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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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국방외교협회가 13일 육군회관에서 주최한 ‘ 2019년 글로벌 군사안보 환경평가와 2020년 전망’ 세미나시 푸틴의 “러시아는 내 주먹만 믿는다”는 뜻의 구호와 하이브리드 전쟁 관련 발표 자료 [자료제공=한국국방외교협회]

수교 30주년을 맞이하는 2020년을 “한·러 상호교류의 해”로 선포

소련시절 향수 부추겨 동북아시아 강대국 위상을 추구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칼럼니스트] 우리나라는 1990년 9월30일 러시아와 공식적으로 외교관계를 수립했고, 2020년은 한·러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2018년 6월22일 문재인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수교 30주년을 맞이하는 2020년을 '한·러 상호교류의 해'로 선포하고, 양국 국민간 상호 이해 증진 및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해 다양한 수교 기념 행사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그 중 하나로 ‘무형문화재 제84-1호 고성농요’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연단체로 초청받아 내년 7월 중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020년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 ‘제18회 소리의 세계’ 국제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다.

구소련은 1948년 10월12일 수교한 이래 6·25 남침전쟁시 혈맹으로 북한을 지도 및 지원했고, 중공군 참전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수교 70년이 지나가는 현재 북한은 멀어져가는 러시아를 붙잡기 위해 북·러 친선 협조관계를 확대 발전시키겠다고 당과 정부는 몸부림 치고 있다.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의 아베는 2019년 11월 5일 유엔에서 한국 때문에 러시아 및 북한을 모두 잃어버렸다고 한국 정부를 맹비난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잠재적 위협이되는 러시아와 관련해, 지난 13일 한국국방외교협회가 주최한 ‘2019년 글로벌 군사안보 환경평가와 2020 전망’ 학술세미나에서 국방대 김영준교수가 ‘러시아의 안보군사 전략변화 및 군사혁신 동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교수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는 내 주먹만 믿는다”라는 구호를 내걸고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고 말했다며 “국제정세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군사력 보다는 여론전, 사이버전, 심리전 등을 강화하는 러시아처럼 우리도 하이브리드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히틀러의 침공을 막아내고 승리한 2차 세계대전의 승전일인 ‘빅토리아 데이(전승기념일, 5.9)’에 당시 10대 용사로 선정된 자신의 부친 사진을 직접 들고 시민들과 같이 행진하며 눈물을 보이고 스탈린 생가 복원 사업 등으로 독일 나치에 승리했던 강대국 향수를 이용하여 정권을 유지하며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정치공학이 가능한 것은 1941~45년 나치의 침공으로 총 2,000만여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즉 전국민의 가족 중에 1명은 사망, 1명은 불구, 1명은 화상, 1명은 강간당했다는 것이다. 푸틴은 이런 뼈아픈 역사를 활용, 국민들을 응집시키고 개헌 지지선을 확보하여 장기 집권하고 있다.

또한 푸틴 반대 세력의 준동에 대해서는 미국의 사주를 받은 세력으로 규정하고 과감히 처단하면서 “과거의 소련보다 더 큰 유라시아 연방을 만든 후에 퇴임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다.

이러한 여론전과 심리전은 러시아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크림반도에서도 합병 주민투표권한 법적 논쟁, 우크라이나 국경 대규모 군사훈련, 지역 긴장조성 및 민간 군사 기업 활동으로 표출되었다. 또 시리아, 터어키 등 주변국에 까지 확대하여 하이브리드 전쟁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유럽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칼리닌그라드 지역에 핵투발이 가능한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배치하여 440마일 사거리에 있는 유럽국가들을 긴장시키게 만들었다.

이것은 발사할 가능성이 9:1 밖에 안되지만 감언이설과 여론전 및 심리전을 통해 5:5상황으로 만들어 국가간 문제발생시 유리한 협상고지를 점령하는 방법으로 합리화시켜 푸틴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인하려는 시도이다.

또한 국방개혁은 통합성과 합동성을 위주로 추진하며, 북극에 방공부대를 10개소나 추가 설치하는 등 군사기지를 증강하여 인접 노르웨이 국가들이 군사훈련으로 대비토록 만드는 등 고도의 심리전으로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

허나 러시아 내부에서는 1년 의무복무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했으나 최근 모집이 안되어 미충원되는 곤경에 빠져 대안을 강구 중이다.

김박사는 이러한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동북아에 대한 그들의 인식을 분석했다. 현재 극동지역에서의 러시아 전략적 위상이 취약하고, 역사적으로 극동지역에서는 제한전쟁만 수행했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원조없이 소련의 참전이 불가능했다는 점과 유럽 우선주의인 전략, 전통적으로 미 해군에 대한 러시아 해군의 열세 등을 고려시 동북아시아에서는 전통적인 군사전략 보다는 최소위험 최대효과의 안보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관망했다.

한편 러시아는 1904년 러일전쟁, 1917~1922년 러시아 내전, 1931년 만주사태 등을 고려시 일본과의 전쟁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다고 말했다.

먼저 두려움과 불안감을 갖는 콤플렉스 요인으로 2014년과 ‘18년에 'VOSTOK훈련'을 했지만 극동지역의 취약한 군사력, 수도 모스크바와 장거리 떨어진 지형적 특성, 청년들은 모두 모스크바로 떠나고 중국 및 북한노동자들의 이민에 의존해야 하는 인구감소 등이 있다.

또한 러일전쟁시 아시아 국가에게 최초로 패배한 서구 열강이라는 모욕감과 몽골 침략기의 트라우마가 있지만, 서구 유럽 문명을 숭배하는 인종주의와 소련시절 강대국 위상에 대한 향수로 동북아시아 강대국 위상을 추구하고 있다.

김박사는 끝으로 2020년은 한국과 러시아가 수교를 맺은지 30주년이 되는 해이며, 이를 계기로 러시아를 협력과 위협이 되는 국가로 인식하고 융통성있게 대처하는데, 군사적 측면에서 심리전과 여론전 등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전략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으며 러시아의 사례를 볼때 모병제로의 전환은 신중하게 추진해야한다고 참석자들에게 경종을 울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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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MA에서 주최한 ‘한반도 안보정새 평가 및 전망’ 2019정책세미나에서 발표한 중국·러시아 군용기 KADIZ 및 영공 침범사례 및 현황 [자료제공=KIMA]

NATO 동진, MD구축, 중동 문제 등 국제사회 주도권 경쟁에서 갈등과 불신
 
러시아의 ‘9-브릿지 프로젝트’를 통한 협력사업 추진 필요

적극적인 경제·문화 교류협력을 통해 중·일, 북한 '견제 카드'로 활용해야

그런데 러시아 군용기가 2014년부터우리측 항공식별구역(KADIZ)을 93회나 침범했다. 금년 7월23일에는 중국·러시아 군용기가 연합훈련으로 KADIZ를 침범한 것 뿐만아니라 러시아 군용기(A-50)는 울릉도·독도 영공을 두번씩이나 침범해 비상 출격한 우리 KF-16전투기가 차단비행 및 경고 사격까지 했다.

이때 일본 F-15전투기도 JADIZ내에서 20대나 출격해 대기했다고 한다. 우리 공군은 경고사격만 했지만, 만약 일본은 자국 영공에 타국 전투기가 진입시 격추시켰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헷갈리는 상황 속에서 러시아 문제에 밝은 한 안보전문가는 러시아 외교에 관련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핵군축, 국제테러에는 협력하지만 NATO의 동진과MD구축, 중동 문제 등 국제사회 주도권 경쟁에서 갈등과 불신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해서 SCO, BRICS에서의 협력 등을 통해 대미 견제를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나 에너지, 무역, 투자 등 경협 증진을 통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시켜 상호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미일동맹 강화 및 일본의 군사력 증강에 대해 경계하면서 북방영토 문제를 카드로 활용하여 일본의 극동 시베리아 투자 유치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러시아와 북한 관계를 레버리지로 활용하면서 한반도 안정과 평화, 한반도 비핵화를 기조로 한국과의 경제관계 증진 및 남북러 3각 경제협력을 추구하는 것이다. 즉, 남북관계 발전을 환영하고 남북관계 지원자 역할을 자임함과 동시에 한반도 문제해결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것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이 1884년 제정러시아 시대 ’조·러 수호통상조약 ‘체결로 조선과 최초 공식적인 접촉이 시작되었고, 앞으로도 미·러, 미·중, 러·북 관계에 따라 한·러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서방의 러시아 제재로 인해 한·러 관계 및 경제협력에도 영향이 있기 때문에 과거 우리의 문제 등에 따라 상호 이해가 매우 중요하며, 특히 청소년과 대학생 대상 교류 프로그램을 발굴하는 등 실질적인 협력관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난 2013년 7월 러시아내 '코리아 소사이어티'를 창설한 것처럼 향후에도 한·러 포럼 및 한·러 대화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 즉 러시아의 관심 분야인 ‘신동방 정책 부응 및 극동개발’에 적극적인 참여하기 위해 9-브릿지(조선, 항만, 북극항로, 가스, 철도, 전력, 일자리, 농업, 수산 등 9개분야의 신북방경제협력 프로젝트)를 통한 협력사업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방대 김영준교수와 러시아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러시아는 소련시절 강대국 위상을 되찾기 위해 동북아시아를 포함한 전세계적으로 미국 못지 않은 ‘러시아 우선(Russia First)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는 러시아를 뜨거운 감자처럼 뱉지도 삼키지 못한 채 고민하는 입장이다. 허나 분명한 것은 북한과는 과거의 혈맹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거리간격이 생겼다고 분석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러시아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보다 적극적으로 경제와 문화 교류협력을 통해 러시아를 활용할 때, 인접 중·일 국가나 북한에게 유리한 입지를 점령할 수 있는 '견제카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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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현재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겸임교수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알에이치코리아,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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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 M] 오리무중인 푸틴의 러시아는 뜨거운 감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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