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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M] 네덜란드군는 6·25남침전쟁의 숨은 영웅⑦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횡성전투를 마친 네덜란드대대는 미 제2사단의 일부로 중동부지역 대암산~도솔산 부근 전선에 투입되었다. 대우산 전투는 방어선 전방의 감제고지인 대우산을 점령하기 위해 조공 부대로서 북한군 제27사단이 점령하고 있던 그 남쪽의 1120고지(대머리산)을 공격하여 탈취한 전투이다. 1951년 7월15일 네덜란드대대 1개월 간 부대 재정비 후 미 제38연대에 배속되어 양구 북쪽의 도솔산으로 이동하여 7월25일까지 적의 중대규모의 병력이 배치되어 있으며 다수의 지뢰가 매설되어 있는 1120고지를 정찰했다. 7월26일 07시30분경 네덜란드대대 공격부대인 C중대 주저항선 전방의 만정곡으로 이동하여 공격 개시하여 10시30분경 돌격선 진출하였지만 안개가 걷히며 중대가 적에게 노출되고 적이 C중대를 향해 기관총사격을 집중했다. 시간이 경과할수록 사상자가 증가하고 위험해지자 고지 중간지점으로 철수함. 이때 좌전방으로 우회 공격한 일부 병력이 고참병들의 투혼으로 1120고지로 진출해 적의 진지 일부를 탈취했으나, 적의 역습으로 다시 철수할 수 밖에 없었다. 오후 C중대 재정비 후 재공격 준비했으나, 오히려 적에게 발견되어 역습당하였고, 점점 부상자가 속출하게 되어 어두운 밤이지만 연막과 야간을 이용해 철수했다. 이후 7월29일 미군 1개 대대가 공격 주도하고 네덜란드대대는 조공으로 미군에 대한 화력을 지원했는 데 결국 대우산 점령했다. 내덜란드대대는 대우산의 방어력을 보강하기 위해 경기관총으로 증강된 소대규모를 1120고지로 투입되었으나 8월6일즈음 전선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자, 대대는 사단예비가 되어 소양강변의 관대리로 이동하며 전투를 마감했다. 대우산 전투에서 네덜란드대대는 전사 11명과 부상 31명, 실종 1명 등의 인명손실이 발생했다.(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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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M] 네덜란드군은 6·25남침전쟁의 숨은 영웅⑥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중공군의 2월 공세로 인해 전방의 아군부대들이 철수를 단행하자 이들에 대한 엄호임무를 부여받은 네덜란드 대대가 1951년 2월12일부터 13일까지 횡성 일원에서 중공군의 기습에 대응하는 방어전투를 전개했다. 리지웨이 미 제8군사령관이 반격의 여건을 만들기 위해 시도한 ‘썬더볼트 작전’의 일환으로 공격하던 미 제2사단이 1951년 1월23일 원주를 탈환하자 사단 예비로 있던 네덜란드 대대는 제38연대로 배속되어 원주로 진출했다. 네덜란드 대대는 2월 2일 원주 북서쪽 섬강 부근 송호리와 상장포 일대로 진출해 패잔병 소탕작전을 수행한 뒤, 홍천을 탈환하기 위해 2월 4일 사단의 명령에 따라 횡성으로 이동해 후천에 배치되어 한국군 사단의 후방 엄호를 담당했다. 1951년 2월 11일 중공군 제40군, 제66군이 서북쪽, 북한군 제5군단이 동북쪽에서 아군의 정면과 측면 공격, 일부 병력 연대 후방으로 침투해 유엔군의 주보급로를 차단하는 중공군의 네 번째 공세인 2월 공세가 단행됐다. 이때 군단장이 전 부대에 철수명령을 하달했고, 전 부대가 네덜란드 대대가 방어중인 횡성으로 몰려들자 네덜란드 대대 A중대는 본래의 위치인 횡성교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받고 서쪽으로 이동했으며, 오후 15시 30분경 네덜란드 대대가 배치된 지역에 적의 박격포 공격이 집중되어, 본부중대 기능이 마비됐다. 16시경 미 제187공수여단 G중대와 전차소대로 구성된 구원부대가 한국군 1개 보병대대와 함께 돌진해 적에게 포위된 4000여 명의 병력과 합세해 작전을 전개했다. 헌데 19시10분경 중공군이 한국군으로 위장하고 후방으로 침투해 아군의 철수를 엄호하고 있던 네덜란드 대대 화기중대와 대대본부를 공격했다. 이때 대대장은 수류탄 폭발로 전사했고 이러한 상황에서도 21시 30분경 화기중대장이 임시로 대대를 지휘해 끝까지 철수부대를 엄호했다. 다음날인 2월 12일 22시경 사단의 지시에 따라 한국군과 미군 철수 뒤 엄호하던 네덜란드 대대 A중대는 횡성 후방의 뒷네물 강변에, 이틑날 01시 네덜란드 대대 B중대도 뒷네물강 남쪽에, 04시경에는 원주비행장에 도착해 용맹한 네덜란드군의 명성을 드높이며 횡성전투는 종료됐다. 횡성전투로 대대장과 군목, 인사장교 등 17명 전사, 37명 부상, 차량 15대와 다수의 공용화기를 잃는 피해를 입었으나 아군의 철수 엄호작전을 완벽히 수행했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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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393) 교통사고 위기극복의 여정㉘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구안보협업연구소장] 하지만 영관영어반에서 만난 선배중에는 광주 출신의 한국인이지만 한국인임을 부정하고 중국인 공산주의자로 행세를 한 정율성처럼 표리부동(表裏不同)한 자도 있었다. 정율성이 북한과 중국에서 보였던 불손하고 이율배반(二律背反)적이지만 화려한 작곡가로서의 삶처럼 그 선배도 생도시절부터 뛰어난 지혜와 지휘생도 활약으로 후배 생도들의 존경심을 받아왔고 필자에게는 목발 및 지팡이를 짚고 있다고 해서 DJ라는 별칭을 즐겨 불러 주었다. 또한 그는 명석한 지능으로 영어 수업도 우수한 성적을 계속 유지했다. 마치 탁월한 음악적 재능을 지닌 정율성처럼 그의 모습은 수업시간에 뛰어난 영어 회화능력으로 교관들의 칭찬을 받아 학생장교들의 모범이 되기도 했다. 일과후 독신자 숙소에서도 타 선배들처럼 잦은 출타를 하거나 만취되는 일도 없이 착실한 학생장교로 돋보였고 필자는 친절하게 학업을 도와주는 그가 고맙고 존경스럽기까지 했고 대령으로 일차 진급 못한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영관영어반 과정이 중반을 넘어 종반으로 접어들 무렵에 그는 매우 힘든 표정으로 정색을 하며 필자에게 도움을 청했다. 동생이 사업을 하는 데 급전이 필요하고 진행상 곧 회수 가능해 일주일 뒤면 갚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필자는 현금이 있으면 두말할 필요도 없이 도와드리고 싶었다. 그러나 필자도 교통사고 후에 많은 출혈이 있었고 저축한 돈도 별로 없어 죄송했다. 선배의 계속 독촉에 못이겨 현재 들고 있는 적금을 해약하면 요구한 금액의 반정도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더니 그거라도 빨리 주면 바로 해결하고 일주일 뒤에 갚겠다고 다짐했다. 하는 수 없이 통장을 들고 은행을 찾아 적금을 해약한 후에 그 선배에게 전달했다. 물론 일주일 뒤에 갚는다고 해서 가족에게는 비밀로 했다. 그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선배에게 갚아달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일단 돈을 주고나니 빌려준 사람이 을이 되어 있었고, 그는 여유롭게 생활하며 빌린 돈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결국 교육 종료 직전에 그 선배에게 아직까지도 가족에게 말을 안했으니 빌린 돈을 갚아주어야 통장을 다시 만들 수 있다고 독촉했다. 그 선배는 다음주로 다시 미루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을 던졌는데,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소식이 없고 생도시절부터 탁월한 모습으로 존경을 했던 인연은 악연으로 끝났다. 가짜 한국인 정율성처럼 이율배반(二律背反)적인 그의 언행에 현혹된 필자가 부끄러웠고, 이후에는 잘 아는 지인들과의 관계에서 금전 문제가 생길 때에는 여유가 있어 대출이 아닌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아니면 조심스럽게 거절하는 것이 돈도 잃지 않고 더구나 사람도 더 잃지 않는 길이라는 교훈을 영관영어반 교육과정에서 얻었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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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M] 네덜란드군은 6·25남침전쟁의 숨은 영웅⑤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지난달 박민식 보훈부 장관을 비롯한 출장단이 ‘국제보훈 교류·협력’ 등을 위해 방문한 국가중에 네덜란드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6·25남침전쟁이 발발하자 유엔회원국 중 유엔결의에 따라 제일 먼저 군사지원을 약속한 나라는 영연방국가들이었다. 그 중의 한 나라인 네덜란드는 우선 구축함 지원을 약속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일원으로서 근본적으로 소련의 유럽 지배에 경계심을 갖고 있었던 이들 국가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해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으며, 유럽에서 미국의 확고한 역할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아시아에서 미국과 함께 공산주의자들과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네덜란드는 해군과 육군을 파병했는데, 해군은 1950년 7월19일, 육군은 11월23일에 도착했으며, 지상군이 한반도 전투에 최초 투입된 날짜는 12월3일이다. 네덜란드는 6.25남침전쟁 당시 군사력이 매우 미약했고, 대부분의 병력마저도 인도네시아에 주둔하고 있었다. 즉각적인 지상군의 파견이 여의치 않음에 따라 우선 1척의 구축함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네덜란드 구축함 ‘에베르센’호는 일본에서 운용되던 영국 극동함대에 배속되어 있었고 1950년 7월19일부터 서해안 활동을 시작했다. 네덜란드는 전쟁 기간 동안 6척의 함정을 교대로 파견해 해상작전을 지원했다. 북한군들이 계속 남하해 6.25남침전쟁이 악화됨에 따라 1950년 7월14일 유엔사무총장이 네덜란드 정부에 지상군 파견을 요청했다. 이에 네덜란드는 1950년 9월9일 636명의 1개 보병대대를 창설, 덴 오우덴 중령을 대대장으로 임명하고 11월23일 부산 도착해 현지 적응훈련 거친 후 그해 12월11일 미 제2사단에 배속되어 전투에 참가했다.(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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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M] 네덜란드군는 6·25남침전쟁의 숨은 영웅④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네덜란드 반호이츠 부대내 한국전 참전비 참배를 한 박 장관은 “이번 독일,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방문은 6·25전쟁으로 맺어진 소중한 인연을 국제보훈으로 더욱 굳건히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국내 상이군경 재활체계를 비롯한 기반 시설과 관련한 정책을 점검하고 구상하는데 있어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해리왕자를 만나 세계상이군인 체육대회인 인빅터스게임의 대한민국 유치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고, 우크라이나 보훈부 장관과 향후 긴밀한 업무 협의를 통해 대한민국의 보훈정책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소중한 기회를 만들게 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박 장관은 “국가보훈부는 기존 22개 유엔참전국뿐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진영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유엔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공헌을 알리는 다양한 국제보훈 정책과 사업을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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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M] 네덜란드군는 6·25남침전쟁의 숨은 영웅③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또한 네덜란드군과 삼일공고와의 특별한 인연도 새롭게 소개됐다. 삼일공고는 6·25남침전쟁 당시인 1950년 말 강추위 속에 수원에 도착한 네덜란드 부대에 학교 안 아담스기념관을 숙소로 제공한 것을 계기로 현재까지도 특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1982년부터 삼일공고 졸업식에는 주한 네덜란드 대사가 참석, 네덜란드 한국전 참전용사 협회에서 주는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삼일공고 교사와 학생들은 매년 횡성전투 기념비 앞에서 열리는 참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이어 박 장관은 네덜란드 참전용사와 참전협회장, 네덜란드 국방부 감찰부국장, 반호이츠 부대원과 삼일공고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감사 오찬 간담회를 갖고 ‘평화의 사도’ 메달을 전달했다. 간담회에서는 삼일공고 학생대표가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한 참전용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낭독했으며, 네덜란드 한국전 참전협회는 삼일공고에 아담스기념관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전달했다. 한편, 반호이츠 부대는 네덜란드에서 한국전 참전을 위해 창설된 보병부대로 강원도 일대의 횡성지구·원주·인제 전투 등에서 활약했다. 네덜란드는 미국, 영국, 호주에 이어 4번째로 병력을 파견했으며, 전투 중 120명이 산화하고 부상 645명, 3명이 포로가 되는 아픔을 겪었다.(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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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석] ‘2018’ 일본 자위대의 군사력 증강과 한국의 전략적 선택
- ▲ 일본 자위대가 올해 4대 군 개혁을 명분으로 내걸고 대대적인 군사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은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항모 이즈모(왼편)와 육상자위대 중앙음악대 모습 일본, 북핵 위협 및 중·일 간 영토 분쟁 명분 삼아 4대 군사개혁 추진 한국, 한·미·일 안보협력 틀 다지면서 ‘일본 침략의 역사적 교훈’ 되새겨야 (안보팩트=권태환 국방대 교수) 일본은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1950년 6.25전쟁이 계기가 되어 만든 경찰예비대와 해상보안대를 모체로 1954년 자위대를 창설했다. 자위대는 선제공격을 하지 않고, 일본 영토 내에서만 최소한의 군사행동을 하며 적의 근거지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전수방위’ 원칙을 명분으로 창설되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싼 한반도 안보지형이 급변하면서 주변국들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자위대가 보통국가의 군대로 거듭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2018년은 일본 안보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게 될 것 같다. 아베 총리는 2013년 처음 제시된 ‘국가안보전략’과 방위정책 및 전력목표를 설정하는 ‘방위계획대강’을 금년 내 개정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화생무기에 대해 GDP 1% 이내의 방위비에 국한하지 않고 위협 대응 체제를 구축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이로 인해 2019년부터 실시되는 5개년 중기방위력 정비계획에서 획기적인 방위비 증강이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북한 위협에 대비한 실질적 조치가 최우선 순위일 것으로 보이나, 중국의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지난해 12월 ‘국가안보전략’에서 제시한 ‘인도-태평양 전략’에 일본이 어떤 역할을 담당하느냐도 자위대의 변화 폭을 좌우하는 변수로 제기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육상자위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군사개혁 동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일본판 해병대인 ‘수륙기동단’을 창설하였다. 방위성은 지난 3월 27일부로 2,100명 규모의 ‘수륙기동단’을 창설하였다. 육상자위대는 2002년 서부방면대 예하에 ‘보통과 연대’를 창설하였는데, 이를 모체로 여단 규모의 일본판 해병대를 신설한 것이다. 창설의 직접적인 계기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조어도)’를 둘러싼 영토 분쟁으로 알려졌고, 창설 기념식이 열린 4월 4일 시범 훈련을 통해 도서탈환작전 광경이 매스컴을 통해 방영되기도 하였다. 이와 관련, 수륙기동단이 전략기동부대로서 지금까지 일본이 금기시하고 있는 ‘전수방위’ 원칙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부 나오고 있다. 편제된 수륙양용차(AAV7, 52대)와 수직이착륙기인 옵스프레이(MV-22, 17대)는 도서작전 뿐 아니라 자위대의 전략기동력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둘째, 통합 작전의 효율성을 위해 ‘육상총대사령부’를 신설하였다. 육상자위대는 ‘수륙기동단’ 창설과 함께 군단급 제대인 ‘중앙즉응집단’을 모체로 육막 예하에 ‘육상총대사령부’를 신설했다. 이는 한국의 지상작전사령부에 해당하며, 지역 방어가 주 임무인 육상자위대 예하 5개 방면대를 포함하여 지상통합작전을 지휘하게 된다. 해상자위대의 ‘자위함대사령부’가 센카쿠 열도를 비롯한 해상통합작전을 지휘하고, 항공자위대의 ‘총대사령부’가 미사일 방어(MD)관련 통합작전을 지휘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자칫 「屋上屋」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 등 이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있어, 향후 통합막료감부와의 임무 및 역할 분담이 이슈로 등장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번 ‘육상총대사령부’ 창설은 일본을 둘러싼 군사적 위협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실전적 태세를 갖춘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돼 의미가 깊다. 셋째, 교육훈련연구본부를 새롭게 편성하였다. 육상자위대는 이전 한국의 육군교육사령부와 비슷한 연구본부를 운용해 왔지만, 금년도부터는 간부학교(육군대학)를 통합하여 미국의 육군훈련교리사령부(United States Army Training and Doctrine Command; TRADOC)와 비슷하게 새로 편성하였다. PKO 부대를 포함한 전 제대의 현장 정보를 공유함과 동시에 피드백을 통해 교육과 교리연구, 이론과 현장의 일체화를 모색한다는 취지로서 향후 성과가 주목된다. 넷째, 자위대 모습을 일신하기 위해 제복을 개정하였다. 육상자위대는 수륙기동단, 육상총대사령부 등 부대 신설과 함께 모든 제복을 개정하였다. 많은 예산과 노력이 들지만 “강인성, 사명감, 품격”을 내세워 자위대의 새로운 위상을 제고하고자 추진한 것으로서, 현재 자민당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헌법 개정 움직임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 1월, 일본 정부는 “자위대 방위문제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3년마다 동일 항목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데, 일본 국민들의 추이를 분석하는 데 유효하다. 조사 결과 중 “일본이 전쟁에 말려들 가능성이 있다”가 85.5%로서, 그 이유는 국제적 긴장과 대립이라고 한다. 센카쿠를 둘러싼 안보불안이 있지만 최근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직접적 원인이 되고 있어 자위대의 최근 변화를 일본 내부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을 듯하다. 이와 같이 일본의 군사력 증강은 지속되고 있고 향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친구는 바꿀 수 있어도 이웃은 바꿀 수 없다”는 말처럼, 그 자체를 비판만 하기 보다는 한반도 긴장완화의 계기로 삼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한일관계는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나가는 것"이며,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군사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일본을 포함한 한·미·일 안보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본 자위대의 군사동향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노력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소중한 교훈이기 때문이다. 자위대가 향후 무엇을 위해 어떻게 변하는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할 이유이다. 국방대 초빙교수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일본센터장한일 군사문화학회 부회장前 駐일본 한국대사관 국방무관 前 일본 오카자키연구소/세종연구소 객원연구원일본 육군대학 및 국방대학원 졸업일본 다쿠쇼쿠대 안전보장학 박사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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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석] ‘2018’ 일본 자위대의 군사력 증강과 한국의 전략적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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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M] 드론 사령부 창설, 남북간 '정보전쟁 승리'의 전제조건
- { 시큐리티팩트 = 김희철 안보전문기자/발행인]지금 이 순간에도 정체불명의 무인기는 우리 영공에서 활동 중...드론 사령부 창설이 절실한 시점, 지난 해 4월 9일 열린 국회 국방위에서 당시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경기도 파주에서 3월 24일 추락하여 발견된 무인기 관련 사항을 9일이 지난 뒤인 4월 2일에야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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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M] 드론 사령부 창설, 남북간 '정보전쟁 승리'의 전제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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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M]푸틴의 군비경쟁 중단 발언과 김정은 비핵화의 속내는 닮은 꼴
- [김희철=시큐리티팩트 발행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선거 승리로 2024년까지 집권 최근 러시아 최첨단 무기를 시리아와 러시아 극동지역에 배치 김일성 및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을 거론한 김정은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 지난 3월 18일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함으로써 4선 대통령으로 2024년까지 집권하게 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앞으로 군비 경쟁에 빠져들 뜻이 없고, 군사비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드리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관영 RT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 등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일 국정 연설에서 앞으로 6년 동안 인구를 절반으로 줄이고 1인당 국내 총생산을 1.5배 늘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는데, 국내 경제 개혁을 위해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푸틴 대통령과 1인 장기집권의 길을 열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서로 축하 전화를 나누며 향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증진시키고 있다. 그러나 2024년까지 장기집권에 들어 간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 구도를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증명하듯이 최근 러시아 최첨단 무기 두가지를 시리아와 러시아 극동지역에 배치하였으며, 이는 다분히 미국을 겨냥한 조치로 알려져 있다. 한편,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6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선대의 유훈(遺訓)’을 거론하고 “현재 한반도 정세가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며 “김일성 및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은 우리의 시종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말하는 단계별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이 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CVID)’와는 다른 의미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 위원장의 ‘선대의 유훈’ 언급은 ‘북한의 비핵화 조건이 과거와 다르지 않다’는 의미로 읽힌다.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주장을 계속해 왔다. 이는 미국의 군사적 압박 조치가 해제돼야 비핵화가 가능하다는 논리로 이어지게 된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우리는 지난해 그 무엇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 강력하고 믿음직한 전쟁 억제력을 보유하게 됐다”며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때문에 북한이 생각하는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과 미국이 모두 핵무기를 한반도에서 없애는 비핵화다. 북한의 핵무기를 없애려면 미국의 ‘핵 타격수단’ 한반도 전개 중단, 주한미군 철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향후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주장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Su-57 (이전명: T-50 PAKFA) 제5세대 스텔스 전투기의 시리아 배치. ▲ 『Su-57 또는 T-50 PAKFA』 (출처 : Russian DoD Homepage, 2018년 3월 26일) 지난 2월 28일자 영국 제인국방주간은 러시아 공군이 Su-57 스텔스 전투기 2대를 시리아내 러시아 휴메이밈(Humaymim) 공군기지에 배치하여 시리아 정부군 군사작전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시리아 휴메이밈 공군기지에는 Su-30과 Su-25 전투기, A-50 조기경보기 그리고 Tu-154 정찰기가 배치되어 있었으며, 일부 무인기도 함께 배치하여 운용되고 있다. 그 동안 군사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2015년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이후에 각종 첨단 장비와 무기를 배치하여 시리아 내전을 일종의 “무기시험장”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난하여 왔으며, 이번 Su-57 스텔스 전투기 배치도 그 일환으로 평가한다. 일부 군사전문가는 전략무기인 Su-57 스텔스 전투기를 시리아 내전에 배치한 것은 실수라는 평가를 한다. 기지에서 이륙하는 Su-57은 시리아 반군이 갖고 있는 미국 스팅거(Stinger) 또는 러시아 이그라(Igla) 견착식 미사일에 의해 격추될 가능성이 높고, 시리아 정부군 지원작전시에 미공군 전자전 정찰기에 의해 각종 취약점을 노출시켜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S-400 대공/탄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극동 블라디보스톡 배치 지난 3월 10일 Ruptly 뉴스는 DigitalGlobe 위성사진을 근거로 “러시아 S-400 대공/탄도 미사일 방어체계 2기가 극동 블라디보스톡 포드노지야 공군기지에 배치되었다고 보도하였다. ▲ 『Russian S-400 in Parade in Moscow』 (출처 : Russian DoD Homepage, 2018년 3월 27일) 군사전문가들은 ”이번 S-400은 8기의 5P8SSM 이동식 발사대(TEL), 1개의 92N6 표적교전 레이더(TER) 그리고 1개의 표적탐지 레이더(TAR)로 구성되어 배치되어 있으며, 인근 타비리찬카(Tavrichanka) 공군기지에 배치된 S-300과 함께 러시아 극동지역의 대공/탄도 미사일 방어체계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다“고 평가한다. 일부에서는 이를 미국이 2016년 5월에 루마니아에 설치한 지상용 이지스 탄도 미사일 방어체계에 맞대응하여 러시아 극동지역에 S-400을 추가로 배치해 미국 탄도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고 동시에 한국에 배치된 미 육군 사드(THAAD)에 중국과 함께 공동대응하려는 의도에서 배치되었다는 평가를 한다. 지난 1월 18일에 중국은 이미 2기의 S-400을 러시아로부터 구매하여 작전배치하고 있다. 두 가지 러시아 첨단 무기 배치는 푸틴 대통령이 당선 후 "앞으로 군비 경쟁에 빠져들 뜻이 없고, 군사비 지출을 줄일 계획이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향후 미국과 러시아 간 군사력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주된 이유이다. 미 NBC뉴스는 3월 29일 트럼프 정부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푸틴과의 전화 통화에서 “만약 당신이 군비 경쟁을 하고 싶으면 우린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이 올 신년사를 통해 미국에 도달 가능한 신형 핵미사일 완성을 선포하자 “짜증이 났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사람이 통화한 하루 뒤 트위터를 통해 “미러 관계 개선은 좋은 것”이라면서 “다가올 군비 경쟁”에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좋은 것 같지만 가시돗힌 대화가 오가는 모습이었다. 화이부동(和而不同)과 화전양면(和戰兩面)의 위선에 긴장 대응 필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 발언을 운운하며 “현재 한반도 정세가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고 말하며 풍계리 핵실험장에 배치된 군병력들도 반으로 줄였다지만 백령도 침투가 용이한 옹진군 일대에 공기부양정 기지를 신설중이다.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참가로 평화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에서도 김정은은 평양에서 남서쪽으로 135㎞ 떨어진 황해남도 옹진군 연봉리에 공기부양정 기지를 신설하고 있다. 그동안 백령도에서 가장 가까웠던 공기부양정 기지는 2011년에 건설한 황해도 고암포기지이며, 이번에 신설하는 연봉리기지는 고암포보다 10여㎞ 더 가깝다. 이 기지에서는 백령도와 대청도를 30분 이내에 기습공격도 할 수 있다. 푸틴이나 김정은은 입으로는 평화를 위해 비핵화 등 군비경쟁을 줄이겠다고 했으나 실제 손과 발은 타인 것 처럼 정 반대의 작업과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발언이나 연봉리 공기부양정 기지 신설을 보면 그 증거가 된다. 손자병법에 "형인이아무형(形人而我無形), 아전이적분(我專而敵分)"이라고 했다. "적의 실상을 드러나게 하고 아군의 실상이 드러나지 않게 하면 아군의 병력은 한곳으로 집중되고, 적은 분산되어 약해진다"는 뜻이다. 정상회담 등의 대화를 통해 평화를 추구하는 것 같지만 다른 생각을 갖고 겉으로만 화목한 척하면서 화전양면(和戰兩面) 전슬을 구사하고 있음을 직시하고 우리도 화이부동(和而不同)에 화전양면 전술을 구사하며 긴장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 육군사관학교 졸업(1981년)- 동국대학원 외교국방(석사)- 한남대학교 정책학 (박사과정)- 5군단사령부 작전참모- 3군사령부 감찰참모- 8군단사령부 참모장- 육군훈련소 참모장- 육군대학 교수부장 - 육군본부 정책실장-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 군인공제회 관리부문부이사장 - (현)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 (현)안보팩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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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M]푸틴의 군비경쟁 중단 발언과 김정은 비핵화의 속내는 닮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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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종 칼럼]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에서 등장하게 될 북한 비핵화의 문제점
-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여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김정은이 진정한 비핵화 의지가 있다면 과거와 완전히 다른 존재로 재탄생해야, 진의가 의심되는 상황 속 정상회담 추진 비핵화의 핵심인 CVID는 북한의 자발적인 협조가 전제되지 않는 한 사실상 거의 실현 불가능한 이상적 목표에 불과 페리 전 미국방장관, "비핵화 합의를 하더라도 신뢰성 있게 검증할 수 있다고 지레짐작하는 것은 중대한 착각" 경고 역대 미·북간 모든 핵합의는 검증의 문턱에 걸려 좌초, 북한이 이점을 노리고 국제사회에 거대한 덫을 놓은 정황 의심 (안보팩트=송승종 전문기자/대전대 교수)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을 비롯하여,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상황이 숨 가쁘게 급진전되고 있다. 김정은을 만나고 돌아온 대북 특사단이 3월 6일 공개한 언론 발표문에 의하면,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하였고,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 3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 특사단은 “김정은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Kim Jong Un said he is committed to denuclearization)”고 전했다. 지난 16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4월말로 예정된 제3차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1차 준비회의를 갖고, 정상회담의 의제를 ① 한반도 비핵화, ② 군사적 긴장완화와 평화체제, ③ 남북관계 진전 등으로 요약했다. 그 이튿날 한·미 정상의 전화 통화가 끝난 후, 백악관은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말이 아닌 구체적인 행동이 한반도의 항구적 비핵화를 달성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정상회담이라는 올리브 가지를 흔들며 남한과 미국에 보이는 태도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김정은이 개과천선(改過遷善)하여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존재로 다시 태어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불과 작년 9월, 6차 핵실험을 도발한 북한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가리켜 “앉을 자리, 설자리도 모르고 헤덤비는 무지한 짓거리이고 그 누구에게도 통할 수 없는 어리석은 잠꼬대”라고 비난했다. 또 “핵문제는 북남관계와 인연이 없다. 철두철미 우리(북한)와 미국사이에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하면서, “푼수없는 망동은 북남관계의 전도가 날을 따라 암담해지고 조선반도 정세가 긴장격화의 악순환 속에 깊숙이 빠져들고 있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을 다시금 말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수도 없이 북한이 한·미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를 “개꿈”이라고 조롱했었는데, 갑자기 “비핵화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어리둥절할 것이다. 비핵화란 무엇인가? 미국이 말하는 비핵화는 CVID이다.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의 약자인데, 이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핵폐기’를 말한다. 이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1기때부터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목표를 천명할 때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다. 겉으로 보기에 명료하고 단순하게 보이지만, CVID는 사실상 실현이 거의 불가능한 이상적 목표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CVID를 실현하려면 ① 북한 핵시설과 핵무기의 투명한 공개, ② IAEA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엄격한 사찰과 검증, ③ 핵시설 및 핵무기의 완전한 폐기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CVID의 첫 번째 난관은 북한이 보유한 핵시설과 핵무기를 숨김없이 낱낱이 신고해야 한다는 점이다. 김정은을 비롯한 몇 명을 빼고는, 지구상 어느 누구도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의 수량과 위치, 핵물질의 존재와 규모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모른다. 북한과 비핵화 논의를 시작하게 되면, 핵폭탄 제조에 사용되는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뿐만 아니라 수소폭탄에 사용되는 리튬-6와 삼중수소, 이중수소 같은 물질들의 위치와 존재가 빠짐없이 확인되어야 한다. 이처럼 민감한 핵물질이 포함된 핵프로그램의 검증을 위해서는 당사자인 북한의 자발적 협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2008년 북한이 영변의 핵시설에 대한 IAEA 사찰을 거부하면서 6자회담이 좌초되었다. 더욱이 문제는 영변에서 이뤄지는 작업이 북한 핵활동 전체의 절반에 불과하고, 나머지 절반은 확인이 불가능한 비밀 시설/장소에서 이뤄진다는 점이다. 미 정보당국도 북한 핵활동의 많은 부분을 파악하고 있지만 2008년 핵사찰이 중단된 이후 북한은 추가적 핵실험으로 핵능력 고도화를 달성한데다, 미 본토를 위협하는 ICBM 미사일, 탐지가 곤란하고 은닉이 용이한 이동식 발사대, 비밀 터널 등을 개발 및 구축하여 사찰과 검증은 더욱 곤란한 상태다. 그래서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도 “북한이 얼마나 많은 핵무기를 갖고 있는지, 핵시설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면서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합의사항을 검증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설령 모든 핵프로그램 폐기에 합의하더라도, “합의를 신뢰성있게 검증할 수 있다고 지레짐작하는 것은 중대한 착각”이라고 경고했다. 요컨대, 북한의 간섭이나 제지를 받지 않고, 의심나는 지역이나 시설을 자유롭게 확인·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보장되지 않는 한, 북한 비핵화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북한 핵시설 및 핵무기의 수량이나 위치는 고도로 민감한 사안이다. 국가의 생존에 직결되는 민감시설을 외부에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그야말로 ‘개꿈’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덥석 김정은과의 회담에 응한 것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려는 것”으로 착각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최고의 압박”을 추켜세운 한국과 일본의 공치사에 도취되어 북한이 압박을 못 견디고 대화의 장으로 나온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만에 하나라도 트럼프가 북한에게 속은 것을 알게 된다면, 한반도 안보정세는 예측이 불가능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역대 미·북간 모든 핵합의는 하나같이 검증의 문턱에 걸려 좌초되었다. 사실이지 완벽한 검증이란 우방국과 동맹국 사이라도 지극히 어려운 문제다. 하물며 서로 적으로 간주하는 국가에 대한 검증은 불신의 벽에 가로막히게 되어 있다. 정치적 신뢰가 전제되지 않은 검증은 실현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증을 가로막고 방해할 수 있는 방법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바로 이점을 노리고 미국과 한국 및 국제사회를 상대로 거대한 덫을 놓은 정황으로 의심된다. 북한은 샅샅이 알고 있지만, 외부세계는 북핵 프로그램의 실체에 깜깜한 상태다.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고 기대를 한껏 부풀려 놓으면서 협상 테이블로 상대방을 유인한다. 그런 다음 ‘핵시설 및 핵무기의 신고 및 공개’라는 CVID의 1단계에서 상대의 인내력을 시험한다. 어쨌거나 1단계가 그럭저럭 진행되면 대화는 ‘결렬’된 것이 아니다. 그런 다음 2단계의 사찰과 검증에서 본격적으로 상대를 지치게 만든다. 살라미처럼 잘게 2단계를 썰어가다 보면, 아마도 트럼프 행정부는 임기가 끝나고 다른 대통령이 백악관에 들어설 것이고, 인내력이 소진되어 기절 직전에 이른 일본과 한국은 ‘핵동결(nuclear freeze)’에 어쩔 수 없이 합의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북한이 말하는 핵개발-경제발전의 ‘병진노선’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로써 김정은은 “인민의 허리띠 졸라매지 않게 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된다. 그것이 북한에게는 최선의 시나리오겠지만, 우리에게는 최악의 악몽 같은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비핵화’라는 단어에 우리 민족의 향후 명운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비핵화 문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두 눈 부릅뜨고 똑바로 지켜봐야 할 때다. 대전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美 미주리 주립대 국제정치학 박사) 국가보훈처 자문위원 미래군사학회 부회장, 국제정치학회 이사 前 駐제네바 군축담당관 겸 국방무관: 국제군축회의 정부대표 前 駐이라크(바그다드) 다국적군사령부(MNF-I) 한국군 협조단장 前 駐유엔대표부 정무참사관 겸 군사담당관 前 국방부 정책실 미국정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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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종 칼럼]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에서 등장하게 될 북한 비핵화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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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석] 장군 100명 감축, 날쌘 표범 대신 고양이 만드는 국방개혁?
- ▲ 장군진급자에게 수여하는 삼정검. 삼정검은 호국, 통일, 번영의 3가지 정신을 달성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안보팩트=김희철 안보전문기자 / 안보팩트 발행인] 공세능력 강화시킨 ‘신작전수행개념'을 포함한 ‘국방개혁 2.0’ 4월 말 청와대 보고 1군과 3군 통합한 지상작전사령부 이르면 10월 탄생, 그 직할부대로 ‘화력 여단’ 설치 4년 내 장군 100명 감축, 육군이 90명 줄어 최다 규모, 2022년까지 육군 12만명 줄어… 국방부는 ‘신작전수행개념'을 포함한 ’국방개혁2.0‘을 이르면 4월 말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신작전수행개념’에 따르면 우리 군은 개전 초기에 북한의 핵무기와 장사정포를 무력화시키고, 그 여세를 몰아 수주 내에 대규모 공중강습부대 및 해병대 전력을 중심으로 평양을 점령해 김정은뿐만 아니라 북한군 지휘부를 제거한다는 작전 목표를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의 작계 5015보다 훨씬 공세적인 개념을 탑재한 것이다. 이를 위해 유사시 평양 조기 점령 등 공세적 신(新)작전 개념에 따라 공정 사단, 드론여단 등의 창설을 검토 중이다. 또한 오는 10월에는 현재의 육군 1군사령부와 3군사령부를 통합한 지상작전사령부를 창설한다. 지상작전사령부는 북한과의 전쟁이 발발했을 경우 예상되는 북한 장사정포와 사거리 500km이내의 스커드 B,C 미사일 공격을 무력화하기 위한 유도탄을 주력으로 하는 ‘화력 여단’을 직할 부대로 두게 된다. 기존의 미사일 여단 전력도 대폭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에 장군(將軍) 규모(육·해·공군 및 해병대)를 현재 436명에서 100여 명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방 개혁 방안의 하나로 임기 내 장군 80여 명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해왔지만 최근 송영무 장관의 지시에 따라 육군 장군 20명을 더 감축해 총 100여 명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추진하던 '4년 내 80여 명 감축' 방안에서 감축 규모가 대폭 확대된 것이다. 특히 국방부가 육군에서만 장군 90여 명을 감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육군이 술렁이고 있다. 현재 313명인 육군 장군이 4년 내 30%가 줄어드는 이 국방 개혁안은 청와대 보고를 통해 장군 감축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애초 국방부의 80여 명 감축안은 '육군 70여 명, 해·공군 9명'이 대상이었는데, 이를 '육군 90여 명, 해·공군 9명'으로 바꾸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감축 대상이 육군에 집중된 것은 '육군 기득권 허물기'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군 감축 추진 방향 자체에 대해서는 군 안팎에서 대체로 이견이 없다. 2022년까지 육군 병력이 11만8000명이 줄고 일부 부대 및 조직이 해체될 예정이라서 장군 등 지휘관 자리도 자연스럽게 없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송영무 국방 장관은 평소 "비대한 군 조직을 유사시 즉각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는 표범같이 날쌔고 강한 조직으로 환골탈태시켜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병력 1만명당 육군 장군 비율은 우리나라가 6.4명이다. 미군은 6.6명, 독일군은 6.0명, 이스라엘군은 4.3명이다. 국방부는 이런 차원에서 육군 부군단장 7~10명, 부사단장 21~33명 직위를 없애고, 인사사령부(사령관 중장급) 등의 해체도 적극 검토 중이다. 20명이 넘는 장군이 있는 육군 교육사령부와 산하 교육기관 등 교육·군수·행정 부대의 장군급 지휘관 계급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특히 90명을 채우기 위해서는 국방부, 합참, 육군본부에서도 약 30명 정도를 줄여야 한다. 다만 합리적 근거에 따르지 않고 '육군에서 반드시 ○○명 이상을 뽑아낸다'는 식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예비역 장성은 "육군 개혁의 핵심은 가장 효율적 육군, 전투 수행에 최적화된 육군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현재 추진 중인 장군 감축이 과연 그런 방향에 들어맞는지 의문이 든다"며 “공세적 신(新)작전 개념에 따라 공정 사단과 화력 여단, 드론여단 등의 창설을 검토 중인데 장군 감축은 이런 계획까지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 인력 정책 전문가인 김일생 전 병무청장은 "우리 군은 '계급 인플레'가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장군 감축은 불가피하다"면서도 "하지만 감성적으로 접근해 서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사실, 인구절벽에 따른 병력 감축을 고려하고, 일부 비대하고 방만했던 군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장군 감축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참가와 미북 정상회담 제의 등의 평화 분위기 속에서도 북한은 평양에서 남서쪽으로 135㎞ 떨어진 황해남도 옹진군 연봉리에 공기부양정 기지를 건설중이다. 그동안 백령도에서 가장 가까웠던 공기부양정 기지는 2011년에 건설한 황해도 고암포기지이며, 이번에 신설하는 연봉리기지는 고암포보다 10여㎞ 더 가깝다. 이 기지에서는 백령도와 대청도를 30분 이내에 기습공격도 할 수 있다. 북한은 국내외적으로 사이버테러 뿐만 아니라, 국내적으로는 즉각 침투가능한 20만명이 넘는 특수전부대 편성과 근거리 공기부양정 기지 신설로 백령도 점령 등 국지도발 준비를 착실하게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핵개발을 비롯해 하와이와 괌을 포함한 미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개발을 완성했다고 공헌했다. 그런데 우리는 인구절벽을 핑개로 2022년까지 육군 병력을 11만8000명 줄인다. 또 일부 부대 및 조직이 해체될 예정이라서 장군 등 지휘관 자리도 자연스럽게 없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장군도 100명을 감축한다. 이번 국방개혁이 비대하고 굼뜬 공룡을 강하고 날쌘 표범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로 만드는 작업으로 변질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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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석] 장군 100명 감축, 날쌘 표범 대신 고양이 만드는 국방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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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사용설명서](20) 시원섭섭한 초등군사반(OBC) 교육의 추억과 유비무환(有備無患)((
- ▲ 초군반 학생 장교들이 소대방어 전술 명령 하달하는 모습 ⓒ국방부 제공)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칼럼니스트) 생도의 통제된 생활을 벗어나 장교의 자유와 책임을 경험하는 초등군사반 교육 국민가요인 故김광석의 ‘입영열차’ 노래에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로 가던 날~ 어머님께 큰 절하고~“라는 가사가 항상 입가에 맴돈다.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첫 발령지는 야전부대도 훈련소도 아니라 광주에 있는 보병학교였다. 부임전 재교육을 위해 모든 초임장교가 반드시 거쳐 가는 과정으로 보병, 포병, 기갑, 공병, 통신 등의 각 병과학교에서 약 16~20주 동안 초등군사반(Officer's Basic Course) 교육을 받았다. 졸업 성적은 제대할 때까지 출신별 진급과 선발에 중요하고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초등군사반 교육 기간은 생도생활 4년 동안의 통제 받는 생활을 벗어난 최초의 자유로운 시간이었다. 자유는 책임을 동반한다. 숙달 안된 초임장교들에게는 자유가 방종이 될 수도 있었다. 매일 위병소를 마음대로 통과할 수 있는 외출이 허용되니까 아침 수업이 시작되면 여기저기에서 밤새 마신 술 냄새가 진동을 했고, 심지어는 지난 밤 과음으로 몸이 말을 듣지 않아 벌점을 먹더라도 출근을 못하는 장교도 있었다. 게다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일어난지도 1년 남짓 지나지 않아 군복을 입고 학교밖을 다닐 때에는 시민들의 눈초리에 신경이 쓰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부모 같은 마음으로 친절하게 대해주는 느낌이었다. 보병학교 초등군사반 교육은 타 병과학교와 달리 대부분 생도생활 동안 하기군사훈련을 통해 숙달한 지휘통솔, 참모학, 화기학, 소대~대대 및 제병협동전술훈련 등 각종 훈련의 반복이었다. 그래서 인지 교육보다는 얼마 후 각자의 임지로 떠나는 동기들과의 이별이 더욱 아쉬운 시간이었다. 돌이켜보면 필자도 광주 보병학교 울타리 밖의 인접한 술집은 다 가 보았다. 특히 휴일 광주시내 식당에서 먹어본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푸짐한 전라도 전통밥상은 잊을 수가 없다. ‘불모지대’의 감동과 현충일 기념 50Km 마라톤의 뼈아픈 교훈 필자는 초군반교육 기간 중 우연히 일본의 작가인 야마사키 도요코의 ‘불모지대’ 책을 접했다. 1978년 5권의 전집으로 출간된 이 책은 일본 대본영 작전참모였던 ‘이키 다다시’가 종전후 소련군 포로수용소에 있다가 풀려나 제 2의 인생을 종합상사에 취업하여 살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관동군 시절 상사이기도 했던 ‘세지마 류조’의 일대기를 주축으로 일본의 종합상사인 ‘긴끼’가 형성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었다. 그 회사는 일본군의 참모조직을 본떠서 만들었고, 이 책은 2009년 일본 TV 드라마로 성황리에 방영되기도 했다. 군생활을 막 시작하는 입장이었지만 제대 후 군 보다 더 넓은 사회에서 사관학교 출신 선후배들이 끈끈한 의리와 군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에서 심장이 마비될 것 같은 깊은 감동을 받았다. 책 내용이 좋아 반복해서 읽는 동안 바로 전역해서 ‘이키 다다시’나 ‘효도 신이치로’ 처럼 상사원으로 국가 경제를 위해 국제적으로 직접 뛰고 싶은 충동이 솟아오르기도 했다. 주인공 ‘이끼 다다시’의 사회적응 삶을 그린 소설 ‘불모지대’는 나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마침 현충일이 되어 휴일이 되자 새로운 도전을 갖게 하였다. 룸메이트였던 김종주 동기의 마라톤 제안에 동의를 하고 준비 없이 뛰어 들었다. 코스는 광주시내 동쪽 지방 국도가 시작되는 곳에서 출발하여 화순 근처인 김종주 소위의 집까지 약 50Km 거리였다. 그동안 생도생활에 단련된 몸이라 쉽게 생각했는데 만만치 않았다. 처음 10km는 약 30분 정도 걸렸는데 이 속도면 마라톤 선수도 가능하겠다고 웃으며 달렸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동기 김소위는 약 한달 동안을 거리를 늘려가며 사전 준비를 했는데 사전 준비를 못한 나는 20km를 넘기자 호흡은 괜찮은데 다리에 마비가 오기 시작했다. 점점 속도가 떨어지면서 양 무릎 통증으로 마지막 10km는 걷기도 힘들었다. 김소위의 부축을 받으며 간신히 목적지인 친구 집에 도착했다. 같이 뛰지는 안았지만 동기 현창부 소위가 완주 기념품까지 준비해서 기다리고 있었고 반면에 제대로 뛰지 못한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불모지대의 감동은 심장을 마비 시켰고, 사전 준비 없이 무모하게 도전한 마라톤은 두 다리를 마비 시켰지만 어떠한 성취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사전 철저하게 준비해야하는 교훈을 뼈져리게 체험한 순간 이었다. ▲ 초군반 학생 장교들이 제병협동(보병과 전차) 훈련하는 모습 ⓒ국방부 제공 ‘반면교사’가 된 ‘하얀 시트’ 바바리맨 사건 마라톤의 후유증으로 근 일주일 넘는 시간 동안 학과출장 속도를 맞추지 못해 항상 열외하여 절뚝거리며 이동해야 했다. 건강이 회복되자 교육과목이 제병협동으로 바뀌었다. 제병협동훈련은 각 병과로 흩어져 교육받던 동가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돌이켜 보면 그 훈련 후 헤어지면 다시 보기란 매우 어려울지도 모르기에 애틋한 회자정리(會者定離)의 시간이었다. 주로 보병과 포병, 기갑, 병과가 협동훈련의 주인공이었다. 그중 기억이 나는 것 중 하나는 ‘전장소음체험훈련’으로 표적 부근 벙커에 들어가 머리위로 떨어지는 105mm, 155mm 포병탄 등의 파열음과 충격을 직접 체험하는 훈련이다. 방어전투시 중과부적으로 위급한 상황일 때에는 아군 머리위로 ‘진내사격’을 요청한다. 6.25 남침전쟁시 많이 사용했던 전술이다. 몇 일 뒤에는 모두 전방 각지로 부임하는데 실제 전장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야간 훈련이 없는 날이면 생활관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동기들은 헤어질 날이 얼마 남지 않다보니 이별의 아쉬움에 젖어 있었다. 그게 화근이 됐다. 어느 날 새벽에 비상이 걸렸다. 동기생 전원이 전투복으로 연병장으로 집합하라는 통보였다. 무슨 일인가 놀라서 나가보니 단상에는 정형진 소령(30기, 예비역 소장)을 비롯한 보병학교에 근무하는 영.위관급 육사 선배들이 모두 있었고 분위기는 매우 살벌했다. 몇명의 동기생들이 심야에 바바리맨처럼 하얀 시트로 몸만을 가린 채 생활관 울타리 밖의 다방 같은 주점에 들어가 이별의 아쉬움을 달래며 술을 마시다 지역주민의 신고로 난리가 난 것이다. 사관학교 출신의 망신을 다시킨다며 선배들은 일장 연설을 한 뒤 기합을 주었다. 후배들을 바르게 선도하려는 선배들의 입장도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별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생활관에서 조용히 취침 중이었는데 한밤중에 홍두께 격이었다. 그러나 지옥과 천당도 인솔해 간다는 군대이다. 하물며 군과 국가의간성인 사관생도 출신들은 누구 하나의 실수로 인해 전체가 매도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생도생활 동안 절차탁마(切磋琢磨)를 귀 따갑게 들어 왔는데 그 사건을 계기로 서로를 아끼고 격려하며 군생활을 해야된다는 결집의 기회가 되었다. 지뢰사고로 순직한 선배의 가슴 아픈 소식이 만들어낸 ‘유비무환’ 제병협동훈련이 끝나자 초군반 교육도 막바지가 되었다. 그때 전방에서 슬픈 소식이 우리를 긴장 시켰다. 1년 선배 36기 故 신현준, 박흥수 중위가 전방 사단 수색대대 DMZ 작전중 지뢰 사고로 순직한 것이다. 바로 몇 일 뒤에는 그 자리로 우리들이 가야만 한다. 참 군인으로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국가를 위해 뛰어들어야 한다. DMZ 지역은 대부분 보병 장교들이 담당하기 때문에 일순 생활관은 숙연해지면서 긴장도 감돌았다. 동기회에서는 제병협동훈련장 사건에서도 느꼈듯이 선배들의 불의 사고가 아니라 바로 우리 앞에 닥쳐온 현실로 받아들이고 의견을 모아 지뢰 덧신을 만들기로 했다. 희망자들은 비용을 지불하고 자신의 군화를 동기회에 맡겼고, 얼마 후 신발 밑창에 철판을 장착한 지뢰 덧신을 받을 수 있었다. 한 동기생은 한 술 더 떴다. 간단한 조작으로 금속을 식별할 수 있는 지뢰 탐지기를 만들었고 대부분의 동기들은 자비를 들여 지뢰탐지기와 지뢰덧신을 준비하고 전방으로 배치되기만 기다렸다. 아마도 필자는 준비없이 무모하게 시도한 50km마라톤에서 다리가 마비되었던 체험이 이런 준비를 하게 만든 것 같다. 훗날 임지에 부임해 갔을 때, 그 곳의 군 선배들은 이렇게 준비를 하고 온 필자를 비롯한 동기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함께 신뢰를 받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편, 생도시절 태권도부장을 했던 고장호 동기는 야전부대에서 태권도 교육이 강조된다며, 검도와 유도를 했던 동기들에게 태권도 유단증을 받도록 준비하라고 강조했다. 필자는 생도시절 검도 2단을 땄으나 태권도 유단자증이 없어 걱정이었는데, 동기의 애정 어린 배려속에서 노력을 거듭해 초군반에서 유단자증을 받게 되었다. 290명의 동기생들과 함께 청운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첫 발을 내딛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생도생활 4년에 이은 초군반 4개월간의 교육을 마치고 청운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딜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동기회에서 갑자기 소집해 강당에 모였는데, 육군본부에서 일부 인원의 부대 부임을 통보했다. 전방 사단 중 가장 힘들고 오지인 3, 15사단 부임자 발표였다. 필자도 1군 사령부의 예하부대인 15사단 발령자에 포함되었다. 15사단은 겨울에 가장 추운 대성산과 사단 전 지역이 비포장도로인 산악 지형, 지역내 최고 높은 기관장이 이장이라는 야전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준비는 끝났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국군 통수권자로부터 이등병에 이르기까지 한마음으로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하는데 한 몫을 다하려고 야전으로 빨리 달려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유지경성(有志竟成)이라 했다. 뜻을 가지고 있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졸업 후 보병학교 초군반까지 절차탁마(切磋琢磨)로 무장한 290명의 동기들은 국가의 명을 받아 이제 견습생이나 계약직이 아닌 야전부대 소대장으로 진짜 군생활을 시작했다. - 육군사관학교 졸업(1981년) - 동국대학원 외교국방(석사) - 한남대학교 정책학 (박사과정) - 5군단사령부 작전참모 - 3군사령부 감찰참모 - 8군단사령부 참모장 - 육군훈련소 참모장 - 육군대학 교수부장 - 육군본부 정책실장 -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 - 군인공제회 관리부문부이사장 - (현)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 (현)안보팩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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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역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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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사용설명서](20) 시원섭섭한 초등군사반(OBC) 교육의 추억과 유비무환(有備無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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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19) 사관학교 졸업식은 대통령 아닌 초임장교의 출발점
- ▲ * 세계 최초의 최대 모니터(30m x 12m, 월드미디어 제작)가 등장한 2011년 계룡대 합동임관식[사진제공=김희철] 꽃피는 봄이 오면, 땅속에 숨어 있던 다이아몬드가 지상에 올라와 빛을 발하는 사관학교 졸업식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칼럼니스트] 매년 3~4월 꽃피는 봄이 오면 각군 사관학교에서는 ‘졸업식’과 빛나는 다이아몬드 소위 계급장을 모자와 양어깨에 달고 장교 ‘임관사령장’을 받는 ‘장교 임관식’이 열린다. 이명박대통령 시절부터는 졸업식은 각군 사관학교에서 진행됐고, 장교 임관식은 육해공군 사관학교와 간호사관학교, 학군장교(ROTC)출신 등을 모두 모아놓고 대통령이 임석해서 한꺼번에 장교 합동 임관식을 하는 행사로 변경되었다. 원래 각군별 사관학교 졸업 및 임관식에는 대통령이 항상 주관했었다. 그런데 MB시절 대통령의 스케줄이 너무 바쁘다보니 사관학교 행사에 전부 참석하기가 힘들었다. 같은 성격의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행사에는 국방부 장관이 가고, 또 다른 자리에는 참모총장이 온다면 행사 주최 측의 입장에서는 차별받는 듯한 기분이 들 수도 있다. 따라서 합동임관식은 순전히 군별, 출신별 임관식 행사에 대한 형평성을 위해서 생겨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한국안보협업연구소(KSCI ) 위기관리센터장인 김진형제독은 ‘“대한민국 군대를 말한다.”라는 저서에서 “이것은 행사의 의미보다 형식을 더 우선시하는 사고에서 비롯된 판단이다”면서 “장교 임관식이라는 본연의 가치에 중심을 둔다면 누가 임석하느냐는 그리 큰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대통령은 매년 하나의 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한다. 우리나라처럼 임석상관의 개념이 아닌 초청인사 자격으로 참석한다. 초청연사의 역할은 사관학교 졸업생을 위해 장교로서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의미의 조언과 축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군과 안보에 대한 정부의 생각을 발표하는 것이다. 실제 2017년의 경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육군사관학교에, 펜스 부통령은 해군사관학교에, 던퍼드 합참의장은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졸업생들을 위한 연설을 했다. 우리나라도 이젠 임석상관 참석 여부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갈등에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이다. 졸업생도들이 모여 교육받는 생활관은 바로 생도대 ‘양로원’ 행사간 부동자세 유지 때문에 대통령 유시를 제대로 들을 수가 없어 졸업을 앞둔 4학년 생도들은 동계휴가를 끝내고 생도대로 복귀하면 모든 자치제도 지휘권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별도 공간에 모여 졸업전 교육을 받는다. 그때 신입생도들은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있으며 생도대 전체는 새로이 편성된 간부 생도들에 의해 새로운 바람이 잔잔하게 일고 있는 상태이다. 당시에 후배 생도들은 졸업생도들이 모여 있는 생도대 4층의 별도 공간을 ‘양로원’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가능하면 그곳으로 올라가기를 꺼렸다. 훈육관들도 공식적인 만남의 시간 이외에는 후배들과의 접촉을 자제하도록 권장했다. 아마도 후배들이 선배의 권역에서 빨리 벗어나 자신들 만의 자치 지휘체계를 신속하게 정립시키려는 의도였다. 기초군사훈련부터 시작된 4년간의 사관생도의 제복을 벗고 빛나는 다이아몬드 소위 계급장을 부착한 군복을 입기 직전의 졸업생도들은 멋있어 보였지만 힘들기만 했던 생도생활의 종지부를 찍고 이제 더 넓은 광야로 나아가 더 험한 세파를 극복해야 할 기로에 서 있다. 그들이 마지막 교육과정인 2~3주간의 전방 야전지휘 실습을 마치고 생도대로 복귀하면 졸업식 행사 연습이 기다리고 있다. 본 행사에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주관하다보니 학교측에서는 최대의 관심사가 되어 예행연습도 여러번에 걸쳐하며 사전 점검을 받는다. 생도대장, 학교장, 육군총장, 장관에 이르기까지 똑같은 절차로 리어설을 한다. 이때 생도들과 졸업생들은 만평 넓이의 화랑대 연병장의 초봄 칼바람 추위와 싸우며 행사 준비에 고생을 한다. 실제 행사간에는 해사 옥포만의 아스팔트 연병장이나 육사 화랑대 연병장 잔디에서 ‘열중쉬어’상태로 오랫동안 서서 대통령의 유시를 듣는다. 그러나 부동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게 하려고 눈물겨운 노력을 하느라 제대로 들어볼 수가 없었다. 행사 시작 훨씬 전부터 장시간 도열한 상태로 있다 보면, 생도들이라도 깜빡 졸다가 총을 떨어뜨리거나 심지어 주저앉거나 쓰러지는 경우도 생긴다. 그래서 앞뒤 좌우 생도들 간에 서로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면서 긴장을 해소시키는 노력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대통령 유시를 들을 겨를이 없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결국 임석상관의 연설은 행사의 주인공인 초임장교와 생도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말하는 자신만의 독백 수준의 이야기로 귀결되며 언론사의 기사거리로 활용될 뿐이다. 거룩한 졸업 및 임관식의 주인공은 새로이 탄생하는 장교들이 돼어야 사관학교든 학군장교든 출신 구분 없이 국가방위의 선봉장이 되겠다는 청운의 꿈을 갖고 한길로 달려온 졸업생도들이다. 졸업 및 임관식은 그 자체로 거룩하다. 그 가치를 빛내기 위한 수단으로서, 귀빈을 초청하여 축하와 귀감이 되는 연설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넓은 세상으로 떠나는 졸업생도들의 마음가짐을 다질 수 있게 하고 후배생도와 가족들이 축하하는 것이 임관식 행사의 더 큰 의미일 것이다. 사관학교 졸업식에 대통령이 임석하면 국방부장관, 합참의장, 연합사령관, 각군 참모총장, 연합사부사령관, 해병대사령관 등이 같이 참석한다. 수행원들까지 포함하면 과도한 인원이 이동한다. 이렇게 되면 행사의 진정한 의미는 사라지고 눈도장 찍기, 겉보기 행사의 불필요한 허례허식으로 변질 된다. 졸업 및 임관식의 주인공은 임석상관이 아니라 새로 탄생하는 초임장교들이다. 이들은 임관선서를 하며 국가 수호의 최후 보루로서의 첫발을 내딛는다. 따라서 행사의 모든 중심은 졸업생도들인 초임장교여야 한다. 선진 외국의 경우, 사관학교 졸업식에서는 졸업생, 재학생, 가족들이 모두 앉아서 진행한다. 행사의 형식 보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지휘관과 초청연사의 말과 표정과 몸짓을 듣고 보면서 공감한다. 중간 중간에 감동의 박수도 보낸다. 연설자 자신만의 일방적인 만족이 아니라 참석한 생도 와 졸업생, 가족들이 듣고 공감하는 훈시의 문화가 우리나라에서도 이젠 정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합동임관식 보다는 문화가 다른 육해공군의 특색에 부합된 각 군별 행사로 환원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제 3월이 되면 또 각군 사관학교 졸업식과 임관식이 계속된다. 이번에는 국민의 소리를 적극 수렴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현 정부의 현명한 판단과 조치를 기대해 본다.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현재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교수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알에이치코리아,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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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19) 사관학교 졸업식은 대통령 아닌 초임장교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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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석]평창 동계올림픽 평화 공세속 인민군 창건 열병식과 최남단 공기부양정 기지 신설
- (안보팩트= 김희철 안보전문기자/ 발행인) 북한이 매년 4월 25일에 기념해오던 조선인민군 창건일을 올해 갑자기 평창올림픽 개막 전날인 2월 8일로 당기고 대규모 열병식을 거행하여 평창 동계올림픽을 그들의 축하 공연장으로 만들었다. 미국은 "올림픽 정신의 훼손이자 국제사회를 향한 정면 도전"이라며 반발한 반면, 청와대 관계자는 7일 "(북 열병식에 대한) 공식 입장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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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석]평창 동계올림픽 평화 공세속 인민군 창건 열병식과 최남단 공기부양정 기지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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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경 칼럼]기무사의 정치적 중립 다짐, ‘정권’ 대신 ‘국가’에 충성해야
- 이석구 기무사령관, 25일 국립서울현충원서 ‘정치적 중립’ 선포식국가안보와 정권안위 혼동한 ‘과거 관행’ 탈피가 향후 과제기무부대원등 정보기관은 ‘정치적 일탈’의 개념에 대해 교육해야(안보팩트=김한경 방산/사이버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국군기무사령부는 25일 오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이석구 사령관(육군 중장)과 서울지역 기무부대원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치적 중립 준수를 다짐하는 선포식을 열었다. 선포식의 하이라이트는 청계산에서 떠온 물에 손을 씻는 ‘세심(洗心) 의식’과 이 사령관이 직접 쓴 정치적 중립 준수 서약서에 손을 얹고 읽는 장면이었다. ‘DSC(기무사의 영문 약자) Promise(약속)’라고 명명된 서약서에는 ‘잘못된 관행 개선’과 ‘정치적 중립 준수’ 그리고 “국가와 국민에게만 충성하겠다”는 다짐이 들어있었다.국군기무사령부는 충성 부대로 알려져 있고, 부대 구호도 ‘충성’이다. 그런데 그들의 충성 대상이 그동안 어디를 향하고 있었는지가 중요하다. 어제의 선포식은 국군기무사령부의 충성 방향이 그들이 다짐했던 국가와 국민이 아니라 정권에 맞춰져 있었다는 사실을 자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선포식이야말로 기무사의 정치적 성향을 보여주는 행사라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예비역 장성은 “영하 15도의 날씨에 세심의식 같은 행사를 벌이기보다는 기무사령관이 직을 걸고 청와대의 부당한 지시에 따르지 않는 결기를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가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니 앞으로 정말 달라지는지 기대해 보겠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경우 정보기관장이 자신을 임명한 정권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법적으로 임기를 보장한다. 또한 정치화된 정보를 생산하는 것이 정보원의 가장 큰 치욕이라고 가르치는 등 정치적 일탈 행위를 예방하고자 노력한다.반면 한국은 정권과 연계된 사람이 정보기관장에 임명되는 경우가 많고, 한 정권 내에서도 2-3차례 정보기관장이 바뀐다. 정보기관장이 정권이 아닌 국가와 국민에게 충성하기 어려운 이유이다.게다가 무엇이 정치적 일탈 행위인지를 정보기관에서 가르치지 않는다. 군 정보기관 사정에 밝은 전직 관계자는 “기무부대원들은 그동안 국가안보와 정권안위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미국처럼 정보기관장의 임기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정치적 일탈 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나가야 한다. 그것만이 정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충성하는 정보기관을 만들 수 있다. 코미 전 미국 FBI 국장이 이미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시절 문제를 수사하다가 대통령에게 해임당하고도 법적으로 당당히 맞서는 모습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의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지 새삼 느끼게 한다. <김한경>안보팩트 방산/사이버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 광운대 방위사업학과 외래교수 (공학박사) 광운대 방위사업연구소 초빙연구위원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사이버안보센터장 한국방위산업학회/사이버군협회 이사 前 美 조지타운대 비즈니스스쿨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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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경 칼럼]기무사의 정치적 중립 다짐, ‘정권’ 대신 ‘국가’에 충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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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군의 아우성] 故 최규식 경무관, 평창올림픽을 향한 무언의 외침
- ▲ 금강산 지역 남북 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 스키장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 점검 남측 선발대 단장인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이 23일 오전 동해선 육로를 통해 금강산 지역으로 방북하기 위해 강원도 고성 동해선 남북출입국사무소에 도착해 북으로 출경하고 있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두고 미 NBC '불량국가의 올림픽 야망' 특집 방송 준비 19일 김신조 등 북한 무장공비와 총격전서 숨진 고 최규식 경무관 50주기 추모식 거행돼 김신조 목사, "북한의 속성은 50년전 그대로인데 북한에 동조하는 한국인 늘어" 지적 고 최규식 경무관, 북한의 선전선동에 흔들리지 말라고 당부할지도 몰라 (시큐리티팩트=강철군 전문기자) 미 NBC방송은 지난 21일(현지시간) 간판 앵커인 레스터 홀트가 마식령 스키장을 단독 현장 취재한 예고편을 공개했다. 현장 취재내용은 23일 '불량국가의 올림픽 야망(Rogue Nation's Olympic Ambitions)'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될 예정이다. 홀트가 진행하는 NBC저녁 뉴스는 미전역에서 평균 900만명 이상이 시청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한편 북한은 현송월을 단장으로 하는 예술단 사전 점검단을 한국에 보낸 21일 '국가 핵 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실현'이라는 우표첩도 발행했다. 우표첩은 주체의 핵강국 건설사에 영원불변할 업적이라는 것을 감명 깊은 화폭들로 펼쳐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평창올림픽 참가와 핵미사일 개발 문제는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여진다. 미국과 북한에서 동계올림픽 관련 톱뉴스를 보도하고 상호 점검단이 교차 방문 중인 가운데, 지난 19일 오전, 서울 지방경찰청 이주민 청장을 비롯한 보훈단체 및 고교생 100여명이 서울 종로구 청운동 자하문고개 현충탑 앞에 모여 고 최규식 경무관과 정종수 경사의 제 50주기 추모식을 조용히 거행했다. 최경무관과 정경사는 1968년 1월 21일 종로경찰서 근무중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침투한 김신조 등 북한 무장공비 31명과 교전 중에 순직했다. 김신조 일당이 남파됐던 1968년은 1년 내내 한반도에서 전쟁 기운이 감돌던 시기였다. 박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북한이 김신조 등 31명을 보낸 1.21사태를 시작으로 1월 23일엔 미국 해군함 푸에블로호를 원산 앞 공해상 바다에서 초계정 4척과 미그기 2대로 나포했고, 그해 11월에는 경북 울진과 강원도 삼척에 북한 특수부대원 120명을 침투시켜 금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진부면의 평범한 가족과 함께 9살 소년 이승복도 살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당시 한국의 상태에 대해 김신조목사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1968년만 해도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이 한국보다 많았고, 군도 더 앞서 있었다. 휴전선 경계 시스템도 북측과 달리 남쪽은 허술했다. 본인은 1.21사태 이전에 두번이나 휴전선을 통해 한국에 내려와 정찰작전을 수행하고 돌아갔다. 그때 한국군에는 '유격'이라는 단어도 없었다. 방첩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내가 북한에서 받았던 훈련과 전술을 알려줬다. 예비군도 그 때문에 창설된 것이다." 사실 그해 4월 1일 예비군이 창설됐고 육군 병사의복무기간도 2년 6개월에서 3년으로 늘어났다. 또 모든 성인에게 12자리 숫자가 부여되는 주민등록증이 처음으로 그해 11월에 발급되어 지금과같은 한국의 민관군 방위체제가 새로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김신조 목사는 최근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강산이 5번 바뀌는 50년이 지난 지금의 남북 관계를 비교하면 북한의 속성은 50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북한을 바라보는 한국 사람들의 생각만 너무 많이 바뀌었다.우리 국민의 안보 의식이 180도 바뀌었다. 사고방식이 달라졌다. 1.21사태 당시에는 6.25남침전쟁을 직접 겪었던 사람들이 많았고 늘 북한의 위협과 도발 속에 살았다. 그런 고난 속에서 나라를 지켰고 한국이 여기까지 왔다. 요즘 사람들은 그걸 모른다. 북한 정권에 대한 적개심이 없다. 오히려 북한에 동조하는 사람들만 늘고 있다." 김신조 목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선수단과 예술단을 보내는 것은 북 체제를 선전하기 위해 오는 것이라고 본다. 오래 전부터 동계올림픽을 통해 북한의 체제의 존재감을 전세계에 선전하려는 계획이 서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수치고 환호하게 되면 북한은 대한민국을 자신들이 장악했다고 선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이 북한 전술을 너무나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으며,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 문제를 많이 연구하고 분석한 전문가들 이야기를 듣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어는 정부든 내 정권에서 이걸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머리에서 빼야 한다. 다음 대로 넘긴다고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 서두르면 실수를 하게 된다. 북한은 절대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칙대로 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이 함께하는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로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이것을 계기로 효율적인 남북대화도 계속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의 선전선동에 부화뇌동(附和雷同)해서는 안된다. 그들의 변함없는 핵위협에 대응하여 한미동맹을 유지한 가운데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올림픽 후 대북제재를 통한 압박을 지속할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 ▲ 1.21사태시 무장공비 침투를 저지하다 순직한 최규식 경무관의 동상 고 최규식 경무관은 자하문 현충탑에 올라서서 다음과 같은 무언의 외침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1968년 나는 대통령을 저격 가능한 500m 거리에서 "우리는 방첩대원이다."라고 속이며 밀고 들어오는 김신조 일당과 대치중에 적의 자동소총과 수류탄에 운명을 달리했지만 대통령을 지켜냈다. 현재의 김신조목사가 강조한 말들을 귀담아 듣고 자유대한을 지켜야한다. 필요할 때마다 빠졌다 들어갔다 하는 것이 공산주의 전략이다. 지금도 대남 적화전략은 똑 같다. 절대로 속지말라 후손들이여 ...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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