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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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패 및 지상협동훈련시 예비군 훈련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큐리티팩트=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과장이 바뀌고 작전과의 분위기는 쇄신되었다. 신임과장 차철이(육사32기)중령은 전임과는 다르게 인격적으로 부하들을 대하며 안하무인(眼下無人)식의 약육강식(弱肉强食)과 표리부동(表裏不同)한 면보다는 상호 화합하며 업무의 성과를 높이는 리더였다.


게다가 순간적인 순발력도 뛰어나면서 상급자의 의도를 꿰뚫어보는 혜안도 가지고 있었다.


당시 구창회 사령관이 영전하고 그 후임으로 부임한 김진선(육사19기) 사령관이 부대의 중요한 업무가 있어 합참의장에게 보고하러 갔다. 그런데 보고서 내용 중에 동원 및 예비군 분야 용어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사령관은 합참의장 비서실에서 동원과장에게 전화로 그 의미를 물어봤지만 전문 용어로 설명하자 이해를 못하고 급하게 작전과장을 찾았다. 왜냐하면 전체 보고서는 작전과에서 작성한 문건이었기 때문이다.


비서실장의 연락을 받고 사령관에게 전화할 때 필자도 곁에 있었다. 질문 사항은 ’대체복무요원‘과 ’전환복무요원‘이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헌데 차 과장은 사령관이 용어에 대해 의문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비서실장에게 듣고는 감각적으로 바로 필자에게 보고서에 있는 ’대체복무요원‘과 ’전환복무‘요원이 무엇인지를 재차 확인했었다.


차 과장은 “’대체복무요원‘은 교도소, 구치소 등의 교정시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고, ’전환복무요원’은 경찰, 해양경찰, 소방대원 등으로 현역 근무를 대체하여 복무하는 병역자원입니다”라고 간단하고 명쾌하게 대답했고 사령관은 바로 이해했다며 전화를 끊고 성공적으로 보고를 마쳤다.


이 사건 이후, 차 과장은 사령관의 신임을 받으며 신나게 근무할 수 있었다. 예비군 분야의 전문가인 동원과장보다도 더 명확하게 개념을 갖고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게다가 일부분을 인정받았지만 유아독존(唯我獨尊)식의 기행을 일삼았던 전임 00과장 못지않은 유능한 과장으로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그때 필자는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영화처럼 끝없이 추락하여 극심한 좌절과 회의 속에 빠지고 무기력함과 처절하며 비참한 애환도 느끼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전임 00과장이 무척 고마웠다. 


그의 가혹한 담금질이 있었기에 본인의 기본 업무뿐만 아니라 타처부의 업무까지 정통할 수 있었으며, 당시 서울시의 572개 동사무소 위치까지 정확히 파악하여 지상협동 훈련의 성과도 높히도록 만드는 등의 업무 능력을 키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기행을 보고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여기며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후 필자의 군생활에서 똑같은 행태가 재현되지 않도록 항상 내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채찍질할 수 있도록 자극과 가르침을 준 것에 더더욱 감사했다.(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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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185)] 애환·비참·처절한 추락이 성공의 밑거름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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