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red.png▲ 지난달 16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19)에서 호주 수출을 추진 중인 미래형 장갑차 '레드백(REDBACK)'이 전시돼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업체 노력 결실 맺어 최종 2개 후보 선정

1년 간 시험평가 후 업체 결정...정부의 지속적 관심과 지원 필요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안보전문기자] 한화디펜스가 호주 수출용으로 개발 중인 ‘레드백’ 장갑차가 지난 9월 최종 2개 후보로 선정된데 이어, 사업 수주까지 자체 시험 및 현지 시험평가 등을 남겨두고 있어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화디펜스는 지난 9월 16일 호주 육군이 추진 중인 차기 장갑차 획득사업인 ‘LAND 400 Phase 3’의 최종 2개 후보(Short list)에 선정됐다. LAND 400 사업은 현재 호주 육군이 사용 중인 688대의 장갑차를 교체하는 사업으로 이 가운데 Phase 2는 차륜형 장갑차를, Phase 3는 궤도형 장갑차를 구매하는 사업이다.
 
‘LAND 400 Phase 3’는 1967년 미국에서 도입해 사용 중인 M113A1을 대체하는 궤도형 장갑차 획득 사업으로 보병전투장갑차 및 계열차량 8종을 포함해 총 400대의 장비 구매에만 5조원이 투입된다. 이 밖에 장갑차의 호주 국내생산 및 후속군수지원까지 포함하면 총 사업비는 8조~12조 원에 이른다.
 
호주 방사청은 지난 2018년 8월 ‘LAND 400 Phase 3’ 사업의 제안요청서(RFP)를 공고했고 미국과 유럽의 대표적인 장갑차 생산업체들이 뛰어들었다. 금년 3월 제안서가 제출됐는데, 미국 BAE 시스템스의 CV9030, 영국 제너럴다이나믹스의 AJAX, 독일 라인메탈의 Lynx KF41 등이 한화디펜스의 경쟁 상대였다.
 
BAE 시스템스의 CV9030의 경우 후보군 가운데 가장 많은 1200여 대가 생산됐고, 실전 경험은 물론 유럽 5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제너럴다이나믹스의 AJAX는 영국 육군의 차기 궤도형 장갑차로 선정돼 580여 대가 도입될 예정이다. 라인메탈은 이미 Phase 2 사업을 따내 호주 육군에 잘 알려진 상태였다. 반면 레드백은 아직 개발 중인 상황이었다.
 
한화디펜스는 제안서 평가과정에서 경영진의 적극적 자세와 성실한 대응으로 호주군의 신뢰를 얻었다. 또 대규모 투자로 시제 4대를 제작하고 방호 솔루션도 개발했으며, 호주 포탑 제조사를 파트너로 선정하는 등 현지화 계획도 제출했다. 이 과정에 정부는 제안서 평가단 및 호주 주요 의사결정권자 방한 시 각종 행사 및 장비 대여와 함께 시험평가 참관을 지원했고, 방사청에 국제협력관을 신설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지원했다.
 
이런 정부와 업체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 한화디펜스의 레드백은 라인메탈의 Lynx와 함께 최종 2개 후보로 선정됐다. 레드백(REDBACK)이라는 이름은 호주 지역에 서식하며 세상에서 가장 강한 독을 가진 거미로 알려진 붉은배과부거미(redback spider)에서 따왔다. 호주 수출에 초점을 맞춰 호주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이름을 정한 것이다.
 
레드백 장갑차는 육군에서 검증된 K21 보병전투장갑차 개발 기술과 K9 자주포의 파워팩을 적용해 기동력, 방호력, 화력의 성능을 강화한 차세대 궤도형 장갑차다. 30mm 포탑, 대전차 유도미사일, 상황인식장치, 능동방호체계를 갖춰 근접전투능력을 획기적으로 보강했다. 또 향후 성능개량 및 확장성도 보장되며 고장 예방 진단장치도 구비해 운용 및 정비 능력을 높였다.
 
유럽 최강국인 독일의 대표적 방산업체 ‘라인메탈’ 누르나
 
성사되면 역대 최대 방산 수출...향후 확대될 시장 규모 상당

하지만 최종 경쟁 상대인 라인메탈은 독일을 대표하는 방산업체로서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다. 특히 지난 2018년 3월 차륜형 장갑차를 도입하는 ‘LAND 400 Phase 2’ 사업을 수주했다. 1995년 도입된 ASLAV 차륜형 장갑차 257대를 대체하는 사업인데, Boxer 211대를 납품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호주 전역에 생산 및 후속 군수지원을 위한 공급망도 구축 중이다.
 
한화디펜스도 정부와 함께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한화디펜스는 호주 포탑 제조사인 EOS사와 ‘팀 한화(Team Hanwha)’를 구성해 사업에 참가 중이며, 올해 1월 호주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현지 전문인력 채용 등 사업 수주를 위해 대대적인 현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빅토리아 주정부와 협력해 현지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등 호주 정부 최대 관심사인 자주국방에 기여하는 현지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한화디펜스 안병철 유럽·호주사업부장(상무)은 지난 6일 한국방위산업진흥회와 국회 안규백 국방위원장 주관으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방위산업 세미나에서 레드백 호주 수출 진행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그동안 정부의 지원에 감사를 표하면서 향후 시험평가와 최종 수주를 위해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 활동을 요청했다.
 
호주 방사청은 최종 후보에 오른 한화디펜스와 라인메탈의 장갑차를 가지고 2020년 11월부터 약 1년 동안 호주 현지에서 각종 시험평가를 벌일 예정이며, 2022∼23년 장갑차를 최종 선정하고 업체와 계약할 계획이다. 현재 라인메탈이 Phase 2 사업을 추진하면서 호주와 약간의 잡음도 생겼다는 얘기가 있어 우리 정부가 한화디펜스와 함께 적극 노력하면 유리한 위치에 설 수도 있을 듯하다.
 
만일 한화디펜스가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이 사업을 수주할 경우 단일 무기체계 수출 중 역대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이를 토대로 향후 확대될 차세대 장갑차 시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럽 최강국인 독일의 대표적 방산업체와 경쟁해 승리한다는 의미도 있어 이미 독일을 꺽고 인도네시아 수출에 성공한 잠수함에 이은 두 번째 쾌거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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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디펜스 ‘레드백’ 장갑차, 정부와 손잡고 호주 12조 시장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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