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조셉윤1.png▲ 17일 아산정책연구원 토론회에서 발표하는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 연합뉴스
 
아산정책연구원 토론회에서 '톱다운' 방식 협상 관련해 견해 밝혀

"수사(레토릭)보다는 과정이 중요…정상과 실무자 간 간극 없어야“

(시큐리티팩트=김효진 기자)

조셉 윤 전(前)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7일 현재의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 "정상들이 지나치게 앞서 나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기초부터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측 대북 협상 수석대표를 지내다 지난 2월 은퇴한 윤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북미 간 이른바 '톱다운'(정상들끼리 합의한 뒤 실무자들이 후속 협의 및 이행을 하는 방식) 식 비핵화 협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윤 전 대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화염과 분노'에서 '사랑'으로 바뀔 정도로 큰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제했지만 "정상을 따르는 사람들이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워싱턴에서 대통령과 고위 당국자 간의 '간극'을 볼 수 있는데, 이런 간극이 있을 때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펼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있을 수 있다"며 지도자와 실무 관료들 사이의 간극은 북한도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6월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적시된 비핵화 문구는 매우 모호하고 취약했으며, 지금까지 비핵화와 관련한 큰 진전은 없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상들이 앞장서 나갈 때 뒤에서 (실무 당국자들이) 적절히 따라오고 있는지 잘 확인하고, 간극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와 더불어 "작은 일들을 잘 살피고 있는가와 실무진들이 어떤(비핵화 합의의) 틀을 짜는지가 중요하다"고 윤 전 대표는 지적했다.

그는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해 "12개월 전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은 맞다"며 "12개월 전 나는 대북 군사적 조치가 이뤄짐으로써 큰 피해가 발생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핵실험장 폐기 등을 했지만, 그것이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윤 전 대표는 "종전선언 같은 일도 중요하다고 보지만 그 자체보다는 종전선언으로 나아가는 협상 과정을 거치며 (비핵화의)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수사(레토릭) 보다는 과정(프로세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종전선언에 상응해 영변 핵시설을 해체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지나친 기대"라며 "현실적으로 종전선언으로 최대한 얻을 수 있는 것은 영변 해체와 관련한 협상을 개시한다는 북한의 맹세 정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전 대표는 또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 해제 시기에 대한 질문에 "많은 대북 독자제재들이 미국 의회에 의해 이뤄진 것들"이라며 "그것의 해제는 의회 승인이 필요하기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가 유엔 안보리 제재보다 더 오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진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남북관계 진전 속도 등을 둘러싸고 한미동맹에 균열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한미동맹과 관련한 우려는 종종 지나치게 강조되기도 한다"며 "기본적으로 동맹의 힘을 확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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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윤 前 미국 북핵 협상대표 "정상들 과속 말고 기초부터 다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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