않은 교훈을 주었고 우리는 진해 인접의 다른 선배의 대대도 찾아가 장단점을 분석하고 밴치마킹할 필요가 있음을 인식하고 이번에는 거창대대를 찾았다.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163~165)] ‘벤치마킹은 창조적 성공의 지름길’참조) 거창은 신라 때는 거열군(居烈郡)이라 불렀고, 거타, 거열 등의 이름이 음운상 유사성이 있어 자타국이라는 나라가 여기 있었다고 추정되기도 한다. 현재 사용하는 이름인 거창군은 통일신라 경덕왕이 전국 지명 한화정책을 시행할 때 지은 이름이다. 이곳은 경남 서북부의 백두대간 자락에 위치하는 지역으로 산에 둘러싸인 산간분지 지역이며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 3대 국립 공원 사이에 자리잡아 자연 경관이 수려하다. 덕유산 국립공원과 가야산 국립공원이 이 군에 걸쳐 있다. 역사적으로는 신라, 백제, 가야 세 나라의 접경지역이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으며, 뺏고 뺏기는 전투가 삼국 통일 전까지 계속해서 있었다. 이후에도 김천, 대구, 함양 및 전라북도를 잇는 교통의 요지라는 장점이 있었으나 통영-대전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함양으로 그러한 이점이 많이 넘어간 상태이다. 6.25남침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인 거창 양민 학살사건이 일어났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거창군에는 ‘거창사건추모공원’이 존재한다. 이외에 수승대, 월성계곡, 금원산 등의 관광지가 있다. 수승대에서 월성계곡 쪽으로 가는 도로 옆으로 보이는 계곡 풍경이 정말로 장관이다.(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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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31)] 잊혀져가는 추억의 진해 ‘94-1기 고급과정(대대장반)’교육 ⑤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다음날 오전에 함께 찾아간 곳은 남해섬의 유명한 금산과 보리암이었다. 683년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초당을 짖고 수도하면서 관세음보살을 친견한 뒤로 산 이름을 보광산, 초당 이름을 보광사라 했다. 이후 청년시절의 이성계가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할 때 성공하면 비단으로 보광산을 감싸겠다고 약속했고 결국 조선왕조를 창업했는데, 그 감사의 뜻으로 1660년 현종이 이 절을 왕실의 원당으로 삼고 산이름을 비단 ‘금(錦)’자를 사용한 금산(錦山), 절 이름을 보리암(菩提庵)으로 바꿨다. 금산의 정상에 자리잡고 있는 보리암은 금산의 온갓 기이한 형상을 한 암석과 푸르른 남해의 경치를 한눈에 볼수있는 아름다운 절이다. 경내에는 원효대사가 좌선했다는 좌선대 바위가 눈길을 끌며 부근의 쌍홍문이라는 바위굴은 금산 38경중 으뜸으로 알려져 있다. 강원도 낙산사 홍련암, 경기 강화도 보문사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3대 기도처의 하나로 주로 군인, 경찰들을 포함한 공무원 등 많은 신도들이 이성계처럼 꿈을 이루기 위해 연일 줄지어 찾고 있다. 쪽빛바다와 초록빛 들녘의 조화를 내려다 볼수있는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빼어난 경치와 남해의 금강, 동물형상의 바위가 많아 바위 동물원으로도 불린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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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30)] 잊혀져가는 추억의 진해 ‘94-1기 고급과정(대대장반)’교육 ④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매주 일주일간의 수업이 끝나면 토요일 동두천으로 귀가하는 것을 포기하고 룸메이트인 정 동기의 궁금증 해소를 위해 남해 지역을 정찰하고 전임자에게 부대 특징을 파악하며 지휘기법을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로 삼아 장연석(육사35기) 선배 부대를 찾아갔다. 4년전 수도방위사령부에서 경비과장으로 근무하던 장 선배는 자신이 필자를 추천했던 무적태풍부대에서 비교적 잘 근무했다는 소문에 대해 대견해 했고, 필자는 비록 수방사 못지 않은 고생은 했지만 대과 없이 업무를 하고 진급하여 대대장반에 올 수 있게 여건을 만든 장 선배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표시를 했다. 정수완 동기는 자신이 취임할 대대의 전임자를 자연스럽게 만나 사전에 부대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에 고마워하며 이 것 저것 많이 질문했고 장 선배는 친절하게 답을 해주며 본인이 느꼈던 병력관리의 애로점 및 착안사항과 지역 주민, 경찰들과의 합동작전이 성패의 지름길이라는 해안 대대장 근무의 기법을 알려주며 흐뭇한 표정이었다. 부대와 지역 특성에 관한 설명을 마치고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며 한층 더 가깝게 소통하는 기회도 되었다. 밤이 깊어 갈 무렵 장 선배는 “남해에 오면 반드시 들려야 할 명소가 있고, 얼마전에도 모 선배가 이곳을 찾았다며 다음 날인 일요일에 직접 안내하겠다”며 숙소로 돌아갔다.(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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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29)] 잊혀져가는 추억의 진해 ‘94-1기 고급과정(대대장반)’교육 ③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12주간의 보수교육인 ‘94-1기 고급과정(대대장반)’에서 전략과 작전술 및 리더십 교육 등 학과수업도 중요했지만, 틈틈이 시간을 내어 주변에서 멋있게 대대장으로 근무하는 선배들을 찾아가 현재의 경험에 의한 실시간 지휘기법을 전수받는 일 또한 소중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독신자 숙소의 같은 방을 사용했던 정수완 동기가 남해 대대장으로 차후 근무지가 결정되어있었는데, 그곳에는 필자가 수방사 작전장교를 마치고 무적태풍부대 작전보좌관의 보직으로 가도록 강요(?)했던 장연석 선배가 근무하고 있었다. 정 동기는 자신이 몇 개월 뒤에 근무할 부대의 모습이 궁금했지만 현 남해 대대장 장 선배와 일면식이 없어 서먹서먹했다. 허나 필자는 장선배와 수도방위사령부에서 같이 근무했고 필자의 다음 보직을 해당부대에 추천했던 인연으로 망설일 것이 없었다. 룸메이트의 특권이라고 할까? 필자는 궁금해하는 정 동기를 위해 바로 장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궁하면 통하는 법, 반갑게 전화를 받은 장 선배도 환영했는데, 마침 자신의 후임자가 누구인지 궁금해하던 차였기 때문이었다.(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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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28)] 잊혀져가는 추억의 진해 ‘94-1기 고급과정(대대장반)’교육 ②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떨어진 체력 보충을 위해 고민하던중 당시 동기생중에 랭킹 1위 수준을 지닌 이제경 동기가 기꺼이 새벽에 테니스 지도를 해주겠다고 배려해줘 우선 테니스부터 시작했다. 필자가 운동신경이 부족하다보니 부대에서 테니스 수준이 매우 저조했는데 이 동기의 도움으로 기초부터 익히게 되었다. 덕분에 약해졌던 체력은 조금씩 보강되어가고 있음을 느꼈고 특전사에서 멋있게 근무했던 이제경 동기와의 우정은 점점 쌓여갔다. 소령급 실무장교로 꽉 짜여진 일정에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온 7년 동안의 습관이 몸에 베어버린 탓인지 진해 고급과정(대대장반)의 여유로운 삶은 필자를 맨붕에 빠지게 했었는데 새벽운동을 하면서부터는 하루 하루가 또 바쁘게 달려갔다. 특히 7년전에 소령 진급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육군대학 정규과정 교육에서는 전술학 위주로 공부했었는데 당시의 고급과정에서는 전략과 작전술을 배우며 대대장으로 부대를 지휘하는 리더십 교육이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게다가 ‘94-1기 고급과정(대대장반)’입소 직전에 군단 ‘교육훈련TF’ 임무 수행시에 함께 연구했던 요원들을 포함함해서 진해에서 다시 만난 동기생들의 무서운 성장에 ‘괄목상대(刮目相對)’를 느꼈다. 그들은 예리한 분석력과 통찰력을 견지하며 국제화 시대에 부응하는 간부의 자질을 갖추고 있었고 학과 시간에도 뛰어난 언변으로 자신있게 발표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받은 충격으로 필자의 능력의 한계를 느꼈고,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어 더 열심히 재충전하기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었다. 필자는 마음만 급했다. 그동안 바빠서 포기했던 대학원 석사 논문도 준비하고 컴퓨터와 테니스도 배워야 하며 고급장교로 성장하기 위한 교육과정 중의 핵심인 전략이론 등도 익혀야 했다.(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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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06)]교육훈련 제일주의로 최우수부대 성과 달성①
-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무적태풍부대는 종무식날에 작전항공장교(S-3Air)들을 소집하여 항공기 유도능력 측정을 하였고, 연초 시무식날에는 개인화기 사격측정을 하여 붐을 조성했던 ‘교육훈련 제일주의’를 추진했다. 교육훈련을 부대운영 중점으로 강력히 시행하자 훈련을 통해 숙달된 부대원들의 전투준비 태세는 자연스럽게 강화되었고, 이러한 분위기에 휩쓸려 장병들의 사기가 고양되면서 안전사고 없는 완벽한 부대관리를 하는 성과도 얻을 수 있었다. 게다가 ‘교육훈련 제일주의’ 강력추진 붐 조성에 따라 숙달된 부대원들은 각종 검열 및 평가에서 좋은 성적도 올리게 되었고, 그해 연말에는 전투지휘검열 최우수 및 3년 연속 대통령부대표창을 수상했다. 한편 이영대 사단장(학군4기)은 교육훈련의 일환으로 참모 및 실무자들과 함께 주둔지 및 작전지역 주변의 마차산, 감악산, 군자산 등의 중요 산악지역 등반을 통해 체력도 보강하고 지형을 숙지토록 유도했다. 그 덕분에 상급 부대에서 주관한 각종 전술토의시에 현 지형을 두발로 확인한 부대원들은 자신있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었고 상하급자 사이에 느꼈던 거리감도 같이 땀을 흘리며 해소되어 자연스럽게 원활한 의사소통이 되는 계기도 마련되었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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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06)]교육훈련 제일주의로 최우수부대 성과 달성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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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05)] 힘들고 급할 때 찾는 친구가 진정한 벗(하)
-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자신도 모르게 공중전화 박스에 다가간 필자는 무심코 수화기를 들고 다이얼을 돌렸다. “따르릉 따르릉” 전화벨이 울리더니 “여보세요..?”하고 반가운 고등학교 미술부 동창인 이상엽 화백의 목소리가 들렸다. 순간 필자는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고, 그는 재촉하며 “여보세요”만 반복했다. 잠시 안정이 되자 “상엽아, 희철이야 ...”하고는 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자 사무실에서 야간 작업을 하던 그는 “무슨 일이냐?”며 울먹이는 필자의 위치를 묻고는 전화를 끊었다. 자정이 넘어갈 즈음에 중환자실 대기실에서 웅크리고 쭈그려 앉아 아버님 수술 결과를 기다리던 필자 앞에 그 친구는 나타나 어깨를 두드렸다. 그는 “이렇게 마냥 기다리지 말고 잠깐 나가자...”라며 서울시 충무로에 위치한 자신의 일러스트 회사 사무실에서 광고 디자인 작업중에 물감이 묻은 손을 내게 내밀었다. 그는 밤샘 작업을 하다가 필자의 전화를 받고 평택까지 단숨에 달려와 병원 앞 여관방에 함께 들어가 소주와 오징어포 안주를 서로 나누며 아버지의 교통사고로 실의 빠져있는 필자를 위로했다. 그는 통이 트자 밤샘의 피곤함도 잊은 채 사업을 위해 다시 서울로 향했다. 친구중에 진정한 벗의 의미는 무엇일까? 초등학교, 중고교, 대학교 및 사회 친구 중에 본인도 모르게 전화 다이얼을 돌릴 수 있는 벗이 있다는 것에 필자는 행복한 놈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는 고교시절 미술부 반장을 하며 우정을 나누었고 졸업후 10여년 지난 뒤에 충무로 대로변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자 다짜고짜 필자를 두드려 팼던 죽마고우(竹馬故友)인 동창이었다.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126)] ‘충무로 한복판에서 구타당한 장교’ 참조) 그 친구의 배려 덕분에 아버지는 성공적인 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로 옮겼고, 4주 동안 무의식(코마) 상태에서 계시다가 회복되어 장기간 치료 후에 다행히 건강을 되찾았다. 사전적 정의인 ‘친구(親舊)’는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이다. 그중에는 도원의 결의처럼 같이 한날에 죽자고 약속하는 경우나 먼저 죽으면 3일장을 꼬박 함께하겠다고 약속하는 친구도 있지만, 힘들고 외로우며 급할 때 조건없이 연락해서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진정한 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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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05)] 힘들고 급할 때 찾는 친구가 진정한 벗(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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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04)] 힘들고 급할 때 찾는 친구가 진정한 벗(중)
-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인생에서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처럼 좋은 일에는 방해(妨害)가 되는 안좋고 나쁜 일도 많이 생긴다. 연말 대통령 후보들의 장병 격려차 부대방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루고, ‘교육훈련 제일주의’를 강조했던 이영대 사단장(학군4기)의 지휘의도를 구현하기 위한 시무식 사격측정 등의 이벤트를 통해 장병들의 사기가 높아져 부대 분위기가 활성화될 즈음에 개인적인 악재가 터졌다. 그해 1월 중순경 이른 저녁에 어머니의 울음 섞인 전화를 받았다. 평택 집앞 도로에서 아버님의 승용차와 트럭이 충돌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아버님이 병원으로 후송중이며 중태라는 소식이었다. 최전방을 지키는 부대의 사단작전보좌관이라는 직책 때문에 멀리 갈 수 없는 입장이라 고민하다가 할 수 없이 참모에게 보고하니 “바쁜 당면 업무는 작전장교에게 맡기고 빨리 아버님이 입원한 병원으로 가보라”고 배려를 해주었다. 어린 아들이 학교를 다니기 때문에 가족은 집에 대기시키고 우선 필자가 먼저 출발했는데 아버님 걱정에 눈물이 자꾸 흘러 운전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였다. 조심스럽게, 하지만 최대한 빨리 달려서 평택 병원에 도착하니 마침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아버님이 수술실로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응급실 침대 위에 웅크리고 쓰러져 있는 아버지는 신음만 계속 내뱉으셨고, 어머니는 어찌할 줄 모르고 우왕좌왕하셨다. 수술 신청 및 동의서를 작성하자 곧바로 수술실로 들어가시는 피투성이의 아버님 모습을 지켜보며 당황하시는 어머니를 우선 진정시켜 집으로 들여보냈다. 담당 의사는 일단 응급처치를 했는데 워낙 상처가 심하고 다친 곳이 많아서 수술 시간과 생존 여부를 예측할 수 없다며, 필자에게는 멀리 가지말고 대기실에서 연락을 기다리라고 당부하고 수술을 시작했다. 평택 병원의 중환자실 대기실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장기간의 간병을 통해 대부분의 가족들은 지쳐 초췌한 모습에 쪼그려 앉아 있고, 간호사의 호출에 놀라 달려가거나 환자의 상태가 안좋아 통곡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시간, 두시간이 지나면서 밖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아버님 수술 경과가 걱정되었지만 답답한 마음에 혼잡한 대기실에서 잠시 벗어나 병원 밖으로 나갔다. 밤 11시가 넘어가는 시간이라 길거리의 인적도 뜸해진 상태에서 병원 입구의 공중전화 박스가 눈에 들어왔다.(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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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04)] 힘들고 급할 때 찾는 친구가 진정한 벗(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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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03)] 힘들고 급할 때 찾는 친구가 진정한 벗(상)
-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순우리말에 ‘벗’은 비슷한 또래로서 서로 친하게 사귀는 사람이나 늘 가까이하여 심심함이나 지루함을 달래는 사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며 비슷한 의미로 교우, 동무, 벗님 등으로도 사용한다. 반면에 ‘친구(親舊)’는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 또는 나이가 비슷하거나 아래인 사람을 낮추거나 친근하게 이르는 말로 유의어로 교우, 동료로 사전에 정의되어 있다. 친구 관련 사자성어에는 관포지교(管鮑之交, 옛날 중국의 관중과 포숙처럼 친구 사이가 다정함을 이르는 말, 매우 다정하고 허물없는 친구사이), 막역지우(莫逆之友, 마음이 맞아 서로 거스르는 일이 없는, 생사를 같이할 수 있는 친밀한 벗), 죽마고우(竹馬故友, 대말을 타고 놀던 벗이라는 뜻으로, 어릴 때부터 같이 놀며 자란 벗, 불알동무, 불알친구, 소꿉동무)가 있다. 또한 간담상조(肝膽相照, '간과 쓸개를 내놓고 서로에게 내보인다'라는 뜻으로, 서로 마음을 터놓고 친밀히 사귐), 금란지교(金蘭之交, 단단하기가 황금과 같고 아름답기가 난초 향기와 같은 사귐이라는 뜻으로, 우정이 깊은 사귐) 등으로 친구 관계를 표현한다. 그밖에 백아절현(伯牙絶絃, 백아가 거문고 줄을 끊어 버렸다는 뜻으로, 자기를 알아주는 절친한 벗의 죽음을 슬퍼함을 이르는 말)이란 흔치 않은 고사성어도 있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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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03)] 힘들고 급할 때 찾는 친구가 진정한 벗(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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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02)] 참모의 충성스런 직언과 지휘관의 탁월한 결심③
-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1993년 첫날 시무식을 마치고 상황회의 시간에 이영대 사단장은 ‘교육훈련 제일주의’를 부르짖었다. 그리고 사단 사령부의 전간부는 앞서 제시한 대로 단독군장을 하고 사격장에 집결하여 개인화기 사격측정을 하면서 ‘교육훈련 제일주의’ 첫날을 시작했다. 헌데 사단장과 김형배 작전참모의 사전 담판이 있었다는 사실은 대부분 모르고 있었다. 김 작전참모는 사단장의 부대운영 중점을 정하기 전에 사단장실에서 독대하며 “사단장님의 색깔은 어떤 색이십니가?”라고 질문하자, 사단장은 “치밀한 ‘부대관리’를 통해 부대가 안정된 상태에서 강인한 ‘교육훈련’을 하여 완벽한 ‘전투준비’를 한다”라고 포괄적으로 답했다. 참고로 지난번 무적태풍부대 지휘관이었던 이재관 사단장(육사21기)은 사고를 예방하는 ‘부대관리’, 그 앞 김길부 사단장(육사20기)은 ‘전투준비’, 그전인 이상호 사단장은 ‘교육훈련’을 가장 우선하는 부대운용 중점을 선정했었다. 사단장의 의중을 파악한 김 참모는 “모든 것을 취하려 함은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역대 사단장들의 부대운용 중점을 비교하며 우선적으로 ‘교육훈련 제일주의’를 부대운용 중점으로 할 것을 재차 건의를 했다. 참모의 건전한 판단에 의한 정확한 건의을 청취한 이영대 사단장은 잠시 고민하다가 결심을 하여 ‘교육훈련 제일주의’가 탄생되었다. 철저한 교육훈련을 통해 안정된 부대관리도 할 수 있고 그 성과로 전투준비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를 위해 사단장은 ‘간부는 견인포가 아닌 자주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본적으로 전투적인 사고를 견지하고,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준비를 위해 스스로 어떻게 효과적인 교육훈련을 할 것인가 생각하며 모두 창의적·적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하자”고 덧붙였다. 사단장의 의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체 부대원들의 참여가 중요했다. 따라서 참모는 ‘교육훈련 제일주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타부대와 달리 유일하게 12월31일 종무식날에는 항공기 유도능력 측정을, 신년초 시무식날에는 사단 전간부의 개인화기 사격측정을 하도록 조치했다. 지휘관의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난제·고충을 해결하는 것이 참모 책무라고 강조했던 김 작전참모는 ‘교육훈련 제일주의’를 부대운용 중점으로 선정하는 과정과 붐조성 위한 사격 측정 등을 통해 어떻게 임무를 수행해야 바르고 유능한 참모가 될 수 있는가를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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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02)] 참모의 충성스런 직언과 지휘관의 탁월한 결심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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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01)] 참모의 충성스런 직언과 지휘관의 탁월한 결심②
-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손자병법 “허실” 편에는 ‘무소불비 무소불과(無所不備 無所不寡)’라는 말이 있다. 이는 “모든 것을 준비했다는 것은 아무것도 준비하지않는다”라는 의미이다. 이것은 전쟁 중에서 공격과 방어작전을 수행함에 있어 우선순위를 두고 작전을 계획하는 것이 실패를 방지하며 승리하는 길이라고 해석될 수도 있다. 일상도 마찬가지이지만 전장에서 모든 곳을 공격하거나 방어를 하면 예상치 못하는 곳에 적이 집중하여 작전함으로서 상대적 열세로 패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따라서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미리 판단하고 작전을 준비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의 사자성어이다. 그 이유는 자원과 인력은 한정되어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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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01)] 참모의 충성스런 직언과 지휘관의 탁월한 결심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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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00] 참모의 충성스런 직언과 지휘관의 탁월한 결심①
-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연말 장병 격려차 부대를 방문한 대통령 후보들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었던 12월이 가면서 연말연시가 되자 ‘교육훈련 제일주의’를 강조했던 이영대 사단장(학군4기)의 지휘의도를 명확히 알 수 있는 이벤트가 있었다. 지난 봄에 ‘지휘관의 구상을 실현하는 난제·고충 해결이 참모 책무’라는 제목으로 참모들의 임무 수행 과정을 주제로 글을 게재했지만 이번은 상황이 조금 특이하게 달랐다. ([직업군인 사용설명서(203~207)] ‘특공대대 여군팀 창설 비화’ 참조) 새롭게 작전참모로 보직을 받은 김형배 중령(육사34기)이 앞선 사단장들의 지휘 중점을 보고하고 충성스런 본인의 직언을 통해 사단장을 설득하여 지휘관의 부대운영 중점을 정했기 때문이다. 작전참모는 사단장과 의견을 조율하여 ‘지휘관의 구상’을 만들었고, 그것을 지휘관과 참모가 실현하기 위한 난제와 고충을 해결하는 양상으로 바뀌었는데 때마침 이영대 사단장과 참모의 생각이 일치하여 ‘교육훈련 제일주의’라는 부대운영의 중점이 선정되었다. 따라서 12월31일 종무식날에 예하 대대 및 연대 작전항공장교(S-3Air)들을 소집하여 항공기 유도능력 측정을 하였고, 신년초 시무식날에는 사단 전간부를 대상으로 개인화기 사격측정을 하여 붐을 조성하였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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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00] 참모의 충성스런 직언과 지휘관의 탁월한 결심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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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299] 정당 대통령 후보들의 연말 부대방문 애피소드㉓
-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하지만 YS(김영삼)는 ‘양김시대’의 역사에서 보듯이 말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고 약속을 지키는 지도자였다. 그는 1961년 5·16 이후 기나긴 군부독재를 종식시키며, 1993년 2월25일 대통령에 취임해 자신의 정부를 최초의 '문민정부'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개혁에 착수했다. 검찰 사정과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등 정치개혁을 필두로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 척결에 앞장섰고,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수수 폭로 및 구속, 조선총독부 철거, 금융실명제와 지방자치제 실시 등 핵심적인 개혁을 통해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특히 금융실명제 실시는 금융거래의 투명성과 형평 과세를 통해 경제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침 대통령 당선자 YS의 부대방문에 맞춰 당선을 축하하며 행운을 알리는 하얀눈이 온 세상을 덮었다. 또한 행동으로 보여주던 YS가 남기고 간 것은 놀라울 정도였다. 위문내용이 VTR 5대, 신형TV 40대, 격려금 1000만원으로 대통령 당선자의 위력은 대단했다. 각 정당 대통령 후보들의 방문 준비를 총괄하여 지휘한 작전참모 김형배 중령이 뒤풀이하던 회식 자리에서 “조직을 단결시키고 리더로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은 ‘돈’과 ‘인사’이다”라고 던진 한마디가 명언이 되어 귓가를 맴돌며 가슴에 와 닿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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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299] 정당 대통령 후보들의 연말 부대방문 애피소드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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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298] 정당 대통령 후보들의 연말 부대방문 애피소드㉒
-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드디어 12월30일 마지막 방문자인 YS(김영삼)가 부대에 들어섰다. 하지만 다른 대통령후보 및 주요 인사들의 격려 방문과는 확연히 달랐다. 특이하게도 YS 비서실은 방문 일정을 30일로 고집했는데 그날 숫자를 거꾸로 읽으면 03이 되기 때문이라고 부대원들은 추측했다.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된 것은 이미 노태우·김종필(JP)과 손잡고 3당 합당을 결행하며 집권 민자당 후보였던 YS가 1992년 12월18일 실시된 제14대 대선에서 영원한 맞수이던 김대중 후보(민주당)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이기도 했다. 대통령 경호실 요원들을 대동하고 등장한 대통령 당선자 YS는 66세의 나이답지 않게 훨씬 젊어 보였고, 얼굴에는 기름이 잘잘 흐르며 빛이 났다. 꽉 아문듯한 입술에서는 그의 특유한 고집과 의지를 느낄 수 있었으나 격려사를 할 때에는 약간 실망했다. 그는 격려사를 하면서 가끔씩 힘을 주어 강한 소리로 강조했는데 무슨 내용의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동안 방문했던 달변가 DJ(김대중), JP(김종필)와 너무도 비교가 되었다. 순간 이틀전에 방문한 대한적십자사 총재 강영훈 장군의 모습이 스쳐갔다. 4.19혁명과 5.16군사정변을 통해 겪게된 고난의 시간을 학문으로 극복한 강영훈은 문무(文武)를 겸비한 용장(勇將)이자 덕장(德將)이었다. 또한 군후배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덕담을 던지며, 벽창호처럼 올곧은 참군인의 길을 걷고 청렴하고 강직한 이미지의 국무총리를 역임한 저력을 지닌 적십자사 총재로서 자랑스런 군선배의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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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298] 정당 대통령 후보들의 연말 부대방문 애피소드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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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297] 정당 대통령 후보들의 연말 부대방문 애피소드㉑
-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이 무렵 평화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자격으로 무적태풍부대를 방문한 69세의 DJ(김대중)는 역경의 정치활동 중 모진 고문을 받아 다친 다리를 절면서 그 유명한 지팡이를 짚고 있었다. 그는 그동안의 세월에서 파란만장(波瀾萬丈)한 길을 걸어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마치 고향마을 어르신이 손자들을 만나기 위해 부대를 방문한 것 같은 온화한 표정이었다. 회의실에서의 업무보고를 받던 그는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해서인 건강함을 과시하듯 여유를 보여주며 특유의 달변을 쏟아냈다. 참석한 부대장들과 참모들은 전라도 사투리가 약간 가미된 특유 억양의 DJ 언변에 모두 빨려들어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는 선거를 코앞에 둔 터라 급하게 마무리하고 부대를 떠났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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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297] 정당 대통령 후보들의 연말 부대방문 애피소드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