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mar.png▲ 전진구 해병대 사령관이 지난해 9월 29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68주년 서울수복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유력 후보군은 이승도 전비태세검열실장, 조강래 1사단장, 서헌원 2사단장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오는 12일 2년 임기를 끝으로 전역하는 전진구 해병대사령관(중장·해사 39기)의 후임으로 3명의 해병 소장이 거론되는 가운데, 차기 해병대사령관 인선 방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력 후보군은 해사 40기인 이승도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전 국방부 전비태세검열단장)과 해사 41기인 조강래 1사단장 및 서헌원 2사단장 등 3명이다. 일각에서는 차기 해군참모총장 인사를 고려해 좀 더 후배 기수를 기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번 해병대사령관은 임기를 마친 뒤 대장 진급의 가능성도 열려 있어 기수나 서열보다는 철저한 능력 본위 인사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 군 안팎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에서는 조강래 1사단장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분위기이나, 군 내부에서는 이승도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이 더 적임자란 시각도 만만치 않다.
 
기수 안배론은 현 전진구 사령관과 연결돼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이전인 2017년 4월 임명됐다. 그런데 2018년 7월 현 정부가 3개 기수를 건너뛰어 심승섭 해군참모총장(해사 39기)을 임명하면서 해군총장과 해병대사령관이 동기가 됐다. 동기가 상하 관계가 되어 8개월을 애매한 상태로 지냈고, 이런 경우가 향후 생기지 않으려면 40기보다 41기가 사령관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해병대 사령관을 결정하는 중요 이유가 자질과 능력보다는 기수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군은 기수보다 계급이 우선하는 계급사회이고, 군 장교들은 그런 생활에 익숙하여 동기든 후배든 계급이 높으면 복종하게 되어 있다.
 
‘기수 안배’ 보다 ‘능력 중심’ 인선돼야...사령관 마치고 대장 진급 길 열려
 
그런데 차기 해군총장이 어떻게 임명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해병대사령관 후보를 기수 기준으로 검토해 40기는 배제할 것 같은 얘기가 나온다. 이에 대해 3명뿐인 대상자 중에서 기수를 이유 삼아 경쟁력 있는 후보를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병대 사령관을 발탁하는 진정한 기준은 "미래를 내다보며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해병대를 만들 역량을 갖고 있느냐"이다. 그렇다면 대상자의 군 경력과 세평을 우선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또한 이번에 사령관으로 기용되는 인물은 대장으로 진급할 가능성도 있어 사령관 보직 종료 후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지난해 9월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2년 임기 후 전역하는 해병대사령관이 임기를 마친 뒤 전직이나 진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군 인사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연합·합동작전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해병대사령관을 다른 중장급 보직으로 임명하거나 대장급 직위로 진급시켜 군사력 증진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이 개정안이 지난달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의결됐다. 해병대사령관이 대장으로 진급할 길이 드디어 열린 것이다. 향후 해병대사령관은 합참의장 및 차장, 연합사부사령관 등에 발탁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관점에서 대상자들의 경력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강래, 합리적 의사결정과 강한 추진력 vs. 이승도, 육·해·공군 살펴본 넓은 안목
 

전남 곡성 출신의 조강래(해사 41기) 1사단장은 대통령실 안보정책담당관, 해병대사령부 전력기획처장, 6여단장(백령도), 합동참모본부 비서실장 등을 거쳤고, 충북 음성 출신의 서헌원 2사단장(해사 41기)은 해병대사령부 화력처장, 해병대 교육훈련단장, 해병대 부사령관 등을 지냈다.
 
강원 홍천 출신의 이승도(해사 40기) 전비태세검열실장은 해병대 연평부대장, 해병대 교육훈련단장, 연합사 연습처장, 해병대 부사령관 및 참모장 등을 역임했다. 대령이던 2010년 11월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당시 연평부대장으로서 13분 만에 K-9 자주포로 대응 사격을 지시하는 등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아낸 일화는 유명하다.
 
세 명의 경력만으로 비교할 때, 직접 전투를 지휘하여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행동으로 보여주고, 연합사 연습처장과 전비태세검열실장을 역임해 연합 및 합동작전에 전문성을 보유한 이승도 소장이 다소 앞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군 인사에 정통한 소식통은 “전비태세검열실장에 해병대 소장을 보직하는 이유는 타 군에 비해 경력이 미흡한 해병대 장군이 육·해·공군을 두루 살펴보고 안목을 넓힌 후 해병대사령관 직을 수행하라는 의미”라면서 “이 직책을 경험한 사람이 사령관을 해야 해병대가 유사시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의 세평을 들어보면, 조 소장은 합리적인 의사 결정과 강력한 업무 추진력이 장점이라고 한다. 서 소장도 업무에 치밀하고 전문성이 있으나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일 간부들과 등산 후 전방지역에서 낮술을 한 사실이 밝혀져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 이 소장은 자기 절제력이 뛰어나고, 부하들과 소통을 잘하는 외유내강형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평이다.
 
해병대 예비역들 “사령관 한 사람만 잘하면 된다”며 ‘청렴결백’ 등 주장 
 

해병대 출신 예비역들은 “해병대는 사령관 한 사람만 잘하면 된다”는 조소 섞인 말을 한다. 그만큼 역대 사령관들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들은 사령관의 조건으로 ‘청렴결백’과 ‘통합의 리더십’을 제일 먼저 언급하면서 “해병대와 부하를 위해 자신을 던질 각오가 된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군 일각에서는 "해병대 대장 출신인 매티스 전 미 국방장관이나 로버트 넬러 현 미 해병대사령관처럼 자신의 영달보다 군의 미래와 나라의 안위를 위해 확고한 소신을 가진 진짜 군인이 해병대사령관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5일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평화를 만들어 가려면 더 강한 국방력이 필요하다”면서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군대가 되어야 하다”고 강조했다. 그 의미대로 이번 해병대사령관 인사 결과가 나타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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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해병대사령관 인선 앞두고 조강래, 이승도 양파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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