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1-15(수)
 


x-마스_고지전투1.png
▲ 크리스마스고지전투에서 중공군 204사단의 공격을 막아내는 7사단 용사들 [사진=보훈처]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6·25남침전쟁에서 첫 4개월은 북한군과의 싸움이었지만 나머지 33개월은 압록강을 넘어 남침한 중공군과의 지루한 싸움이었다. 휴전회담이 한창이던 1951년, 군사분계선 설정 문제로 설전을 벌이던 양측은 11월 27일부로 조건부 잠정 군사분계선을설정하고 30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중공군은 전쟁기간 중화력이 막강한 미군들보다우리 국군만을 향해 집중공격을 해왔다. 마찬가지로 현재 MDL(군사분계선)북쪽의 어은산 일대에 배치되어 있던 중공군은 이 조건부 잠정 합의를 무시하고, 크리스마스 전날 백석산 앞쪽 1090고지 일대의 거대한 산악 능선에 진지를 구축하고 방어하던 국군7사단의 전초진지를 공격했다.


  흰 눈의 고지는 순식간핏빛으로 물들고,7사단은죽음 각오한 치열한 공방전 끝에 승리

 

중공군 204사단과 아군 7사단은 이곳에서 4일동안 2차에 걸쳐 한 치의 양보 없는 처절한 혈투를 벌여 흰 눈으로 덮여있던 고지는 순식간에 핏빛으로 물들었다.

 

국군 7사단은죽음을 각오한 치열한 공방전 끝에 마침내 중공군을 격퇴하고 전초진지를 사수했다. 이때 아군은 22명이 전사했고 21명이 실종되었지만중공군 172명을 사살하고 5명의 포로를 생포하는 전과를 올렸다.

 

또한 크리스마스날 시작된 전투였기에 특별한 이름이 없었던 전초진지 무명고지에는 ‘크리스마스고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크리스마스고지 전투는 휴전협정에서 최전방 전선을 설정하는데 큰 영향력을 미친 전투였다.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처럼 장병들에게 잠시나마 축복이 넘치는 시간이 됐으면좋았을 터인데 안타깝게도 캐롤송이 평화롭게 울려야 하는 이미지와는 정반대인핏빛 물든 시간이라서 아이러니하다.

 

양구 전쟁기념관에는 전쟁으로 인한 폐허가 연상되는 커다란 콘크리트 기둥 9개가 서 있다. 9개의 기둥은 양구에서 벌어졌던 크리스마스고지 전투를 포함한 도솔산 전투, 펀치볼 전투, 피의능선 전투, 대우산 전투, 백석산 전투, 가칠봉 전투, 949고지 전투, 단장의 능선 전투를 상징한다.

 

기둥과 전시관의 벽면을 살펴보면 파인 곳들이 많은데 이것들은 포탄 및 총알의 자국을 나타낸 것이다. 9개의 기둥은 높낮이가 다른데 9개 고지의 높이를 비율로 달리했으며 각 기둥에는 참전부대와 전투 기간 등이 표시되어 있다. (다음편 계속)

 


태그

전체댓글 0

  • 68554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김희철의 전쟁사(102)] 캐롤송도 없이 핏빛만 가득했던 ‘크리스마스고지 전투’(상)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