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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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수방사 자리에 조성된 필동의 ’남산골 한옥마을‘과 남산타워 모습 (사진=김희철)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수방사 간부식당 입구 정면의 잘보이는 벽에는 ‘자랑, 즐거움, 보람’이라는 구호의 액자가 걸려있다. 이는 수방사 전부대원이 항상 마음 속에 지니고 근무하는 자세로 전역자들을 포함한 장병들 사이에서는 물론 간부들도 늘 강조하며 자긍심을 높이는 ‘자·즐·보’라는 약어로 불려졌다.  


또한 ‘장교구락부’안에 있는 ‘상관의 믿음, 동료의 사랑, 부하의 존경’이라는 명언은 고 완벽한 사회인의 자세를 견지하는 간부들이 갖추어야 할 필수조건으로 가슴속 깊이 파고들었다. 


필자가 법사의 위로와 격려 속에서 수방사 생활에 익숙해질 때 즈음, 5.16 및 12.12사건 등 격변하는 역사 소용돌이 속의 피비린내 나는 현장의 중심에서 희노애락(喜怒哀樂)을 같이 했던 필동 시대가 막을 내리고 이제 한강 남쪽 남태령 쪽으로 이전하게 되었을 때 그 실무를 담당했다. 


이미 국방부에서 이전 계획을 수립하고 있었지만 당시 수방사령관 구창회 중장(육사18기)은 과거 12.12사건 때에 참모장으로 근무하며 사단장으로 모셨던 노태우 대통령에게 수방사 이전 계획을 별도로 보고하고 승인을 받았다.  


사실 5공화국 특성상 육군참모총장 및 국방부 장관 등의 군 지휘계통을 초월하여 수방사령관은 청와대에 분기별로 대통령에게 직접 대면 보고하는 관례가 있었다. 물론 보고할 때마다 격려금도 두둑이 받았다. 


이는 과거처럼 유사한 우발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통령 자신을 마지막까지 경호하는 근위부대인 수방사를 강력히 신뢰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 시스템은 현재 정황의 시각에서 볼 때에 적절하지는 않지만, ‘자·즐·보’의 구호 아래 자긍심을 갖고 대통령을 호위하는 근위부대의 위상에도 걸맞았고, 필자가 소속된 작전과에서 그 보고서를 작성하고 준비한다는 긍지와 충성심의 발로이기도 했다. 


대통령의 재가를 받자 풍수지리 전문가인 지관을 모셔 이전할 곳의 건물 방향과 사무실 위치를 결정하고 설계를 다시 수정했으며, 수방사 이전 후에 필동 지역을 인수한 서울시는 1998년 우리 고유의 전통을 살리며 계승하는 ’남산골 한옥마을‘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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