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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514] 망월폐견(望月吠犬)보다는 민관군 콜라보가 더 따뜻하게 만들어⑧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칼럼니스트] 상당산성 서쪽 끝자락 율량동에 있었던 ‘성심양로원’이 지금은 없어졌고 청주교구의 건물만 남아있지만, 필자가 청원대대장으로 근무할 때에는 경로수녀회 최상살 수녀님이 원장으로 봉사하던 곳으로 많은 무의탁 노인들의 마지막 여생을 보내고 있었다. 오송에 위치해 뇌성마비 환자들과 무연고 걸인들을 모아 생활하고 있던 ‘믿음의 집’과 마찬가지로 ‘성심양로원’도 대대에서 군기 위반자들이 발생하면 늘 군기교육 과정으로 보내어 봉사하게 했었고, 대대원들도 일손이 부족한 양로원에 수시로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했던 곳이었다.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232)] ‘난득호도(難得糊塗)’를 강권한 노마지지(老馬之智) 참조) 한편 필자의 고향인 평택에서 중학교 교사로 정년퇴직한 뒤에 집에서 소일하며 지내는 아버지가 불쑥 부대를 찾아오셨다. 우리 집은 동족상잔 비극인 6‧25남침전쟁시에 미군이 약 2만명의 희생을 감수하며 중공군을 지연시킨 장진호 전투 덕분에 20만명이 피난할 수 있었던 흥남철수로 온 식구가 자유대한의 품에 안겼던 월남가족이다. 마침 휴일이라 부친을 모시고 동네 목욕탕을 갔다. ‘믿음의 집’과 ‘성심양노원’을 수시로 방문하여 노인들과 환자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했지만 진정 가까운 부친에게는 소홀했던 필자가 한편 부끄럽기도 했었다. 그래서 평택의 시골집에서는 목욕을 자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오래간만에 아버지 등을 밀어드리고 싶었다. 돌아가신 할머니는 다리에 피부병이 있었는데 부친도 마찬가지로 다리에 피부병을 앓고 계셨고, 본인이 참지 못하고 심하게 긁으셔서 일부는 피가 난 상처도 있었다. 필자가 그곳을 뜨거운 물로 씻겨드리자 너무도 좋아하셨다. 한참 등을 밀어드리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다가왔다. 목욕탕 안이라 모두 옷을 벗고 있었는데 그는 완전한 복장 차림의 목욕탕 주인이었다. 그는 난처한 표정으로 “손님, 다른 손님들에게서 항의가 들어와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어르신을 모시고 즉시 나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공손하게 말을 전했다. 주인의 말을 들은 필자는 미안하기도 했지만 아버지는 전염병이 아니라 유전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계속된 주인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급하게 아버지를 모시고 집으로 복귀했다. 아쉽지만 짧게라도 함께 목욕하며 등을 밀어 드린 것이 작은 보람이었고, 아마도 그때가 10여 년 전에 작고하신 아버지와 함께한 마지막 목욕이었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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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513] 망월폐견(望月吠犬)보다는 민관군 콜라보가 더 따뜻하게 만들어⑦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컬럼니스트] 부모산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과 지동동에 걸쳐 있는 산으로 해발 232m의 작은 산이다. 본래 이산은 아양산, 악양산 등으로 불리웠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 박춘무가 복대에서 의병을 일으켜 청주성과 아양산(부모산)을 탈환하여 그곳에 주둔하고 있었다. 그러나 박춘무에게 패전했던 왜병이 아양산에는 물이 없다는 것을 알고 산 주위를 포위하고 보급로를 차단했다. 작전이 보름 이상 길어지자 그 안에 갇힌 의병들은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하게 되었는데, 의병장 박춘무의 꿈속에 지팡이를 짚은 백발노인이 나타나 소나무를 가리키며 일어나라고 소리치자, 박춘무는 꿈에서 깨어나 군사들에게 소나무를 뽑게 했다. 소나무를 뽑자 식수는 물론 말에게 목욕시키고도 남을 만큼의 물이 솟아났다. 이것을 알게 된 왜병들이 물러났고 이때부터 부모산이라 부르게 되었으며, 이 우물을 모유정이라고 불렀다. 옛 문헌의 기록에 따르면 부모산성은 고을 서쪽 15리에 있고 석축산성으로 둘레는 2,427척, 성 안에 큰 연못이 있어 가물 때는 기우제를 지낸 연화사가 있었다. 이 산성은 오랜 세월에 많이 허물어져 옛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우나 둘레가 1,220m 나 되는 비교적 큰 산성으로 동서남북에 성문이 있었던 흔적만이 남아있다. 현재 성 안에 우물자리인 모유정 주변 참나무에는 주술신앙의 흔적인 금줄이 매어져 있다. 성 안에서 백제계의 토기조각, 통일신라시대의 토기 기와조각, 고려시대의 청자 파편 등이 발견되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이 산성은 백제 초기에 당이산 토성과 함께 청주의 동서를 지키는 외곽방어 시설로 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후 통일신라 및 후삼국 시대에 기능을 발휘하였고 특히 고려시대에 몽고군이 침입했을 때 피난성의 구실을 한 유서 깊은 부모산성이다. 청주를 대표하는 상당산성과 부모산성이 함께 청주 시내를 동서로 감싸고 있고, 상당산성 서쪽 끝자락 시내에 경로수녀회가 임진왜란 때 부모산의 모유정처럼 간절하게 운영하는 성심양로원이 있었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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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512] 망월폐견(望月吠犬)보다는 민관군 콜라보가 더 따뜻하게 만들어⑥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칼럼니스트] 뿐만 아니라, 책임지역 내의 낭성면 지파출소의 예비군 무기고는 너무 허술했다.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불순분자에 의해 피탈이 우려되고 지역 주민들도 불안하게 생각한다며 시급히 보강할 필요가 있었다 해당 예비군 중대장도 그동안 몇 번이고 반복해서 재신축을 상급부대에 건의했으나 연대 및 사단에 확인한 결과 예산 반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제대로 진척이 안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고(故) 변종석 청원군수에게 자세히 설명하며 도움을 청하자 변 군수는 주저없이 군의회 의장이 낭성면 출신이니 의장과 협의해 함께 추진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야기를 들은 의장은 깜짝 놀라며 “그러면 빨리 군수에게 건의해서 무기고 신축 예산을 의회로 제출하면 바로 심의해서 통과시키겠다”는 대답을 얻었다. 당시 예비군 무기고 신축 예산(약 2000만원)을 군청에서 받아내는 것은 타부대에서는 엄두도 못내는 사항이었지만, 군을 아끼고 사랑하는 변 군수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부대의 애로사항을 해결한 덕택에 낭성면 지파출소 무기고의 취약점이 보강되어 상급부대 회의시에 민관군 통합작전을 위한 효율적인 콜라보 조치로 전파되기도 했다. 또한 사단에서 개최할 ‘국군의 날’ 행사와 동계를 대비해 연병장 복토 및 정비 공사를 앞두고 모래가 많이 필요한데 미호천 모래를 채취하여 활용하려면 통제하는 정부기관의 승인이 필요했다. 육사 동기생인 사단 공병대대장은 효율적으로 민관군통합작전을 잘하는 청원대대가 청원군청에 직접 협조를 해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필자는 즉시 군청으로 향했고, 청원군수 집무실에서 사단의 애로사항 설명을 들은 변 군수는 사단에서 필요한 양만큼 미호천 모래 채취를 허용하라는 지시를 바로 내렸다. 다음날 사단 공병대대장은 애로사항이 해결되었다며 고마움의 전화를 보내왔다. 민관군통합작전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협조할 것이라 믿음을 주었던 고(故) 변종석 군수의 애군심(愛軍心)을 사단에서도 인정한다는 생각에 너무도 감사했고 든든했다. 사단에서도 협조를 못하는 사항을 필자가 해결할 수도 있었던 따뜻한 민관군 콜라보의 성과에 대한 뿌듯하고 흐뭇한 미소가 가슴을 가득 채웠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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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511] 망월폐견(望月吠犬)보다는 민관군 콜라보가 더 따뜻하게 만들어⑤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칼럼니스트] 국군의 날 행사에 참석한 변종석 청원군수와 군의회 의장은 필자가 대대장으로 취임하여 시행한 예비군 교장 시범에 삼성 장군인 군단장을 비롯한 많은 장군들을 포함한 200여명의 타부대 주요직위자들이 시범참석을 위해 말단 대대까지 최초 방문한 것 등은 청원군을 빛낸 것이라고 극찬하며 덕담을 했다. 또한 국군의 날 행사 참석자들이 그동안 시범 등을 위해 고생한 대대원들에게 무한한 격려를 보내주어 대대 장병들은 보람을 느끼며 어깨에 힘을 주었다. 그래서인지 대대원들은 지역 유지들의 적극적인 지원에 대한 감사함을 표하며 국군의 날을 자축하기 위해 태권도, 총검술 시범, 파티 등을 함께 준비했었고, 참석자들과 행사를 준비한 모두는 매우 즐거워했다. 기념식 및 시범 관람 행사를 마치고 나무껍질로 내부 인테리어한 부대 식당에서 간단한 다과회 파티를 개최했다. 그동안 지역 기관장 및 유지들이 대대를 한두번 방문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매번 부대 출입할 때마다 정문 앞의 교통 상황이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그들은 느끼고 있었다. 나무껍질로 내부 인테리어한 다과회 파티장에서 재향군인회장은 한진희 경찰서장에게 부대 정문 앞의 대로에 차량 소통이 많고 과속도 하고있어 매우 위험하여 사고예방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역설했고, 참석한 지역 유지들도 입을 모아 대책으로 교통신호등 추가 설치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의견을 개진했다. 이런 의견을 접한 군의회 의장과 경찰서장은 건설교통부와 협조하여 대대 위병소 앞에 교통신호등을 추가 설치하기로 약속했다. 얼마뒤에 건설교통부와 협조한 신호등 설치가 실제로 현실화되어 부대를 출입하는 방문객들이 보다 안전한 혜택을 누리는 따뜻한 민관군 콜라보가 구현됐다.(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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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510] 망월폐견(望月吠犬)보다는 민관군 콜라보가 더 따뜻하게 만들어④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컬럼니스트] 국군은 국민의 군대로서 국가를 방위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며 조국통일에 이바지 함을 그 ‘이념’으로 한다. 또한 ‘대한민국의 자유와 독립을 보전하고 국토를 방위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나아가 국제 평화의 유지에 이바지 함’이 ‘국군의 사명’으로 군인복무기본법(구 군인복무규율)에 명기되어 있다. 그러나 필자가 37년간의 군생활 동안을 돌이켜보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라는 국군의 사명을 이행하는 노력보다는 오히려 근무하던 부대가 위치했던 지역의 지자체, 관공서 및 주민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원과 도움을 더 많이 받았다. 필자는 지역 유지들의 도움과 적극적인 지원에 대한 감사함을 표하려고 대대원들과 함께 태권도, 총검술 시범, 파티 등을 준비한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 그들을 초청해서 약간의 보람을 느낄 수 있게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준비했던 국군의 날 행사를 통해 뜻밖의 ‘부대 앞 신호등 설치’라는 또 하나의 민관군 콜라보 성과를 올려 민관군이 함께하는 보다 따뜻한 세상을 만들 수 있었다. 지금은 없어지고 청주대대로 통합된 청원대대는 당시에 청주시 톨게이트에서 시내 진입시에 가로수 터널을 통과해 강서동 고개를 넘어 내리막길 남쪽에 바로 위치했다. 그곳은 인적이 드문 곳이라 차량들은 과속을 많이 했고, 대대의 정문으로 진입하려면 언덕을 넘어오는 차량을 주시하며 조심하며 좌회전하고, 또 정문 앞에서 정지하여 출입자 신원 확인도 해야하기 때문에 항상 교통사고 위험이 내재된 상태였다. 필자는 국군의 날 행사에 지역 기관장 및 유지들을 포함해 당시 친 형처럼 각별하게 지냈던 경찰서장 한진희 총경(전 서울경찰청장)도 초청했었다. 물론 교통사고 위험이 있는 대대 정문 앞에는 간부를 사전에 배치해 초청 손님들의 사고 위험을 예방하는 조치도 했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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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501] 누가 뭐래도 우리는 소중한 친구들②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컬럼니스트] 필자가 대대장 취임전에 대형 교통사고로 병상에 누워 있을 때에도 동기생 중에 3, 4학년을 함께한 졸업중대 동기들이 더 많은 위문과 격려를 보내주었고, 군생활을 마치고 전역한 지금도 가끔씩 부부동반으로 모여 우정을 나누고 있다. 대대장 근무를 하던 당시에 타 동기들은 대부분 모두가 먼저 대대장을 마치고 참모 보직으로 옮겼지만, 필자는 대대장반 교육과정에서의 교통사고 때문에 후유증 재활치료로 2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뒤늦게 대대장으로 취임했다. 그런데 먼저 대대장을 마치고 여유를 갖게 된 졸업중대 동기들에게서 그들보다 2년 늦게 대대장직을 수행하는 필자의 부대를 부부동반으로 격려 방문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사관생도 시절에 3, 4학년을 함께한 졸업중대 동기들의 부대 방문은 ‘유붕이자원방래(有朋而自遠方來), 불역락호(不亦樂乎)’의 깊이 감춰진 의미인 “술과 밥을 먹는 친구가 아니라, 내가 곤궁한 처지에 있을 때 함께 해줄 수 있는 동지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이겠는가?”라는 공자의 논어에 기록된 동지형(同志型) 인간상이 현실로 구현되는 순간이었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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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 M] 문재인 정부, 남북미 협상을 위한 히든카드를 준비했나
- [시큐리티팩트 = 김희철안보전문기자/ 발행인]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 후 롤러코스터에서 내려온 북미정상회담, 그러나 아직도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5월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전격적으로 두 번째 정상회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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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 M] 문재인 정부, 남북미 협상을 위한 히든카드를 준비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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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 M]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에 최전방 제 3보병사단장 내정
- [안보팩트 = 김희철 안보전문기자/발행인] 청와대는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에 육군 소장인 김현종 제3보병사단장(53·육사 44기·사진)을 내정했다. 김도균 육군 소장(53·육사 44기)이 이달 초 남북 군사회담과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국방부 대북정책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국방개혁비서관 자리는 현재 공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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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 M]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에 최전방 제 3보병사단장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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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군의 아우성] 전사자 유해 발굴과 전쟁영웅 추모로 호국영령 넋 기리기, 그 진정한 보훈(報勳)
- [시큐리티팩트 = 강철군 안보전문기자] 육군102기갑여단, 강원도 고성 천우산일대에서 6·25남침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온 국민이 전쟁영웅을 추모하고 그 뜻을 따르는 자세는 진정한 보훈(報勳)이고 이것은 국민의 책무이다. 이렇게 온 국민이 한뜻이 된다면 손자병법에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했던 부전이굴인지병 선지선자야(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가 구현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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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군의 아우성] 전사자 유해 발굴과 전쟁영웅 추모로 호국영령 넋 기리기, 그 진정한 보훈(報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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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시선] 문대통령, 최상을 희망하되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27일 '도보다리 산책'을 마치고 걸어나오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제공) 미국, 영구적인 비핵화를 의미하는 PVID를 주장하면서 WMD 전체를 폐기 대상으로 설정하여 북한 압박 중 북한의 적극적 협조 없이 ‘완벽한 비핵화 검증’ 어려운데, 주한미군 철수 논란과 국방부의 성급한 조치 나타나 정전협상 대표 조이 제독, “공산주의자가 진실로 알아듣는 논리는 힘뿐”이란 교훈 명심...최악의 상황 대비해야 (안보팩트=김한경 총괄 에디터) 4·27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북한 비핵화를 위한 본격적인 대화가 한국과 미국, 북한 간에 전개되고 있다. 남북은 판문점 선언의 말미에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란 문구를 넣었으나, 전문가들은 “완전한 비핵화의 길은 험난하고 멀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취임하면서 그동안 주장하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인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에서 ‘완전한’을 ‘영구적인(permanent)’으로 바꾼 PVID를 비핵화의 새로운 기준으로 제시했다. 또 폐기 대상도 핵에서 화학·생물학 무기까지 포함하는 WMD로 확장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져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일시적으로 실현하더라도 나중에 필요하면 다시 핵무기를 만들 수 있으므로 그 가능성까지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즉 CVID를 달성해도 그 상태가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PVID가 되어야 궁극적인 비핵화가 완성되는 셈이다. 일단 CVID가 달성되려면 북한이 검증 대상인 핵물질, 핵무기(탄도미사일 포함), 핵시설, 기술 인력 등을 숨김없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공개된 내용을 토대로 ‘완벽한 검증’이 이루어져 핵물질과 핵무기는 모두 폐기하거나 해외로 반출하고 핵시설은 영구히 해체하며 기술 인력은 별도의 추적·관리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북한이 과연 천신만고 끝에 완성한 핵을 합의문만 믿고 내어놓을 것인가?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북한이 신고하는 내용을 전적으로 믿기 어려운데다, 국제사회가 갖고 있는 정보도 부정확한 상태에서 검증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핵물질의 경우 플루토늄 추출량은 오차범위 3%이내로 추정할 수 있지만, 고농축우라늄(HEU)은 생산량 확인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한다. 즉 북한이 숨기려고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감출 수 있어 알아낼 수 없다는 얘기다. 남아공처럼 핵무기를 스스로 해체하겠다며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을 100차례 이상 성실히 받은 나라도 문서상 신고한 HEU의 양이 IAEA가 실제로 발견한 양과 달랐다. 북한이 보험용으로 일부 HEU를 빼돌릴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런 연유로 “북한 비핵화는 과거에 유사 사례가 없어 가장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고민 중에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교수가 미국 ‘포린 어페어스’ 기고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의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여 미군철수 논란에 불을 지폈다. 문대통령은 2일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문제”라며 “평화협정 체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와 관련, 지난달 27일 매티스 미국 국방부장관이 “북한과의 협상과정에서 주한미군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다, 뉴욕타임스(NYT)가 3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펜타곤에 주한미군 감축 옵션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익명의 미 관리들이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미군의 한반도 주둔 필요성이 줄어들 것을 인정했다”고도 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백악관 핵심 관계자와 통화한 결과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사병 복무기간을 21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하는 방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인데다, 내부적으로 북한 핵에 대한 선제타격, 미사일방어, 응징보복을 위한 3축 체계 구축을 재검토 또는 축소 조정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주한미군 철수 논란과 국방부의 성급한 조치들을 보면서 이제 시작에 불과한 북한 비핵화 여정이 김정은 위원장의 말에 들떠 앞서 나가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이 싹튼다. 북미 정상회담과 이후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나중에 논의해도 충분한 사안들이 너무 빨리 공론화되는 분위기다. 반면,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정말 관심을 갖고 정확히 살펴야 할 비핵화 추진과정의 여러 요소들은 북·미 정상회담의 몫으로 던져놓고 소홀히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다가 만일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비핵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대비 없이 남북 간 평화와 번영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2007년 10월 2일에도 노무현 대통령이 판문점을 도보로 건너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지금과 거의 흡사하게 남북 간 교류·협력의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10·4 공동선언은 거의 실행되지 않았고, 서울에선 새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김정일은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남북관계는 다시 긴장 국면으로 돌아섰다. 이번에는 다를까? 분위기는 분명 나쁘지 않다. 김정은 위원장은 김정일보다 대담했고, 조만간 열릴 북·미 정상회담도 만족스러운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합의가 이행되는 비핵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다. 아무리 빨라도 핵 폐기에 2∼3년은 걸리는데, 김 위원장이 과거의 북한처럼 국제사회를 속이고 과실만 따먹을 것인지, 아니면 근본적 변화를 진지하게 시도하여 도보다리 대화에서 문 대통령에게 밝혔듯이 베트남 모델을 꿈꾸는지는 알 수 없다. 북한의 속내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북한 비핵화의 전체 과정을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김 위원장이 쏟아낸 말과 행동이 실제로 일치하는지 관찰하는 것뿐이다. 존 에버라드 평양 주재 영국대사는 “최상을 희망하되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라”고 말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을 모두 만난 임동원 전 국정원장도 그의 회고록 ‘피스 메이커’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한다고 평화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평화를 담보할 실질적 조치인 비핵화, 군비통제 등이 필수적이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누며 서로 신뢰를 쌓은 것 같다. 하지만 한국전쟁 정전협상의 미국 대표였던 조이 제독은 “대화하되 압박을 늦추지 마라”며 “공산주의자가 진실로 알아듣는 논리는 오직 힘뿐”이라는 교훈을 남겼다. 이 경구를 항상 염두에 두고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돈독한 신뢰를 형성하여 비핵화 이행 과정에서 ‘믿을 수 있는 행동’들이 나타나길 기대한다.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북한 비핵화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문 대통령의 혜안과 신중함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지와 성원을 보낸다. 안보팩트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광운대 방위사업학과 외래교수 (공학박사)광운대 방위사업연구소 초빙연구위원한국안보협업연구소 사이버안보센터장한국방위산업학회/사이버군협회 이사前 美 조지타운대 비즈니스스쿨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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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시선] 문대통령, 최상을 희망하되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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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 M] ②‘전쟁보상금’ 문제 해결 후 ‘종전선언’해야 한다.
- [시큐리티팩트 = 김희철 안보전문기자/발행인] 세계 전쟁사에 비추어본 전쟁보상금의 폐해 역사를 볼때 로마-카르타고간에 벌어진 포에니 전쟁에서 로마가 승리하고 카르타고에게 보상금을 내게 한 것이 구체적인 전쟁보상금의 기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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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 M] ②‘전쟁보상금’ 문제 해결 후 ‘종전선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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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 M] ①‘전쟁보상금’ 문제 해결 후 ‘종전선언’해야 한다.
- [안보팩트 = 김희철 안보전문기자/발행인] 평화 분위기에 끌려가면서 종전선언하면 더 문제가 발생하며, 정부당국자들이 전쟁보상금 문제를 간과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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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 M] ①‘전쟁보상금’ 문제 해결 후 ‘종전선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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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시선] 중요한 것은 진솔한 소통이 만드는 상호 신뢰다
- ▲ 우리 군이 '판문점 선언'에 따라 1일부터 대북 확성기 철거를 시작했고, 북한도 이날 오전부터 확성기를 철거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육군 9사단 장병들이 오두산 전망대 인근에 설치된 고정형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는 모습 (사진=국방일보 제공) 정상회담 합의문의 문구가 우리 의도대로 반영되더라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의미 없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 정상 간 서로 얼마나 믿을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느냐에 달려 있어 문대통령, 지금처럼 한반도의 운전대를 쥐고 4강과 원활히 소통하며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안보팩트=김한경 총괄 에디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첫발을 뗐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가 핵심 의제로 논의되고 합의문에 명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내세운 ‘평화, 새로운 시작’의 구호와 김 위원장이 방명록에 서명한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라는 말과 같이 한반도 정세는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말 한반도 전쟁설이 흘러나오고 북미 간에 험악한 말폭탄이 오가면서 대피훈련까지 하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엄청난 변화다. 하지만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합의된 내용은 비핵화를 위해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사실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비핵화가 어떤 의미이고 어떻게 비핵화를 이룰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남북 정상회담이 ‘위장평화 쇼’라고 평가 절하했고, 일부 전문가들은 판문점 선언에 표현된 비핵화 문구가 과거의 합의보다 후퇴한 결과라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문구를 잘 만들어 반영하더라도 그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과거 북한과 합의했던 내용들 가운데 우리 의도대로 문구가 표현되었어도 지켜지지 않은 선례가 이를 말해준다. 그럼에도 문구의 표현이 미흡하다며 북한의 의도를 의심만할 뿐 더 중요한 요소는 놓치는 것 같은 현재의 분위기가 안타깝다. 북한과의 합의가 지켜지지 않은 근본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으면서 문구 타령만 하면 또 다시 과거의 전철을 반복하게 된다. 가장 큰 이유는 각각의 상황마다 사정은 있었지만 결국 서로를 완전히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진솔한 소통이 막혀 신뢰가 쌓이지 않으니 불신이 싹트게 되어 합의를 파기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얼마나 믿을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 생중계를 통해 김 위원장과 진솔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었다. 특히 ‘도보다리 산책’에서 둘만의 시간을 갖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과거의 어떤 지도자도 보여주지 못했다. 주로 김 위원장이 묻고 문대통령이 답하는 식이었지만 서로의 표정에서 진정성이 읽혀졌다. 이후 만찬에서는 양측 영부인까지 동반하여 친밀감을 더했다. 김 위원장 또한 이번 회담을 통해 개방적이고 솔직하며 유머까지 구사하는 합리적 지도자란 이미지를 선물로 얻게 됐다. 1차 남북정상회담의 특사로 활약했던 박지원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3가지 성공 조건으로 트럼프의 ‘결단’과 김정은의 ‘실천’ 그리고 문대통령의 ‘안전 운전’을 통한 조정 역할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와 과거의 학습효과로 갖게 된 “이번에도 같을 것이라는 우려” 사이에서 얼마나 진솔한 소통으로 남북 간에 상호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느냐에 따라 향후 비핵화 진행 과정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정상회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5월 중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쇄하고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한국 및 미국의 전문가와 언론을 초청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자주 만나 대화해 보면 내가 미국을 겨냥해 핵을 쏠 사람이 아니란 것을 알 것이고, 미국과 신뢰가 쌓여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며 적극적인 비핵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장에 걸린 2개의 시계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면서 30분의 시차가 있는 평양 표준시도 서울과 맞추겠다고 말했다. 사전에 전혀 논의되지 않았던 내용이라고 하며, 5월 5일부터 적용한다고 북한은 발표했다. 사소한 것 같지만 작은 것부터 하나씩 바꾸어가려는 김 위원장의 속내가 읽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에 발맞춰 국방부는 판문점 선언을 준수하기 위해 군사분계선 일대의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을 5월 1일부터 철거하기 시작했다. 지난 달 23일 우리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더니 북한도 이에 호응하여 이번에도 북한이 호응할 것을 기대하고 선제적으로 취한 조치라고 한다. 일각에서는 장성급 회담에서 논의 후 해도 될 일이라며 국방부의 성급한 행동을 지적했지만 북한도 철거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일의 선후를 따지기보다 이와 같이 서로 하나씩 주고받으며 쉬운 부분부터 상호 신뢰를 쌓다보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진정성과 실현 가능성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문대통령은 남북이 함께 번영하기 위한 경제공동체 방안을 담은 ‘신경제 구상’ 자료도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이에 화답하듯 풍계리 핵 실험장을 국제사회에 공개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모습을 보면서 적어도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는 지금보다 좀 더 믿을 수 있는 시선으로 북한의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 문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란 목표를 향해 지금처럼 한반도의 운전대를 쥐고 미국을 비롯한 4강 정상들과 원활히 소통하면서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 특히 미국과의 완벽한 공조체제 하에 긴밀히 대화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침착하게 상황을 이끄는 리더십이 대단히 중요하다. 김 위원장과 진솔한 소통으로 신뢰를 만들어가는 문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내며, 국내의 합리적 보수층도 공감하고 지지하는 믿음직한 지도자의 모습을 계속 보여주길 기대한다. 안보팩트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광운대 방위사업학과 외래교수 (공학박사)광운대 방위사업연구소 초빙연구위원한국안보협업연구소 사이버안보센터장한국방위산업학회/사이버군협회 이사前 美 조지타운대 비즈니스스쿨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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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시선] 중요한 것은 진솔한 소통이 만드는 상호 신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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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M]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의 정치학
-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안보전문기자/발행인]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9일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월 중 핵실험장을 폐쇄하겠으며 이때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초청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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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M]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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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M] 판문점 선언,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의 출발점 되나
-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안보전문기자/발행인] 판문점 선언은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여는 역사적 출발...한반도 비핵화의 길은 이제 시작, 지하에 숨긴 핵무기부터 모두 밝혀야 CVID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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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M] 판문점 선언,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의 출발점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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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M] ④문재인의 북한 경영, 먹히는 중
- ▲ 남북 문제에 관여하는 한국, 미국, 일본, 북한의 정상들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안보전문기자/발행인] 과잉 기대는 금물, 교토삼굴(狡免三窟)식 출구(EXIT)전략 준비 필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아베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종전선언은 최소한 남북미 3자 합의가 이뤄져야 성공할 수 있다”며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은 이어질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은 물론이고 일본과 북한 두 나라 사이의 관계 정상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작금의 한반도 문제를 이끌어가며 북한을 경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남북간 종전 논의를 ‘축복’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청와대도 정상회담에서 6.25 남침 전쟁의 종전선언을 통한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이 잘되면 북미 수교까지도 거론되며, 우리 국민들은 남북한 자유왕래와 북한 개발사업까지 하게 될 것이라는 희망적 기대로 마냥 들떠있다. 그러나 '교토삼굴(狡免三窟)'이라는 사자성어의 의미처럼 현명한 토끼는 굴을 여러개 판다고 한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현정부와 미일의 의도처럼 긍정적으로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과잉 기대는 금물이다. 현명한 토끼 같이 우리도 만약의 상황에 대해 교토삼굴(狡免三窟)식 출구(EXIT)전략을 잘 준비해야 완전한 평화를 정착 시킬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이 '복병'을 만났을 때에 대비한 방책들을 준비해둬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 주변국 합의 및 전쟁보상금 요구 등 문제 해결 이후 종전선언 이뤄져야 1차 세계대전 이후에 베르사이유 체제가 세워져 잠깐 평화가 있었으나 세계 대공황으로 경제위기가 왔다. 그리고 독일은 1차 세계대전 이후에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야했기 때문에 불만이 많았다. 독일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군인을 늘리는 등 군사 위협을 가했는데 영국과 프랑스는 전쟁의 발발을 막기 위해 협상 및 경고만 하다가 마침내 독일이 폴란드를 공격하자 영국과 프랑스가 독일에 선전포고하고 미국이 참전함으로서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다. 6.25 남침 전쟁 이후 16개 참전국은 매년 유엔에 모여 회의를 한다. 당연히 휴전중인 한국전쟁이 종전되면 전쟁 배상금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100만에 가까운 병력을 파병했던 중국은 벌써 북한 지역의 주요 광산 채굴권을 확보했다는 전언도 있다. 일본도 납치된 일본인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더 우려되는 것은 조총련을 활용해서 중국처럼 북한 땅의 확보 등 자국의 이익을 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4일 문대통령은 남북미 3국의 합의가 있어야 종전 선언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명한 발표이다. 6.25 남침 전쟁 승리를 자처하는 북한은 절대로 전쟁 배상금을 지불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섣불리 우리 정부가 먼저 종전을 선언했다가는 우리가 모두 지불하게 될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남북미 3국이 아니라 병력을 파병했던 16개국과 기타 지원을 했던 67개국(월드피스자유연합 자료) 모두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후 종전 선언을 해야 한다. ▲ 6.25남침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지원한 67개국 국기 광화문광장 전시(월드피스자유연합 자료) 회담 성공에 대한 희망 높지만, 결렬 시의 대비책도 마련해야 정부는 정상회담을 통해 DMZ 내 GP 중화기와 병력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장기적으로 GP를 철수하는 방안을 북한에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DMZ의 실질적인 비무장화' 차원에서 추진되는 조치다. 현재 DMZ 내에 북한은 160개소, 한국은 60개소 GP를 운용 중이다. 정전협정에 따르면 DMZ에는 병력이 상시 주둔해선 안 되며, 소총 등 개인화기만 휴대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으나 GP에 주둔하고 있는 소대 병력은 중화기로 무장한 상태다. 남북은 또 우발적 무력 충돌과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 국방장관과 북한 인민무력상 사이에 핫라인(직통전화)을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우선, 이번 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을 '분단의 상징'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에 따라, 이곳 경비를 서고 있는 남북 장병이 함께 무기를 휴대하지 않는 방안을 북측에 제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정전협정에 따라 판문점 지역에 권총과 비자동소총을 반입할 수 있다. 또한 남북은 판문점에 공동 연락사무소를 개설하여 남북 인력이 상시 근무하며 교류와 협력, 군사적 문제 등을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남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서로 이견이 큰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논의를 하지 않을 것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같이 상충된 의견이 있을 때에는 자칫 회담이 결렬될 수도 있다. 따라서 회담 결렬에 대비한 출구전략을 세워야 한다. 결렬은 즉각적일 수도 있고 추후 결렬로 귀결될 수도 있다. 회담 당사국이 취할 자세를 미리 예상하여 대처를 준비해야 한다. 미국의 트럼프도 여론과 선거를 의식하여 강경 선회할 것이다. 더구나 폼페이오와 볼턴, 미대사로 지명된 해리스 태평양 사령관 등 매파 라인업이 들어온 참이다. 이들의 강성이 트럼프의 불가측성과 결합하면 군사옵션 시행 등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 북한의 경우, 결렬되더라도 김정은이 트럼프와 동격이라는 상징성은 챙기고 책임은 적대시 정책을 고집한 미국과 한국에 씌울 것이다. 그리고 적대시 정책 철폐를 비핵화의 등가물로 부각시킬 것이다. 김정은이 트럼프와 동격이 되고 비핵화와 적대시 정책이 등가물이 되며 중·러가 북측으로 기운다면, 현 구도를 재편하려는 김정은의 시도는 성과를 거두는 셈이다. 이것이 김정은이 추동한 구상의 최소 목표치일지 모른다. 이제 4월 27일 남북정상 회담이 열린다. 기대는 높으나 낙관은 불허이다. 만약의 상황에 대해 갈 길과 피할 길을 헤아리고, 교토삼굴(狡免三窟)식 출구(EXIT)전략을 잘 준비하는 현명한 대응책도 마련하는 것은 필수 과제로 꼽힌다. 촛불 민심으로 세워진 정부답게 북한을 잘 경영하여 비핵화와 평화의 돌파구를 열어가기 바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 육군사관학교 졸업(1981년)- 동국대학원 외교국방(석사)- 한남대학교 정책학 (박사과정)- 5군단사령부 작전참모- 3군사령부 감찰참모- 8군단사령부 참모장- 육군훈련소 참모장- 육군대학 교수부장 - 육군본부 정책실장-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 군인공제회 관리부문부이사장 - (현)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 (현)안보팩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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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M] ④문재인의 북한 경영, 먹히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