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1-24(월)
 
식당.png▲ 북한의 대남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 TV가 지난 2016년 4월 24일 “탈북 여성 종업원들은 기획입북의 희생자”라고 증언하는 동료 여성들의 인터뷰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우리민족끼리 TV 캡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정부의 탄생에 ‘일등공신’역할을 했던 JTBC가 지난 10일 ‘기획 탈북 의혹’ 재점화

보도의 칼날은 박근혜 정부 겨냥했지만 정작 정치적 악재에 봉착한 건 문재인 정부

만신창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게는 무의미한 추가 폭로

북한, 문재인 정부에게 관련자 처벌 및 여종업원 북송 요구

문재인 정부의 진퇴양난...여종업원 북송하면 최악의 정치 스캔들, 무시하면 남북관계 경색

집권여당 홍익표 의원과 통일부 장관 지낸 정동영 의원 등, 기획 입북 의혹 확대 재생산 중

(안보팩트=김철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체제’ 및 북한 비핵화 구상이 ‘아군’에게 발목을 잡혔다. 진보성향 언론 매체인 JTBC가 지난 10일 박근혜 정부 당시인 지난 2016년 발생한 중국내 북한 식당(류경 식당) 여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사건이 국정원 등에 의한 ‘기획 탈북’이라고 보도한 게 발단이 됐다.

한미연합 군사훈련 및 김정은 체제의 존엄성에 대한 한미양국의 모독 등을 이유로 6.12북미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위협하던 북한은 이제 ‘기획 입북’에 대한 남한 정부 당국의 관련자 처벌 및 여종업원들 북송을 요구했다. 남측의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남북관계가 경색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JTBC는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실을 뒷받침하는 태블릿 PC 단독 입수 보도 등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유도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던 언론매체이다. 이후로도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에 맞춰 삼성 그룹등 국내 재벌기업 개혁을 견인하기 위한 각종 고발성 보도를 주도하기도 했다.

JTBC는 이러한 보도를 통해 ‘가장 믿을 만한 언론기관’의 자리를 굳히고 있고, KBS, MBC, SBS 등 공중파 3사들도 JTBC에게 밀린 뉴스 시청률을 만회하기 위해 유사한 뉴스 편성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 탄생의 1등 공신이면서 정책 수호자 역할을 해온 JTBC의 ‘기획 탈북’ 의혹 보도는 표면적으로는 박근혜 정부의 또 다른 ‘오점’을 폭로한 것이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핵심 측근들은 이미 구속 수감된 상태이다. 설령 기획 탈북이 사실임이 입증된다고 해도 이미 만신창이가 된 상황에서 볼 때 무의미한 정치적 폭로에 불과하다.

그 정치적 후폭풍은 문재인 정부에게 일파만파로 엄습하고 있다. 

북한은 19일 한국 정부에게 관련자 처벌 및 여종업원 북송을 요구했다. 조선적십자회 중앙위 대변인은 "얼마 전 남조선 유선종합방송 JTBC는 '북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사건'이 조작한 모략극이며 강제 유인 납치되었다는 것을 낱낱이 폭로하였다"면서 "남조선 당국은 박근혜 정권이 감행한 전대미문의 반인륜적 만행을 인정하고 사건 관련자들을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로서는 기획 탈북 여부를 조사해서 사실일 경우 북한에게 사과하고 북한 식당 여종업원들의 ‘북송’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처지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얻어낸 화해 분위기가 급랭하는 현재의 추세를 반전시키기 어려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고 북한 여종업원들의 북송을 추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설령 기획 입북이라고 해도 남한 사회에서 정착해서 살아가는 그들을 북한에 돌려보낼 경우 ‘반인도적 처사’가 된다. 남한 내 탈북자 사회도 크게 동요하기 마련이다. JTBC는 지난 10일 종업원들과 함께 탈북한 북한 식당 지배인 허강일씨가 "국정원이 종업원들까지 데리고 오면 보상하겠다고 자신을 회유했다"고 말한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아울러 “고향에 가고 싶다”는 여종업원들 인터뷰도 내보냈다. 그러나 일부 여종업원은 오히려 "고향과 부모님이 그립다는 일반적인 얘기를 북 송환으로 확대 해석했다"며 불안감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더욱이 최악의 인권침해 국가인 북한에 한국 국민을 돌려보내는 행위는 전대미문의 ‘정치적 스캔들’로 역사에 기록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북한 독재 정권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자국 국민을 내팽개쳐지는 사건이 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그야말로 ‘빼지도 박지도 못하는’ 외통수에 몰린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JTBC 보도 이후 이병호 당시 국정원장 등을 국정원법 위반과 체포·감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해당 사건 관련 검찰 수사와 재판이 진행될 경우 남북한이 정치적 타협을 통해 ‘북한 식당 여종업원’ 문제를 적당히 덮고 넘어가려해도 그럴 수가 없게 된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북한 여종업원들이 기획입국된 것이라고 해도 북송할지는 당사자들이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기획 입국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를 해서 사실관계를 밝혀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통상적으로 탈북 기자회견을 하고 난 이후에는 접촉을 하게 해 주는데 (여종업원들은) 그 이후에 일체 접촉을 못 했다”면서 “국정원을 제외하고는 당시 자유롭게 접촉하지 못했고 통일부 측에서도 접촉이 상당 부분 제한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여당의원으로서 불을 꺼야 할 상황에서 기름을 붓고 있는 형국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의혹의 수위를 고조시켰다. 정 의원은 MBC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북한의 류경식당 종업원 대규모 입국에 대해선 기획 탈북의 냄새가 짙고 주도한 세력이 국정원이 아닌 다른 세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UN 인권이사회에서도 북한 여종업원 대규모 입국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됐다”면서 “이 문제는 지난 1년 동안 제대로 못 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어떻게 하는 것이 남북관계에서 악재로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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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분석] 문재인의 ‘한반도 평화’구상, ‘아군’에게 발목 잡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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