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02(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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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476] 난득호도(難得糊塗) 가면을 벗겨버린 낭중지추(囊中之錐)⑨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전국시대 진나라의 공격을 받은 조나라 혜문왕은 동생이자 재상인 평원군을 초나라에 보내어 구원군을 청하기로 했다. 20명의 수행원이 필요한 평원군은 그의 3,000여 식객 중에서 19명은 쉽게 뽑았으나, 나머지 한 명을 뽑지못한 채 고심했다. 이 때에 모수라는 식객이 데려가 달라고 했다. 평원군은 어이없어 하며,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마치 주머니 속의 송곳 끝이 밖으로 나오듯이 남의 눈에 드러나는 법이오(낭중지추:囊中之錐). 그런데 내 집에 온 지 3년이나 되었다는 그대는 단 한 번도 이름이 드러난 일이 없지 않소?’ 하고 반문했다. 모수는 “나리께서 이제까지 저를 단 한번도 주머니 속에 넣어주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주머니 속에 넣어 주신다면 끝 뿐이 아니라 자루까지 드러내 보이겠습니다” 하고 재치있는 답변을 했다. 만족한 평원군은 모수를 수행원으로 뽑았고, 초나라에 도착한 평원군은 모수가 활약한 덕분에 국빈으로 환대받고, 구원군도 얻을 수 있었다는 사례에서 낭중지추(囊中之錐)가 유래됐다. 창조는 모방이다. 중대장겸 정보장교인 이지현 대위가 정보분석조 임무를 수행하며 전투지휘검열을 받다가 정보분석조 가방이 너무 불편하여 등산용 조끼의 주머니에 장비들을 넣고 가방없이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건의했다. 좋은 착안이라며 극찬을 해주었는데 지금은 전부대가 활용하고 있고 대대가 최초로 개발한 부대가 되었다. 또한 마침 상급부대 불시 검열시에 제시하였는데 검열관도 감탄하며 전군에 전파하겠다고 칭찬했으며, 이어 기무부대장, 연대장 그리고 대대를 갑자기 방문한 부사단장에게도 보고하자 부사단장은 사단장에게 보고하겠다며 정보분석조 조끼를 사단으로 가져갔다. 결국 정보분석조 조끼는 사단에 통일되어 활용하게 됐고, 이지현 대위는 낭중지추(囊中之錐)가 되었으며 이로인해 잠수하려던 난득호도(難得糊塗) 실천은 무너지고 말았다.
    • 소통시대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
    2024-10-03
  • [김희철의 CrisisM] 사천 등 16개소, ‘국가관리묘역’으로 품격있는 묘역 유지·관리 추진(하)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한편, 지난 15일 JTBC에서 ‘매년 성묘하는데 ‘소재불명?’ 독립유공자 묘소 파악 못 하는 보훈부‘라는 보도가 있었다. 김교영 선생의 묘소는 JTBC가 유족을 통해 확인하기 전까진 어디 안장돼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고, 백영촌 선생(1990년 애국장)도 대전현충원과 대구신암선열공원에 각각 안장되어 보훈부는 “어디가 진짜 묘인지 확실하지 않다”며 “전체 독립유공자의 절반, 묘소 위치조차 파악 안된다”고 밝혔다. 이에 JTBC는 “보훈부 기본적인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 나온다”라고 보도했다. 국가보훈부는 2015년부터 매년 국립묘지 외에 안장된 독립유공자 묘소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전체 독립유공자 1만 8,000여 명 중 8,500여 명은 묘소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는 후손 미확인으로 인한 미등록이나 유족이 묘소를 모르는 경우 등의 이유로 묘소를 찾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권 세대(손자녀) 이후 후손과의 연락체계를 만들고 유관기관과 협업을 통한 국민제보 확대, 그리고 정기적인 조사를 실시하여 독립유공자 산재 묘소가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국가보훈부는 대책을 제시했다.
    • 소통시대
    • CRISIS M
    2024-10-02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475] 난득호도(難得糊塗) 가면을 벗겨버린 낭중지추(囊中之錐)⑧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아보협업연구소장] 행사를 위해 60여명밖에 안되는 대대원들이었지만 부지런히 연습해 태권도와 군무 시범도 보이면 참석한 기관장들과 어린이들의 환성과 박수에 시범을 보인 대대원들은 사기도 고양되었다. 어떨 때는 지역 태껸도장 사범과 협조해 단원들을 초청하여 태껸 시범을 모이면 참석한 주민들도 매우 즐거워했다. 국군의 날 행사를 하면서 단풍이 시작되고 결실의 계절인 가을도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1994년 4월 대대장반 교육시에 대구 팔달천변 교통사고로 응급실에 입원하며 시작된 병원 생활이 또 재골절 수술까지 무려 8개월이나 됐다. 그동안 군사영어반 6개월, 군수학교 2개월 등 비정상적인 보직에서 벗어나 대대장으로 취임한지 9개월을 포함해 31개월이나 되었다. 그중에 정체된 시간이었던 22개월의 재활기간 동안 이룬 군생활의 아쉬움을 지난 9개월 동안 원없이 바쁘고 보람차게 달려왔다. 대대장 취임후 천군만마가 된 이완목 부대대장의 잠수(潛水)하라는 조언을 명심하고 몇 개월 동안 소리없이 부대 내실을 기하며 지역 주민들과 호흡을 함께하는 민관군 통합작전을 위한 대민활동에만 집중했었다. 하지만 ‘일부러 바보인 척하기도 참 어렵다’라는 의미의 정판교가 남긴 ‘난득호도(難得糊塗)’라는 고사성어처럼 경쟁하는 인접부대를 자극하는 불쑥 튀어나오는 일이 또 발생했다.(다음편 계속)
    • 소통시대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
    2024-10-01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474] 난득호도(難得糊塗) 가면을 벗겨버린 낭중지추(囊中之錐)⑦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매년 10월1일 즈음에 대대에서 연례적으로 준비하는 ‘국군의 날’ 행사는 큰 보람을 느끼게 한다. 믿음의 집 뇌성마비자와 희망원 고아들, 보이스카웃단원들 그리고 지역 기관장들을 초청해서 민관군이 하나가 되는 행사를 치루었다. 국군의 날처럼 민관군초청 행사외에도 지역 기관장들과는 주기적으로 모임을 했다. 특히 지역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변종석 청원군수와는 형제나 부자(父子)처럼 더욱 각별하게 지냈다. 변 군수는 필자보다도 나이가 20세 정도 많고 운동을 좋아하며 적극적인 성격이라 지역 주민들의 인기가 높았다. 필자는 대대장 재임기간동안 명절이 되면 군납양부 한병을 들고 군수의 자택으로 찾아가 인사를 하고는 더많은 선물도 받아오곤 하며 친분을 쌓았다. 그런데 변 군수는 과거 5공화국 시절 삼청교육대가 운용될 때 축구선수로 지역내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중 경찰에 밉보여 삼청교육대 대상으로 체포되어 경찰서로 끌려갔는데, 당시 대대장이 경찰서를 찾아와 변 군수를 보증하며 꺼내주어 위기를 모면한 덕택에 우리 군에 항상 감사해하며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었다. 또한 서부경찰서장인 한진희 총경(훗날 서울경찰청장 역임)은 청주에 혼자 내려와 살고 있었는데 수시로 관사를 찾아 호형호제하며 친하게 지냈고 덕분에 대대정문 앞 가로수 터널에 신호등을 설치하도록 협조를 해주어 보다 안전하게 차량들이 부대로 들어올 수 있었다. 한편 당시의 지검장은 나름대로 지식인임을 자처하며 필자에게 각별했는데 기관장 회식시에 술에 취해 “한국에서는 숨만쉬면 구속가능하다”는 농담도 하여 필자를 당황시켰고, 실제로 타지역 출신 교육감이 얼마 뒤에 구속되는 사건도 있었다.(다음편 계속)
    • 소통시대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
    2024-09-30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473] 난득호도(難得糊塗) 가면을 벗겨버린 낭중지추(囊中之錐)⑥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믿음의 집’ 박선규 목사님은 자비를 털어 길거리에서 방황하던 무연고 걸인과 정신박약아, 뇌성마비자들을 믿음의 집으로 데려와 숙식을 제공하는 복지시설을 운용하며 사회에서 버려지고 어두운 곳의 빛과 소금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목사님의 믿음의 집은 정부에서 아직도 복지시설 인가를 못 받아 어려움이 많았고, 대대에서 도로보수, 주변 청소 및 봉사활동 등을 수시로 제공하는 작은 도움에 고마움을 느끼며 대대의 일이라면 발벋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지역 주민들과 호흡을 같이하는 군부대 역할에 큰 힘이 되고 있었다. 얼차려와 정신교육을 받은 사고 및 문제병사들을 2박3일 동안 믿음의 집으로 보내 봉사활동을 의무적으로 하게 만들었다. 수용된 어려운 사람들의 대소변을 받아내고 목욕을 시키며 청소와 심부름을 하도록 한 뒤에 소감문을 받으면 대부분 자신의 실수를 반성하고 건강한 신체에 감사를 느끼고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국군의 날 등 지역 주민 초청행사시에 대대를 방문한 믿음의 집 가족들이 군기교육시에 봉사 활동을 한 병사들을 다시 만나면 너무도 반가워하며 고마워해 그들은 감동과 보람을 느끼게 됐고, 오히려 봉사활동을 하여 혜택을 주기보다는 사고 및 문제 사병들 관리에도 더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음편 계속)
    • 소통시대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
    2024-09-28
  • [김희철의 CrisisM] 사천 등 16개소, ‘국가관리묘역’으로 품격있는 묘역 유지·관리 추진(상)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국가보훈부는 지난 11일 경남 사천지역 출신 6·25남침전쟁 전몰군경 등이 안장되어 있는 ‘사천 국군묘지’를 국가가 직접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국가관리묘역으로 지정했다. ‘사천 국군묘지’는 경북 영천 보현산 일대 공비소탕작전과 강원 횡성북방지구 전투 등 각기 다른 전투에서 투혼을 발휘하다 전사한 사천지역 출신 6·25남침전쟁 전몰군경 등 44명을 정전협정 후인 1953년 10월15일, 사천시(당시 사천군)에서 사천공항 인근 사천읍 구암리 야산에 안장하면서 조성한 후 지금까지 관리해왔다. 하지만, 비행기 소음과 묘지 앞 철로로 인한 접근 불편으로 인해 유족들의 묘소 이전 건의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에 따라 사천시는 국가를 위한 희생에 대한 예우와 유족들의 의견을 고려하여 2021년 사천 국군묘지 이전계획을 수립, 묘지 조성 71년 만인 올해 8월, 사천시 종합장사시설인 사천 누리원 내에 별도의 묘역을 조성해 이장했다. 이후 국가보훈부는 사천시와의 협의를 통해 새롭게 조성된 사천 국군묘지를 국가관리묘역으로 지정하고 안내판과 조경을 비롯한 체계적인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셨던 분들에 대한 예우로 양지바른 장소에 새롭게 묘역을 조성한 사천시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국가보훈부는 국가관리묘역으로서 품격있는 묘역 유지·관리는 물론, 묘역을 방문하는 유족분들에 대한 편의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관리묘역은 국립묘지 외의 장소에 안장된 국가유공자 등 합동묘역을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지정해오고 있으며, 이번 경남사천국가관리묘역을 비롯해 현재 서울수유국가관리묘역과 거제장승포국가관리묘역, 충북괴산국가관리묘역 등 전국적으로 16곳이 지정되었다.(하편 계속)
    • 소통시대
    • CRISIS M
    2024-09-27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472] 난득호도(難得糊塗) 가면을 벗겨버린 낭중지추(囊中之錐)⑤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후방지역의 군부대는 원할한 민관군 통합작전을 위해 대민관계가 중요하다. 상근예비역이 사고를 내면 군사경찰(헌병) 보다 인근 파출소에서 먼저 사고를 접수하고 처리한다. 이후에 군사경찰이 현장과 파출소에 도착해 피의자를 인수하여 조사한다. 역시 노마지지(老馬之智)였다. 대대 주임원사는 이미 지역내 모든 파출소장과 친분이 있었고 지역 상근예비역들이 사고를 내면 파출소에서는 바로 주임원사에게 연락을 해줘 대대는 신속한 사후처리를 할 수 있었다. 주임원사는 지혜롭게 대민관계를 유지하며 군입장에서 대대원들을 보호했다. 사고친 병사들은 대대 군기교육대에 입소시켜 얼차려와 정신교육을 병행했다. 그 방법중에 대대 작전지역내에 위치한 복지시설 ‘믿음의 집’을 최대로 활용했다. 필자는 고교 졸업후 육군사관학교 입교전의 한달 시간동안 신촌 세브란스병원 재활원에서 봉사했던 추억이 있다. 그때 건강한 신체를 허락해 사관학교에 응시할 수 있었고, 몸이 불편한 뇌성마비 환자들에게 봉사하는 기회를 만들어준 하느님께 너무도 감사했고, 험하고 힘든 군생활을 이겨내는 큰 밑거름이 되었다. 그래서 과거 소중했던 추억을 되살리며 사전에 지역 면대장에게 사회복지시설 정보를 입수해 가족과 아들을 데리고 먼저 뇌성마비 환자들과 무연고 걸인들을 모아 생활하고 있는 ‘믿음의 집’을 방문했을 때 감동이었다. (다음편 계속)
    • 소통시대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
    2024-09-26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471] 난득호도(難得糊塗) 가면을 벗겨버린 낭중지추(囊中之錐)④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주변 어려운 사람들을 조용히 도우며 조용히 민관군 협업에만 중점을 두고 부대운용을 하다보니 잠수시기(潛水時期)가 자연스레 도래했다. 사람은 잘잘못을 떠나 처지가 딱하고 한가로우며 외롭게 되었을 때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사서오경의 하나인 대학(大學)에서는 이렇게 답한다. 군자는 반드시 혼자 한가로이 있을 때도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항상 자신의 언동을 점검하지만 (君子必愼基獨也/군자필신기독야), 소인은 그러할 때 착하지 못한 일을 저지른다(小人閒居爲不善/소인한거위불선)고 했다. 신독(愼獨)이란 말이 여기서 유래됐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삼가고 들리지 않는 곳에서 두려워해야 군자라고 중용(中庸)에서도 가르친다. 맹자(孟子)는 같은 맥락으로 홀로 어렵게 되었을 때 의(義)를 지켜야 한다고 가르쳤다. 강릉지역 무장공비 침투사건이 아직도 계속 진행되고 있었지만 10월이 되자 장군 인사가 있었다. 필자가 작전보좌관 시절에 사단장으로 모셨던 이재관 대장(육사 21기)이 대침투작전중인 1군사령관으로 취임했고, 뒤이은 인사로 지팡이를 짚고 DJ대대장 취임을 허락하며 재도약의 기회를 만들어준 이상신 장군도 사단장직을 인계하게 됐다. 더불어 신현정 대령이 연대장 보직전에 군사령부의 본부사령으로 근무한 인연으로 든든한 뒷백이 되어준 조성태 대장(육사20기)도 2군사령관 임기를 마치고 야인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인정과 칭찬을 들었던 신 연대장도 신뢰하던 상급 지휘관들의 교체로 실망이 몹시 큰 것 같았다. 그 와중에 잦은 연대 지휘관 참모 회식자리에서도 일부 불협화음이 들려왔다. 정신없이 바쁘게 임무수행하다가 한가로운 여유를 찾게 될 때 더욱 신중하라(신독/愼獨)는 사서오경의 하나인 대학(大學)의 명언이 가슴 깊히 파고든다. 게다가 대대의 유격훈련이 시작될 즈음 예하 면대에서 상근예비역 무단결근과 휴가미귀자가 발생했다. 인접 대대에서 현지탈영 사고에 이어 필자의 대대에서도 사고가 계속되자 연대장은 사단으로부터 더욱 불편한 입장이 되었다. 이완목(삼사14기) 부대대장의 조언에 따라 잠수하며 내실을 기하는 부대관리에 집중했으나 난관에 봉착했다.(다음편 계속)
    • 소통시대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
    2024-09-25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470] 난득호도(難得糊塗) 가면을 벗겨버린 낭중지추(囊中之錐)③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춘추시대 오패의 한 사람이었던 제나라 환공은 어느 해 봄, 명재상 관중과 대부 습붕을 대동하고 고죽국을 정벌하였다. 그런데 전쟁이 의외로 길어지는 바람에 그해 겨울에야 끝이 났다. 그래서 혹한 속에 지름길을 찾아 귀국하다가 길을 잃고 말았다. 전군이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져 떨고 있을 때 관중이 “이런 때 늙은 말의 지혜가 필요하다(老馬之智可用也:노마지지가용야)”라고 말하며 즉시 늙은 말 한 마리를 풀어 놓았다. 그리고 전군이 그 뒤를 따라 행군한 지 얼마 안되어 큰길이 나타났고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또 한번은 산길을 행군하다가 식수가 떨어져 전군이 갈증에 시달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습붕이 “개미란 원래 여름엔 산 북쪽에 집을 짓지만 겨울엔 산 남쪽 양지 바른 곳에 집을 짓고 산다. 흙이 한 치쯤 쌓인 개미집이 있으면 그 땅속 일곱 자쯤 되는 곳에 물이 있는 법이다”라며 군사들이 산을 뒤져 개미집을 찾은 다음 그곳을 파 내려가자 과연 샘물이 솟아났다. 이 이야기에서의 교훈은 “관중의 총명과 습붕의 지혜로도 모르는 것은 늙은 말과 개미를 스승으로 삼아 배웠다. 그러나 그것을 수치로 여기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날 사람들은 자신이 어리석음에도 성현의 지혜를 스승으로 삼아 배우려 하지 않는다. 이것은 잘못된 일이 아닌가?”이다. 노마지지(老馬之智)란 사자성어의 ‘경험을 쌓은 사람이 갖춘 지혜’란 의미처럼 고(故) 이완목 선배의 소중한 조언으로 그때부터는 사단 및 타부대의 눈에 띄지않게 내실을 기하며 부대관리에 집중했고, 뇌성마비자들을 모아 봉사하는 ‘믿음의 집’ 같은 주변 어려운 사람들을 조용히 도우며 민관군 협업에 중점을 두고 부대운용을 했다. (다음편 계속)
    • 소통시대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
    2024-09-24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469] 난득호도(難得糊塗) 가면을 벗겨버린 낭중지추(囊中之錐)②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사단 전투지휘훈련(BCTP) 참가, 대통령 훈령까지 변경시킨 ‘공군기지방어 전술토의’, 점입가경이 된 ‘예비군 훈련장 사열’, 예비군 총기번호 오류 발견으로 상급부대를 뒤집어 놓은 ‘초도 업무보고’와 동원훈련, 전투지휘검열 수검을 받았다. 그리고 9군단장을 위시해 각 사단장 등 장군 9명(별 19개)을 포함한 100여명의 ‘예비군훈련장 시범식견학 행사’ 등이 대대를 더 정신없게 만들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대대가 사단의 전반기 최우수부대로 선정되었고, 전투지휘검열 수검후에 군사령관이 지시한 예비군 훈련장 시범식 견학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을 때, 부대대장이자 군선배인 이완목 소령(삼사14기)이 필자에게 적시적이고 중요한 충고를 했다. 많은 성과와 전반기 최우수부대 표창 등으로 상승세를 탔지만 주변의 시샘에 오히려 화를 당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좋은 성과를 유지하며 반대급부로 화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가끔 ‘자신의 총기나 명석함을 감추는 것이 더 낫다’는 바로 ‘난득호도(難得糊塗)’였다. 일종의 현명한 처세술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우리 속담과 뜻이 서로 통한다. 군생활을 더많이 경험했던 선배 이완목 부대대장의 충고는 필자의 승승장구를 위해 지금부터 더 나서지 말고 잠수시기(潛水時期) 지내며 ‘바보처럼 처신해야 하는 순간도 필요하다’라는 고급 지혜가 숨어있는 노마지지(老馬之智)였다.(다음편 계속)
    • 소통시대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
    202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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