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1-25(화)
 
에이브람스1.png▲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지명자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GP 시범철수 언급, 속도조절 주문 또는 한미 사전조율 부족 지적 나와

국방부, "원론적 수준 발언…미 측과 3개 채널로 52번 사전 협의“ 밝혀

국방부 관계자, “남·북·유엔사 3자 협의 통해 추가 협의할 사안” 언급도

(김한경 총괄 에디터)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가 남북이 합의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시범철수와 관련해 "DMZ 내 모든 활동은 유엔군사령부의 관할"이라고 밝혀, GP 철수를 놓고 한미 간에 온도 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에이브럼스 지명자가 원론적인 차원에서 DMZ에 대한 관할권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GP 철수 등이 포함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이하 군사분야 합의서) 체결과정에서 한미 조율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 출석한 에이브럼스 지명자는 '남북이 합의한 DMZ 초소 축소에 우려가 없느냐'는 질문에 "DMZ 내 모든 활동은 유엔군사령부의 관할"이라며 "그들(남북)이 대화를 계속하더라도 모든 관련 사항은 유엔군사령부에 의해 중개·판단·감독·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남북이 이달 19일 체결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통해 양측 각각 11개 GP를 시범철수하고 궁극적으로는 DMZ 내 모든 GP를 철수하기로 합의한 상황에서 에이브럼스 지명자의 이런 언급이 나와 주목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남북 간 군사분야 합의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한미 공조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그것이 미국의 불만으로 나타나고 표현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신 센터장은 "사전조율이 잘 됐다면 '유엔사 소관이나 이미 잘 조율돼 처리하고 있다'는 발언이 나와야 한다"며 "뒷부분이 빠져 있다는 것은 사전 공조가 미흡했다고 문제를 제기하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군사분계선 지역의 급격한 현상 변화를 원하지 않는 미국 측의 견해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는 회전익항공기(헬기)는 오는 11월 1일부터 MDL에서 10㎞ 이내로 비행을 금지하고 있다.

MDL에서 2.4㎞ 떨어져 있는 캠프 보니파스를 오가는 미군 헬기도 이 합의서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 보니파스는 미군 지휘관뿐 아니라 응급환자 및 보급 물자 수송 등을 위해 하루에도 여러 차례 헬기가 비행하는 곳이다. 응급환자 수송이라면 군사합의서대로 북측에 사전 통보하고 비행하면 된다. 그러나 지휘관이 탄 헬기는 이 합의서대로 비행할 수 없게 된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미군 항공기를 포함해 우리 영공에서 운용되는 모든 항공기는 (군사분야 합의서의) 비행금지구역의 적용 대상"이라면서 "다만, 미군 헬기가 MDL 10㎞ 이내로 비행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북측과 추가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군사합의서에 '비행기 운용이 필요한 경우'라는 문구가 있기 때문에 미군 지휘관이 탄 헬기 비행 문제도 이 문구에 적용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남·북·유엔사 3자 협의를  통해 세부 이행 절차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GP 철수 등을 포함한 모든 군사분야 합의서 체결에 관해서 유엔사와 그간 긴밀히 협의를 해왔다"며 "(유엔사도 합의서 내용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당국자는 "현 유엔군사령관도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에 도움이 되는 GP 시범철수를 지원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며 "에이브럼스 지명자가 인준 청문회 때 한 GP 관련 발언은 DMZ가 유엔사 관할이라는 원론적 차원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다른 당국자는 군사분야 합의서 체결과정에서 미측과 사전 협의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유엔사 등 미측과 3개 채널로 52번 사전협의를 했다"며 "게다가 DMZ 내 GP는 정전협정 정신에 어긋나기 때문에 (정전협정 준수 책임이 있는) 유엔군사령관 입장에선 지지를 안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군과 협의 경험이 많은 한 예비역 장성은 “국방부가 52차례나 협의하고도 동의를 받았다는 표현을 쓰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라고 말한다. 즉 미군 측이 아직 동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방부가 협의라는 표현을 썼다는 얘기다.

한편, 정전협정 제1조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 조항 중 유엔사 산하 군사정전위원회가 DMZ 내 인원 출입과 휴대무기 등을 통제한다는 규정 등에 따라 DMZ 관할권은 유엔사에 있지만, DMZ의 실질적인 비무장화를 위한 GP 철수는 정전협정 정신에 부합하기 때문에 어떤 유엔군사령관도 반대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에이브럼스 지명자의 발언 의도에 대해 "비무장지대의 관할권은 유엔군사령관에게 있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남북 합의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 아니라 중립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DMZ는 유엔사 관할구역이고 유엔사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차원으로 이해한다"며 "미국이 GP 철수에 딴죽걸기를 하는 것이라는 해석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한경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 기자 khopes58@securityfact.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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