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04(금)
 

이석구 기무사령관, 25일 국립서울현충원서 ‘정치적 중립’ 선포식

국가안보와 정권안위 혼동한 ‘과거 관행’ 탈피가 향후 과제

기무부대원등 정보기관은 ‘정치적 일탈’의 개념에 대해 교육해야

(안보팩트=김한경 방산/사이버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

국군기무사령부는 25일 오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이석구 사령관(육군 중장)과 서울지역 기무부대원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치적 중립 준수를 다짐하는 선포식을 열었다.

선포식의 하이라이트는 청계산에서 떠온 물에 손을 씻는 ‘세심(洗心) 의식’과 이 사령관이 직접 쓴 정치적 중립 준수 서약서에 손을 얹고 읽는 장면이었다. ‘DSC(기무사의 영문 약자) Promise(약속)’라고 명명된 서약서에는 ‘잘못된 관행 개선’과 ‘정치적 중립 준수’ 그리고 “국가와 국민에게만 충성하겠다”는 다짐이 들어있었다.

국군기무사령부는 충성 부대로 알려져 있고, 부대 구호도 ‘충성’이다. 그런데 그들의 충성 대상이 그동안 어디를 향하고 있었는지가 중요하다. 어제의 선포식은 국군기무사령부의 충성 방향이 그들이 다짐했던 국가와 국민이 아니라 정권에 맞춰져 있었다는 사실을 자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선포식이야말로 기무사의 정치적 성향을 보여주는 행사라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예비역 장성은 “영하 15도의 날씨에 세심의식 같은 행사를 벌이기보다는 기무사령관이 직을 걸고 청와대의 부당한 지시에 따르지 않는 결기를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가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니 앞으로 정말 달라지는지 기대해 보겠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경우 정보기관장이 자신을 임명한 정권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법적으로 임기를 보장한다. 또한 정치화된 정보를 생산하는 것이 정보원의 가장 큰 치욕이라고 가르치는 등 정치적 일탈 행위를 예방하고자 노력한다.

반면 한국은 정권과 연계된 사람이 정보기관장에 임명되는 경우가 많고, 한 정권 내에서도 2-3차례 정보기관장이 바뀐다. 정보기관장이 정권이 아닌 국가와 국민에게 충성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게다가 무엇이 정치적 일탈 행위인지를 정보기관에서 가르치지 않는다. 군 정보기관 사정에 밝은 전직 관계자는 “기무부대원들은 그동안 국가안보와 정권안위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미국처럼 정보기관장의 임기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정치적 일탈 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나가야 한다. 그것만이 정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충성하는 정보기관을 만들 수 있다.

코미 전 미국 FBI 국장이 이미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시절 문제를 수사하다가 대통령에게 해임당하고도 법적으로 당당히 맞서는 모습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의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지 새삼 느끼게 한다. 

<김한경>

안보팩트 방산/사이버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
 
광운대 방위사업학과 외래교수 (공학박사)
 
광운대 방위사업연구소 초빙연구위원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사이버안보센터장
 
한국방위산업학회/사이버군협회 이사
 
前 美 조지타운대 비즈니스스쿨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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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경 칼럼]기무사의 정치적 중립 다짐, ‘정권’ 대신 ‘국가’에 충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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