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11-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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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기장군이 부하의 고름을 빠는 그림 (사진=연합뉴스)

 

[시큐리티팩트=유철상 칼럼니스트] 중국 위나라에 오기라는 장군이 있었다. 


그는 언제나 병사와 똑 같은 옷을 입고 음식도 같이 먹었다고 한다. 잘 때도 잠자리를 따로 펴지 않으며, 행군할 때도 혼자 수레에 앉아 있지 않았고 자기 식량도 자기가 직접 가지고 다녔다.


병사들과 고락을 같이해야 한다는 오기 장군의 신념은 철저했다.


오기 장군의 병사들 중에 한 명이 종기로 몹시 괴로움을 당하고 있자 오기는 괴로워하는 병사의 모습을 보다 못해 그 종기의 고름을 입으로 빨아주었다. 


훗날 이 얘기를 전해들은 병사의 어머니는 아들의 고통을 덜어준 장군의 호의를 고마워하기는 커녕 오히려 목 놓아 우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어떤 사람이 이상히 생각해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당신의 아들은 일개 병사에 지나지 않은데 장군이 직접 고름을 빨아준 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이요? 그런데 왜 우는 것입니까?” 그 병사의 어머니는 이 말을 듣고 더 한층 슬피 울며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지난해 장군께서 그 애 아버지의 종기를 빨아 주셨습니다. 그는 오기 장군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끝까지 적에게 등을 보이지 않고 앞장서 싸우다 죽었습니다. 이번에는 제 아들의 종기마저 빨아 주셨다니···. 이제 그 아이의 운명은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우는 것입니다”


물론 오기 장군이 부하를 전쟁터에서 죽게 자신의 입으로 고름을 빨아주었던 것은 아니겠지요.


만약 오기 장군이 자신의 수레 위에서 한 발짝도 내려오지 않았으며, 자신의 짐을 다른 부하들에게 지우고, 전쟁 중에도 혼자서 좋은 음식에 좋은 잠자리에서 잤다면, 부하의 다리에 종기가 났는지 또 그가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는지 알지 못했겠지요. 


또 평소에는 전혀 부하의 사정을 알지도 못하고 이해도 못하는 상관이 설사 고름을 빨아준다 하더라도 부하들은 그것을 일과성이고 전시적인 것으로 받아드리고, 내심으로는 거부할 것이다.


생사가 달려 있는 전쟁터에서 부하를 모르는 상관의 명령에 목숨 바쳐 복종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아마 대개가 “왜 하필이면 제가 해야 합니까. 다른 사람도 많이 있잖습니까?”하며 불평할 것이다.


부하가 죽음을 무릅쓰고 상관의 명령에 따를 수 있게 하려면 먼저 상관 자신이 부하들 앞에서 죽음을 무릅쓰는 각오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오기 장군은 생각했을 것이다. 


자신의 권위, 편하고자 하는 마음, 존경받고자 하는 마음, 높아지고자 하는 마음의 수레에서 내려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 마다 그곳에서 부하들의 웃음과 눈물을 보게 될 것이고 그들과 함께 웃으며 그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기 장군의 뜨거운 부하사랑이 가슴으로 전해지는 그런 좋은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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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철상 프로필▶ 現시큐리티팩트 칼럼니스트, 군인공제회 대외협력팀장, 육군 군수사령부·훈련소·소말리아·이라크파견부대·9군단 정훈공보참모, 한미연합사령부 공보실장 / 주요저서 : ‘향기로운 삶의 지혜’(2011년, 플래닛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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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철상의 동서양 전사에서 배우는 교훈] ⑨오기 장군의 뜨거운 부하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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