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건작 6군단장·강신철 국방개혁비서관 보직과 지속적인 비사관학교 출신 중 우수자 다수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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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5.27 14:08
▲ 2021년 전반기 군 장성 인사에 따라 임명된 육군참모차장 황대일 중장(육사43기, 군수사령관)과 6군단장 강건작 중장(육사45기,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 국방개혁비서관 강신철 소장(육사46기,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부장) [사진=국방부]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문재인 대통령은 5월27일 오전, 황대일 중장(육사43기, 군수사령관)을 육군참모차장에 박양동 중장(학군 26기, 6군단장)을 육군군수사령관에 보임하는 등 전반기 군 장성 인사를 단행했다.
또한 강건작(육사45기, 중장)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은 6군단장으로 보직 이동했으며, 후임 국방개혁비서관은 강신철(육사46기, 소장)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부장이 임명됐다. 그리고 고현석 육군 준장 등 8명과 김계환 해병대 준장 등 3명은 소장으로 진급 사단장 등에 임명될 예정이다.
육군 소장 진급자 8명 가운데 육사 출신은 5명, 학군(ROTC)과 3군사관학교 등 비육사 출신은 3명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번 인사 특징과 관련 “특정분야에 편중되지 않은 능력 위주의 균형인사를 구현한다는 원칙에 따라 지속적으로 비사관학교 출신 중 우수자를 다수 선발했다”며 “각 분야에서 끝까지 묵묵히 최선을 다해 근무하는 우수 인재를 발굴함으로써 복무활성화와 군심결집을 도모했다”고 발표했다.
■ 비정상을 다시 정상으로 돌려놓은 것에 격려의 박수를…
통상 군 장성인사는 각군에서 진급 대상자가 올라오면 국방부에서 심의를 거쳐 대통령의 승인을 받고 시행된다. 그러나 중장급 인사는 청와대의 입김이 크다는 것은 주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장관 및 각군 총장은 정권의 핵심인 청와대와 군의 입장이 상충될 때에는 중간에 끼어있는 샌드위치가 되는 고충을 당하기도 한다.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은 지난 2020년 5월에 안준석 중장이 보직된 이후 중장(차관)급 장성이 계속 맡아오다가 이번에 소장인 강신철(육사46기)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부장이 임명됐다.
당시 군단장을 마친 육군중장(차관급)이 1급 비서관 자리에 보직되어 군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청와대 직제로 보더라도 국가안보실 1차장(차관급) 예하의 비서관에 차관급을 보직한 것이니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 물론 국방개혁비서관직을 수행하다가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중장으로 진급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그럼에도 국방개혁비서관으로 하향 보직된 안 중장에게 영전을 축하한다는 말까지 돌았다. 그 말은 보직 5개월 만인 지난해 말에 동기생 중 최초로 대장 진급을 하면서 지작사령관으로 임명되어 보란 듯이 사실이 됐다. 중장 1차 직위인 군단장을 마치면 통상 2차 직위에서 최소 1년내지 2년 근무 후 진급하던 이전에 비해 파격적이었다.
이와 같이 현 정부 들어서 국방개혁비서관 자리가 준장, 소장을 거쳐 중장이 보직될 수 있는 자리로 상향 조정됐다. 군단장을 마친 중장을 무리하게 1급 비서관 자리에 임명하고 5개월 만에 대장 진급까지 시킨 청와대의 의중이 무엇인지는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비서관 출신인 한 소식통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필요하면 누구라도 데려다가 쓸 수 있는 것이 청와대 비서관”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예비역 장성은 “현 정부에서 군 이외에 차관(중장)급 자리에 있는 사람을 데려다가 1급 비서관으로 쓴 사례가 있느냐”며 반문했다.
한 때 국회의원(장관급)을 했던 사람을 청와대가 필요해서 차관급인 수석이나 심지어 1급 비서관으로 보직한 예는 있다. 하지만 현재 정부부처에서 직급을 낮춰가며 비서관에 보직한 사례는 없다. 정말 현역 중장이 필요했다면 국가안보실 1차장에 임명하면 된다.
일각에서는 국방개혁비서관 자리를 이용해 현 정부가 육사 출신 길들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또한 군의 직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해 힘을 빼겠다는 통치권자의 의도가 담겨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도 있었다.
하지만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 출신의 파격 인사로 인해 야기되는 가장 큰 문제는 육사 출신 장군 중에 우수한 인물은 현 정부와 코드만 맞으면 어떤 계급에 있더라도 상관없이 비서관으로 발탁해 차후에 최우선 진급과 요직을 보장한다는 시그널을 주었다.
한편으로 우수하고 능력이 있어 발탁된 인재에게 진급과 요직을 보장하는 것은 군의 입장에서는 정권의 색깔과 무관하게 다행이라고도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번 전반기 장성인사를 통해 비정상을 다시 정상으로 돌려놓은 것이 “특정분야에 편중되지 않은 능력 위주의 균형인사를 구현한다는 원칙에 따라 지속적으로 비사관학교 출신 중 우수자를 다수 선발했다”라는 국방부의 발표보다 더 의미가 있다.
그렇기에 무엇보다도 현정권과 군 사이의 중간에서 고충을 느끼며, 이번 정상적인 장성인사를 위해 노력한 중요 요직의 샌드위치맨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다음편 계속)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프로필▶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