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강철군 기자] 현대전은 물론 미래전에는 제공권 장악이 더욱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제공권 장악은 그 만큼 인력 손실을 최소화하며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방 선진국들이 ‘6세대 전투기’ 개발에 국가의 역량을 총 동원하며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 및 전문가들에 따르면 1세대 전투기는 제트 엔진 장착 여부로 구분하고, 초음속 비행은 2세대, 레이더와 공대공 미사일로 가시거리 너머의 전투를 할 수 있는 전투기는 3세대로 구분한다. 4세대는 컴퓨터 비행 제어 시스템을, 5세대는 스텔스 기능을 주요 특징으로 본다.
이에 비해 6세대 전투기는 ▶인공지능(AI) 및 자율성 ▶유무인기 복합 체계 ▶미래 기술 탑재 ▶향상된 스텔스 및 기동성 ▶선택적 유인기(OPV) 설계를 주요 특징으로 꼽는다. 무엇보다 6세대 전투기의 가장 큰 특징은 인공지능(AI) 탑재다. AI를 활용해 조종사가 개입하지 않아도 자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등 조종사의 임무 부담을 줄여준다.
여기에 유무인기 복합 체계를 갖춰 주력 전투기가 다수의 무인기(드론) 편대를 지휘·통제하며 작전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이전 전투 방식과 전혀 다른 새로운 전투 개념을 도입한 게 6세대다. 무기 또한 ‘레이저 병기’와 같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탑재한다. 무기와 시스템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전투 관리 시스템을 통해 전장의 효율성을 대폭 향상시킨다,
5세대 전투기에 비해 스텔스 성능을 더욱 발전시키고 고속 기동성을 확보하여 피탐율을 최소화한다. 유인기 형태로도, 무인기 형태로도 운용될 수 있는 선택적 유인기(Optionaly Piloted Vehicle)로 설계한다. 현재 6세대 전투기는 미국과 중국이 한 발 앞서 가는 모양세다. 이어 ▶프랑스∙독일∙스페인 ▶영국·일본·이탈리아 ▶한국 등이 뒤를 쫓는 형세다.
미국은 ‘F-47’이라는 이름의 6세대 전투기를 개발 중이다. F-47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하늘을 지배했던 P-47 썬더볼트 전투기를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미 공군이 창설된 해인 1947년을 상징하는 것으로도 알려진다. 제 47대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의 재임 순번에서 따온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5세대 전투기 중 최고인 ‘F-22 랩터’(록히드 마틴 개발)보다 향상된 성능과 스텔스 기능을 제공한다. 2030년대 중반 실전 배치될 것으로 알려진다. F-47의 대당 가격은 1억8000만 달러(약 2507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F-47은 미국의 차세대 공중 우세(NGAD)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보잉이 개발을 이끌고 있다. 레이시온, GE 에어로스페이스 등이 핵심 시스템 통합 및 엔진 개발 파트너로 참여한다. 여기에 노스롭 그루먼은 차세대 적외선 탐지 시스템 및 센서 융합 기술 개발로 힘을 보태고 있다.
F-47은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갖추며, 반자율 드론 등 무인 전투 항공기(CCA)와 편대를 이루어 작전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스텔스 성능 또한 F-22의 '스텔스+'보다 한 단계 높은 '스텔스++' 등급일 것으로 추정한다. 속도는 최고 마하 2 이상으로 1000해리(약 1852km) 이상의 전투 반경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미 공군 데이비드 올빈 참모총장은 SNS를 통해 F-47 관련 이미지를 공개하며 “속도, 기동성, 살상력 모두에서 최고의 성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공군은 차세대 유·무인기 협업 전술을 뒷받침할 인공지능(AI) 기반 지휘·통제·작전 자율성 기술 연구도 본격 추진한다. 이를 위해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26일 미 공군 연구소(AFRL)가 오하이오주 데이턴 대학교 연구소와 약 4천4백만 달러(약 611억원) 규모의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미 공군은 이번 연구를 통해 단순한 알고리즘 개발을 넘어 실전 운용 가능한 수준의 AI 자율성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기술 개발이 완료되면 정찰 무인기가 스스로 목표를 식별해 우선순위를 제안하거나 전자전 상황에서 AI가 신속히 대응해 임무를 유지하며 유인기와 편대를 이루어 '충실한 동반자(Loyal Wingman)' 개념으로 협업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해진다.
미국에 맞서 중국이 꺼내든 카드는 ‘J-36’이다. J-36은 중국 청두항공에서 개발 중인 6세대 스텔스 전투기다. 꼬리 날개가 없는(무미익) 델타익(삼각 날개) 디자인과 높은 스텔스 성능, 초음속 순항 능력, 대형 내부 무장창, 다양한 센서를 통한 데이터 공유 및 지휘 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아직까지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이미 시험 비행 모습이 포착됐다. 애프터버너 없이 초음속으로 순항하는 능력(초음속 순항)을 통해 더 빠르고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이는 J-36은 비행장과 항공모함까지 타격할 수 있을 만큼 큰 내부 무장창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조기 경보기나 공중 급유기 등 다른 항공기와의 데이터 공유를 통해 네트워크 중심전을 수행하며, 다른 전투기를 지휘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센서 및 시스템의 경우 동체 앞부분에 넓은 시야를 제공하는 광학 적외선 센서나 미사일 경보 시스템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레이저를 탑재하여 미사일을 요격하는 기능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이 기체가 중국의 차세대 공중 우세 플랫폼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과 중국에 비해 다른 국방 선진국들의 6세대 전투기 개발은 상대적으로 뒤떨어진다. 프랑스∙독일∙스페인 3국은 FCAS(Future Combat Air System) 프로젝트를 통해 차세대 전투기와 무기체계, 무인기 통제 시스템 등을 공동 개발 중이다. FCAS 프로젝트에는 프랑스의 다쏘 항공(Dassault Aviation), 독일의 에어버스(Airbus), 스페인의 인드라(Indra)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FCAS 프로젝트를 통해 국방 및 안보 역량을 강화하고 자체적인 방산 기술을 확보하여 외부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목표다. 다만 참여국 간의 기술 분담, 작업량 배분, 예산 문제 조율과 합의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영국·일본·이탈리아 3국 또한 GCAP(Global Combat Air Programme) 프로젝트를 통해 2035년까지 6세대 전투기를 공동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GCAP(글로벌 전투 항공 프로그램)은 2022년 12월 영국(템페스트 프로젝트)과 일본(FX 프로젝트)의 차세대 전투기 개발 계획을 통합하며 시작되었다.
이들 3국은 유무인 항공 시스템 통합,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조종석, 적응형 엔진 등 최첨단 기술을 갖춘 차세대 전투기 개발을 통해 유럽과 일본의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미래 항공 전투 환경에 대비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3국은 이 프로젝트에 BAE 시스템즈(영국), 미쓰비시 중공업(일본), 레오나르도(이탈리아)와 같은 3국을 대표하는 방산 업체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다만 이들 3국 또한 유럽의 FCAS와 마찬가지로 기술과 개발 계획 공유 문제와 향후 수출 정책 등의 해결 과제가 놓여있다.
한편 한국의 6세대 전투기 개발은 이제 시작이다. 한국의 6세대 전투기 개발은 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이 '원팀'을 이루어 KF-21 기반 기술을 활용하며 핵심 기술 확보에 집중하는 단계다. 2030년대 중반 6세대 전투기 개념을 실현할 계획으로 중동 국가(사우디아라비아, UAE 등)와 공동 개발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6세대 전투기 개발은 공중우세 확보를 위한 국가 간 전략 체계의 충돌이다. 2030년대 중반 6세대 전투기 시대 우위권을 놓고 지금부터 벌어지는 경쟁의 최종 승자가 누가 될 까?