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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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지연습을 대비해 워게임 연습을 하는 필자(연대장 재직시) 및 참모들의 모습과 88을지연습에 참가하기 위한 사단 워게임 실시반의 한미연합사 파견명령서 [사진=김희철]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다른 사람의 하찮은 언행이라도 자기의 지덕을 닦는 데 도움이 됨을 비유하는 의미의 ‘타산지석(他山之石)’ 이라는 고사성어도 인생에서 도움이 되지만 근본이 바로 서지 않으면 도리에 어긋나고 규칙과 체계가 없어진다는 의미의 ‘본립도생(本立道生)’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는 ‘논어’에 나오는 사자성어로 중국 한(漢)나라 때의 학자 유향은 그의 저서 ‘설원(說苑)’에서  ‘군자는 근본에 힘쓰니, 근본이 확립되면 도(道)가 생기는 법이다’라며 군자는 근본 세우는 일을 귀중히 여기고 처음 시작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강조하기 때문이다. 


서울 올림픽 열기가 뜨겁던 1988년 여름에 필자는 육군대학 입교를 앞두고 후임자까지 받은 상태로 현직의 작전업무는 후임자에게 인계하고 88을지연습에 참가하기 위해 7월2일부터 23일까지 사단의 워게임 실시반을 이끌고 한미연합사로 파견됐다. 


을지연습은 북한군의 불법 남침에 대비하여 한국에 주둔하는 전 미군과 미 본토에서 증원된 요원들도 포함하여 한국군 전체와 정부기관까지 참가하는 훈련으로 일부의 실제훈련을 제외하고는 전부대가 실병력 기동이 아닌 컴퓨터에서 모의된 상황에 따라 조치하는 워게임 훈련이다.

 

■  미군이 세계 최강의 군대인 이유는 본립도생(本立道生) 자세 때문


미군들은 충분한 휴식 시간 보장을 위하여 별도의 공간에 숙소를 준비했다. 전방에서 야외 숙영할 때보다도 훌륭하게 당시 캠프 킴에 야전 침대를 충분하게 배치하여 취침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식사는 최상의 상태로 제시간에 제공하는 등 훈련 여건이 완벽히 보장되었다.


이러한 여건하에서도 미군들은 가장 효율적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8시간씩 3교대로 근무했으나, 적은 인원이 파견된 우리의 사단 요원들은 12시간씩 2교대 근무를 하여 피로감을 가중시켜 능률을 저하시킬 수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의 하찮은 언행이라도 자기의 지덕을 닦는 데 도움이 됨을 비유하는 의미인 ‘타산지석(他山之石)‘이라는 고사성어가 무색하게 오히려 본립도생(本立道生)이란 말처럼 기본을 잘 지키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임무를 철저히 수행하는 미군들의 근무 모습이 세계 최강의 군대를 만든 근원이라는 좋은 교훈으로 얻게 되었다.


앞으로 우리 한국군도 모든 훈련과 작전에서 충분한 여건을 보장해주도록 발전시키며, 각자는 부여된 임무 완수를 위해 좌고우면(左顧右眄)하며 요령을 피우지 말고 전념하여 최선을 다하는 기본에 충실해야 된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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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90)] 타산지석(他山之石)을 넘어서는 ‘본립도생(本立道生)’의 교훈을 깨달게한 미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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