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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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짐차와 군인아파트의 전형적인 모습 [사진=김희철]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당시의 도로 상태로는 진해에서 서울까지 최대한 빨리 달려도 6시간 정도가 소요됐다. 특히 서울로 진입하여 수방사가 위치한 필동까지 시내를 통과하는 것도 만만하지 않았다. 


고속도로 중간 휴게소에서 점심을 같이했던 운전기사 아저씨는 군인들의 이사를 많이 해봤는지 필동으로 향하는 서울 시내에 접어들자 필자부부를 향해 “군인아저씨 부부는 아주 좋은 부대로 발령받으셨네요..”하며 수방사로 부임하는 필자에게 덕담을 보내왔다. 


위병소에 도착하자 절차가 복잡했다. 요란한 카키색의 군복에 덩치가 산만한 헌병은 일일이 이사짐차를 점검하며 작전과에 전화로 확인하고 통과시켰다. 


위병근무를 철저히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왠지... 수도방위사령부의 권위를 과시하듯 위병소 헌병이 취하는 언행은 군인들의 이사를 많이 해본 운전기사를 잠깐 긴장하게 만들었다. 


아파트 주차장에 이사짐차를 대기시키고 아파트 관리실과 작전과 사무실을 들렸을 때 새로운 난관에 봉착했음을 알게 되었다. 


육군대학 졸업도 하기 전에 사무실에 근무하던 선배가 그렇게도 빨리 오라고 재촉하며 아파트 등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다고 했는데, 확인 결과 필자가 입주하도록 배정된 아파트 호수에 전출자는 이미 출발했는데 그 가족들은 아직도 이사를 안가고 남아있었다. 


아마도 타부대로 전출간 그 장교도 해당 부대에서 필자와 같은 상황을 겪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남아있는 가족에게 항의를 하거나 핀잔을 줄 수도 없었다.


장시간을 운전해 피곤했지만 수방사 부임을 축하주었던 운전기사와 어린 아들을 안고 힘들게 고생한 아내에게 미안했다. 하지만 수방사 아파트에 빈집이 없었고 이사짐을 잠시 보관할 여유있는 창고도 없었다. 


이미 날은 어두워졌고 난감해하는 아파트 관리인과 사무실 선임장교에게는 필자가 일단 임시 조치를 하겠다고 이야기하고 다시 이사짐차에 올랐다. 우선 잠실에 있던 처가로 연락하여 잠깐 신세를 지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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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146)] 직업군인들의 잦은 이동에 따른 웃픈 애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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