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이.png▲ 사진공동취재단 =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왼쪽) 백악관 보좌관과 제임스 리시 상원의원이2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이방카의 방한 일성인 “대한방위공약을 잊지 말라(forget me not)”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함축

트럼프, 급류 탄 ‘남북대화 속도조절’ 및 ‘북미대화 재개’ 통한 북핵 해결 입장으로 분석돼

문 대통령, 23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서 이방카와 ‘35분간 비공개 접견’...트럼프 메시지 전달 관측

한반도 전문가, “이방카 통해 북핵문제뿐만 아니라 한미통상 마찰의 외교적 해법 모색할 필요”

이방카 비공식 수행원인 앨리슨 후커 NSC 보좌관, 방남중인 김영철과의 ‘접점’으로 주목

(안보팩트=김철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장녀인 이방카를 통해 최근 급류를 타고 있는 ‘남북 대화’의 속도조절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동시에 중단됐던 북미대화 채널 복원을 시도함으로써 북핵위기를 정점으로 한 한반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남북대화’와 ‘북미대화’의 균형있는 진전을 시도할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견하는 미국 정부 대표단 단장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은 23일 오후 대한항공 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입국 직후 기자들을 만나 "미국 대표단과 함께 한국에 오게 돼 큰 영광"이라며 "미국팀을 응원하고 한국 국민과 함께 우리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공약(commitment)을 재확인하기 위해 2018년 동계올림픽에 참여하게 돼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방카 보좌관이 언급한 ‘우리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공약(commitment)’은 한미동맹에 입각한 미국의 ‘대한방위공약’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날 안보팩트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평창 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를 계기로 남북대화를 빠른 속도로 진전시키고 있는 것에 대한 미국의 우려는 사실”이라면서 “아방카의 방한 일성은 '대한방위공약을 잊지 말라(forget me not)'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함축한 느낌”이라고 풀이했다.

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한국산 철강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등 경제적 압박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북핵문제에 대한 논의 없이 미국을 배제한 가운데 진행되는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견제구의 성격도 있다”면서 “문 대통령은 아방카 보좌관과의 만남에서 남북대화 진전에 대한 소상한 설명과 함께 한국에 대한 미국의 통상정책이 갖는 부당함을 설득하는 외교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국제무역기구(WTO)제소 등을 한미통상마찰의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사실은 트럼프의 가장 강력한 참모인 이방카를 통해 외교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강조했다.

남북관계진전의 속도조절을 요구하면서 강력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려는 트럼프의 심리를 활용한다면, 북핵주도권 확보뿐만 아니라 한미 간 통상현안 해결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아방카의 방한 이전에도 한미동맹을 상기시키는 사진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냈다.

23일 청와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방한 기간 중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한 모습을 미국 측 전속 사진사가 찍은 사진 2장을 2차례에 걸쳐 청와대로 보내왔다.

두 사진 모두 청와대 정상회담 때 양 정상이 손을 마주 잡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자필서명과 함께 적은 문장 내용은 달랐다. 한 달 전 미 대사관을 통해서 보낸 사진에는 “we will win(우리는 이길 것)”이라는 문장을 적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맞춰 방한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통해 보낸 두 번 째 사진에는  “have a great olympics(멋진 올림픽 되길)”이라는 문구를 자필로 썼다.

트럼프는 ‘한미동맹의 굳건함’과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이라는 2가지 메시지를 이미 던졌고, 이번 방한한 장녀 이방카를 통해서도 재차 강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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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가 이번 방한에 미국항공사가 아니라 대한항공편을 이용한 것도 한미우호관계를 부각시키기 위한 정치적 행보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문재인 정부도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 적극 화답하고 있다. 이방카에 대해 외교관행상 국가정상급에 해당되는 의전을 제공하고 있다. 공항 영접에 차관보급인 이욱헌 외교부 의전장이 나갔을 뿐만 아니라 아방카의 24일 평창 일부 일정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동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물론 이방카 경호인력도 청와대에서 파견됐다.

문 대통령은 방한 첫날인 23일 이방카와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만찬을 하기 전에 이방카와 본관 접견실에서 35분간 비공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사전 접견은 미국측 요청으로 이루어졌고 배석자 없이 진행됐다.

35분간의 비공개 대화에서 이방카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방카 보좌관은 방한중 북측 대표단을 만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미측 대표단 면면을 볼 경우 ‘반전’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공식 수행원인 앨리슨 후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담당 보좌관이 주목되는 인물이다. 앨리슨 후커는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한반도 정책을 다뤄왔다. 특히 2014년에는 북한에 억류된 케네스 배 등 미국인 2명의 석방을 위해 방북해 당시 김영철 당시 정찰총국과 협상을 벌인 경험도 있다.

김영철이 북측 고위급 대표단 단장으로 방남중인 만큼, 북미간 접촉을 재개하는 데 앨리슨 후커는 최적의 인물인 셈이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앨리슨 후커는 이방카에게 한반도 이슈를 집중적으로 브리핑했다.

이방카 방한을 계기로 북미접촉이 재개될 경우, 한반도 문제는 남북대화와 북미대화라는 두 바퀴를 통해 굴러갈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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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가 들고 온 ‘트럼프 메시지’는 “forget me n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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