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28사단 사령부 본청 모습 [사진=28사단]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쌀쌀한 가을 바람이 엄동설한의 겨울을 재촉하던 1991년 10월말 무적태풍부대 사단장실 앞에 필자는 사단 전입신고를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최전방 부대의 가을은 청명하고 기분 좋게 만드는 상쾌한 가을이 아니라는 것을 군생활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 왜냐면 시원하고 상쾌한 날씨라기 보다는 이미 겨울이 성큼 다가와 옷깃을 여미며 삭풍이 몰아치는 추위와 싸워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시에는 에너지 절약 운동으로 사무실에서는 난로도 못켜게 하여 내복까지 속에 껴입고 잠바까지 걸치며 난로를 피우는 한겨울보다도 더 추위에 떨면서 근무하는 실정이었다.
육사 3년 선배인 사단 인사참모는 사단장이 매우 까다로운 분이니 각별히 실수 없도록 잘하라고 몇 번이고 다짐하며 오히려 필자보다 더 긴장하고 있었다.
사단 전입 신고를 위해 따뜻한 남쪽나라였던 수방사에서 출발한 필자는 내복도 안입고 야전상의만 걸치고 도착한 탓인지 갑자기 몰아닥친 추위에 적응이 힘들었고 인사참모가 긴장하며 던진 조언에 더 위축되었다.
긴장한 인사참모의 구령에 맞춰 몇 번의 신고 연습을 반복하고는 사단장에게 전입신고를 위해 굳게 닫혀있던 사단장실 문을 노크했다.(다음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