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방사 상황실 앞에 설치한 것과 유사한 이동식 가각진지와 상황실에서 서울시 방위협의회 임원들에게 훈련 브리핑하는 모습 (사진=김희철)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드디어 터졌다. 상황실 앞의 화단 및 가각진지가 완성되어 상황실장이 확인하는 순간 그의 독설이 또 시작되었다.
사전에 설계도면과 채색까지 모두 검토를 받았는데 채색이 잘못되었고 형태가 맞지 않으니 다시 만들어 오라며 필자에게 퍼붓기 시작했다.
가각진지를 제작해온 업자도 안절부절이었다. 한바탕 소란이 끝났지만 부족한지 이젠 울타리 진지도 확인하겠다며 수행하라고 했다.
그동안 매일 밤낮을 출퇴근하며 현장을 확인했던 필자를 더 곤혹스럽게 만들려는지 후임 과장도 함께 따라오라며 앞서 나갔다.
담벽진지에 도착해서는 공사 업자가 구축한 진지를 보며 높이가 안맞고 방향이 틀렸다며 발로 뭉개버렸다. 시멘트가 아직 굳지않은 진지는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담벽진지를 담당한 공사 업자도 그의 돌출행동을 보면서 그저 멍하니 서있었다. 그리고는 설계도를 펼치며 뭐가 잘못되었냐고 따져 물었다. 상황실장은 필자를 돌아보며 공사 업자를 더 능력있는 회사로 바꾸라고 고함을 쳤다.
그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수행한 과장과 필자를 남겨 놓은 채 휙하니 상황실로 돌아갔다.
현장에 남겨진 필자는 본대 투입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조속히 공사를 끝내기 위해서는 우선 공사 업자들을 달래어 진행해야 했다. (다음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