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독일이 합작사업인 FCAS 주도하며 유로파이터와 라팔을 대체할 전투기 개발 추진
(안보팩트=안도남 기자)
유럽의 항공·방산업체인 다소(Dassault)와 에어버스(Airbus)가 공동으로 유럽의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 나선다. 다소와 에어버스는 4월 25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2035∼2040년 사이 현재의 유럽 주력 전투기인 유로파이터와 라팔을 대체할 차세대 전투기 개발을 합작으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합작사업의 공식 명칭은 '유럽미래전투항공체계'(FCAS, Future Combat Air System)다.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하는 FCAS는 차세대 전투기와 중고도 장기체공 무인기, 기존 전투기들(2040년 이후까지 운용될), 미래 순항미사일 그리고 군집 비행 드론을 포함하는 요소들이 연결되고 함께 운용되는 시스템들의 시스템으로 개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소사의 에릭 트라피 대표이사는 성명에서 "유럽의 주권과 전략적 자주성은 오직 독립적인 유럽적 해법에 의해서만 보장될 수 있다"면서 "FCAS는 유럽 핵심국가들 사이의 정치·군사적 유대를 강화하고 우주항공산업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소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방산업체로 전투기 라팔(Rafale) 등의 제작사이며, 에어버스는 유로파이터의 제작사로 독일과 프랑스가 양대 주주이고, 스페인이 3대 주주인 유럽 최대 항공·방산업체이다.
지난해 7월 로이터 통신은 프랑스와 독일은 유럽의 차세대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로이터에 따르면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독일 메르켈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중순까지 양국의 유럽 차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 로드맵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 전투기 개발 국가 간 경쟁과 비용을 줄이는 중대한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는 1980년대 '유로파이터 프로젝트'에서 탈퇴해 그간 자국 다소사(社)가 개발한 '라팔' 기종을 공군 주력 기종으로 사용해왔다. 반면 독일은 에어버스사(社)의 '유로파이터'를 주력으로 운용하고 있다. 라팔과 유로파이터는 세계 전투기 시장에서 경쟁해온 라이벌이었다. 양국은 이날 협정문에서 "이 기종들은 모두 프랑스와 독일이 공동 개발하는 전투기로 대체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투기 시장에서 라이벌이던 양국이 차세대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는 등 군사적 밀월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위비 인상 압박 등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국은 주력 전투기인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대체할 새로운 전투기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브렉시트로 인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영국은 현재 프랑스와 20억 유로(2조6천억 원) 규모의 차세대 무인전투기 시제기를 개발 중이나, 유럽 차세대 전투기 개발 사업에서는 배제된 상태다.
이와 관련, 에어버스 방산부문의 더크 호크 사장이 “차세대 전투기 개발 사업에서 영국의 역할은 브렉시트 조건들과 긴밀히 연동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