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수방사 자리에 조성된 필동의 ’’남산골 한옥마을‘과 ‘서울 천년 타임캡슐' 모습 (사진=김희철)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현재 필동에 조성된 ‘남산골 한옥마을’ 지역은 시내 중심부에 있음에도 우리 현대사에서 100년 가까이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숨겨진 권력의 핵심 중심지였다.
1904년 일제의 ‘한국주차군사령부’가 차지했다가 4년 뒤 일본군은 용산으로 이전하고, 이곳에는 ‘조선헌병대’를 주둔시켰던 곳이었고 해방 뒤에도 ‘한국군 헌병대’가 사용했다.
그러다 1961년 박정희 장군의 5.16 군사쿠데타 이후 수도경비사령부(1984년 수도방위사령부로 개칭)를 설립해 이곳을 사용하게 하였다.
이처럼 남산을 관통하는 삼일대로를 사이에 두고 동서로 중구 필동과 예장동에 각각 수방사와 국가안전기획부라는 군부정권 속에서 최고의 권력기관이 남산을 차지하고 있었으니, 독재정권 시절 ‘남산’은 우리에게 공포의 상징이었던 곳이다.
1991년 수방사가 현재의 남태령으로 이전한 뒤 1998년 한옥마을이 조성되고 일반에게 처음으로 공개됐다.
또한 1995년 예장동에 있던 안기부가 서초구 내곡동으로 이전하면서 이제 남산 북측 사면은 온전히 일반인에게 돌아왔다. 더불어 용산 미군기지가 완전히 빠져나간 뒤 남산의 남측 사면까지 온전히 우리 시민에게 돌아왔을 때의 자유롭고 평화로운 모습을 상상하며 기대해본다.
이렇게 떠난 수방사의 터는 1998년 이곳에 옮겨놓은 한옥 5채 등으로 한옥마을이 조성돼 일반에게 공개된 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주요 관광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한편 한옥마을 위로는 조선시대 이성계의 한양 천도가 이루어진 지 600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여 1994년 ‘서울 천년 타임캡슐'을 매설했다.
이것은 한양 천도 1천년이 되는 2394년에 개봉하기로 하였으며, 보신각종을 본떠서 만든 여기에는 우리 시대 모습을 후대에 알리기 위해 아기 기저귀, 담배, 팬티스타킹, 공무원 급여명세서 등 600여 점의 물품이 담겨 있다.(다음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