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군인으로서의 삶은 보람과 고난의 길입니다.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남성은 물론이고 여성들도 직업으로서의 군인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그 청춘들을 위해 '직업군인 사용설명서'를 작성합니다. 필자가 지난 1974년부터 썼던 17권의 일기장에 담았던 사적인 기록을 최대한 가감없이 전달합니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소장으로 전역하기까지 파란만장했던 필자의 경험을 통해 직업군인의 현실과 이상을 발견하길 기원합니다. <편집자 주>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사단사령부 상황실에서 사단의 부대 현황 및 작전계획 설명을 듣고, 중요 방어 거점을 답사하며 현지 작전지역 관할 대대장의 현장 브리핑을 받은 뒤인 오후 늦게 작전계획 연구를 위한 사단휴양소(간부교육대)로 복귀했다.
이때 지도 교관은 현지실습에서도 다시 조를 구분하여 각 조의 연구안을 준비하여 토의후에 최종 발표안을 결정하기로 정했다.
이에 따라 각 조별로 연구가 시작되었다. 역시 실습부대로 차후에 보직을 받은 학생장교들의 열의가 높았다. 또한 이번 실습부대와 유사한 다른 향토사단으로 차후보직이 예정된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육군대학생들의 안내를 담당한 이영돈 작전장교가 사단참모들이 준비한 격려 회식이 있으니 저녁시간에 모두 간부식당으로 모이라는 전달을 했다.
전날은 밤 늦게 현지실습부대에 도착하여 시간이 없었는데 그날은 상견례를 한 사단참모 선배들이 고맙게도 육군대학 학생들을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했기 때문이었다.
간단한 저녁자리인 줄만 알고 얼떨결에 참석했는데 사단장의 엄명을 받았는지 사단 참모장을 위시한 참모 선배들의 권주가 계속되자 학생장교들 대부분이 대취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특히 격려행사를 준비한 작전장교도 함께 배석했는데 이미 소령 진급예정자로 다음 기수에 육군대학에 입교를 앞둔 상태라 상호 정보교환을 위해 화기애애한 술자리가 되었다.
게다가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이미 사단에서는 작전계획을 구상한 상태였고 이번에 육군대학생들의 연구안을 통해 확정할 예정이라는 정보도 알 수 있었다.
결국 학생장교들 거의가 만취가 되어 회식을 끝났고, 이틀에 걸쳐 장거리 이동과 현지 답사 등으로 피로했던 몸에 술이 건아하게 들어가자 숙소에서 모두 뻗어버렸다. (다음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