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4-2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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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12월5일 선포식 장면과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의하여 반포된 국민교육헌장 [사진=연합뉴스/한국민족문화대백과]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컬럼니스트]  국민교육헌장은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반공과 민족중흥이라는 집권세력의 통치이념을 사회적 이상으로 삼고 그 실현을 지표로 삼았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게 된다. 일부 정치인들은 국민교육헌장이 일본의 메이지시대에 제정한 군국주의적 ‘교육칙어’와 이념이 매우 유사하다는 이유로 이의 철폐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리고 국민교육헌장은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독재정권을 정당화하는데 사용됐다는 의식이 확산됨에 따라 1994년부터 기념식행사를 개최하지 않았으며, 이후 군사정권의 권위주의 잔재라는 미명 아래 초, 중,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삭제되더니 급기야 2003년에는 대통령령 제18143호에 의거해 선포된지 35년 만에 폐지됐다.


구시대의 잔재로 전락한 것이다.


그러나 많은 선현들이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하지 않는가. 하지만 현재의 교육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몹시 흔들린다. 학교 교육은 붕괴됐으며 가정교육 또한 엉망이 됐다. 얼마 전에 학생이 학교에서 체벌을 받은 데 대해 교사를 경찰에 고발하고, 부모는 교사의 멱살을 잡는 사건까지 벌어졌으니 오래 전에 학교를 다닌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교사들은 땅에 떨어진 교권에 대해 토로하고 학생들은 인권침해를 호소한다. 교육환경이 엄청나게 변했으나 우리의 교육계는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더구나 가장 깨끗해야 할 교육계까지 썩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으니 한심하다. 이는 국민들이 교육에 대한 확고한 이념이나 지표가 없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교육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정책적 요소이다.


비록 국민교육헌장이 권위주의적, 국수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고는 있지만 우리나라가 중진국으로 진입할 때 국민들의 의식 개혁에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재론할 여지가 없다. 60~90세대들 중 필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우둔한 탓에 아직도 국민교육헌장의 어느 부분이 비민주적인 내용인지 알지 못하고 있다.


또한 모름지기 국민교육이란 국민이 행복하고 나라가 부강해야 하는 것을 기본 조건으로 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따라서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세계 최빈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오늘날 세계 경제대국으로 우뚝서게 된 것은 국민교육헌장이 국민들의 의식개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고 분명히 말하고 싶다.


항간에 “우리의 교육에는 철학이 없다”는 말이 종종 들린다.


요즘처럼 사회가 혼돈스럽고 교육계가 엉망으로 비틀거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우리 국민들에게 시대상황에 적합한 교육이념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다. 그래서 국민교육헌장에 나온 문구처럼 ‘인류공영에 이바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우리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가치관을 갖도록 해야 한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급속도로 바뀌어 간다. 특히 출산율의 급감에 따른 인구절벽 시대가 도래해 군에 입대할 청년들 마져도 부족한 안보위기를 초래하게 될 상황에서 혼인 외 관계에서 태어난 신생아가 1만9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들을 포함해서 이 땅에 태어난 많은 사람들에게 국민교육헌장은 반드시 기억할 가치가 있다. 


이제는 정말 국민교육에 대한 시대에 부합된 새로운 국민교육헌장이 나와 우리사회가 걸어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더불어 급변하는 산업화 사회를 정신없이 달려온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단지 “구시대 역사의 잔재로 간주되고 있는 국민교육헌장에 대한 정당한 재평가”가 이뤄지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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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M] 인구절벽 시대에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땅에 태어났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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