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2-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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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연습간 안면위장을 한 참모 및 실무자들이 지휘통제실 해당 기능실에서 상황조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큐리티팩트=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진급심사 과정에서 마지막 단계에는 심지어 생도생활까지 비교하여 선발하는 것을 보면 언제 어디서나 항상 바르고 정의롭게 최선을 다하며 인정을 받아야 한다.


헌데 상급자에게 평가를 통해 인정을 받는 과정도 ‘운7기3(運七技三)’이다. 필자가 사단 작전보좌관 근무하며 을지연습에 임했을 때 ‘운7기3’의 재미있는 일화가 있었다.


필자는 당시에 유별나게 입술이 잘 부르트고 물집이 생겼다. 주야 불문하고 작전 상황유지에 전념했던 피로감도 있었지만, 습관적으로 너무도 쉽게 입술이 부르트는 일이 잦아 신경이 쓰였다.


대위급 작전장교의 심사가 시작되어 신경이 쓰이던 을지연습 기간에 비상이 발령되고 군장을 결속하는 등의 출동준비테세 훈련을 하면서 안면 위장을 해야 했다. 그때에는 위장크림이 막 보급되기 시작한 터이라 우선 급해서 복사용 먹지로 얼굴에 발랐다.


을지훈련 시작 준비하다보니 정신이 없었는데 사단 참모들이 상황실로 들어와 자리를 잡고 사단장도 안면위장을 한 채 좌정하자 훈련 상황 첫회의가 시작되어 필자는 당시까지 부여된 상황과 각 부대의 훈련 진행을 보고했다.


필자의 보고를 마치고 다음 참모부의 보고가 막 시작되려는 순간 사단장이 말문을 열었다.


“작전참모, 작전보좌관 너무 고생시키는 거 아니야?”하며 필자를 지목했다. 


“훈련 준비에 애를 쓴 보좌관이 입술이 터져서 저렇게 부어올라 이제 시작인데 앞으로 훈련을 할 수 있겠어? 작전보좌관이 쓰러지면 큰일인데 ...ㅋ”하고 미소띤 얼굴로 참모장과 참모들을 돌아보자 상황실에 한바탕 웃음보가 터졌다.


그때 필자는 너무도 당황해서 “괜찮습니다. 제가 입술이 잘 부르트는 체형이라 건강에는 문제없습니다”라고 급하게 변명했지만, 흐뭇한 표정 속에 격려의 멘트를 날리는 모습을 보면서 아껴주는 사단장을 위해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하게 되었다.


이는 훈련이 시작되어 안면 위장을 할 때 사용한 복사용 먹지의 까만 독이 입술이 부르트는 곳에 닿아 심하게 부어올랐기 때문이었다. 


입술이 터지고 부어올라 부끄러웠지만 그 모습을 본 이영대 사단장(학군4기)은 오히려 너무 열심히 훈련 준비를 하며 쌓인 피로 때문으로 인식했고, 이는 ‘운7기3(運七技三)’의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되어 사단장은 필자를 더욱 신뢰하는 또하나의 기회가 되었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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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271)] 겨울을 앞당기는 희비애환(喜悲哀歡)의 진급심사 시즌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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