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1-07(목)
 
dr.png▲ 축소 및 폐지되는 한·미 연합연습이 전작권 전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러스트 제공=연합뉴스]
 
“전작권 전환 대비한 한국군 준비 악영향...정치적으로 결정될 가능성 농후”

“평가전 치룰 선수가 패스 연습만 하는 격...시간 지날수록 문제 드러날 것”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한·미 연합연습을 대표하는 독수리 훈련(FE: Foal Eagle)이 폐지되고 키리졸브(KR: Key Resolve) 연습 규모가 축소되면서 방위능력 약화는 물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검증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한·미 양국은 오는 2022년까지 전작권을 한국군에게 이양하는 일정을 추진하고 있다. 한반도 안보를 굳건히 하면서 전작권 전환을 이뤄내려면 대규모 연합연습을 통한 검증작업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존 연합연습의 폐지 및 축소로 그 실효적 수단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국방부는 정경두 장관과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이 지난 2일 전화 통화를 통해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 기자회견에서 ‘연합훈련 포기’를 말한 지 이틀 만에 나온 결과다.
 
이에 따라, 지휘소 연습인 ‘키리졸브’는 ‘동맹’이란 한글 이름으로 명칭이 바뀌고 연습기간도 2주에서 1주로 축소되었으며,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은 폐지되고 대대급 규모로 연중 실시된다. 동맹 연습은 4일부터 12일까지 주말을 빼고 7일간 실시한다.
 
키리졸브 연습은 한국군과 미군이 '작전계획 5027'을 바탕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합방위태세를 점검하는 워게임 방식의 지휘소 연습(CPX)이고, 독수리 훈련은 미군 증원전력이 한반도에 들어와 한국군과 함께 실제로 기동하며 실시하는 야외기동훈련(FTX)을 말한다.
 
KR/FE 연습은 한측에서 국방부와 합참, 육·해·공군 작전사령부, 국방부직할·합동부대가, 미측에서 연합사령부와 주한미군사령부, 태평양사령부 등이 참가했는데, 작년에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해 '로키'(low key·절제된 대응)로 진행됐다.
 
2017년과 2018년 KR/FE 연습은 전작권 전환 대비 차원에서 우리 합참이 연습 계획을 수립하고, 대항군 운용과 사후검토를 주도했다. 올해는 전작권 전환 검증의 첫 단계인 최초 작전운용능력(IOC:Initial Operational Capability) 평가가 이뤄지는 시기다.
 
따라서 한국군이 주도하는 올해 연합연습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갑자기 연습의 명칭이 바뀌고 기간과 내용에도 변화가 생겨 “과연 이번 연습을 통해 제대로 전작권 전환의 첫 단계 평가가 될지 모르겠다”며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이번 연습에서 평가가 이뤄지지 않으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서 평가해야 하나 지난해 유예됐기 때문에 금년 UFG 연습도 실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구나 정부가 실시하는 을지연습이 한국군 자체 훈련인 태극연습과 같이 5월에 계획돼 UFG 연습의 실시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합참 연합연습과장을 역임했던 한 예비역 장성은 “연합연습은 주한미군의 연합방위능력 구비와 전작권 전환에 대비한 한국군 훈련 등 두 가지 목적이 있다”면서 “연습 축소는 미군의 방위능력이 약화되고 한국군의 전작권 전환 준비도 미비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군이 전작권을 전환 받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적으로 전작권 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국방부가 정말 안보를 걱정하는 집단이라면 무엇을 미군에게 요구하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제대로 판단해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합참 전략기획부장을 역임한 한 예비역 장성은 “월드컵 평가전을 통해 전체 능력을 구비해야 할 선수들이 패스 연습과 부분 전술만 익히는 격”이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연습 축소의 문제가 다양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을 지속적인 대화로 견인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면서 “훈련 명칭이 변경됐지만 실질적인 연합방위태세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주한미군이 순환 배치되는 시스템이어서 연습 축소는 곧 연합전력 약화로 이어진다”면서 “한국군의 전작권 전환 준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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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합연습 폐지 속 한국군 전작권 전환 검증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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