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팩트=김상규 기자)
한국안보협업연구소(이사장 최차규), 국내 안보연구소 중 처음으로 육군훈련소를 ‘현미경 취재’
김희철 연구소 소장이 직접 방문해 현장 취재하고 구재서 육군훈련소 소장도 인터뷰
사전 제공 자료, 현장 취재, 구재서 소장 인터뷰 내용 등 종합…훈련병을 위한 ‘나침반’ 기대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1993년 김광석이 리메이크 했던 <이등병의 편지>는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입대하는 장병들과 그 가족들의 가슴을 저미게 하는 노래이다. 군복무를 했던 사람이라면, 또는 예비 장병이라면 누구나 절실하게 와 닿는 구절이지만 요즘은 집 떠나와 열차를 타지 않는다. 가족과 함께 훈련소 앞에서 이별 만찬(?)을 하거나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 키스가 요즘 훈련소의 입소 풍경이다.
군 입대 문화가 달라진 만큼 입영 과정과 훈련 방식도 80~90년대와는 크게 변화된 모습이다. 훈련소 입소와 동시에 윽박지르면서 군기를 잡거나 정신을 빼놓는 문화도 사라졌다. 훈련 방식도 기존의 강압적인 주입식 교육에서 훈련병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체계화됐다.
한국안보협업연구소(이사장 최차규)는 지난 28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장병 양성 기관인 충남 논산에 위치한 육군훈련소를 방문해 그 변화하는 현장을 직접 취재했다. 국내 안보연구소 중에서 처음으로 육군훈련소를 직접 방문했다.
이날 취재에는 안보협업연구소의 김희철 소장이 직접 동행했다. 예비역 육군 소장 출신인 김희철 연구소장은 육군훈련소장 참모장을 지내기도 했다. 때문에 취재 도중에 문뜩문뜩 감회에 젖는 모습이었다. 김 소장은 육사 후배인 구재서 육군훈련소장과 직접 대담을 나누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입대를 앞둔 예비 입영자와 가족들에게 입소 과정부터 훈련병이 진짜 군인이 되기까지 육군훈련소의 모습을 공개한다. 육군훈련소의 A부터 Z까지 수요자 입장에서 궁금한 모든 사항을 가급적 세밀하게 정리했다. 육군훈련소가 보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제공한 각종 자료와 현장 취재 및 구재서 육군훈련소장과의 인터뷰 내용 등을 종합했다.
입대를 앞둔 청년과 부모들이 자세히 읽어보면 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고 효율적으로 군생활을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①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은 훈련소로 가는 길, 노점에서 아무것도 사지마세요!
훈련소 옆 입영심사대에서 훈련병은 가족 친지와 이별식, ‘입영문화제’ 열어 긴장감 덜어줘
육군훈련소에서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입소식이 열린다. 이날 입영심사대 앞에는 노점상들이 진을 치고 군 입대 시 꼭 챙겨가야 한다며 수첩이나 지갑, 고무줄(고무링), 시계 등을 판매한다. 훈련 도중 필요한 용품이 없어 고생할 아들 걱정에 구입하는 게 부모의 마음이라지만 이런 용품들은 입소와 동시에 반납해야한다. 김유현 육군훈련소 주임원사는 “훈련소에서 모든 필요한 물품을 지급하기 때문에 노점에서 판매하는 어떤 물품도 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입소할 때 준비해야 할 물품은 병무청 징병검사 시 발급받은 ‘나라사랑카드'와 신분증이다. 나라사랑카드는 병역증이나 군 봉급 입금계좌, 전역증 등 신분증 역할을 하는 다기능 스마트 카드로 지난 2007년부터 도입됐다. 입대 전부터 복용하던 고혈압이나 피부질환 약품도 들고 갈 수 있다. 콘택트 렌즈 대신 안경을 써야하고 여분의 안경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스킨이나 로션, 선크림과 같은 기본적인 화장품도 허용된다.
이별의 장소. 입소식은 육군훈련소 인근에 위치한 입영심사대에서 열린다. 입영심사대 내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입영자들과 가족, 친구, 친지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입영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오후 1시 30분, 훈련소를 소개하는 영화가 짧게 상영되고 군악대가 행사장에 나타나면 사람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표정으로 술렁인다. 군악대의 절도 있는 퍼레이드가 끝나면 입영 장정들은 부모님의 손을 놓고 연병장으로 모여든다.
육군훈련소는 입소일마다 입영자들과 가족의 긴장감을 해소하고 군생활 출발을 축하하는 군악대의 공연과 가족 장기자랑으로 구성된 ‘입영문화제’를 연다. 입영문화제는 입영 현장을 ‘이별이 아닌 군입대를 축하하고 격려하는 장’으로 만들어 군 복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부담감을 해소하고 병역이행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2011년부터 시작됐다. 입대를 위한 환송이 과거 슬픈 이별의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축제의 장으로 변모한 것이다.
② 입소 후 3일간의 적응기간…입소대대에서 개인 면담, 신체검사 등으로 준비작업
‘자동신체치수 측정시스템’으로 20초만에 한 사람의 신체지수 완벽 측정
“자, 장병들 빨리빨리 움직입니다”
각진 모자를 푹 눌러쓴 분대장(과거엔 조교로 불렀지만 지금은 분대장이라 부른다)은 입영행사가 끝나고 생활관으로 떠나는 훈련병들에게 묵직하면서 살벌한 목소리로 군기를 잡기 시작한다. 민간인 복장을 하고 엉거주춤한 자세의 훈련병들은 그제서야 비로소 군 입대를 실감한다.
1년 9개월(육군 기준 군 병사 복무기간)의 군생활 중 1일이 시작됐다. 입영자들은 훈련소에 입소했지만 바로 훈련을 시작하지 않는다. 부모님과 헤어졌던 입영심사대인 ‘입소대대’에서 3박 4일간 생활한다. 훈련소 관계자는 “입소대대에서는 기본적인 면담과 신체검사를 하고, 군생활에 필요한 물품과 선행학습 자료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입소대대에서 가장 먼저 받는 일은 소지품 검사다. 훈련소 생활에 불필요한 물건은 모두 수거해 고향의 집으로 돌려보낸다. 이어서 인성 및 적성검사와 신체검사가 실시되고 군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지급받는다. 신체검사 방식도 많이 달라졌다. 과거엔 키와 몸무게를 따로 측정하고 옆 동료가 줄자를 이용해 일일이 치수를 쟀다. 신체 치수 측정에만 보통 2~3분 소요됐다. 이 때문에 매주 월요일 입소하는 1500~1800명의 입소자를 측정하려면 6시간 이상이 걸렸다.
하지만 지금은 유비쿼터스 기반 훈련병 관리체계인 ‘자동신체치수 측정시스템’을 통해 한 사람의 신체치수를 측정하는데 단 2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 워리워홀에 설치된 측정시스템에 올라서 기구의 손잡이를 잡으면 기계가 훈련병의 몸을 3D로 분석해 몸무게와 키, 머리, 가슴, 허리, 발 크기까지 자동으로 한 번에 측정한다. 이 측정 결과를 들고 몸에 가장 잘 맞는 개인 피복을 고르면 된다. 육군훈련소에 따르면 과거에는 평균치수를 기준으로 지급받아 피복교체율이 75%에 달했지만 자동신체지수 측정시스템 도입 이후 25%로 감소했다.
육군훈련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훈련병들이 바지를 입어보거나 모자를 써보고 적당한 치수의 피복을 골랐기 때문에 번거로웠는데 이 시스템이 도입되고 대기시간까지 줄어들었다”며 “최첨단 과학기술을 병영관리에 접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훈련소 2일차와 3일차에는 개인별로 군사 특기를 부여받는 분류 심사를 받는다. 요리병, 운전병 등 입영 장정의 적성과 능력을 최대한 고려해 적합한 특기를 부여한다. 마지막 4일차에는 입소대대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신병 훈련을 받게 될 훈련소로 이동한다.
③ 구재서 소장이 강조하는 교육방법의 혁신, ‘5단계 교육법’
“강압적으로 소리치고, 얼차려 주기보단 이해를 통해 훈련의 효율성 높여”
“저희 시대는 그냥 하라면 했잖아요.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개성이 강하고 자유롭습니다. 자율적인 훈련이 최선의 교육방법이라고 봅니다.”
구재서 논산 육군훈련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훈련 방법의 변화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구 소장은 과거에는 훈련 과정에 대한 사전 설명 없이 ‘그냥 하라는대로’ 훈련에 임하는 시대였다면 요즘 세대는 강압적으로 하라고 해서 하는 세대가 아니라고 말한다. 때문에 훈련도 젊은 세대에 맞춰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 소장이 말하는 훈련 체계는 훈련병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스마트한 군인’ 만들기다.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되는 1~2주차에는 생소한 군대 용어와 낯선 단체 생활에 적응하는 교육을 받는다. 군 생활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이 교육은 군인으로서 갖춰야할 기본자세와 국가관·안보관·군인정신을 가르치는 정신교육 위주로 꾸며진다. 민간인으로 경험했던 20여년의 삶을 벗어나 공동체의 운명을 책임지는 신분으로 바뀌는 과정이다.
5단계 훈련과정:예습-교관의 핵심 설명-팀별 토의 및 발표-훈련병의 현장 발표-개인 및 팀별 평가와 포상
논산 육군훈련소의 체계는 5단계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각개전투(지형지물을 이용한 전투상황 훈련) 훈련을 진행할 경우 첫 번째 단계로 훈련 전날 선행학습 자료를 미리 배포하는 것이다. 자료는 가이드북이나 만화식 교재를 활용한다. 먼저 자료를 받아든 훈련병은 자유 시간에 스스로 공부하면서 다음날 훈련에 대비하는 예습 등 훈련에 대한 이론을 공부한다.
각자 이론을 공부한 다음 단계는 훈련 교관과 분대장이 훈련의 이유와 목적 등 핵심 내용을 설명한다. 이론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실제 훈련 교관의 시범과 설명으로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다. 세 번째는 대학에서의 팀 과제처럼 훈련소에서도 팀원 간 훈련 내용을 토의하고 발표하는 단계를 진행한다. 훈련병들은 동영상 시청과 팀별 토의 시간에 각자 이해한 내용을 공유하며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을 거친다.
교육 당일에는 훈련병 본인이 숙지해야 할 내용을 직접 말로 설명하고 실습하는 네 번째 단계로 이어진다. 전날 예습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훈련하는 것이다. 이 과정은 훈련 이후에도 숙지한 내용을 장기간 기억 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다.
마지막 단계인 실제 훈련에서는 개인과 팀을 평가한다. 평가에 따라 합격팀은 휴식을 부여하고 불합격팀은 휴식없이 계속 훈련을 진행하거나 토요일 오전 보충교육을 실시하는 등 신상필벌을 통한 동기부여로 훈련병들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교육 준비를 미리하고 현장에 나서기 때문에 훈련병들의 부담이 덜하고 빠르고 쉽게 이해한다.
④ 5주간의 교육일정:1~2주차 정신교육 · 3~5주차 전투기술 단계로 구분해 훈련
민간인에서 군인으로의 변화에 따른 적응 능력을 고려한 훈련 설계
‘내가 왜 여기있는가?’
훈련소에 입소하면 모든 환경이 새롭게 펼쳐진다. 걸을 때도 줄을 맞추고, 식사도 단체로 하며 생소한 군대용어와도 마주한다. 낯선 생활을 처음 접하는 훈련병들에게는 군 조직의 특수성과 군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세를 배우면서 ‘내가 왜 여기있는가’를 인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때문에 육군훈련소는 입영 후 1~2주차 단계로 군 생활의 적응 단계를 거친다. 걸음걸이와 경례요령을 배우는 제식훈련, 군인정신을 비롯한 국가관, 안보관의 확립을 통해 군인다워지는 훈련을 이 기간에 받는다. 이 때 자신의 몸과 같이 아끼고 관리해야할 총기도 수여받는다.
본격적으로 전투기술을 습득하는 3~5주차는 ‘쉬운 과목’에서 ‘어려운 과목’ 순으로 전개된다. 쉬운 과목은 군인의 가장 기본 임무인 ‘경계’와 기본적인 응급처치 기술을 배우는 ‘구급법’, 입대 전부터 훈련병들이 가장 두려워 한다는 ‘화생방’ 교육이 진행된다. 이 때 처음으로 총을 쏘는 사격훈련과 수류탄 투척도 실시되는데 이 훈련을 통해 비로소 군의 전투원이 되어가는 걸 실감한다.
4~5주차는 군인화의 완성단계로 볼 수 있는 훈련 기간이다. 4주차의 경우 훈련소에서 배운 기본적인 전투기술을 총 망라한 각개전투 훈련으로 실제 전쟁 상황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훈련 받는다. 이어 5주차에는 완전군장(20kg)으로 훈련소 인근 20km를 행군하는 완전군장훈련이 진행된다.
총 5주간의 훈련을 마친 훈련병들은 비로소 이등병 계급을 부착하는 수료식을 갖고 정들었던 훈련소 떠난다. 수료식에는 가족과 친인척이 참석해 입대 후 처음으로 가족을 만나는 시간이 주어진다. 수료 직후에는 각자 배정된 부대로 배치되기 전 4~5시간 가량 영외 외출이 허용된다. 영외 면회 제도는 지난 1998년 폐지된 후 2011년 부활했다. 2017년 대한민국 행정홍보대전에 따르면 영외 면회제도 부활로 연간 244억원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와 7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⑤ 훈련소의 복지시설 및 문화: 베이커리 매장에 커피전문점까지
연간 130만여명의 국민이 방문하는 논산 육군훈련소가 최근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을 하고 있다. 논산 육군훈련소 입영행사장은 아들을 군으로 떠나보내는 의미 있는 장소이자 군에 대한 첫 인상으로 심어주는 곳이다. 이에 훈련소가 입영 장병과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환경 개선에 나선 것이다.
육군훈련소는 총 3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입영행사장 개선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병장을 인조잔디로 조성하고 입영행사의 관람석도 확장한다. 관람석이 확장되면 이전보다 2000명 더 수용 가능한 5000명 규모로 넓어진다. 훈련소 관계자는 “그동안 비만 오면 질척거리는 연병장과 부족한 관람석 때문에 입대 장정과 가족들의 불편이 있었다”며 “공사가 마무리되면 3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 수준으로 시설이 변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대의 전체적인 공간도 쾌적해질 전망이다. 훈련소는 상주 인원만 18,000명에 달하는 장병들을 위해 부대 내 공원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면회객의 편의를 위한 태극기 공원 조성과 산책로(연리지길) 개선 등 주변 환경 조성 작업에 한창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유명 베이커리 매장 2곳과 커피전문점 1곳을 유치해 방문객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올 여름에는 국가정책사업의 일환으로 예산 28억원을 훈련병의 여름철 안전에 투자했다. 훈련병이 상주하는 1,626개의 생활관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한편 훈련장 주변에 훈련 중 무더위에 노출된 장병의 건강을 위해 그늘막을 만들고, 냉수 섭취를 위한 아이스박스, 얼음, 보냉물통 등을 배치했다. 또 응급환자 발생 시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구급차와 응급구조사가 항시 대기해 훈련병의 건강을 관리했다.
장병들의 종교활동 보장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군 선교연합회의 도움으로 약 18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수용규모 5000석, 아파트 7층 높이의 교회를 신축 중이다. 기존 교회의 수용 능력은 2500명에 불과해 평균 5000여명에 달하는 종교 행사 참가자를 2회에 걸쳐 받았다. 지난 2009년과 2012년에는 각각 성당 2500명, 법당 3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최신 시설을 신축했다. 현재 육군훈련소의 종교시설은 기독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제7일 안식교 등 5개 시설이 마련됐다.
⑥ 훈련소 문화: 구타·가혹행위 근절을 병영문화의 혁신을 위한 최대과제로 삼아
연대장, 교육대장, 중대장, 연대장, 훈련소장 등 5차례에 걸쳐 설문조사해 크로스 검증
군 생활동안 가족과 친구들이 가장 걱정하는 구타와 가혹행위 근절을 위한 교육도 필수적이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 육군훈련소는 훈련을 받는 5주간 일주일에 한 번씩 입체적 설문을 진행한다. 설문은 부대 지휘관이 직접 나서는 방식이다. 주차별 입체적 설문 시기는 1주차 연대장, 2주차 교육대장, 3주차 중대장, 4주차 연대장, 5주차 훈련소장으로 이어진다.
이와 별도로 훈련소 감찰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설문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훈련병들의 기본권 보장과 편의시설, 의무지원, 급식, 위생여건 등 각 분야에 대한 만족도와 불만사항을 접수해 사고를 예방한다. 또 훈련병 간에 경어를 사용하고 정감 어린 인사말과 칭찬 등 상호 존중과 배려 운동을 전개해 병영부조리를 차단하고 있다.
또 가족과 친인척은 언제든지 인터넷을 통해 장병과 소통이 가능하도록 열려있다. 육군훈련소 홈페이지를 통해 아들의 사진을 접하고, 직접 편지까지 전한다. 훈련소는 훈련병들의 정보를 데이터화해 가족과 공유하고, 수료 후에는 자대배치 정보를 문자로 보낸다.
⑦ 입소 앞두고 할 일은 ‘체력강화’ 뿐: 훈련병 체력검정 기준 불합격률 70% → 합격률 70%
갓 입대한 훈련병 대부분은 학업이나 잦은 음주 등으로 운동량이 부족하고 기초체력이 약한 상태다. 이에 따라 훈련소는 훈련의 기초 과정인 체력 검증을 통해 개인별 체력 증진에 집중한다. 전투 기술을 익히든 다른 임무수행을 하든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군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체력 검정은 3km 달리기와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등을 통해 폐활량과 근력을 점검해 등급을 나눈다. 특급부터 1급, 2급, 3급, 4급으로 매겨지는 등급은 3급 이상을 획득하는데 중점을 둔다. 4급 이하일 경우 불합격 처리되고 체력을 키워 다시 검정을 받는다. 육군훈련소 관계자는 “훈련 1주차 체력검정에서는 훈련병의 70% 정도가 불합격 처리되기 때문에 이후 훈련 과정에서도 체력 단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훈련병의 체력 증진은 구재서 육군훈련소장이 가장 강조하는 훈련 과정 중 하나다. 구 소장은 이를 위해 매년 ‘우수교육부대’ 선발을 도입했다. 부대별 선발 기준은 다름 아닌 체력검정 합격률을 얼마나 높이느냐다. 육군훈련소 관계자는 “우수교육부대 선발 도입 이후 비가와도 실내 생활관에서 단련을 할 정도로 체력 수준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체력 검정결과 불합격된 훈련병들은 매일 실시되는 오전, 저녁 시간을 통해 스쿼드(앉았다 섰다 하체 강화 동작) 운동과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를 반복하며 체계적인 체력단련을 과정을 거친다. 그 결과 훈련소 1주차에 체력 검정 불합격률이 70%에서 수료 전에는 합격률이 70~80%로 반전됐다.
구재서 육군훈련소장은 “요즘 세대는 자기가 수긍하지 못하면 절대 인정할 수 없는 의식과 문화를 갖고 있는 젊은이들”이라며 “이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군인으로 만들어갈지에 대한 고민이 이러한 시스템의 변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