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스펠, 2002년 태국의 CIA 비밀감옥 감독할 때 알 카에다 조직원 가혹행위 감독 의혹
민주당은 물론 여당인 공화당 일각서도 해스펠 인준 반대 주장 강력 대두돼
NYT는 최근 “해스펠의 고문 감독 사실은 없었다”고 정정보도...청문회장 ‘진실 공방’ 예상
(안보팩트=김철민 기자)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첫 여성 국장 내정자인 지나 해스펠이 과거 테러용의자들을 상대로 '물고문'을 가했다는 의혹을 두고 워싱턴 정가 내에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여당인 공화당 일각에서도 해스펠 인준 반대론이 불거지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해스펠이 CIA 해외 비밀공작을 수행하던 2002년 태국에서 ‘고양이 눈’이라는 암호명의 비밀감옥을 운영하면서 알 카에다 조직원 2명에 대한 물고문 등 가혹한 심문행위를 감독 또는 지휘했는지 여부이다.
특히 당시 비밀감옥에서 CIA 요원들은 압둘 알라힘 알 나시리, 아부 주바이다 등 알카에다 조직원 2명에게 80여 차례의 고문을 자행했고, 이로 인해 아부 주바이다는 왼쪽 눈의 시력을 상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지난해 2월 해스펠이 CIA 사상 첫 여성부국장으로 발탁됐을 당시 이 같은 내용을 폭로하면서 해스펠이 이 같은 불법심문 책임자 중 한 명으로 기소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민주당 다이앤 파인스타인(캘리포니아) 의원 등은 9.11 테러 이후 CIA가 벌인 테러용의자에 대한 인도와 구금, 심문 프로그램에서 해스펠의 역할에 관한 문건을 기밀 해제할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최근 언론에 "미국인은 미 역사상 가장 어두운 장면의 하나와 관련해 CIA 국장 내정자의 실제 역할에 대해 알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폴 의원도 해스펠에 대한 인준에 반대한다면서 "태국에서 불법적으로 비밀감옥을 운영했는지가 나의 관심"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최근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상원의원 4명이 그녀의 인준에 강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미 역사상 첫 여성 CIA 국장 탄생 과정은 난항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복수의 언론매체들은 최근 그녀의 테러용의자 고문과 관련한 기사를 정정했다. NYT는 “해스펠이 태국 CIA의 비밀감옥에서 2명의 테러용의자 고문을 감독했다”라고 쓴 지난해 2월 3일 자 기사를 “해스펠이 압둘 알라힘의 고문 당시 비밀감옥을 감독했지만 아부 주바이다로 알려진 다른 용의자의 심문과 물고문은 감독하지 않았다'고 지난 16일(현지시간) 정정 보도했다.
해스펠은 태국의 비밀감옥을 감독했지만 실명이 거론된 알카에다 조직원의 고문행위를 직접 감독하지 않았다는 것이 NYT 보도가 전하고자 하는 ‘팩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해스펠의 전력 의혹은 의회 인준 청문회장에서 ‘진실 공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