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1-24(월)
 
wjddm.png▲ 북한 조선중앙TV는 6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5일 평양 조선노동당 본관 진달래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대표단과 접견했다고 보도 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정은 위원장,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 2018.03.07. (출처=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일각의 우려와 달리 화끈한 ‘양보 카드’ 먼저 던져 한미정상 미소 짓게 해

의표를 찌른 3가지 양보카드...CVID 수용 태도, 한미연합군사훈련 실시 양해, 남한에서 정상회담 개최 등

남북관계 소식통, “핵무기를 손에 들고 정치적 경제적 실리를 극대화하는 세일즈 외교의 포석” 분석

김정은, 북핵 세일즈 외교 성공 통한 유례없는 ‘3대 세습체제’ 안정화 시도 

(안보팩트=김철민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북특사단에게 “한반도 비핵화는 선대 유훈”이라고 밝힌 것은 향후 진행될 남북대화와 북미대화의 방향을 암시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핵탄두와 발사체인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급 미사일을 사실상 완성시킨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돌연 태도를 바꾸어 ‘비핵화 의지’를 강도 높게 천명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관되게 요구해온 북미대화 재개의 전제조건인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에 이보다 더 적극적으로 화답하는 정치적 수사학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정은이 이제 완성된 핵무기를 자원으로 삼아 국제사회의 경제적 지원을 받는 외교전략에 집중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관계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7일 기자와 만나 “김정은은 지난 수년간 한미 양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압박에도 불구하고 핵과 ICBM급 미사일 발사 실험을 거듭해왔다”면서 “그가 문재인 대통령이 파견한 대북특사단에게 비핵화를 김일성과 김정은의 유훈이라고 공언한 것은 북핵사태가 전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은 완성된 핵무기를 손에 쥐고,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경제적 실리와 정치적 발언권을 챙기는 북핵협상 국면으로 이전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실 김정은의 부친인 김정일이 핵무기 개발에 열을 올린 것은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공산권의 몰락 속에서 열세에 몰린 북한 공산당 독재체제를 지켜내기 위한 수단이었다”면서 “김정은으로서는 북핵카드를 손에 쥐고 이제 국제사회의 외교무대에서 성과를 거둬냄으로써 3대 세습체제를 안정화시키려는 구상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이 대북특사단에게 안긴 ‘선물 보따리’는 이 같은 정치적 구상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완성된 북핵을 앞으로 ‘최고가’에 판매하기 위한 ‘준비 동작’이라는 것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6일 밝힌 대북특사단 방북 성과에는 향후 정치경제적 실리를 챙기기 위한 김정은의 ‘포석’이 담겨있다. 김정은은 이번에 ‘양보 카드’를 먼저 던졌다. 향후 진행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대화에서 ‘실리’를 챙기기 위한 명분을 확보한 셈이다.

우선 ‘한반도 평화 기조’를 약속했다. 정의용 실장은 “"남과 북은 4월 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제 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해 구체적인 실무협의를 진행해나가기로 했다"면서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이어 "북측은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비핵화를 전제로 한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대화라는 한미양국의 요구를 덥썩 받아들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조차도 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 가능성 있는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헛된 희망일지도 모르지만, 미국은 어느 방향이 됐든 열심히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다음 날인 6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북한의 비핵화 방침에 대해 "그것은 전 세계를 위해 위대한 일이 될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당초 김여정을 통해 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대했던 김정은이 제 3차 남북정상회담 장소를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개최하는 데 합의한 것도 극적인 양보 사항이다. 김정은의 부친인 김정일은 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과 가진 제 1,2차 남북정상회담을 모두 평양에서 가졌다. 김정은은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남한 땅을 밟는 최초의 북한 최고 권력자가 되는 선택을 한 것이다.

김정은은 4월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 실시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양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의용 실장이 6일 언론과의 일문일답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김정은은 “북측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연기된 한미 연합 훈련과 관련해 4월부터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면서 “그러나 앞으로 한반도 정세가 안정기로 진입하면 한미 훈련이 조절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실장은 김정은과의 면담에서 4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연기가 어렵다는 점을 설명하려고 고심했으나, 김정은이 나서서 고민거리를 해결해준 셈이다. 만약에 김정은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의 포기 혹은 연기를 비핵화를 위한 모든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면 대북특사단은 ‘빈 손’으로 귀국할 수도 있었다.

이 같은 김정은의 선제적 양보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하지만 김정은의 외교적 공세 전략은 남북정상회담과 재개될 북미대화에서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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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분석] “비핵화는 선대유훈”, 김정은의 ‘북핵 세일즈 외교’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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