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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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대학 학생장교들이 현지실습 부대로 출발하기 위해 더블백과 보따리 등을 짊어지고 기차에 탑승하는 모습[사진=정규 제45기 육군대학 졸업앨범]

 

직업군인으로서의 삶은 보람과 고난의 길입니다.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남성은 물론이고 여성들도 직업으로서의 군인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그 청춘들을 위해 '직업군인 사용설명서'를 작성합니다. 필자가 지난 1974년부터 썼던 17권의 일기장에 담았던 사적인 기록을 최대한 가감없이 전달합니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소장으로 전역하기까지 파란만장했던 필자의 경험을 통해 직업군인의 현실과 이상을 발견하길 기원합니다.  <편집자 주>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1989년 3월19일 일요일 저녁 진해역에는 군복입은 영관장교들이 어울리지 않게 더블백과 보따리 등을 짊어지고 분주하게 왕래하며 부산한 시골장의 난장판 같은 모습을 만들고 있었다.


최전방 GOP와 해안 및 향토사단 등에서 일주일간 진행되는 현지부대 실습을 위해 각 조별로 편성되어 기차를 타려고 바삐 움직이는 육군대학 학생장교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여름에 육군대학에 입교하여 졸업을 약 4개월 정도 앞두고 있었으며 이미 차후 근무지가 내정된 상태였다. 그동안 참모학과 일반학 수업을 받았고 전술학교육까지 마쳐 이미 영관장교로서의 나름대로 일가견있는 전술 및 군사적 지식이 쌓여 있었다.


그날 오후 학생장교들은 그동안 학교내에서의 평소 교육시 입고있던 근무복을 전투복으로 바꿔입고 있었다. 또한 참고서적과 속옷 등 일주일간의 생필품을 더블백에 넣어 육군대학 연병장에 집합하여 실습조별로 군장검사를 받았다.


특히 3월 봄 날씨이지만 최전방부대로 실습가는 동료들은 현지 기온을 고려하여 동계피복까지 챙겨야 했다.


육대 졸업후 배치될 부대를 고려하여 현지 실습조를 편성하였기 때문에 대부분 자신이 근무할 부대로 현지실습을 가는 만큼 잠시후 현지에서 만날 선후배에 대한 궁금증도 있어 다소 흥분 및 긴장감도 느낄 수 있었다.


통상 각 부대의 일정을 고려하고 지휘관인 사단장의 승인이 있어야 육군대학 현지실습을 부대로 선정하게 된다. 그리고 선정된 부대의 지휘관은 육군대학 현지실습에 기대를 많이 하며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왜냐면 육군대학이 아닌 보병 및 포병학교 등 병과학교에서는 중대 및 대대까지의 소부대 전술 위주로 학습을 하기 때문에 사단급 부대에 적용이 제한된다.


반면에 육군대학에서는 연대·사단급 이상의 전술 및 작전술을 교육하며, 특히 공지전투, 기동전 등 선진국의 전술 개념과 최신 교리를 학습한 육대 현지실습조가 연구 발표한 것을 참고하여 자신들의 현재 시행 중인 작전계획을 새로운 개념과 교리에 맞게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기차가 덜컹거리며 출발하였고, 필자도 포함된 실습조는 육군대학 교육 후 수도방위사령부 및 향토사단으로 보직이 예정된 학생장교들로 구성되었고, 이들은 모두 56사단으로 향하는 열차칸에 탑승했다.


어느덧 서쪽으로 해는 기울고 한참 졸다보니 깜깜한 밤이 되어 서울역에 도착했다. 전방부대로 실습가는 동료들과 일주일 뒤에 다시 만나자는 아쉬운 이별을 하며 기차에서 내려 사단에서 마중 나온 버스에 올랐다.(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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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125)] 육군대학 현지실습의 기대와 보람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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