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1-24(월)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국제적 이슈 중 하나는 ‘중국과 어떠한 관계를 설정해야 하는가’이다. 즉 한·중 관계는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갈등보다 상생의 우호관계로 발전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선 중국을 제대로 아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시큐리티팩트는 이런 취지에서 중국 공산당과 중국 군대를 알아보는 [숨은 중국 알기]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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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가 있는 동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에 중국과 일본이 나서고 있다. [일러스트=연합뉴스]

 

[시큐리티팩트=임방순 인천대 외래교수] 조선이 망해가던 시기인 1885년 영국이 거문도를 2년간 점령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조선 조정은 이 의미를 알지 못했다.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조선은 국제정세가 변화하는 와중에서 결국 나라를 잃었다.

 

오늘날의 국제정세와 아태지역 정세는 조선 말기와 유사하다. 지금의 우리는 조선 말기와 다르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주변국의 국력이 우리보다 강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동중국해 정세 변화는 다음 3가지 이유로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첫째,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를 대상으로 경쟁하는 중국과 일본의 모습은 청일전쟁을 연상케 한다.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전리품으로 대만과 그 부속도서를 할양받았고,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확대했으며 만주 진출의 기회도 잡았다. 패배한 중국은 한반도에서 물러났을 뿐만 아니라 중국내륙도 일본의 침략을 받았다. 이때처럼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 승자가 동북아의 패자가 될 것이고, 그 영향은 곧바로 한반도에 미칠 것이다.

 

둘째, 러일 전쟁 전후의 상황을 연상케 한다.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 문제는 일본과 중국 간 영토분쟁이지만, 미국도 개입돼 있다. 중국은 동중국해를 거쳐 태평양으로 진출하려고 한다. 궁극적으로 제1도련선 안쪽을 내해(內海)로 하고 제2도련선에서 제해권을 장악해 서태평양까지 자기 세력권으로 확장하려는 것이다. 미국은 이런 중국의 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

 

미국은 중국의 태평양 진출 시점이 곧 미국의 세기가 저물어 가는 신호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 상황은 러시아의 남하를 막기 위해 당시 패권국 영국이 일본과 1902년 영일동맹을 맺었던 모습과 유사하다. 그 결과 일본은 해양세력인 영국과 미국의 지원을 받아 러일 전쟁에서 승리하고 이어서 조선을 병탄했다. 다시 이 지역에는 조선 말기와 동일하게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과 프랑스가 일본을 돕고 있다.

 

셋째, 동중국해 문제는 중국과 일본 양국이 외교적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중국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서는 빼앗긴 영토를 되찾아야 하고, 일본을 제압해야 한다. 중국이 ‘대만 해방’ 문제를 어떠한 방식으로 정리하고 나면, 그 다음 목표는 잃어버린 영토 댜오위다오가 될 것이다.

 

중국은 1872년 일본에 공식적으로 병합된 오키나와에 대해서도 이 지역이 과거 류쿠 왕국(琉球王國) 시대에는 중국의 속국이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공식적인 문제 제기는 아니지만 일부 중국인은 오키나와도 과거에 중국의 일부였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서는 과거의 세력권을 회복해야 한다. 오키나와까지 염두에 두는 중국에게 ‘댜오위다오’만큼은 타협의 여지가 없다.

 

일본도 ‘센카쿠 열도’를 실효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고, 영토 문제에 타협의 여지를 남긴다면 국내적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해 정권이 교체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한 러시아와 한국에 대해서도 영토 문제에서 수세에 몰릴 것이다.

 

동중국해 영토 분쟁에서 미국의 입장이 중요하다. 미국은 센카쿠 열도가 미·일 안보조약 5조의 적용 대상이긴 하지만, 중·일 간 영토 분쟁 개입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미국은 1971년 오키나와 반환조약에 따라 센카쿠 열도를 이양할 때 일본의 주권(sovereignty)이 아닌 ‘시정권(administration)’만 인정했다.

 

그 때문에 미국은 센카쿠 열도에 대한 일본의 주권 주장에는 중립적이다. 따라서 “미국이 센카쿠 열도가 미·일 안보조약 적용 대상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은 실제로 군사력을 가동하려는 의도보다는 중국의 더 과격한 행동을 억제하려는 차원”이란 분석이 설득력이 있다.

 

중국이 댜오위다오를 되찾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부대는 ‘해군육전대’이다. 중국은 해군육전대 사령부를 창설하고 현재 2만명 수준에서 4만명 또는 최대 10만명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해군육전대’는 대만 상륙작전을 위해 남해 함대 예하에 약 2개 여단 규모로 편성돼 있었는데, 남중국해 인공섬 방어문제와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 분쟁에 대비해 점차 증강되는 추세다.

 

상륙장비도 도크형 상륙함(LPD)과 헬기 탑재 강습상륙함(LHD)은 물론 기동상륙플랫폼(MLP)과 공기부양정(LCAC)에 이르기까지 미 해병대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상륙 능력도 25,000t 급의 상륙함에 4척의 공기부양정, 4대의 대형수송헬기를 탑재하여 바다와 하늘에서 동시에 800여 명을 상륙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일본은 센카쿠 열도에서 중국과 무력충돌이 벌어지면, 중국군이 단시간 내에 센카쿠 열도를 점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의 대책은 두 가지이다. 첫째, 탈취당하기 전에 신속하게 병력을 전개시켜 섬을 지켜내는 작전과, 둘째, 탈취 당했다면 즉시 탈환하는 작전을 시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전담부대로 일본은 2018년 ‘수륙기동단’을 창설했다.

 

이 부대 창설 이전에도 일본은 2005년부터 미 해병대와 연합해 작전지역으로 신속히 전개하는 능력 숙달 및 섬 탈환 훈련을 하고 있었고 이제 자체 능력을 강화한 것이다. ‘수륙기동단’은 2100명 규모로 수직이착륙기 ‘오스프리’와 수륙양용차 ‘AAV7’ 등을 주요 장비로 갖추고 있다. 앞으로 ‘수륙기동단’ 대원 규모를 3000명 수준으로 늘리고 1개 연대는 오키나와에 배치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동중국해에서 중국과 일본의 무력 충돌은 양국의 전담부대인 중국의 ‘해군육전대’와 일본의 ‘수륙기동단’의 싸움으로 국한될 가능성이 크고 미국의 개입도 제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이 댜오위다오 문제를 정리하고 나면 그 다음 목표는 한반도가 될 수도 있다. 일본은 또 어떤가. 일본은 독도가 자신들의 영토라는 주장을 더욱 크게 외치고 있다.

 

우리가 한 눈 파는 사이에 어느 날 갑자기 이어도는 중국의 ‘해군육전대’에 의해, 독도는 미국의 묵인아래 일본의 ‘수륙기동단’에 의해 점령당할 수 있다는 생각은 너무 지나친 것일까? 그러나 군사전략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다.

 

임방순 인천대 외래교수 프로필 ▶ 미래문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前 駐중국 한국대사관 육군무관, 대만 지휘참모대 졸업

 

김한경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 기자 khopes58@securityfact.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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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중국 알기 (31)] 동중국해, 중국 ‘해군육전대’와 일본 ‘수륙기동단’ 간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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