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김희철 컬럼니스트] 손자병법 지형(地形)편에는 지피지기 승내불태, 지천지지 승내가전(知彼知己 勝乃不殆, 知天知地 勝乃可全)이라는 말이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승리는 위태롭지 않고, 천시와 지형까지 알 수 있으면 승리는 온전할 것이라는 뜻이다.
사단 창설기념일이 있는 5월이 되자 사단에서는 연대별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군대에서 체육대회는 친선 게임이 아니고 전쟁이다. 준우승이나 2등이란 존재하지도 않았고 오직 종합우승이 각 연대의 목표였다.
연대장 신현정 대령은 작전통으로 강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갖고 있으며 업무 및 경쟁에 대한 승부욕도 대단했다. 지난 20년 가까이 연대가 종합우승을 한번도 못했다는 창피한 전통을 깨버리겠다며 대대별로 종목별 책임을 부여했다.
대대장들은 맡은 종목에서 우승을 못하면 연대장으로부터의 독기어린 질책이 우선 걱정이 되었기 때문에 무조건 승리를 위해 한달 전부터 맹훈련에 돌입했다.
필자의 담당은 축구였다. 그러나 지역내에 씨름부가 있는 학교가 많아 씨름 선수들도 대대로 집합시켜 체육대회의 두종목을 함께 준비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 했는데 우선 우리 선수층을 확인했다.
두 종목을 분석해보니 씨름은 자신이 있었다. 선수 출신이 제법 있었고 마침 믿음의 집 목사님과 예비군 중대장도 씨름 전문가였다. 그래서 예비군 중대에 캠프를 차리고 연습을 시켰다.
축구는 연대 타대대를 포함하여 고교 축구선수였던 상근예비역들을 파악하니 팀을 만들 수 있는 인원이 충분하였다. 축구는 필자가 직접 관장해 조직을 편성했고 팀플레이를 연습시켰는데 역시 선수 출신이 많아서 우승을 장담했다. 물론 군 체육대회는 전쟁이었기 때문이었다.(다음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