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시대Home >  소통시대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501] 누가 뭐래도 우리는 소중한 친구들②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컬럼니스트] 필자가 대대장 취임전에 대형 교통사고로 병상에 누워 있을 때에도 동기생 중에 3, 4학년을 함께한 졸업중대 동기들이 더 많은 위문과 격려를 보내주었고, 군생활을 마치고 전역한 지금도 가끔씩 부부동반으로 모여 우정을 나누고 있다. 대대장 근무를 하던 당시에 타 동기들은 대부분 모두가 먼저 대대장을 마치고 참모 보직으로 옮겼지만, 필자는 대대장반 교육과정에서의 교통사고 때문에 후유증 재활치료로 2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뒤늦게 대대장으로 취임했다. 그런데 먼저 대대장을 마치고 여유를 갖게 된 졸업중대 동기들에게서 그들보다 2년 늦게 대대장직을 수행하는 필자의 부대를 부부동반으로 격려 방문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사관생도 시절에 3, 4학년을 함께한 졸업중대 동기들의 부대 방문은 ‘유붕이자원방래(有朋而自遠方來), 불역락호(不亦樂乎)’의 깊이 감춰진 의미인 “술과 밥을 먹는 친구가 아니라, 내가 곤궁한 처지에 있을 때 함께 해줄 수 있는 동지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이겠는가?”라는 공자의 논어에 기록된 동지형(同志型) 인간상이 현실로 구현되는 순간이었다. (다음편 계속)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499] 지휘관은 이율배반(二律背反)적인 직책(하)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칼럼니스트] 조영호 사단장의 사고예방 최우선 부대운영 지침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병사 개개인의 신상파악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여 긴밀한 소통을 통해 사고예방에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 대대의 60여명밖에 안되는 현역 전병력의 인적사항을 병원관리(兵員管理)용으로 전산화시켰다. 이는 탁월했던 후배 고(故) 김상철 대위(육사38기)의 포대에서 수년전에 활용했었지만, 당시에는 타부대는 아직 적용을 못하고 있던 상태로 사단에서는 필자가 최초로 시행했었다. 나중에는 일반화된 명암관리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결손가정 등 필요한 요소을 검색하면 전 대대원중에 해당자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발전시켰다. 그러나 병원관리 데이터를 입력하려면 수시로 대대원들과 면담이나 소원수리함(대대장만 개봉 가능) 등을 통해 소통할 필요가 있었다. 하루는 화장실에 설치된 소원수리함에 한 병사가 면담을 요청하는 문건을 확인했다. 대대장실에서 아담한 키에 다소곳이 마주 앉아서 차를 한잔하던 00일병은 주저하다가 말문을 열였다. “대대장님, 이것을 차마 중대장에게도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라고 시작하자 흠칫 상관의 잘못을 고자질하는 애로사항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귀를 쫑긋 세웠다. 교육대학을 다니다가 입대한 그는 제대후에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입대 후에 생활관에서 단체 생활을 하면서 취침시에 모포가 쓸려내려간 동료의 허벅지를 볼 때마다 흥분되고 몸에 이상한 느낌이 든다며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하소연이었다. 그 말을 들은 필자는 난감했다. 하지만 00일병의 입장이 되어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대장이 이 사실을 알았으니 그런 이상 징후 치료가 가능한지를 우선 알아보고 조치하겠다며 안심하라고 달래주었다. 그를 생활관으로 돌려보내며 걱정이 됐으나 연대 인사과장에게 먼저 상의를 했다. 다음날 연대인사과 선임하사가 대대를 방문해 00일병을 면담하고 병원 진료를 받게 하겠다며 데리고 갔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병원 치료차 대대를 떠난 병사는 의사 진료 후에 ‘성도착증세’로 확진이 됐고, 바로 전역 조치가 되었다. 한달 뒤에 그의 편지를 받았다. 전역해서 집에서 조용히 보내고 있다는 소식이었고, 말미에 병명 때문에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을 수 없게 되었다는 원망도 적혀있었다. 지휘관은 휘하에 부하들을 지휘통솔하는 직책이다. 질식사 위험의 부하도 살리는 보람도 있었으나, 후자같은 경우에는 많은 타부하들을 위해 지휘관을 믿고 솔직하게 애로사항을 건의했던 부하를 아쉽게 전역시켜야 하는 아픔을 겪게 만드는 이율배반(二律背反)적인 괴로움을 겪게 만들기도 했다. 어쩔수 없이 대를 위해 소를 희생시키게 만들었지만 지금도 희생양이 된 00일병에게 미안함이 가슴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
-
[김희철의 CrisisM] 인구절벽 시대에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땅에 태어났다(상)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칼럼니스트] 최근 배우 정우성과 모델 문가비가 혼외자를 출산한 것이 세간에 관심을 끌고 있다. 통계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0년 전 출생아 43만7000명의 전반 수준인 약 23만명이 2023년에 태어났고, 이중의 4.7%인 1만900명이 혼인 외 관계에서 태어난 신생아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혼인 외 출생아는 2013년 9300명에서 2020년 6900명까지 줄었다가 2021년 7700명, 2022년 9800명으로 3년 연속 증가했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혼외 출생율인 41.5%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계속 이어지는 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의 위기가 국가의 존망을 위협하고 있다. 한편 110년만에 최대로 많이 내린 첫눈으로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했던 그날 저녁에 어릴적 친구와 소주한잔을 들이키며 건배를 하다가 우리가 철없는 강아지처럼 첫눈을 즐기는 삶을 아직도 영위함에 감사드리며 외친 말이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였다. 하지만 필자를 포함한 60~90세대들이 ‘~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는 암송문을 56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떠오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혼인 외 관계에서 태어난 신생아의 역대 최대를 기록한 2023년의 1만900명를 포함해서 이 땅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이 1968년 12월5일 국민교육헌장 선포의 가치를 반드시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편 계속>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498] 지휘관은 이율배반(二律背反)적인 직책(중)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칼럼니스트] 부대 복귀를 고려해 우선 원거리부터 이동하여 야간순찰을 시작했다. 미원면과 낭성면을 지나 가덕면에 위치한 지파출소 예비군무기고를 향해 가고 있었는데 그날따라 짚차 출입문 틈으로 혹서기 삭풍을 예는 바람이 매섭게 파고들어 발밑의 히타의 온기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추웠다. 저멀리 가덕면 지팔출소와 예비군 무기고가 시야에 들어오며 경계초소가 보였는데 그 안에 초병이 없었다. 일순간 날이 추워서 경계근무를 안하고 임시 생활관에 들어가 쉬고 있다는 생각이 스치며 경계근무에 소홀한 초병을 어떻게 혼을 내줘야 할지를 생각하며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다. 차를 세우고 경계초소로 들어갔다. 헌데 초병인 상근예비역은 초소 밖을 보며 경계근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초소안에 총을 세워놓고 쪼그리고 앉아서 깡통에 피워놓은 장작불을 쬐고있었다. 기습적인 대대장의 방문에 놀란 초병은 옆에 소총을 집어들면서 급하게 일어서서 ‘필...!’하고 경례를 했다. 경례구호도 제대로 하지못한 초병은 백지장처럼 얼굴이 하얗게 변했고, 그대로 앞으로 쓰러지며 필자의 품에서 잠시 기절을 했다. 필자는 초병을 안은 채 초소 밖으로 나와 찬바람을 맞히며 등을 두드렸다. 잠시후 표정이 정상적으로 돌아온 초병은 말을 할려고 했는데 그때까지도 제대로 정신이 돌아오지 못했는지 더듬거리고 있었다. 초병은 혹한을 견디기 위해 깡통에 피워놓은 장작불에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장시간을 보냈는지 일산화탄소를 흡입하여 거의 중독되기 직전의 상황이었기 때문에 필자의 품으로 쓰러졌고, 간신히 정신을 차린 그는 더듬거리며 죄송하다는 말만 계속했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되어 비틀거리는 초병을 생활관 대기실로 옮기고 그곳에서 대기하던 다른 상근예비역으로 초병근무를 교대시켰다. 비록 후방지역 향토사단이지만 대대장으로 근무하는 필자도 당연히 무기고 경계초소 야간순찰을 돌아야 한다는 생각해 지속 감행했던 결과로 질식사 직전의 부하를 살렸다는 부듯한 보람이 엄동설한 속에서 가슴을 따뜻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다음편 계속>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495] 혹한기훈련과 연대전투단훈련으로 호국충절의 고장임을 증명④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고향이 같은 충청북도인 사단장과 군수는 보자마자 너무도 반갑게 인사를 했다. 충북 괴산군 청안면 출신인 사단장은 충북 청원군 북이면 출신의 군수와 이미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사단장은 청원군수를 만나자마자 군의회 의장과 함께 훈련장을 방문해서 비행장 방어시에 야간 침투하는 적들을 격멸하기 위해 필요한 탐조등 35셋트(630만원 상당)을 구매하여 기부해준 것과 지난번 낭성면 예비군 무기고 신축 예산(약 2000만원) 지원, 그리고 사단에서 필요한 모래를 미호천에서 채취하도록 승인해준 것에 대해 감사함을 표했고, 분위기는 상승고도를 탔다. 덕분에 훈련상황실에서의 현황보고는 부드럽게 마무리가 되었다. 그 두사람은 훈련상황실에서 나와 훈련장 텐트 현장을 함께 순시했다. 모두 시간에 쫒기는 중요 직책이었으나 그들은 할 이야기가 남았는지 현장 순시를 함께하다가 대대장 텐트로 다시 들어가 못다한 환담을 지속했다. 다음날 사단 상황실의 아침 상황보고에서 사단장은 청원대대의 훈련 현장지도시 중대장과 병 1인 다역화와 간부화 훈련 백브리핑에 대한 칭찬의 훈시를 쏟아내며 타부대도 참고해서 훈련에 임하라고 강조했다. 또한 발표한 병사는 포상휴가조치하라고 지시했다는 소문도 들렸고, 얼마뒤에 현장지도 결과가 공문으로 각 부대로 하달되어 대대원들의 사기가 최고로 고조되는 영광도 얻었다. 사단장의 동계 혹한기 훈련 현장지도 결과가 각 부대로 하달되자 연대 및 사단 실무자들과 타 부대장들은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사단이 들썩들썩하냐?”고 의문의 전화를 필자에게 계속 날려보냈다. 육본으로 전출간 전임 사단 공병대장과 수방사에서 함께 근무했던 장연석(육사35기) 선배도 소식을 들었다며 축하 전화를 주었다. 과거 최전방 대성산 기슭의 중대장 시절에는 혹한과 폭설 속에서 얼음집을 지어 숙영하며 적응훈련을 했었지만, 향토사단 후방지역인 충청북도는 전방만큼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제대로 혹한기 훈련을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사단장의 극찬으로 이번 혹한기 훈련도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다음편 계속)
-
[김희철의 CrisisM] 11월의 6‧25남침전쟁영웅, 인천상륙작전의 영웅 ‘발도메로 로페즈 미국 해병 중위’ 선정
[시큐리티팩트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국가보훈부는 1950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에서 고(故) 강재구 소령처럼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자세로 자신의 목숨을 던져 전우들을 구한 발도메로 로페즈(Baldomero Lopez) 미국 해병 중위를 ‘2024년 11월의 6‧25전쟁영웅’으로 선정했다. 1925년 8월23일,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태어난 로페즈는 1947년 6월6일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해병대 소위로 임관하였다. 1950년 6월 중위로 진급한 그는 6‧25전쟁이 발발하자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파병에 지원했다. 한국에 도착한 로페즈는 미 제1해병사단 5해병연대 1대대 A중대 소대장으로 복무하였으며, 1950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에 투입되었다. 소대원들과 함께 해안에 상륙한 로페즈 중위는 선두에서 사다리에 올라 해안 방벽을 넘은 후, 전방의 북한군 벙커를 향해 수류탄을 던지던 중 적의 기관총 사격으로 우측 어깨와 가슴에 총탄을 맞고 쓰러지면서 수류탄을 떨어뜨렸다. 바닥을 기어 수류탄을 다시 집어 던지려고 했지만, 부상으로 멀리 던질 수가 없었던 로페즈 중위는 부하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 대신 자신을 희생하기로 선택했고, 결국 수류탄을 끌어안으며 장렬하게 전사했다. 이러한 공로로 미국 정부는 1951년 8월 30일 미합중국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대한민국 정부는 2023년 4월25일 대한민국 최고 무공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을 추서했다.
실시간 소통시대 기사
-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21) ① 소대장으로 부임하던 날, ‘대성산 이상무’의 추억
- [시큐리티팩트 = 김희철 안보전문기자] 16주 동안의 초등군사반 교육을 마치고 대 장정을 출발하기 전 각자의 집에서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아쉬움을 달래는 시간도 가족들과 함께 가졌다. 입영열차’ 노래의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로 가던 날~ 어머님께 큰 절하고~“
-
- 소통시대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21) ① 소대장으로 부임하던 날, ‘대성산 이상무’의 추억
-
-
[군대를 말한다] ② 병역 면제 노리면 ‘가짜 국가대표’
- ▲ 아시안 게임에서 일부 국가대표 선수들이 병역 면제를 받으면서 병역특례 제도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 연합뉴스 (시큐리티팩트=김진형 전문기자)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와 BTS 군 면제 논란은 국가 근간 흔들어 최근에 끝난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국가대표의 병역 면제로 인해 빌보드 차트 1위를 석권한 BTS에게도 병역면제 혜택을 부여하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급기야 국무총리까지 국무회의 석상에서 병역 특례제도를 검토하라고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국가 위상을 높인 스포츠 및 예술 분야의 국가대표나 스타들이 병역 면제를 받으면 군대는 국가에 기여한 것이 없는 사람들만 가는 곳으로 전락한다. 즉 병역이 신성한 국민의 의무라는 헌법 정신이 파괴되는 것이다. 흔히 우리는 징병제 국가라고 하는데 이 말이 과연 타당한 말일까? 사전적 의미를 보면 징병제(徵兵制, conscription)는 국가가 국민을 대상으로, 해당 국가를 방위할 병역 의무를 강제로 부여하는 제도이다. 근본적인 의미에서 국가에 대한 병역의무는 근대국가의 가장 본질적인 특성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안보의 위협이 존재하는 나라에서의 병역은 국가가 강제로 부여하는 징병의 의미보다 주권을 가진 국민이 스스로 이행해야 하는 의무로 정의해야 옳다. 서양 역사에서 근대사회의 중요한 기점으로 1789년 프랑스 혁명을 꼽는다. 귀족과 종교인들의 권위로 지배되던 구질서를 시민 혁명으로 무너뜨리고 모든 국민이 평등한 근대국가를 만든 역사적 사건에 의해 현대 민주사회가 형성됐다. 프랑스 혁명의 큰 의미 중 하나는 군대의 성격이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군대는 왕실의 군대였고 왕실의 영광을 위해 전투에 참전했다. 이러한 전통에 따라 지금도 국왕이 존재하는 영국, 태국 등의 군대에는 로열이란 용어가 붙는다. 그러나 프랑스 혁명 이후 등장한 근대국가에서는 왕실의 군대가 아닌 국가의 군대, 국민의 군대로 탈바꿈했다. 징병제하 병역은 주권자인 국민이 스스로 이행하는 신성한 의무 군대에 관한 서양의 전통은 그리스 민주주의 역사를 통해 볼 수 있다. 아테네의 직접 민주주의 특징은 국가의 모든 중요한 결정에 시민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아테네 시민의 자격을 얻으려면 외적이 침입할 때 자발적으로 무장을 하고 뛰어 나가는 사람이어야 했다. 당시에는 무기, 갑옷 등 무장(武裝)도 자신의 비용으로 준비했다. 그리고 전쟁에 참전하지 않은 사람, 여성, 노예 등에게는 시민의 기본권인 참정권을 주지 않았다. 이후 로마제국도 군 복무에 기반을 둔 시민권 제도를 토대로 성장했다.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들은 로마 군대에서 업적을 쌓고, 참전 경력이 있어야 출세할 수 있었다. 로마제국을 위해 전쟁에 참전한 사람만이 시민의 권리와 공직자,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부여 받는 것이다. 흔히 귀족의 의무라고 말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는 오히려 오블리스 노블리제(oblige noblesse) 즉 “의무를 다한 자가 진정한 귀족이 될 수 있다”는 뜻이 더 정확한 개념일 것이다. 한 국가의 성인 남성이 감당해야할 병역은 주권자인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당연히 감당해야만 하는 가장 명예로운 의무였다. 우리나라의 헌법 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병역의무는 바로 헌법 1조의 주권재민 사상에서 시작된다. 결국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주인의 가장 큰 의무는 자신의 힘으로 나라를 지키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국가의 군대는 국민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나라를 지키겠다는 굳은 주권의식과 사명감에 바탕을 둔다. 따라서 병역의무는 국가의 주권자로서 국민이 당연히 감당해야할 가장 기본적인 책무이다. 자기 나라를 위해 자신을 바치는 자만이 주권자로서의 자격을 갖추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 위상 높였다고 병역 면제? 병역 의무 다해야 '진짜 국가대표' 이런저런 편법을 이용해 병역을 기피하는 사람은 주권자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들은 당연히 국가 고위 공직에 스스로가 나서지 말아야 하며, 부끄러운 마음을 가져야한다. 최소한 지도급 인사의 자리에 나가 일하려면 당당히 군 복무를 마치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물론 정당한 사유로 병역이 면제되는 것까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운동선수가 올림픽 메달에 의해 병역이 면제되고, 월드컵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었다고 면제 받으며, 아시안 게임 금메달로 면제되는 일도 깊이 생각해 봐야할 문제다. 국가가 병역특례를 부여하기 이전에 운동선수 스스로 당당히 병역을 이행하겠다고 해야 옳다. 자신도 진정한 대한민국 국민이고 주권자라면 말이다. 병역특례를 국가의 명예를 드높인 자로서 당연히 받아야 할 혜택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이제 갈수록 병역 자원 감소에 대한 우려가 많다. 이런 저런 이유로 병역을 면제 받는 일이 없어지고, 국민들의 병역 이행이 예외 없이 적용되는 것이 우선이다. 특례를 확대 하는 것이 아니라 논란이 되는 병역특례 제도 자체가 필요한지를 심사숙고해야 한다. 청년들은 군 복무가 주권자로서 당연한 의무로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모든 국민은 군복 입은 군인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그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해야 한다. 또한 국가는 그 헌신에 합당한 혜택을 부여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스포츠, 예술 등 분야에서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데 뭔가 기여를 했다고 국가에 대해 특별한 혜택을 요구하기 전에 헌법에 명시된 주권자로서 가장 기본적인 병역의무를 다 하겠다는 것이 우선이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가슴에 붙여진 국기가 진정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국가가 없으면 국가대표도 없기 때문이다. 경동대 초빙교수 (예비역 해군소장) 前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부장 前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장 前 駐미국 한국대사관 해군무관 ‘대한민국 군대를 말한다’ 저자
-
- 소통시대
- 군대를 말한다
-
[군대를 말한다] ② 병역 면제 노리면 ‘가짜 국가대표’
-
-
[에디터의 시선] 기무사, 보안·방첩 전문 기관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총괄 에디터) 군 정보수사기관인 기무사령부의 시작은 1948년 조선경비대 육군정보국 정보처 특별조사과다. 6·25 전쟁 때인 1950년 10월 육군 특무부대로서 군내 공산 세력을 발본색원하는 ‘숙군(肅軍)’ 작업을 통해 누란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조직이다.
-
- 소통시대
- 에디터 시선
-
[에디터의 시선] 기무사, 보안·방첩 전문 기관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
-
[군대를 말한다] ① '기무사 문건' 수사에 던지는 ‘A Few Good Men’의 시사점
- (시큐리티팩트=김진형 전문기자) 요즘 한국군이 ‘기무사 계엄령 문건’ 논란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여기에다 상하간의 진실 공방으로 엄정해야 할 군대 기강마저 우려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군·검 합동수사단의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 중인 지금 수사단에 참여한 군 법무관들이 꼭 한번 봐 주었으면 하는 영화가 있다.
-
- 소통시대
- 군대를 말한다
-
[군대를 말한다] ① '기무사 문건' 수사에 던지는 ‘A Few Good Men’의 시사점
-
-
[김희철의 Crisis. M] 북한산 석탄선박 32차례 출입과 대북비밀송금의 추억
- [시큐리티팩트 = 김희철 안보전문기자/발행인] "여씨춘추(呂氏春秋)"에 있는 ‘엄이도종(掩耳盜鐘)’이란 자기(自己)만 듣지 않으면 남도 듣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행동(行動)을 풍자한 말이다.
-
- 소통시대
- CRISIS M
-
[김희철의 Crisis. M] 북한산 석탄선박 32차례 출입과 대북비밀송금의 추억
-
-
[전문가 분석]김정은 칭찬에 드러난 트럼프의 위험천만한 ‘독재자 선망’
- (시큐리티팩트=송승종 대전대 교수) 장면 #1 : 나는 모든 문명국을 대신해 북한에 경고한다...우리를 과소평가하지 말고 시험하지도 말라. 우리는 공동의 안보와 공유하는 번영, 신성한 자유를 방어할 것이다. 북한은 이단 종교집단처럼 통치되는 국가다
-
- 소통시대
- 종합
-
[전문가 분석]김정은 칭찬에 드러난 트럼프의 위험천만한 ‘독재자 선망’
-
-
[전문가 분석] 미·북 정상회담 이후, 주한미군 '격변의 서곡' 울려
- (시큐리티팩트=송승종 대전대 교수) 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이 끝났다. 간결하고 소박한 4개항의 합의문은 새로운 희망의 가능성과 함께, 앞으로 해결해야 할 도전적 과제의 보따리도 남겨 놓았다.
-
- 소통시대
- 종합
-
[전문가 분석] 미·북 정상회담 이후, 주한미군 '격변의 서곡' 울려
-
-
[에디터의 시선] 노무현 대통령이 외친 ‘자주국방’이 절실한 때다
-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총괄 에디터) 2006년 12월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평통 발언’으로 알려진 유명한 연설을 했다. “우리가 북한의 위협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미국에 의존해야만 하는 현실을 만든 것은 전직 국방부장관들이고, 그들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반대하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
- 소통시대
- 에디터 시선
-
[에디터의 시선] 노무현 대통령이 외친 ‘자주국방’이 절실한 때다
-
-
[에디터의 시선] 사병 묘역을 선택한 채명신 장군이 던진 화두
- (안보팩트=김한경 총괄 에디터) 우리나라 국립묘지는 계급에 따라 장군, 장교, 사병 묘역이 구분되어 있다. 장군의 묘지는 26.4㎡(8평) 규모로 시신을 안장하고 봉분을 조성할 수 있지만, 대령이하 장교와 사병들의 묘지는 3.3㎡(1평) 크기로 화장한 유골만 안장한다. 이 때문에 죽어서도 차별을 당한다는 얘기가 간간히 나오기도 했다. (안보팩트=김한경 총괄 에디터) 우리나라 국립묘지는 계급에 따라 장군, 장교, 사병 묘역이 구분되어 있다. 장군의 묘지는 26.4㎡(8평) 규모로 시신을 안장하고 봉분을 조성할 수 있지만, 대령이하 장교와 사병들의 묘지는 3.3㎡(1평) 크기로 화장한 유골만 안장한다. 이 때문에 죽어서도 차별을 당한다는 얘기가 간간히 나오기도 했다.
-
- 소통시대
- 에디터 시선
-
[에디터의 시선] 사병 묘역을 선택한 채명신 장군이 던진 화두
-
-
[김희철의 Crisis M] 문재인 정부, 남북미 협상을 위한 히든카드를 준비했나
- [시큐리티팩트 = 김희철안보전문기자/ 발행인]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 후 롤러코스터에서 내려온 북미정상회담, 그러나 아직도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5월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전격적으로 두 번째 정상회담을 했다.
-
- 소통시대
- CRISIS M
-
[김희철의 Crisis M] 문재인 정부, 남북미 협상을 위한 히든카드를 준비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