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마하 5로 비행하는 극초음속기 '선 오브 블랙버드(Son of Blackbird)' 콘셉트 모델 발표
록히드 마틴, 마하 6 성능의 극초음속기 'SR-72'를 2030년 실전배치 목표로 개발중
러시아-중국의 극초음속 공격 무기 우위, 양사의 대결은 미국 국방력 강화와 직결
(안보팩트=이재영 기자)
미국의 대표적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과 보잉사 간에 마하 5(음속의 5배.시속 6천120㎞) 이상의속도로 지구 전역을 30분 이내에 비행할 수 있는 극초음속 고고도 무인전략 정찰기 개발 경쟁이 치열지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등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무력화시키는 공격 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양대 방산업체 간에 자존심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이다. 특히 극초음속무기 개발 경쟁에서 러시아나 중국보다 뒤쳐져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방위력에 양사의 경쟁 결과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잉은 최근 미국 항공우주학회가 개최하는 포럼 'SciTech'에서 마하5로 비행할 수 있는 극초음속기 '선 오브 블랙버드(Son of Blackbird)'의 구상과 콘셉트 모델을 발표했다. 현재 미국 공군에서 운용되고 있던 록히드 마틴의 초음속 고고도 전략 정찰기 'SR-71 블랙버드'는 마하 3의 성능이다. 보잉의 ‘선 오브 블랙버드’는 이를 훌쩍 뛰어넘는 셈이다.
‘선 오브 블랙버드’는 날카롭고 뾰족한 기수에 매끄러운 곡선의 기체 외부를 지녔다. 이는 초음속 비행 시 저항을 줄이는 동시에 단열 압축에 의한 기체의 과열을 최소화해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도 촉진한다.
또 평평한 바닥은 초음속 비행에 의해 발생하는 충격파로 오히려 양력을 얻도록 설계됐다. 때문에 충격파의 파도를 탄다는 의미로 ‘웨이브 라이더’라는 별명도 갖게 된다.
보잉은 2004년 마하 9.68(시속 1만2144㎞)을 달성한 시험기 'X-43'과 후속기인 'X-51A'를 토대로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는 기체를 실현했다. 그러나 ‘선 오브 블랙버드’는 마하 5의 벽을 넘지 못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반면에 미 최대 방산업체인 록히드 마틴이 ‘선 오브 블랙버드’의 경쟁자로 개발 중인 'SR-72'는 마하 6이라는 극초고음속 비행을 실현할 것으로 전해졌다. 록히드 마틴이 극초음속 무기 경쟁에서 보잉을 앞서고 있는 모습이다.
'SR-72'는 스크램제트 엔진을 사용한다. 블랙버드처럼 터보엔진을 장착한 정찰기는 통상 마하 3 정도까지만 가속할 수 있지만, 마하 5 이상의 속도가 필요한 극초음속기에는 마하 4 이상에서만 작동되는 스크램제트 엔진이 장착돼야 한다.
록히드 마틴은 'SR-72'를 오는 2030년까지 실전 배치한다는 목표 아래 개발작업을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