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02-01(수)
 
방사청장 모습.png▲ "투명성을 넘어 효율성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한 전제국 방위사업청장이 방산업체 CEO들과 간담회하는 모습
 
2006년 방위사업청이 국방부 외청으로 신설, 국방부장관의 영향력을 최소화해 투명성 제고 취지

개청 이후 비리사건 분석 결과, 대부분 중령급 장교 및 사무관급 공무원들의 재취업 및 생계가 목적

전제국 방위사업청장, "방위사업의 미래를 위해 투명성을 넘어 효율성과 전문성 지향해야 " 강조

군과 방산업체 모두 '방산비리 프레임'에서 벗어나 진정한 방위사업 발전을 추구해 나가야 할 시점
  
(안보팩트=김한경 방산/사이버 총괄 에디터)

2003년 2월 참여정부가 들어섰고, 그 해 12월부터 전직 국방부장관 및 국군품질관리소장 등이 군납비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사태가 일어났다. 노무현 대통령은 범정부 차원에서 국방획득제도 개선을 지시하였고, 그 결과 탄생한 조직이 방위사업청이다.

방위사업청은 국방부의 ‘외청’ 조직으로 신설되어 2006년 1월 1일 개청하였다. 기존의 국방부 획득실, 합참 시험평가 부서, 육군 전력발전단, 해군 조함단, 공군 항공사업단, 조달본부 등으로 분산 운영되던 8개의 획득관련 부서와 기관을 모두 통폐합한 것이다. 이와 함께 방위사업법을 제정(2006.1.2. 공포)하여 국방부 훈령으로 수행하던 방위사업 업무체계가 법적 근거를 갖게 되었다.

획득제도 개선은 방위사업의 효율성·전문성·투명성 향상과 방위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맞춰졌다. 특히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의사결정 과정에 민간 전문가 참여를 늘리고 관련 정보를 공개하며 민원사항을 조사하는 옴부즈만 제도를 도입했다. 또한 효율성이 떨어져도 해군사업을 공군이, 육군사업을 해군이 관리하는 인력운영 방식을 채택하기도 했다.

신설 조직을 국방부 내부 조직이 아닌 ‘외청’으로 선택한 이유는 사업관리의 자율성 확보로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서였다. 자율성 확보란 장관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독립성을 유지하여 비리를 차단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 당시 일각에서는 “분산되었던 모든 조직과 권한이 방위사업청으로 집중되어 업체 입장에서는 로비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방위사업 주기를 감안할 때 향후 5년 정도 경과하면 비리 문제가 터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 예측과는 별개로,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방산비리 프레임’이 만들어지면서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가 시작되었고, 정권이 바뀌면서도 방산비리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는 계속되었다. 

그 후 재판이 진행되면서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가 무리하게 진행되었다는 사실이 점차 드러났다. 특히 황기철 해군총장, 최윤희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는 말할 것도 없고, 여타 장군 및 일부 대령 등 고위직 피의자의 방산비리 혐의는 대부분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방위사업청 직원 및 퇴직자의 비리 사건 중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 26건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비리는 사업 및 계약 부서에서 발생하였고 모두 남성으로서 현역 군인은 영관급(특히 중령급), 일반직은 사무관급이 가장 많았다. 비리 유형은 ‘뇌물 수수’ 외에도 ‘내부정보 및 기밀 유출’이 상당수를 차지했고 ‘공문서 위조’도 일부 발견되었다. 

한편, 한국투명성기구는 2015년 방위사업청 직원을 대상으로 청렴도 저해요인에 대한 인식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결과, 현역 군인의 경우 인사권이 소속 군에 있어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기 어렵고, 기수 문화와 군 상호간 배타적인 관행 타파가 필요하며, 공무원보다 빠른 퇴직 구조가  방산비리 원인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반면 퇴직 후 현직 직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수준은 높지 않으며, 재취업을 하는 주요 이유는 개인의 인생이나 생계 때문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실제 방산비리 재판과정에서 비리사실이 밝혀져 실형을 받은 피의자들은 대부분 실무자들로서 전역을 앞둔 현역 중령과 사무관급들이었다. 이와 관련,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대다수 방산비리는 생계형 비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정치권과 언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지금까지 발생했던 방산비리의 속내를 살펴보면, 방위사업청 개청 이전에는 국방부장관 등 고위직이 관련된 대형 비리가 많았고, 개청 이후에는 실무자들이 퇴직 후 취업이나 생계 수단으로 저지른 소소한 비리가 많았다.

현 정부에서 임명된 전재국 방위사업청장은 금년 1월 방위산업학회가 주최한 조찬강연에서 “방위사업의 미래를 위해 이제는 투명성을 넘어 효율성과 전문성을 지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심상렬 광운대 방위사업연구소장은 “투명성은 효율성과 상충되기 때문에 지나치게 투명성을 강조하면 효율성이 저해됨으로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건국대 서우덕 교수는 “투명성 이슈가 발생하는 원인이 지나친 정보 차단, 사업 참여기회 제한, 폐쇄적 의사결정, 자료검증 부실, 평가의 주관성 등에 있으니 원인 치료의 관점에서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고 방위사업 투명성 원칙에 관한 연구에서 밝히기도 했다.

과거 방위사업 개혁을 실무적으로 주도했던 국방개혁자문위원회 이창희 위원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산비리’라는 용어는 현 상황을 적절히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실제는 해외 무기도입 비리이고, 국내 방산업체 문제는 대부분 기술이 부족하여 연구개발 간 발생하는 결함”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비리를 예방하려면 업무 종사자 및 참여업체의 업무 효율성과 책임성을 증진시키고, 전문성 강화 및 조직문화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재국 방위사업청장과 이창희 위원의 주장처럼 이제는 군 및 방위사업청과 방산업체들이 잘못된 ‘방산비리 프레임’에서 벗어나 진정한 방위사업 발전을 추구할 때가 도래하였고, 언론도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이들의 노력을 지원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한경200.png
 
안보팩트 방산/사이버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
광운대 방위사업학과 외래교수 (공학박사)
광운대 방위사업연구소 초빙연구위원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사이버안보센터장
한국방위산업학회/사이버군협회 이사
前 美 조지타운대 비즈니스스쿨 객원연구원
 

김한경 방산/사이버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 기자 khopes58@securityfact.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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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비리 대해부] ⑦ 이제는 ‘방산비리 프레임’에서 벗어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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