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이 발표한 ‘2019 미국 군사력 지수(2019 Index of U.S. Military Strength)’의 표지
군사적 요구 결정하는 핵심적 척도인 ‘미국 군사력 지수 보고서’에서 밝혀
중·러 등과 분쟁 중 한반도에서 우발사태 발생 시 美 군사력으로 억제 한계
(시큐리티팩트=송승종 전문기자)
최근 미국의 저명한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이 발표한 ‘2019 미국 군사력 지수(2019 Index of U.S. Military Strength)’는 유사시 미국이 최대 안보위협으로 지목한 중국·러시아와의 2개 주요 지역 우발사태(major regional contingencies: MRC)에서 승리하기 곤란한 수준이라고 결론지었다.
5년째 발간되는 헤리티지 재단의 미국 군사력 지수 보고서는 미국이 필요로 하는 군사적 요구를 결정하는 핵심적 척도로 인정받고 있다. 보고서는 ‘우발사태’로 표현했지만, 사실상 ‘분쟁’ 나아가 ‘전쟁’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약 500쪽 분량의 보고서는 △ 제1부: 요약 및 미국 군사적 능력의 상태, △ 2부: 러시아가 중국과 수행한 ‘Vostak-18’ 연합훈련의 함의 및 중국의 장기적인 글로벌 목표, △ 3부: 깡패국가(rougue states)들로부터 미국이 직면하는 위협 및 비대칭 전쟁의 위협, △ 4부: 중국의 국력투사 능력 및 미국의 미사일방어 상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위협의 능력(Capability of Threats)’ 면에서 미국의 국가안보에 가장 심각한 수준인 ‘위험 확대(formidable)’의 원천은 러시아와 중국으로 지목됐다. 북한은 이란과 더불어 그 위협의 정도가 ‘증가(gathering)’추세에 있는 것으로, 그리고 중동지역 테러와 아프간 및 파키스탄 테러 등은 언제든지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가능(capable)’ 수준으로 평가됐다.
다음으로 ‘위협의 행동(Behavior of Threats)’ 면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인 ‘적대적(hostile)’로 지목된 것은 이슬람국가(Islamic State: IS) 같은 중동지역 테러다. 러시아와 이란 및 중국의 등급은 ‘공세적(aggressive)’ 수준이다. 흥미롭게도 북한은 아프간 및 파키스탄 테러와 함께 ‘시험적(testing)’인 것으로 분류됐다.
이는 북한이 300일 이상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군사도발 행위를 자제해 온 것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고서는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의 해체와 관련해 거의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아 능력이 저하된 것으로 판단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또 역대 행정부를 막론하고 미국의 사활적인 이익은 △ 본토 방어, △ 미국에 핵심적 이익에 해당되는 지역의 불안정을 초래할 잠재력이 있는 주요전쟁에서 승리, △ 전 세계의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통로인 글로벌 공유재(해양, 공중, 대기권 밖과 사이버공간 도메인)에서 행동의 자유 보존 등 3가지다.
전반적으로 미국의 사활적 이익에 대한 위협은 ‘높음(high)’ 수준이며, 그 중에서 위협대상국은 러시아·중국·이란·북한 및 중동 테러이다. 이를 가리켜 보고서는 ‘4+1(four plus one) 위협’으로 명명했다.
2개 주요 지역 우발사태(MRC)에서의 동시 승리를 위한 기준점으로 한 미국 군사력은 △ 육군: 50개 전투여단팀(brigade combat teams: BCTs), △ 해군: 전함 400척과 공격용 항공기 624대, △ 공군: 전투기 및 지상공격 항공기 1,200대, △ 해병: 36개 대대 등이다.
이 중에서 육·해·공군과 핵전력이 ‘겨우 가능(marginal)’, 해병대는 ‘허약(weak)’으로 각각 평가했다. 특히 해병대는 전투준비태세(combat readiness) 측면에서 ‘허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 상기 벤치마크는 향후 미국의 군사력 증강계획에 나침반 또는 방향타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결국 이는 미국의 미래 군비증강이나 무기획득 사업 등의 기준점(baseline)인 셈이다.
상기 평가에 상원 군사위는 신속한 반응을 보였다. 먼저 인호프(Jim Inhofe) 군사위원장은 “현 상태로 보면, 미국 군대는 미국의 핵심적 국가이익 방어라는 요구를 ‘가까스로(only marginally)’ 충족시킬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그는 미국이 현재의 군사력으로 1개 주요지역 분쟁에서만 승리할 수 있을 뿐, 다른 지역에서의 기회주의적 적대국(opportunistic adversary)을 억제할 수 없다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요컨대, 헤리티지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러시아라는 최대의 안보위협에 맞서 힘겨운 주요전구 분쟁을 벌이는 와중에, 한반도 같은 제2의 전구에서 우발사태가 발생할 경우, 현재의 미 군사력으로는 이를 억제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록 한반도에서 북한이 핵·미사일과 재래식 도발행위를 중단하여 외부적 ‘행동’ 면에서는 위협수준이 하향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군사적 능력 면에서는 미국의 사활적 이익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 결론이다.
대전대학교 군사학과 교수(美 미주리 주립대 국제정치학박사)
국가보훈처 자문위원
미래군사학회 부회장, 국제정치학회 이사
前 駐제네바 군축담당관 겸 국방무관: 국제군축회의 정부대표
前 駐이라크(바그다드) 다국적군사령부(MNF-I) 한국군 협조단장
前 駐유엔대표부 정무참사관 겸 군사담당관
前 국방부 정책실 미국정책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