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1-24(월)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국제적 이슈 중 하나는 ‘중국과 어떠한 관계를 설정해야 하는가’이다. 즉 한·중 관계는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갈등보다 상생의 우호관계로 발전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선 중국을 제대로 아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시큐리티팩트는 이런 취지에서 중국 공산당과 중국 군대를 알아보는 [숨은 중국 알기]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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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오른쪽)이 지난달 28일 베이징에서 리룡남 주중 북한 대사를 접견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두 사람이 한반도 문제를 포함해 공동 관심사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시큐리티팩트=임방순 인천대 외래교수]  최근 우리는 요소수 사태를 겪고 있다. 요소수를 중국에 약 98% 의존하고 있는 이 상황이 불안하다. 중국은 우리의 요소수 사태를 보면서, 한국은 다루기 쉬운 나라라고 판단할 것이다. 한국에는 요소수 같이 중국 의존도가 90% 이상인 폼목이 27개나 되고, 80% 이상인 품목도 1,850개나 된다고 한다.

 

중국의 한 지방언론은 ‘요소수 수출 제한을 약 1개월 전에 통보했는데, 한국만 유독 지금 왜 이 난리인가’라고 한국정부의 무능을 지적했다. 정부가 능력이 없어 엉뚱한데 정신이 팔려있으면 다루기가 매우 쉽다. 게다가 정치권마저 저자세를 취한다면 중국이 이런 나라를 대등한 상대로 존중해 줄지 의문이다. 중국을 탓하기 앞서 우리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요즈음 우리 학계나 사회 일각에서 ‘중국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의식이 일고 있다. 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과 협력)이라는 모호한 개념에서 벗어나 급격하게 변화해 가는 국제정세 와중에 점차 우리에게 험악하게 다가오는 중국을 제대로 보고 대책을 모색해보자는 흐름이다. 필자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여 간단하게 몇 마디 하려고 한다.

 

우선 중국이 한국을 어떻게 보고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필자의 견해이다. 첫째, 중국 입장에서 한국은 전략적 요충이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을 한미동맹에서 이탈시켜 중화 질서에 포함시켜야 한다.

 

이 경우 중국이 얻는 이점은 ① 미·중 패권 경쟁에서 미국의 동맹을 이탈시킨 첫 사례로서 미국식 자유민주주의 체제보다 중국식 공산당 통치방식의 우월성을 입증할 수 있다. ② 미국의 대중 포위망을 뚫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일부 정치권이 한미연합훈련 축소 및 중단 문제를 거론하는 등 한미동맹이 예전 같지 않다. 이 간격을 중국이 파고들면 주한미군 위상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③ 한미동맹이 흔들리면 미일동맹도 틈이 생길 수 있다. 일본은 미일동맹을 안보의 기축으로 삼고 있지만 결코 중국과 적대적으로 되기를 원치 않는다. 일본 전 수상 스가(菅義偉)는 쿼드가 어느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국이 주는 경제적 이점이 계속 커진다면 일본의 고민 또한 커질 것이다.

 

 둘째, 중국이 한국을 장악하는 방법이다. 그것은 정치권을 친중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필자가 중국 공산당 한국담당 책임자라면 정치권부터 조용히 접근하여 정치인들과 친분을 다진 다음, 한중관계 발전을 명분으로 중국에 더욱 우호적인 활동을 하도록 요구할 것이다. 이른바 ‘친중공정(親中工程)’이다. 물론 어느 나라든 다 하는 외교활동이기는 하다. 중국이 적극적이고 집요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런 중국에 우리는 맞받아쳐야 한다. 최근 ‘神은 멀리 있고 중국은 너무 가까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정의롭고 공정한 절대자 神보다 고압적이고 험악한 중국이 우리에게 너무 가깝다는 의미인데, 여기서 神은 물론 미국은 아니다. 神보다 가까이 있는 중국과 함께 살아가는 문제가 우리의 고민이다, 필자는 북한이 중국을 대하는 태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중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개발을 추진했다. 북한은 상황 변화에 따라 핵무기로 중국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도 북한의 핵탄두가 자신들을 향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북한은 2015년 12월 모란봉 악단의 베이징 공연을 전격 취소하고 철수시킨 바 있다. 김정은은 2017년 11월 시진핑 특사 송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면담을 거부했다.

 

중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아도 “너희들이 필요해서 우리한테 주는 거 아니냐. 싫으면 주지마라” 하고 오히려 큰소리이다. 이런 배경에는 북한에게는 미국과 언제든지 손잡을 수 있다는 비장의 카드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북한은 중국에게 한목소리를 낸다. 그래서 북한에는 중국이 북한 내부를 분열시키거나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것이다.

 

북한의 태도를 참고하여 필자는 다음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현재 우리 국민의 중국 비호감이 75%이다. 국민들은 중국의 의도와 행동을 알고 있다. 정치권이 국민들의 여망을 반영하여 중국을 상대해야 한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전 국민이 한 목소리로 들고 일어났던 그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이 때에 중국은 한발 뒤로 물러났다.

 

둘째,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사드 3불을 약속하라고 하면 중국에게 너희 미사일은 한반도를 겨냥해서는 안 된다고 해야 한다.

 

중국이 우리 대통령 특사를 시진핑 옆에 홍콩행정장관이 보고하는 자리에 앉혔다면, 우리는 중국 외교부장 왕이(王毅)도 그런 자리에 앉혀야 한다. 왕이 부장이 일부러 약속시간에 늦게 도착하면 우리 외교장관은 더 늦게 나타나서 그를 기다리게 해야 한다. 대통령 수행기자가 베이징에서 폭행당했다면 서울에 있는 중국 기자도 동일하게 폭행할 수 있어야 한다. 최소한 위협이라도 줘야 한다.

 

시진핑이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라고 발언했다면 우리는 만주지방과 베이징 외곽까지 우리 영토였다고 받아쳐야 한다. 상호주의를 통해서 한중관계는 정상화될 것이다. 큰 나라와 작은 나라의 관계가 아니다. 국가의 주권과 정체성, 민족의 자존심을 두고는 한 치의 양보도 있어서는 안 된다. 중국에 우호적으로 대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이다. 다음 정부의 결기를 기대한다.

 

셋째, 중국을 상대할 많은 전략적 수단을 개발해야 한다. 한미동맹도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이며,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기술도 수단이 될 수 있다.

 

필자가 중국에 있을 때, 당시 한국대사관 고위인사는 “중국이 한국을 대할 때 우리 뒤에 있는 미국을 보고 대우해주는 것이지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바로 무시당할 것”이라고 한 말이 요즘 새삼 떠오른다. 중국이 호주의 철광석과 석탄 수입을 중단하자 오히려 중국의 피해가 크다고 한다. 우리도 중국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첨단기술의 초격차를 유지해야 한다. 이것이 없다면 상호주의도 공허하다.

 

3년 전, 한·중 국제세미나에서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와 편안히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필자는 그로부터 “너희 한민족은 정말 억세고 기가 세다. 왜 그런가”라는 질문을 받은 기억이 있다. 그가 말하는 한민족은 물론 북한과 우리를 함께 의미했을 것이며, 앞으로도 이런 질문을 계속 받고 싶다.

 

이번 글을 마지막으로 ‘숨은 중국 알기’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그동안 관심을 가져주었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새로이 충전해 더 좋은 내용으로 다시 만날 것을 약속드린다.

 


임방순 프로필 ▶ 인천대 외래교수, 미래문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前 駐중국 한국대사관 육군무관, 대만 지휘참모대 졸업

 

김한경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 기자 khopes58@securityfact.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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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중국 알기 (34)] 북한의 대중 태도 참고해 중국의 한국 장악 대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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