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7-1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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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2월1일 충북 청원군을 담당하는 대대의 눈덮힌 연병장에서 열린 제31대·32대 대대장 이취임식 행사 모습 [사진=김희철]

 

 

[시큐리티팩트=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병자년 새해가 되었지만 필자는 아직도 지팡이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대대장 취임식을 했다. 7개월 전 사단 전입 신고시에도 절뚝거리며 신고한 필자를 바라보며 불안감을 감추진 못한 사단장은 “김중령은 이렇게 불편한 몸으로 현장에서 뛰어야 할 대대장직을 수행할 수 있겠나?”라는 질문을 불쑥 던지며 걱정했었다. 


이취임식 행사장에서도 동기생들과 청원군수를 비롯한 많은 기관장들이 참석했지만, 그들 또한 이렇게 지팡이를 짚은 불편한 몸으로 현장에서 뛰어야 할 대대장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눈빛이었다. 


반면에 우여곡절(迂餘曲折)의 역경을 겪으며 어렵게 대대장으로 취임하는 필자를 축하해주기 위해 고맙게도 먼거리에도 불구하고 참석한 하객들이 강추위가 겹쳐 미끄러운 눈길에 안전한 귀가가 걱정되었다.  


아무튼 피로연까지 끝내고 예비군 중대장들을 포함한 모든 하객들이 떠나자, 주임원사는 필자에게 대대장실에 본부 간부들이 모두 집합해 대기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향토사단 대대는 전방 상비사단처럼 많은 인원이 아니라 동원되는 예비군들이 대부분인 간편 인원으로 모두 모아도 대대장실이면 충분했다. 


먼저 전임 대대장을 훌륭하게 보필하여 임기를 잘 마치게 한 것과 이번 이취임식 행사 준비를 잘한 노고를 치하했다. 비록 지팡이를 짚고 있는 대대장이지만 앞으로 또 얼마나 피곤하게 만들지 아니면 사기 충천하게 만들지가 궁금하면서도 긴장된 모습의 간부들은 그 다음 말이 어떨게 나올지 귀를 종긋 세우고 있었다. 


필자는 취임전에 사단사령부에서 평가단장 및 여러임무를 수행했기에 앞으로 얼마나 많은 임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연초 예비군교장 사열 준비부터 정신교육 VTR촬영, BCTP(전투지휘훈련) 워게임요원 파견, 군사령부 17전투비행장 전술토의 준비 등 취임 직후 약 3개월간은 정신없이 뛰어야 할 상황이었다. 


물론 대대간부들도 모두 알고 있는 임무였으나 필자는 모여있는 간부들에게 첫 한마디로 ‘지휘주목’과 ‘복명복창’을 강조했다. 


대대가 아닌 사단을 대표해서 임무를 수행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어 하나하나 직접 챙기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대대장에게 ‘지휘주목’해서 불필요한 업무가 반복되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방지하고, 한번 강조한 사항은 반드시 ‘복명복창’을 통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시행하도록 만들기 위한 조치였다. 


헌데 첫 마디를 내뱉으면서 필자는 미소를 띄울 수 밖에 없었다. 왜냐면 전방 대성산 기슭에서의 중대장 시절에 새롭게 대대장으로 부임한 강호갑(육사31기) 선배가 취임 후 일성으로 강조했던 것을 똑같이 말하며 상급자에게 배운 것을 그대로 따라하는 필자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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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422] 교통사고 후유증을 극복하며 혹한속에 대대장 취임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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