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03-24(금)
 
noname01.png▲ 주한 미 대사로 내정된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 한국 석좌
 

(안보팩트=송승종 칼럼니스트)

북핵 문제에 대한 ‘매파식 개입’ 주장한 빅터 차, 오는 2월 부임 전망

미국 정부가 조지타운대 교수 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한국 석좌인 빅터 차를 주한대사에 내정하고, 한국 정부에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을 요청한 것으로 지난 해 12월 확인되었다. 우리 외교부도 미국 정부가 요청한 빅터 차 교수의 아그레망을 접수하고 관련절차를 진행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아그레망이 나오는 대로 빅터 차의 “내정방침(intend to nominate)”을 공식 발표하고, 상원 인준 청문회를 거쳐,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 2월까지 부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가 부임하면 1년여 공석인 주한 미대사 직위가 채워지고, 성 김(2011.11월~2014.10월, 현 필리핀 대사) 이후 두 번째 한국계 미국인 주한대사로 기록될 것이다.

뉴욕이 출생지인 빅터 차(1959년생)는 한국전쟁 후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경기고 출신인 부친(차문영)은 컬럼비아대를 졸업(1954년)하고 뉴욕에서 문화상품 관련 사업에 종사했다. 빅터 차는 1983년 컬럼비아대 경제학과를 졸업 후, 영국 옥스포드대에서 철학·정치학·경제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1994년 모교인 컬럼비아대에서 “적대관계 속에서의 제휴: 유사동맹으로서의 한국과 일본"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4년까지 조지타운대에서 교편을 잡던 빅터 차는 그해 12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발탁되었다. 그의 발탁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국제안보(International Security)"에 기고한 “한반도에서의 매파식 개입과 예방적 방어”라는 제목의 논문이다. 논문에서 빅터 차는 강경파와 온건파의 상충적 정책노선을 부시(子) 행정부의 철학에 부합되도록 절묘하게 조화시킨 기발한 발상을 선보였다.


6자회담같은 다자협상의 실효성 비판하고 ‘응징’을 위한 ‘개입’ 강조

그가 논문에서 제시한 핵심적 주장은 고립, 강압, 개입의 3개 대안 중에서 개입을 택하여 “매파식 개입,” 즉 강경한 포용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6자회담 같은 다자적 틀에서의 대북협상은 어떠한 의미있는 타결도 도출할 수 없다고 본다. 진정한 협상의 목적은 “응징연합(coalition of punishment)”을 구축하는 것이다. 즉, 대화는 분쟁해결이 아니라, 군사행동 또는 제재조치의 뒷받침을 위한 다국적 연합을 구축하는데 목적이 있다.

빅터 차의 표현을 빌면, “개입은 내일의 응징을 위한 연합을 구축하는 최선의 실용적 방안으로, 미국이 대북 강압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필요한 전제조건은 비대결적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소진되었다는 지역내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컨센서스가 없으면 실제로 북한정권을 압박하려는 어떠한 형태의 강압도 실행불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매파식 개입정책”은 오로지 대북 강압이라는 목적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워싱턴 정가의 ‘對中 강경론자’로서 “북핵 운전대는 중국 몫” 주장

아울러 빅터 차는 워싱턴 내에서 대표적인 對中 강경론자이기도 하다. 그에 의하면, 중국은 의미있는 대북압력을 가하지 않을 것이므로, 중국이 미·북 협상의 무대를 마련하도록 북한을 압박하라고 중국에게 요청하는 노력으로는 불충분하다. 따라서,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중단 및 폐기에 소요되는 비용을 물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중국이 주장하는 쌍중단도 단호히 반대한다. 빅터 차에 의하면 한국이나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 북한과의 대화에서 ‘운전석’에 앉아야 한다.

한편, 그는 작년 6월 포럼에서의 발언을 통해 한·미 양국이 넘지 말아야 할 4개의 ‘레드라인’을 언급했다: ①어느 한쪽이 일방적 행동을 취하지 말 것, ②대북 제재를 위반하는 어떠한 대북지원도 하지 말 것, ③북한에 당근을 주더라도, 한국의 국방과 미국의 對韓 방어를 저해하지 말 것, ④한·미동맹은 북한 위협의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할 것.

한국의 대중노선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위협과 중국의 압박으로 인해 한국이 “한미동맹 약화로 중국을 달래려고 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접근방식이 “전술적으로 매력적일지 모르나, 전략적으로는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대선과정에서 공화당 성향의 전문가들과는 달리 트럼프 ‘반대’ 대신 ‘중립’ 선택이 발탁 배경?

‘한국통’이지만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과 견해 차이 커 우려도

빅터 차는 틸러슨 국무장관의 천거로 지난 6~8월경 주한 미대사로 내정되어 철저한 검증작업(특히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을 거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그가 속한 CSIS의 공화당 성향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대거 트럼프에 반대를 표명했지만, 차 교수는 중립을 지킨 것이 이번에 대사로 발탁되는데 큰 변수로 작용하였다.

한국 내에서는 그의 부임에 대하여, 기대보다는 우려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편에서는 북핵문제와 한·미·일 관계 전문가로서, NSC 국장과 6자회담 차석대표, 북한 방문, 대북협상 참여 등의 실무도 겸비한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핫라인도 없고, 대북 대화론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상당한 견해차를 보이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신임 대사의 당면현안은 △ 북한 핵미사일 완성이 임박한 상황에서 대북대화-선제타격의 핫 이슈, △ 주한미군의 평택기지 이전, 방위비분담금 협상 및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 사드 문제, △ FTA 개정 등으로 보인다. 빅터 차의 주한 대사 부임과 관련하여, 그가 발표한 각종 저서, 논문, 발표문, 발언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그가 추진할 대북정책의 방향을 가늠해 보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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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종 칼럼니스트

· 대전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美 미주리 주립대 국제정치학 박사)
· 국가보훈처 자문위원
· 미래군사학회 부회장, 국제정치학회 이사
· 前 駐제네바 군축담당관 겸 국방무관: 국제군축회의 정부대표
· 前 駐이라크(바그다드) 다국적군사령부(MNF-I) 한국군 협조단장
· 前 駐유엔대표부 정무참사관 겸 군사담당관
· 前 국방부 정책실 미국정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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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석] 빅터 차 주한대사 부임하면 ‘코리아 패싱’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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