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12-08(금)
 
▲ 공군교육사령부에 입영한 훈련병들이 입단식을 치르고 있다 ⓒ공군교육사령부

(안보팩트/진주=전승혁 기자)

한국안보협업연구소(이사장 최차규)·뉴스투데이, 공군교육사령부 교육 과정 심층 취재

김희철 연구소장·강구영(공사 30기·58) 前 교육사령관이 직접 경남 진주 공군교육사령부 방문해 현장 취재…최현국 공군교육사령관 인터뷰

대한민국 공군 전투력의 '시작과 끝'은 공군교육사령부다. 민간인에서 군인으로 성장하고, '공군인'으로 완성되는 모든 과정은 공군 교육의 첨병인 공군교육사령부에서 이뤄진다. 이들은 전투력을 갖추고 기술력을 키워 공군 최적의 전문성을 겸비한 전사로 거듭나 하늘을 지킨다.

육군·해군·공군 가운데 복무기간(일반병 기준)이 가장 길지만 그럼에도 공군을 자원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공군인만이 가질 수 있는 '직무 전문성'을 최대 장점으로 꼽는다. 이를 갖추는 훈련 과정 자체가 바로 공군 전투력의 핵심이다.

4차산업과 가장 가까운 최첨단 부대에서 공군인으로 양성되는 과정은 군복무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한다. 그만큼 경쟁률도 높다. 병무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입영병력 전체가 모집병인 해·공군·해병대 가운데 공군 입대 경쟁률이 5.8대 1로 가장 높았다.

이에 국내 최초의 육·해·공군 퇴역장성들의 합동연구기관인 한국안보협업연구소(이사장 최차규)와 안보팩트는 지난 달 6일 대한민국 최정예 공군 양성소인 공군교육사령부를 찾았다.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연구소장과 예비역 공군중장인 강구영 前 공군교육사령관·공군참모차장)이 동행했다.

공군 입대를 압둔 예비 공군인과 가족들이 공군 훈련에 대해 알기 쉽도록 입영 과정부터 공군인으로 성장하는 A부터 Z까지의 과정을 입영자·가족의 입장에서 면밀하게 취재해 담아냈다.


① 높은 경쟁률 뚫어야 가슴에 '파란 명찰'을 새긴다

공군의 상징인 '파란 명찰'은 고등학교 내신, 수능 성적을 비롯한 다양한 평가를 통과해야 달 수 있다. 성적이 뛰어나도 신체등급이 미달되면 공군인이 되기 어려울 정도로 입대 전형 과정이 깐깐하다. 경쟁률도 평균 5~6대 1을 넘는다.

평가요소는 모집병별로 다르다. 자격증이나 면허증 보유 여부, 전공학과, 고등학교 출결사항, 면접, 체력검사, 신체검사 등으로 세분화 돼있다. 어학 성적이나 한국사능력검정, 사회봉사활동 경력이 있으면 가산점도 붙는다.

모집 분야는 일반 기술병을 비롯해 전문화관리병, 유급지원병, 취업맞춤형 특기병 등 다양한 분야로 나뉜다. 공군의 복무기간이 타군에 비해 긴 이유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육군과 해병대는 21개월, 해군은 23개월이지만 공군은 총 24개월이다.

복무기간이 길지만 경쟁률이 뜨거운 또 한 가지 이유는 질 높은 복무환경 때문이다. 업무 후 규칙적인 휴식 시간이 주어지는 것은 물론 6주마다 2박 3일의 외박이 허용된다. 게다가 전문 분야에서 복무한 경력이 전역 후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공군을 선호한다.

▲ 입영식에서 가족과 석별하며 손을 흔들고 있는 예비 공군인 ⓒ공군교육사령부

② 육군과 '같지만 다른' 공군 신병의 기본훈련

공군의 신병 기본군사훈련은 타 군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신병 기준으로 5주의 기본군사훈련을 받는다. 학사사관후보생은 12주, 부사관 후보생은 11주의 훈련을 거친다. 타군과 공군 훈련의 차별점은 입영전형→군인화→공군인화 단계로 체계화 돼 있다는 점이다. 군인화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공군인'화의 과정이 추가되는 것이다.

여느 군과 다름 없는 공군에서의 첫 과정은 입영 전형이다. 입영행사장에서 가족과의 석별이 끝나면 약 5일 간 신체검사, 보급품 수령, 면담 등을 진행한다. 기초질서나 개인위생, 군대용어 등 군 기본자세 교육도 이 기간에 이뤄진다. 이 가운데 부적합자는 조기 식별돼 귀향 조치되는데 매년 입대 장병의 평균 10%가 귀가한다.

▲ 훈련소 입영 후 신체검사(좌)와 이발(우)을 하고 있는 입영자 ⓒ공군교육사령부

입영 전형이 끝나면 군인화의 시작인 1~4주차에 들어선다. 훈련 과정은 전 군과 유사하지만 공군은 기본군사훈련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공군의 경우 훈련 뒤 전문 특기병으로 자대에 배치돼 임무를 수행하는데, 타 군과 달리 군사훈련의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한종호(공사 34기·준장·56) 공군교육사령부 기본군사훈련단장은 "공군교육사령부에서 기본적인 군사 훈련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훈련의 완성도를 최대한 높이는 것"이라며 "군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소양을 완벽하게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춰 교육을 시킨다"고 말했다.

한 단장은 "훈련 뒤 자대에 가면 타 군과 다르게 집단보단 독립적인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이에 맞춰 창의적인 마인드와 자율행동에 중점을 둔 공군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③ 1주차 '복종'→2~4주차 '극기'→5주차 '충성'으로 이어지는 군인화 단계

훈련의 완성도를 높이는 첫 번째 단계는 1주차 '복종' 기간이다. 군인화의 첫 과정인 이 기간에는 민간인에서 군인으로 거듭나는 생활습관의 교정이 진행된다. 오전 6시에 기상해 밤 10시에 취침하는 습관을 들여 적응을 시킨다. 이불 접는 법부터 점호 방법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통해 병영생활을 이해하고 학습한다.

군인으로서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제식과 도수체조, 군법, 병영생활적응, 복종심 등도 이 과정에서 기르며 비로소 군인이 된다는 동기를 부여받는다.

▲ 훈련병들이 전투뜀걸음 훈련을 받고 있다 ⓒ공군교육사령부

2~4주차인 '극기' 주간은 타군과 동일하게 전투 기술을 연마하는 과정이다. 총기나 군장을 다루며 혹독한 인내의 시간을 거치기 때문에 극기 주간으로 불린다.

먼저 2주차에는 응급처치와 화생방 등 필수적인 군사 훈련이 진행된다. 이 기간 마지막에는 그동안 향상된 체력을 증명하는 '전투뜀걸음'을 처음으로 실시한다. 맨 몸이 아닌 군장을 매고 3km를 달리는 힘든 과정을 통해 동기간 끌어주고 도와주는 전우애를 느끼게 한다.

3주차에는 극기주의 꽃이라 볼 수 있는 '유격'을 비롯해 사격, 각개전투, 공군의 전투 목적인 기지를 방호하는 훈련인 '기지방어'를 진행한다. 4주차에는 실제 전투상황에 대비하는 비상 훈련과 3km 전투뜀걸음, 각 병사의 특성에 맞는 특기분류가 진행된다. 특기는 성적과 자격증을 산출해 이를 바탕으로 정해진다.

▲ 훈련병들이 기초군사훈련 3주차에 유격훈련(좌)과 4주차 각개전투(우) 훈련을 받고 있다 ⓒ공군교육사령부

5주차 '충성' 기간에는 약 18km의 완전군장 행군이 기다리고 있다. 2~4주차 극기훈련의 마지막 지옥 훈련인 이 관문을 거치면 입영 전형부터 시작된 모든 교육을 마치고, 이를 검증하는 교육검열 평가를 받는다. 훈련병들은 수료식과 함께 비로서 '이등병'으로 탄생한다.

수료식이 끝나면 2박 3일 간의 특별 외박이 주어진다. 수료 외박을 통해 군인으로서 첫 걸음을 내딛은 자신을 가족과 함께 자축하고 고된 훈련으로 지친 신체적인 피로감을 회복한다.

▲ 기본군사훈련 수료식에서 어머니가 장병의 오른팔에 태극기를 달아주고 있다 ⓒ공군교육사령부

④ BLUE BROTHERS·전문상담·孝전화·인터넷 편지 등 차원이 다른 공군교육사령부의 병영문화 조성

공군교육사령부에서 양질의 훈련과 동시에 진행되는 건 동기간, 또는 가족 간의 소통이다. 공군교육사령부는 건강한 병영문화 조성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공군의 상징인 파란색에서 의미를 따온 '블루 브라더스(BLUE BROTHERS)다. 이 제도는 훈련병 동기 간 소통을 통해 서로 적응을 돕고 의지하면서 동기애를 양성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누구보다 가장 가까운 옆 동기가 신체나 정신적 위험신호를 가장 먼저 인지해 훈육관이나 조교에 전달하는 역할을 해 위험 요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훈련병에 대한 상담 체계도 전문적이고 체계적이다. 타 군과 다르게 공군 기본군사훈련단은 교관들과 훈육관들에게 부임과 동시에 상담 전문과정을 교육시킨다. 이를 통해 심층적인 상담은 전 신병대대에 배치된 전문 상담장교가 진행하고, 일반적인 상담은 훈육관이 담당하는 이중체계를 갖추고 있다.

훈육요원들의 훈련병에 대한 밀착 관리도 함께 운영된다. 훈육요원들은 보다 세밀한 교육과 관찰을 위해 '1.3.4 운동'을 진행한다. 1.3.4 운동이란 '1'일 '3'번 이상 훈련병을 '4'랑하는 마음으로 훈련병에 대한 관심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이를 통해 에로사항 해결은 물론 상호 소통을 통해 건강한 교육환경을 유지한다.

이외에도 가족이 인터넷에 편지를 올리면 이를 훈련병에 전달하는 방법으로 가족과의 소통을 돕는다. 또 매 훈련마다 촬영한 주요사진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해 현장에 있는 아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훈련병들은 총 4회에 걸쳐 가족과 연결되는 '孝전화'를 이용 할 수 있으며, 담당 소대장이 직접 훈련병 가족에게 연락해 소통하는 '패밀링(FamilRing)' 제도도 운영 중이다.

한종호 훈련단장은 "훈련병들의 심리적 안정과 가족 간 소통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무엇보다 가정과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훈련에 임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⑤ 1인 독립 체제, 기술력을 갖춘 전문인이 바로 '공군인'

복종·극기·충성 단계 등 기초군사훈련을 마치면 이제부터는 도전·헌신·전문성·팀워크라는 공군 4대 가치를 지닌 공군인으로 태어나는 과정에 돌입한다. 공군 훈련의 타 군과 차별점은 여기서 부각된다.

공군인으로 완성되는 과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단계인 '특기 교육' 과정은 2~6주간 진행되며 이는 1인 독립 체제로서의 공군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이다. 이들이 자대에 배치되면 첨단 기술력을 갖춘 전문인으로 활동한다.

특기 교육 과정은 장교특기와 연계해 19개 특기 군(群)으로 구분하고 총 52개의 세부특기로 분류한다. 최적의 특기를 받기 위해 특기적성검사도 실시한다. 이 검사는 14과목, 210문항으로 구성되며 획득점수를 종합해 개개인에 적합한 특기를 배정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 군수1학교 항공기정비 특기병들이 메인 랜딩기어의 구조와 기능, 작동원리를 교육받고 있다 ⓒ공군교육사령부

병사들은 부여받은 특기를 통해 군수1학교, 군수2학교, 행정학교, 정보통신학교, 방공포병학교 등 총 5개의 특기학교로 배정돼 2~6주간 전문기술 습득에 매진한다.

먼저 군수1학교 과정은 항공기 정비를 비롯한 무장장착, 폭발물 처리 등 고도의 전문 기술을 교육한다. 군수2학교는 보급, 수송, 시설 분야의 특기를, 행정학교는 경비병력과 군견훈련, 조종사 생환훈련, 재정회계, 장병 복지 및 인사, 교육 분야에서의 전문 교육이 진행된다.

정보통신학교는 공군 항공기의 원활한 임무수행을 돕는 역할이다. 하늘의 내비게이션인 항공관제, 위성, 장거리 정보통신, 항공기상 등 최첨단 기술 교육이 실현된다. 방공포병학교는 패트리어트, 천궁, 발칸 등 최첨단 방공포 전력을 운영하는 전투병사의 임무를 배운다.

▲ 군수1학교 교육생이 항공장구 정비과정을 평가받고 있다(좌) 행정학교 폭발물탐지견 보수과정 ⓒ공군교육사령부

이처럼 공군 특기 교육은 기술을 습득해 전문인으로 활동하도록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때문에 타 군에 비해 전문병사로서 활동범의가 넓고 독립적이다. 병사 한 명이 각자 배치된 곳에서 항공기를 담당하고 책임진다. 이를 통해 체득한 능력은 사회에서의 경력으로도 이어갈 수 있다. 공군의 4대 가치 중 하나인 '전문성'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양성된다.

최현국(공사 33기·중장·57) 공군교육사령관은 "공군인이 되는 과정은 타 군에서 강조하는 집단교육이나 팀워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전문 기술을 갖춘 1인 독립 체제의 공군인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병사들이 조직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병사들은 이를 통해 보람을 느끼고 전역 후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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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감독

전승혁 기자님, 안녕하세요.
이 게시물을 펌해서 카페(다음카페 '부모님과 곰신을 위한 공군가족')에 게시하고 싶은데 괜찮은지요?
허락을 구하는 메일을 보내는데 자꾸 발송실패가 되어서, 여기에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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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공군교육사령부 정밀취재]1인 독립 체제 ‘공군인’만드는 시스템 A부터 Z까지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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