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해병대 교육훈련단은 어떤 부대인가?
A. 해병대 교육훈련단은 해병대 장교, 부사관, 병을 양성하고, 장교 및 부사관의 보수교육을 담당하며, 포항·경주지역 예비군을 관리하는 부대로서, 해병대 정체성을 갖춘 해병대원(장교·부사관·병)이 이곳에서 탄생하게 된다. 그 중심에 DI(Drill Instructor)라 부르는 훈련교관이 있다.
DI의 언행은 해병대에 첫발을 내딛는 해병 대원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해병대 병영문화의 발원이기도 하다. 따라서 DI 선발은 해병대사령관이 해병대 교육훈련단장에게 전권을 위임하여, 해병대 전 부대를 대상으로 가장 우수한 간부를 선발하며, 이들의 자긍심과 명예심은 최고수준에 있다.
Q. 신병수료식이 매우 감동적이었다. 이 극적인 드라마를 어떻게 기획했는가?
A. “해병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곳에서 7주간 훈련을 마치고 나면 입대전과는 완전히 다른 해병대원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수천 명에 이르는 가족들이 느끼는 감동은 신비스러움 그 자체일 것이다. 결국 이 극적인 드라마는 우리가 기획한 것이 아니라 해병과 가족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해병대 입대자는 대한민국에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가장 건강한 젊은이들이 스스로 자원한 자들로서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도전의식이 충만하다. 매월 1개 기수가 배출되는데 적게는 700명, 많게는 1500여명이 수료하게 된다. 대부분 대학복학을 고려하여 입대시기를 결정하기 때문에 기수마다 입대인원이 차이가 있다. 신병수료식을 주관하는 저 역시도 단상에 설 때마다 가슴뭉클함을 느끼게 된다.
Q. 개인의 기본권과 인권이 중요시되는 시대적 상황 하, 강인한 해병대 정신으로 무장된 해병대원을 육성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리더십은 무엇인가?
A. 교육훈련단장으로서 강인한 해병대 정신으로 무장된 해병대원 그리고 좋은 인성을 갖춘 해병대원 육성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과거에 군 생활을 하신 많은 어르신들은 요즘과 같은 시대적 상황과 강인한 군대는 상충된 목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어떤 군대의 모습이 강한 군대일까? 평시에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며, 전장에서는 공포심을 극복하고 적에게 정조준 할 수 있는 장병들로 구성된 군대가 강한 군대이지 않을까? 그 공포심을 극복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우리는 평소 군기를 강조하고 있다. 군기는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스스로 법규를 준수하는 자율의식수준을 말한다.
해병대원은 모두가 스스로 선택하여 입대한 자들이다. 이들은 합격통지서를 받는 순간, 온 가족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해병대 명예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존중한다. 그리고 해병대원으로서 최고의 자긍심을 갖게 된다. 훈련교관(DI)들은 이들의 명예심과 자긍심을 자극하여 강인한 해병대 정신을 극대화시킨다. 해병대 정신으로 무장된 해병대원들은 해병대 명예와 각 해병대원의 명예를 존중하고, 자신의 명예를 존중받을 권리를 갖게 된다. 이것이 곧 인권이고 군기이며 해병대 정신의 발로이다. 해병대는 해병대사령관으로부터 말단 이병에 이르기까지 해병대 정신으로 하나가 되어있다.
Q. 교육훈련단장으로서 우리 군의 교육훈련 발전방향을 제시한다면?
A. 우리 군은 병사들의 학력수준은 높아졌지만 자율적인 사고는 부족하고, 병영문화 역시 여전히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후진사고의 고착화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교육훈련의 변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장교양성과정은 ‘행동하는 리더십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미국 해병대 훈련방식을 참고하여 전장리더십 훈련을 강화하고 전투기술은 초등군사반에서 연마해야 한다. 또한 집단의 가치를 높이는 훈련방식을 적용해야한다.
우리 군의 훈련방식은 개인의 가치를 높이는 훈련방식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모든 전투원의 전투기술을 연마시켜 분대, 소대, 중대, 대대의 전투력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개인의 능력에 따라 한계가 있고, 효과적이지도 못하다. 개인의 능력과 신체조건을 고려하여 전투단계별로 최적화된 병사에게 해당 임무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학교교육도 정형화된 교리 중심의 사고에 고착되지 않도록 원칙과 원칙에 근거한 변화를 구사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손자병법 시계편에도 전쟁터는 공격과 위장, 계략이 난무하는 곳으로‘12궤도(詭道)’가 나와 있다. 북한군은 끊임없이 기묘하고 영활한 허를 찌르는 전술을 구사한다. 적을 능가할 수 있는 전술을 구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