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12-05(화)
 
ja.png▲ 일본의 집요한 레이더 갈등 조장에…軍 반박 동영상 제작 [일러스트 제공=연합뉴스]
 
이기식 전 해작사령관, 군사기밀인 상대국 전체 주파수 요구는 국제적으로 금기사항

군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 “한국 해군에게 알몸으로 무릎 꿇으라는 격”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달 20일 발생한 한·일 레이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양측 대표들이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협의를 가졌지만 일본의 무리한 요구로 결렬됐다.
 
이날 한·일 장성급 협의에서 일본은 초계기가 수집한 주파수 정보를 공개할 테니 한국 군함의 레이더 정보 전체를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고, 우리 군은 ‘무례한 요구’라며 거절했다.
 
일본은 그동안 초계기가 수집한 레이더 주파수 정보가 군사기밀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군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한국 해군의 주파수 정보가 정말 맞는다면 한국의 군사기밀이지 일본의 군사기밀은 아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의 석상에서는 진짜 군사기밀인 한국 해군의 레이더 정보 전체를 요구하는 매우 비상식적인 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 같은 일본의 태도는 외교적 결례를 뛰어넘어 미친 행위란 비판을 받아도 지나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한국 해군에게 알몸으로 무릎 꿇으라는 격”이라면서 “그런 식이면 일본이 그동안 입수한 모든 레이더 주파수를 먼저 공개하면 그 중에 한국 것이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역제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기식 전 해군작전사령관도 “해상작전을 잘 아는 해군이라면 절대 상대국에 꺼내서는 안 될 요구였다”고 말했다. 그는 “레이더가 전자파 공격을 당하면 주파수를 바꿔 대응하는데 전체 주파수가 알려지면 이 공격에 레이더 사용이 불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일본 수집 정보와 비슷한 주파수만 공개해도 확인 가능...경보음 공개 도움 안 돼
 
이와 관련, 한국 합참의장 격인 일본 통합막료장은 오히려 한국의 무례란 표현이 매우 부적절하다면서 “(한국 정보와) 대조하지 않으면 객관적 평가를 할 수 없어 우리(일본)가 일방적으로 내놓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될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즉 한국이 레이더 주파수 정보 전체를 내놓고 일본이 수집한 주파수 정보를 대조해 봐야 사실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일본 측이 먼저 정보를 내놓았다가 한국이 아니라고 하면 그동안 거짓말한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의 입장을 십분 이해하더라도 “사실 규명을 위해 레이더 주파수 정보 전체를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일본이 수집한 정보와 비슷한 인접 주파수만 공개해도 확인이 가능해 일본이 진정성을 갖고 협의에 임하면 해결될 수 있다고 한다.
 
이 와중에 지난 19일 일본정부는 초계기가 사격통제 레이더를 탐지했을 때 내는 경보음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언론을 통해 발표했다. 확실한 물증인 레이더 주파수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대신 새로운 증거로 경보음을 내놓겠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경보음만으로는 한국 해군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준했다는 사실을 밝힐 수 없다”고 말한다. 지난 11일 본보가 단독 보도했듯이 인근에 있던 해경 삼봉호의 켈빈 레이더를 해군 광개토대왕함으로 착각해 경보음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본은 마치 새로운 정보인양 의미를 부여해 보도하면서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정당함을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국방부는 지난 19일 경보음이 광개토대왕함 것인지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고 위협비행을 한 이유도 밝히라고 요구했다.
 
레이더 조준 당했다는 일본 초계기가 무작정 한국 함정에 접근한 이유 주목해야
 
한편, 일본은 미국에게 도와달라는 요청도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한·일 레이더 갈등에 대해 어떤 관여도 하지 않던 차에, 지난 18일 존 리처드슨 미국 해군참모총장이 일본을 방문했다. 그는 기자들 질문에 “상호 신뢰하는 분위기 속에서 장기적 이익을 끌어낼 수 있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원칙적인 주문을 했다.
 
향후 일본이 어떤 태도로 나올지 알 수 없으나, 레이더 갈등은 이미 군사적 사안을 넘어 정치적 사안이 됐다. 아베 총리는 지난 1일 한국 해군의 레이더 조준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위험한 행위로 재발 방지책을 내놓으라고 언급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레이더 갈등의 팩트는 조난당한 북한 선박을 구조하는 한국 함정에 일본 초계기가 근접해 도와줄 것 없냐고 묻기보다는 위협적인 저공비행을 하다가 한국 함정이 레이더를 조준했다고 몰아붙인 것이다. 당시 레이더 조준을 당했다는 일본 초계기는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한국 함정에 접근해 그 이유도 주목된다.
 
이와 같은 ‘적반하장(賊反荷杖)’(잘못한 사람이 잘못 없는 사람을 나무람)은 한·일 관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으며, 자민당 정권이 숙원인 평화헌법 개정을 통해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를 실현하는데 레이더 갈등을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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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투분석] 레이더 물증 놔두고 한국 군사기밀 공개하라는 ‘미친’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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