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다음날 아침 전날의 만찬회식에서 과음한 탓으로 숙취가 해소되지 않았지만 작전계획 연구가 조별로 재개되었다.
발표를 위한 모든 연구는 전날 마신 과음 탓인지, 결국 수방사 및 향토사단으로 보직을 받은 학생장교들이 중심이 되었고, 육군대학 전술학 수업시간에 부대배치, 화력 및 장애물 운용을 토의했던 것이 재연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학생장교들의 의견이 상충되는 상황이 벌어져 격렬한 토론이 전개되었다.
향토사단의 작전계획에 동원사단 즉 정상적인 사단의 방어계획을 병행하여 발전시키는 조건이라 순수하게 전술적인 판단에 의한 기동계획과 기존 외곽연대의 여건을 고려해서 적용하는 안이 충돌했다.
하지만 적이 접근할 수 있는 거점 전방의 광활한 평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형성되고 4차선 이상의 도로들이 신설되는 것을 고려한 신규 도시계획에 따르는 새로운 정보판단을 적용하자는 의견은 일치되었다.
상충된 의견을 서로 뒤로한 채 조별로 작전계획 연구를 계속했다. 물론 전날 저녁 만찬에서 참모선배들의 격려와 기대를 의식한 탓인지 그날도 해가 저무는 것도 모르고 지도판 위에서 토의를 계속했다.
결국 육군대학 현지실습을 지원하고 안내하는 작전장교에게 자문을 구할 수 밖에 없었다. 육군대학생들의 발표안이 사단에서 이미 구상한 복안과 너무 상이할 때, 현지실습 부대의 실무자들에게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도심에서는 부대위치를 군 의견대로 정할 수는 없는 실정이어서 기존 부대 막사 위치도 고려하고 내곽연대의 작전과도 연계를 해야 실현 가능한 계획을 만들 수가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정상적인 사단의 방어 정면과 종심보다는 지역에 따라 넓기도 하고 좁기도한 기형적인 부대배치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드디어 조별 토의안을 놓고 피 튀기는 논쟁을 통해 발표안이 결정되었다. 또한 발표안에 따라 화력, 장애물, 전투근무지원 계획 등까지 모두 작성을 했다.
결국에는 사단장 및 참모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작전계획을 브리핑할 준비에 마지막 날 밤에도 역시 꼬박 새웠다. (다음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