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12-05(화)
 
army.png▲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된 과학기술포럼에서 ‘도약적 변혁을 위한 육군의 도전’을 주제로 강연하는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사진제공=육군]
 

정말로 50년 만에 비(非)육사 출신 육군참모총장이 나올까?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청와대가 오는 4월 단행되는 군 수뇌부 인사에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육사 39기) 후임에 비(非)육사 출신을 기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5일 문화일보는 군 인사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국방개혁 2.0의 핵심인 육군 개혁을 위해 비육사 출신 참모총장 기용 방침을 정하고 대상자를 물색해왔다”면서 “현재로선 김성진 국방대 총장(학군 22기)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성진 총장이 실제로 육군참모총장에 기용될 경우, 1969년 육사 1기인 서종철 제19대 참모총장 이후 50년 만에 ‘육사 출신 대물림 총장’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된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8월 첫 군 수뇌부 인사에서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을 국방장관에,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을 합참의장에 기용하면서 ‘육군 배제’ 원칙을 실행했다.
 
또 2018년 9월 인사에서도 정경두 합참의장을 국방장관에, 비육사 출신인 박한기 제2작전사령관(학군 21기)을 합참의장에 발탁해 육사 출신을 배제했다. 그런데 이번에 육군참모총장까지 비육사 출신을 발탁하겠다는 것으로 보여 진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이미 육사 41기에 해당하는 심승섭 중장(해사 39기)을 대장으로 진급시켜 해군참모총장에 임명했다. 따라서 후임 육군참모총장은 육사 41기급인 학군 22기 및 23기, 3사 20기 등이 대상자로 김성진 국방대 총장, 황인권 제2작전사령관(3사 20기·대장), 남영신 군사안보지원사령관(학군 23기) 등이 있다.
 
김 총장과 황 사령관은 임관년도로는 육사 40기급이지만 진급은 육사 출신보다 1년 늦게 관리됐기 때문에 41기급으로 본다. 그런데 이미 김 총장이 유력하다고 알려짐에 따라 비육사 출신 대상자 중 유일한 대장인 황 사령관은 참모총장 후보에서 배제되는 분위기다.
 
학군 출신 ‘박한기’ 이어 김성진(22기), 남영신(23기)도 대장 진급 가능성
 
만일 김 총장이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될 경우, 창군 이래 최초로 합참의장과 육군참모총장이 학군 출신으로 임명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게다가 남영신 군사안보지원사령관까지 대장 진급을 하면, 육군의 대장 보직 5개 중 3개를 학군 출신이 차지하게 된다.
 
반면 육사 출신의 경우, 육사 40기인 김운용 지상작전사령관과 김병주 연합사 부사령관(이상 대장)이 전역하게 되고, 합참작전본부장·육군참모차장·육군교육사령관 등 3성 장군의 주요 보직을 수행하고 있는 육사 41기 중장들(7명)은 단 1명만 대장 진급의 기회를 갖게 된다.
 
즉 대장 인사가 장군의 다수를 점유한 육사 출신은 소외되고, 소수인 학군 출신에게 과도히 편중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통상 대장 인사는 군의 최고 계급이어서 능력도 검증하지만 출신을 적절히 안배했고 지역도 고려하는 것이 그동안 관례였다.
 
또한 3성 장군에서 육군참모총장으로 직행할 경우 황인권 제2작전사령관(대장)보다 하급자가 갑자기 상급자가 되는 위계질서상의 혼란과 함께 경험 직위의 전문성 부족 등으로 인해 총장의 ‘영(令)’이 제대로 서지 않을 가능성도 대두된다.
 
대장 직위인 군사령관을 거치지 않고 참모총장으로 직행한 사례는 네 번 있었다. 첫 번째는 노무현 정부 말에 임명된 박흥렬 육군참모차장(육사 28기)이고, 두 번째는 이명박 정부 첫 총장인 임충빈 육군사관학교장(육사 29기)이었다. 세 번째는 한민구 육군참모차장(육사 31기)이며, 네 번째는 현 김용우 총장(육사 39기)이 합참전략기획본부장에서 임명됐다.
 
박 총장은 육군본부 인사 분야에서 다년간 근무한 인사 전문가로 참모차장을 하다가 총장에 임명돼 업무에 해박했다. 임 총장은 국방부 등 정책부서에 실무자로 근무한 경험이 많았고 청와대 국방비서관까지 역임했으며, 한 총장도 정책부서에서 많이 근무한데다 참모차장까지 했다. 김 총장 역시 합참의 요직에 근무하는 등 모두 정책통이었다.
 
비육사 출신 정책부서 경험 부족...‘육사 배제’ 보다 ‘강군’ 위한 적임자 택해야
 
즉 3성 장군에서 곧바로 육군참모총장이 되려면 국방부, 합참, 육군본부 등 정책 부서 근무경험이 상당히 있고 업무능력도 검증되어야 한다. 아무리 육사 출신이라도 정책부서 경험이 미미해 직무 수행에 어려움이 있으면 리더십에 영향을 받게 돼 임명이 어렵다. 그런데 비육사 출신은 상대적으로 정책부서 경험이 부족한 상태이다.
 
따라서 총장에 임명되더라도 상당기간 업무를 파악해야 하고 소신껏 업무를 추진하기 어렵다. 현재 육군은 김용우 참모총장이 미래를 내다보면서 과거 어떤 총장도 하지 못했던 ‘도약적 변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 일을 이어받아 계속 발전시키려면 후임 참모총장의 뛰어난 업무역량과 확고한 소신이 절실히 필요하다.
 
결국 후임 육군참모총장이 누구인가에 따라 미래 육군의 향배가 결정될 상황이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정치적 기준으로 부적합한 인물을 기용해 육군을 퇴보시킬지, 역량 있는 인물을 제대로 발탁해 육군이 ‘강군’으로 변모할지는 이번 대장 인사에 달려 있다.
 
안보 전문가들은 “정부가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북한의 비핵화를 강력한 힘으로 뒷받침할 정예화된 군대가 필요하다”면서 “육군을 싸울 수 있는 강한 군대로 만들 사람인지 아닌지가 육군참모총장 발탁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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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투 분석] ‘육사’ 저물고 ‘학군’시대, 합참의장 이어 육군참모총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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