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9-0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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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리부대 독수리연대 9중대장 근무시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소대장 등 중대원들이 대대장님을 모시고 해후의 정을 나누는 장면과 진해 육군대학의 비좁은 아파트를 방문하신 어머님이 손자를 안고 즐거워하시는 모습 [사진=김희철]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생사고락을 같이했던 중대원들은 근무 당시의 추억을 회상하며 부딪히는 소주잔에 전우애를 듬뿍 담아 들이켰다. 특히 필자가 중대장 시절의 언행을 흉내내며 익살을 부릴 때에는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비록 다음날 시험이나 숙제로 부담은 됐으나 전국각지에서 어렵게 시간을 마련해 중대장을 보러 함께 온 전우들이 고맙기만 했다.


또한 승리부대 전출시에 사단장으로부터 그동안 고생했다며 격려금을 받고, 승리부대 동문 장교들의 애대심(愛隊心) 고취 위한 격려회식 임무를 부여받았었다. 


필자는 승리부대 출신장교들의 시간 계획을 확인하여 모임 날짜와 장소를 정하고, 동문 주소록도 만들어 ‘승리부대 동문 모임’을 개최했다. 


새로운 인연을 쌓기 위해 모임을 많이 한다는 육군대학의 특성을 이미 경험했던 사단장의 의도대로 시행된 ‘승리부대 동문 모임’은 100% 성공이었다.


사단장의 배려로 모임이 주선되었다는 소문이 퍼져 대상자는 거의 참석했고 타부대로 부임해가는 동료들마저도 승리부대만 사단 모임을 한다며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특히 승리부대에서 근무했던 선후배들은 한잔 술을 나누면서 해후의 정을 만끽했고, 승리부대로 새로이 부임하는 장교들은 사전에 부대의 근무여건을 확인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유익했다. 필자를 통해 ‘승리부대 동문 모임’을 하라고 지시한 사단장에게 감사함도 느끼기도 했다.


그밖에 교실내의 각자 자리를 기준으로 조별, 줄·오·대각선별로 모임도 있었다. 물론 출신학교, 고향, 기타 연관된 사람 간의 별도 모임은 필수였다. 마치 새로운 인연을 쌓기 위해 육군대학에 들어온 사람들처럼 보였다. 


이렇게 좋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자산이고 능력이며, 끈끈한 인간관계가 직업인들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을 육군대학 수료 후 기나긴 군생활을 하면서 체험을 통해 깨닫았다.


“화향백리(花香百里) 꽃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 주향천리(酒香千里) 술의 향기는 천리를 가지만, 인향만리(人香萬里)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라며 인구에 회자(膾炙)되고 있는 옛 시가 절실하게 공감되는 순간이었다.


더불어 벚꽃이 만개해 아름다운 진해의 군항제에 부모님과 친지들을 모처럼 초청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육군대학 교육과정은 그분들이 영관장교로 진급한 자식에 대한 보람을 느끼며, 활짝핀 벚꽃의 풍광속에서 미소를 머금는 흐뭇한 효도의 기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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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141]숨통을 조이는 학업 중에 군항제로 찾은 잠깐의 여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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